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프로젝트 온라인] 윤 스토리 -6화- 소녀의 변신은 무죄

 

윤：어디 나가? 슬슬 저녁 먹을 시간인데….

매니저：희연 언니가 근처라고 잠깐 나오래.

매니저：다녀올게.

윤：너무 늦지는 마!!

 

 

 

(동네 앞길로 나오자 허리를 꼿꼿이 펴고 서 있는 희연 언니의 모습이 한 눈에 보였다.)

 

진희연：왔네.

진희연：지나가다가 생각나서.

진희연：내가 전에 말한 파티는 아직 기억하고 있지?

 

(희연 언니의 초대로 연예계 종사자들이 모인다는 파티에 함께 가기로 했었다.)

(그런 곳에 얼굴을 알리면 앞으로 활동하기에 좋을 거라며 꼭 나오라고 했었지.)

 

진희연：아무래도 네가 학생 티가 나게 꾸미고 올 것 같아서 말이지.

진희연：자, 선물.

 

(희연 언니는 손에 들고 있던 쇼핑 가방 여러 개를 앞으로 내밀었다.)

 

진희연：옷이랑 액세서리 몇 개 골라 봤어.

진희연：제대로 하고 와야 해!! 립스틱이라도 좀 바르고!!

진희연：그럼 나중에 보자.

 

(쇼핑백이랑 자기 할 말만 툭 던져 두고는 가 버린다.)

(옷이라…, 하긴, 사람들이 많이 온다니까.)

 

 

 

(누군가 기획사 앞에 서 있다.)

 

남자：…….

 

(또 저 남자다.)

(얼핏 봐도 눈에 띄는 사람이 주변에 자꾸 보이니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매니저：저기요.

남자：…아, 실례.

남자：그럼 다음에.

 

-탁-

 

(휴대폰 폴더를 닫는 걸 보니, 누군가에게 전화를 거는 중이었던 모양이다.)

 

남자：무슨 일?

 

(날 내려다 보는 눈이 차갑다.)

(보면 볼 수록 사람을 주눅 들게 만드는 힘을 가진 것 같단 생각이….)

 

매니저：요즘 이 주변에서 자주 본 것 같은데, 혹시 이사 오셨나요?

남자：…이 동네에서 살진 않는데?

매니저：아…, 그럼… 이 근처에 뭔가 볼 일이라도 있는 건가요?

남자：…글쎄. 볼 일이라.

남자：있다면 있고, 없다면 없다고 할까?

 

(…어째 사람을 놀리는 것 같지만 표정은 진지하다.)

(결론을 내리자면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사람이라는 것 정도는 알 것 같은데.)

 

남자：…뭐. 당분간은 좀 더 두고 보기로 할까.

매니저：네?

남자：일단은 지금 이 현실에 만족하며 살고 있으라고, 아가씨.

남자：조만간 또 보도록 하지.

 

(…대체 뭐 하는 사람이지?)

 

 

 

(집에 들어가자 윤이 휴대폰을 들고 씩씩대며 바닥을 굴러다니고 있다.)

 

윤：으아아아아아아!! 짜증나, 짜증나!!!

윤：내가 차라리 전화번호를 바꾸고 말지!

윤：으아아아!!!!! 그냥 아무 거나 공짜 폰으로 하나 골라 잡아서 번호 이동해 버릴까 보다!!!

매니저：뭐해?

윤：윽!! 진짜 짜증나는 자식 하나가 나한테 계속 전화질이기에!

윤：내 인생에 도움 안 되는 놈!

윤：나만 보면 괴롭히고 싶어서 눈을 빛내는 놈!

매니저：누군데?

윤：누구긴! 내…,

윤：어…….

윤：…그러니까….

 

(갑자기 대답하길 망설인다.)

 

윤：있어. 좀 재수 없는 놈.

윤：그 놈에 대해서라면 더는 말하고 싶지 않아.

 

(원한이 뼈에 사무칠 정도로 많이 쌓인 사람인 모양이다.)

(더 물어 봤다간 바닥을 구르다 못해 벽을 뚫고 나갈 기세다.)

 

윤：그런데 그 짐은 뭐야?

매니저：옷. 희연 언니가 파티에 나갈 거면 제대로 입고 오라면서 줬어.

윤：파티? 전에 그 연예계 사람들이 모인다고 했던 그거?

윤：에이…, 네가 아무리 제대로 갖춰 입어도 그런 데엔 안 어울릴 것 같은데?

윤：상투적인 말로, 호박에 줄 긋는다고 수박 되나, 라는 말이 있지.

 

(……….)

 

 

 

-달칵-

 

윤：뭐야, 이제 준비 다 된 거야?

윤：어차피 그래 봤자….

윤：……어…….

 

(낄낄 웃으며 뒤를 돌아보던 윤은 갑자기 표정이 굳은 채로 그 자리에서 얼어 버렸다.)

 

매니저：왜? 어색해?

매니저：역시 이런 건 안 어울리나…, 희연 언니처럼 화려한 사람들 취향이니….

윤：어, 아니…, 그게 아니라….

매니저：?

윤：그냥… 옷이 날개, 호박에 줄 그으면 수박으로 위장은 가능하다, 믿지 말자 화장발 다시 보자 조명발, 기타 등등….

윤：…옛말 틀린 거 하나 없네.

매니저：뭐라는 거야.

매니저：나 그럼 갈게. 늦게 들어오거나, 아니면 희연 언니 집으로 갈지도 모르니까 기다리지 마.

윤：얼마나 놀려고 그렇게 밤 늦게까지….

윤：어, 매니저. 잠깐, 뒤에 가격표가….

매니저：어?

 

(윤이 손을 뻗어 옷에 붙은 가격표를 떼어 주려고 했다.)

(하지만 동시에 돌아보던 나와 엇갈려 서로 발이 꼬이고 말았다.)

 

윤：으악!!

매니저：꺄악!

 

-우당탕!-

 

윤：아…, 괜찮아? 아프지 않아??

매니저：어…, 별로 다친 곳은 없는 것 같은….

 

(…데 어째 이 포즈는….)

 

매니저：!!!!!!

윤：헉!!

 

(윤이 깜짝 놀라 벌떡 일어난다.)

 

윤：이건 절대로 고의가 아니라 어쩌다 보니 발이 꼬여서…, 그래서….

매니저：누, 누가 뭐래?

매니저：그럼 간다….

 

 

 

윤：야, 너 괜히 늦지 말고 빨리 와!!!

 

(윤이 따라 나와서 큰 소리로 외친다.)

 

윤：올 때 전화 해!!! 꼭!!!

윤：마, 마중 갈 테니까.

 

 

 

윤：아, 이건 어디까지나 여자애가 밤 늦게까지 혼자 돌아다니는 게 걱정돼서 하는 소리니까 괜히 착각하면 안 돼!!

매니저：착각하라고 사정해도 안 하네요!

윤：이상한 놈이 꼬셔도 넘어가지 말고!

 

(…어째 뭔가 점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