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프로젝트 온라인] 윤 스토리 -4화- 소년과 소녀의 생존방식

 

(……?)

(기획사 옆에 누군가 서 있다.)

(처음 보는 얼굴인 걸 보아 이 동네 사람은 아닌 것 같다.)

 

남자：…….

 

(눈매가 날카롭고 꽤나 장신이다.)

(서 있는 것만으로도 존재감이 강렬한…, 위압감이 느껴지는 남자다.)

(생긴 건 꽤나 수려하지만, 왠지 모르게 오싹한 느낌이 든다.)

 

매니저：저기….

남자：?

남자：무슨 일이지?

매니저：이 건물에 무슨 볼일이라도 있으신가요?

남자：건물? 그건 왜 묻는….

남자：혹시 너, 여기 살고 있는 거냐?

매니저：여긴 제 집인데요.

남자：…….

 

윤：매니저?

윤：왔으면 들어오지, 문 앞에서 뭐 하고 있어?

매니저：아, 여기 이 남자가 우리 기획사 건물을 계속 보고 있어서….

윤：남자? 누구?

윤：아무도 없는데?

매니저：어?

 

(정말로 없다.)

(분명 조금 전까지 나랑 이야기를 나눴던 남자가 순식간에 사라져 버렸다.)

 

 

 

매니저：분명 있었는데…, 나랑 이야기도 했는데….

윤：뭐야. 꿈이라도 꾼 거야?

윤：요즘 피곤하다더니…, 헛걸 다 보는구나?

윤：보약이라도 사 줄까?!

매니저：가난뱅이 주제에 보약은 무슨.

윤：아, 왜! 누가 가난뱅이란 거야!

윤：잘 봐!

 

(윤이 봉투 하나를 들고 흔들어 댄다.)

 

윤：훗, 후후후훗!!!

윤：이게 바로 내가 번 돈이다!! 이 몸이 알바비를 받았단 거 아니냐~!!

윤：이거 꼬박꼬박 모아서 부자 돼야지!!!

 

-잠시 후-

 

(윤이 거실 바닥에 누워 빈둥거리고 있다.)

(가끔씩 실실 웃는 걸 보니, 상당히 기분이 좋은 모양이다.)

 

윤：아, 좋다.

윤：일단 이만큼은 저금하고, 이만큼은 과자나 사야지.

윤：반찬도 맛있는 걸로 사 오고….

 

-쾅쾅쾅쾅!!-

 

조폭１：이봐! 여기 있지? 있는 거 다 알고 왔어!

윤：…뭐야, 저 목소리는. 분명 그 때 그 조폭 중 하나….

조폭２：문 열어!!

 

-철컥-

 

 

 

조폭１：왜 이리 느려!

조폭２：혹시 튀려고 한 거 아냐?

윤：튀긴 누가 튄다는 거야!

조폭１：너희가 요즘 전화도 잘 안 받고 연락하기 힘들다고 말이 많아서 이렇게 직접 찾아왔잖아.

조폭２：사람이 빚을 졌으면 갚아야지!

윤：아, 진짜. 그 놈의 빚 갚겠다고 돈 버느라 바빠서 전화 좀 못 받은 거 가지고 엄청 뭐라 하네!!

조폭１：오호라, 그럼 돈 좀 벌었단 말이군?

조폭１：오, 손에 들고 있는 그 봉투. 그게 바로 빚 갚을 돈이렸다?

조폭１：내놔!!

 

(윤의 손에 들려 있는 건 알바비도 알바비지만, 이 달 생활비까지 그 안에 포함되어 있다.)

(저걸 뺏기면 이 달 내내 굶어야 한다!!!)

 

 

 

매니저：안 돼!!!

매니저：그거 생활비야!!!

윤：뭣?!

조폭１：생활비고 뭐고, 빚은 갚아야지! 내놔!!!

 

(뺏길 수는 없다. 하지만 조폭을 상대로 어떻게 할 수가 없다.)

(대체 어떻게 해야….)

 

매니저：?

윤：매니저!!!

윤：이럴 수가! 삼 일간 굶더니….

 

(그러니까 누가 굶었다고….)

 

윤：그러게 좀 먹으러니까, 돈을 모아야 한다고…. 어흑!!!

윤：매니저!! 죽으면 안 돼!!!!!

매니저：어…?

 

(윤이 갑자기 달려들어 멀쩡히 서 있던 날 있는 힘껏 쓰러뜨리곤 우는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조폭 쪽 시야의 사각지대에서 내게 열심히 윙크를 하며 뭔가 눈치를 주는 것이….)

 

윤：매니저! 매니저!!

 

(아, 이거 혹시 연기인가…?! 맞춰 줘야 할 것 같은데….)

 

 

 

매니저：아…, 아…. 힘이….

매니저：……꼴까닥.

윤：매니저!!!!!!!!!

조폭１：뭐, 뭐야…?

조폭２：아니, 저기 그게… 밥 좀 먹고 살지…. 가, 갈게. 다음에 또 보자고.

 

-덜컹-

 

(조폭이 당황하며 돌아갔다.)

 

윤：야호!! 작전 성공!!!

윤：이야~ 우리 대화가 없어도 눈빛만으로 뭔가 통하는걸?

윤：왠지 기분 좋은데? 으하하하!!!

 

 

 

-잠시 후-

 

윤：뭐, 어찌 됐든 생활비는 지켰네.

윤：이 달도 무사히… 넘긴 건가?

매니저：생활비를 지켰으니 이제 문제 없지.

윤：근데 전부터 궁금했는데…, 대체 매니저는 웬 배짱이야?

윤：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러고 있는 거야?

매니저：?

윤：그렇잖아.

윤：혼자 살면서 음식도 못하고, 빚도 많고.

윤：계속 빚 쌓이느니 그냥 조폭 아저씨들 말대로 건물 팔아 버리는 게 낫지 않아?

매니저：멀쩡한 건물을 왜 팔아!

윤：하지만…, 아무리 연예계가 뭔가 화려해 보이고 있어 보이긴 해도… 지금 상태론 힘들잖아.

윤：아니면 혹시 뭔가 집착하는 이유라도 있는 거야?

매니저：음…. 그게….

윤：?

 

(여길 키워내고 싶은 이유….)

(여기 집착하는 이유….)

 

 

 

(윤에게 아버지의 꿈과 쓰러진 할아버지에 대해 이야기해 줬다.)

 

-잠시 후-

 

(내 이야기를 들은 윤이 울상을 지으며 날 바라본다.)

 

윤：그런 거구나….

윤：아버지와의 약속, 꿈….

윤：그런데 그건 결국 가족에 매인 거네.

매니저：?

윤：난… 솔직히 잘 모르겠어.

윤：지금 내가 가족에게 느끼는 건… 배신감? 서운함?

윤：…원망스러움.

 

(처음 만났을 때, 윤은 자기가 고아라고 했다.)

 

윤：나 사실은 연예인이 되겠다고 한 거 친부모를 찾고 싶어서 그런 거야.

윤：날 알려서, 친부모가 나타났으면 하는 바람으로.

 

(아… 그런 거였구나.)

(친부모님을 찾아서 만나고 싶다는 거였어….)

 

윤：그래서 만나게 되면….

윤：복수하고 싶거든. 왜 날 버렸냐고 따지면서.

매니저：…….

윤：그런데 왠지 널 보니까… 모르겠다.

윤：가족의 꿈이라….

윤：그걸 지키려고 하는 매니저가 빛나 보이는 것 같기도 해.

매니저：어…어? 내가?

윤：…솔직히 말하자면 난 널 부러워하고 있는 것 같아.

윤：그런 가족을 가진 매니저를.

매니저：…….

 

(어쩐지 윤의 미소가 쓸쓸해 보이는 건 기분 탓일까….)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