[스타 프로젝트 온라인] 윤 스토리 -3화- 요리의 진수

 

윤：…맛 없어.

윤：맛 없어, 맛 없어, 맛 없어!!

윤：이거 싫어! 이런 반찬을 어떻게 먹어!!

 

(또 시작됐다, 윤의 반찬 투정.)

 

윤：이런 건 줘도 안 먹어!!

윤：먹을 수 있는 걸 달라고!!!

윤：정말이지, 음식에 대한 모독이 뭔지 매니저의 밥을 먹고 나서 알게 됐어!

 

(점점 도를 넘어서고 있다.)

(…이걸 그냥 확!)

 

 

 

매니저：그래…, 반찬 투정이란 말이지….

 

-와장창!-

 

윤：뭐, 뭐하는 거야!

윤：왜 갑자기 식탁을 엎고 그래!!!

매니저：예로부터 말 안 듣는 아이는 두들겨 패서 정신 차리게 하랬지.

매니저：일단 맞고 시작하자!

윤：내가 어딜 봐서 앤데!!!!!

윤：뭘 맞고 시작하자고…! 헉!!!

윤：아, 아파!!! 그만 때려어어어어!!!

 

 

 

윤：잠깐 우리 진지하게 대화를 하자.

윤：지금 내가 하는 건 반찬 투정이 아니거든?

매니저：이게 반찬 투정이 아니라고?

윤：야, 솔직히 이건 아니지!!

윤：뭐야, 이 세 번은 우린 것처럼 물컹물컹한 오징어포에, 달다 못해 쓴 계란찜,

윤：게다가 혀가 녹을 것처럼 강렬하게 매운 맛을 내는 미역국이라니!!

윤：이건 반찬 투정 이전의 문제잖아!!!

 

(내가 요리를 못하긴 하지만…, 설마 그 정도였나?)

 

매니저：먹을 만 하던데, 난.

윤：무슨!

윤：이런 걸 먹다니! 이건 음식에 대한 모독이야!!!

매니저：…….

윤：야, 지갑 들고 따라 나와.

윤：일단 마트부터 가자!!

 

 

 

-잠시 후-

 

(오늘따라 유독 마트가 혼잡하다.)

 

윤：음…. 아, 저거 싸다. 가 보자.

윤：헉! 저건 특가 세일!!! 담아, 담아! 일단 담아!!!

 

(마트에 도착하자마자 물 만난 고기처럼 이것저것 사들이는 윤이다.)

 

매니저：적당히 골라. 우리 돈 별로 없거든?

매니저：이거, 이거, 이거 빼. 저것도.

윤：이거 살 돈도 없단 말이야?

윤：말도 안 돼!!! 어떻게 먹고 살아!!!

윤：이게 얼마나 한다고! 고작 십만 원 조금 넘는 정도잖아!!!

 

(…돈 개념이 안드로메다로 날아간 것 같다.)

 

매니저：없어. 다 빼. 최소한의 것만 넣어.

윤：우씨이….

 

동네 소녀：어머, 쟤들 뭐지? 사귀는 사이인가?

소녀 친구：에이, 설마…. 저 분위기는 연인 같은 느낌이 아닌데?

소녀 친구：딱…, 남매네. 남매 같은 분위기.

 

(뒤에서 우릴 보며 속삭이는 소리가 적나라하게 들린다.)

 

 

 

동네 소녀：어우…, 남매는 아니지.

동네 소녀：저 남자애를 봐. 여자애랑 전혀 안 닮았잖아.

동네 소녀：잘 빠진 몸이며 눈에 띌 정도로 예쁜 얼굴 하며…. 저기 봐, 저기. 분명히 민간인 포스는 아닌데?

소녀 친구：에이, 아무리 봐도 연인은 아닌 것 같은데.

소녀 친구：저 분위기를 봐. 둘이 같이 장을 보고 있을 뿐, 뭐 하나 걸리는 게 없잖아.

동네 소녀：남매도 아니고, 애인도 아니면? 그럼 뭐야? 설마 친구?

소녀 친구：몰라. 뭔가 사정이 있어서 같이 있는 거 아냐?

소녀 친구：미소년이 불쌍해~!

 

(저것들이 보자보자 하니까…!!)

 

매니저：아무래도 한 판 붙어 봐야….

윤：뭘 그리 발끈하고 그래. 신경 쓸 거 없잖아.

매니저：아, 그래. 넌 미소년 소리 들어서 좋다 이거지?

윤：아니, 뭐 그런 것보다, 잠깐 이리 와 봐.

매니저：어…?!

 

(갑자기 윤이 내 팔을 힘껏 잡아당겼다.)

 

 

 

매니저：야, 너 이게 무슨…!

윤：쉿!!

동네 소녀：헉!! 뭐야, 저게!!!

소녀 친구：…설마 정말로 사귀는 사이란 말이야?

소녀 친구：저런 미소년이…, 저런 미소년이….

동네 소녀：…저 계집애는 전생에 나라를 구했나. 어떻게 저런 미소년을….

 

(어쩐지 안타까움이 가득 묻어나는 두 소녀의 한숨 소리가 들려 온다.)

 

윤：어때, 뒷담화는 더 심한 염장질로 해결하는 게 상책!

매니저：어, 그래… 좋은 거 배웠다만….

매니저：어, 언제까지 끌어안고 있을 건데! 허리에 손 치우지 못해?!

윤：뭐, 어때. 평생 기억에 남을 정도로 보란 듯이 붙어 있어 주자고!

 

(…내가 쟤네들보다 더 오랫동안 기억하고 있을 것 같단 게 문제다.)

(괜히 신경 쓰이니 어쩌니 대놓고 말하는 것도 뻘쭘할 것 같고….)

 

윤：어? 얼굴 빨갛다.

매니저：더워서 그래!

 

(…눈치도 없는 놈.)

(그런데 윤, 의외로 팔 힘이 세다. …다시 봐야겠는데?)

 

-잠시 후-

 

(보란 듯이 윤과 찰싹 붙어 계산까지 마치고는 집으로 돌아왔다.)

(돌아오자마자 마트에서 사 온 것들을 정리한 윤이 룰루랄라 거리며 부엌에서 분주하게 움직인다.)

 

 

 

윤：짜잔~!!

윤：자! 이게 바로 윤표 밥상!!!

 

(뭔가 맛있어 보이는 음식들이 식탁 위에 하나, 둘씩 올라오기 시작한다.)

 

윤：먹어 봐! 자, 어때! 맛있지!!!

매니저：!!!!!!

 

(윤이 자신만만하게 내놓은 만큼 제 값을 하는 음식들이다.)

 

윤：밥을 하려면 이 정도는 해야지.

윤：내가 진짜 웬만하면 그냥 편하게 넘어가려고 했는데 도저히 안 되겠다.

매니저：이런 실력을 가지고 있었으면 네가 했어야지!

윤：그래, 그래. 앞으로 밥 당번은 나. 대신 설거지는 네가 해.

윤：나도 나름 입이 고급이라 맛 없는 건 절대 못 먹어.

윤：사실 요리도 그래서 배웠거든. 맛 없는 걸 먹느니 차라리 내가 직접 하겠다고.

매니저：좋아.

윤：앞으로 이 기획사 밥은 내가 책임진다!!! 나만 믿어!!!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