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닌자의 유혹] 야규 무네노리 공략：11장

​사무라이："결승 전에 잠시 휴식을 취하도록!"
무사시："알겠습니다."
 
한조 님의 시신이 들것에 실려 옮겨진다….

​무네노리："정신 차려!"
 
무네노리 님이 휘청이는 내 팔을 잡았다.
 
무네노리："그가 정말 죽었는지, 가서 확인하고 와."
린："네…?"
 
무네노리："내 눈에는, 검이 심장까지 파고든 것처럼 보이지 않았어."
무네노리："나는 여기서 움직일 수 없으니…. 네가 몸이 안 좋은 척하고 핫토리 한조가 옮겨진 곳으로 가 봐."

​사무라이１："다음은 드디어 야규 무네노리 님과 미야모토 무사시의 시합인가!"
사무라이２："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야. 얼른 시합을 보러 가자!"
 
들것을 옮긴 사무라이들이 사라지는 것을 기다렸다가, 나는 한조 님에게 달려갔다.

 

​린："한조 님…!"
한조："…공주."

한조 님이 눈을 뜨셨다!
 
린："다, 다행이야…!"

나도 모르게 눈물이 넘쳐 흘렀다.
 
린："돌아가신 줄 알고…. 흐…흑…."
한조："울지 마십시오."
 
한조 님이 부드럽게 내 얼굴을 어루만졌다.

​한조："공주를 두고는, 아무 데도 가지 않을 겁니다."
​한조："목숨 걸고 지켜 드리겠다고 맹세했으니까."
​린："한조 님…."

​한조："품에 이런 것을 넣어 두었습니다."
 
한조 님이 기모노 안에서 철제 복대와 피를 넣은 주머니를 꺼냈다.
 
린："처음부터, 죽은 척할 생각으로…?"
한조："예. 검사인 척 위장하고 숨어 들어와, 아즈치 성의 경비를 직접 확인하기 위해서 왔습니다."
한조："확실히 이 성 안에서 노부나가를 암살하는 것은 어려워 보이는군요."
한조："밖에는 고에몬 일행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린："그럼, 다들 근처에 와 있는 거군요?"
한조："예. 우리들은 공중에서 습격할 겁니다."
 
(양동 작전…?)
 
한조："물론 이 경비 속에서 노부나가를 직접 베는 것은 무리겠지요."
한조："그러니 야규 님께는 우리의 습격을 저지하라고 전해 주십시오."
린："저지…?"
한조："목숨 걸고 노부나가를 지킨다면, 야규 님에 대한 노부나가의 의심은 풀리게 될 겁니다."
린："즉, 우선 닌자들로부터 노부나가를 지켜서 신뢰를 되찾으란 말씀이시네요."
린："그렇게 되면, 결국 노부나가에게 접근하기 쉬워질 테고…."
한조："예. …게다가 한시라도 빨리 의심을 품지 않으면, 공주까지 위험하니까요."
 
린："그것 때문에…. 위험을 무릅쓰고 성에 숨어 들어 오신 건가요…?"
한조："…실은… 공주가 걱정되어 밤잠을 이룰 수가 없었습니다."
린："……."
 
한조 님의 다정한 목소리에, 다시 한 번 눈물이 흐르기 시작했다.
  
한조："…이런."
린："죄송해요…. 한조 님의 얼굴을 보니까, 마음이 놓여서…."
한조："그동안 그렇게 불안한 마음으로 지내셨군요."
 
아즈치 성에 와서부터 계속 허전했다.
무네노리 님 곁에서도 마음은 쭉 혼자였으니….

 

​한조："…공주."
 
한조 님이 부드럽게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한조："싸움이 끝나면, 말을 타고 멀리 놀러 갑시다."
린："……."
 
한조："제가 태어나 자란 고향을 공주에게 보여주고 싶습니다."
린："한조 님…."
 
한조 님이 소매를 펼쳐 내 눈물을 닦아 주었다….
 
한조："잊지 마십시오…. 공주는 혼자가 아닙니다."
한조："떨어져 있어도, 제 마음은 공주와 함께 있습니다."

 

​(얼른 돌아가서, 무네노리 님께 이 작전을 알려야 해…!)

​???："아! 그 쪽은 무네노리 님의…?"
린："네…! 하녀인 아오이라고 합니다."
???："나는 미츠히데 님을 모시는 오리쿠라고 해요."
 
오리쿠："아오이 양, 안색이 안 좋은데 괜찮아요?"
린："시합을 보다가, 기분이 안 좋아져서…."
 
오리쿠："이해해요. 우린 여자니까 저런 시합은…."
오리쿠："왜 남자분들은 목숨을 버려 가면서까지 그렇게 싸우는지, 이해가 안 돼요."
​린："아, 저…. 이제부터 무네노리 님의 시합이라…."
 
오리쿠："어머, 시간 뺏어서 미안해요! 가 보세요."
오리쿠："무네노리 님 실력이면 아무에게도 지지 않을 거예요."

 

​무네노리："아오이, 몸은 좀 나아졌어?"
린："죄송해요, 무네노리 님의 시합 전인데…."
 
나는 무네노리 님을 끌어안는 척, 귀에 대고 한조 님의 전언을 전했다.
 
무네노리："…그래. 알겠다."
 
무네노리 님이 짧게 고개를 끄덕였다.

 

​사무라이："무네노리 님, 준비는 되었습니까?"
무네노리："아아, 난 언제든지 좋다."
무사시："……."
 
무사시라는 사람은 시합 직전인데도 여유롭게 하늘을 올려다 보고 있다….
 
사무라이："그럼, 시작!"
 
무네노리 님과 무사시가 똑바로 마주섰다.
두 사람이 검을 겨누고 치켜드는 바로 그 순간….

 

​성 안에 폭발음이 울렸다!

​노부나가："뭐, 뭐지?!"
미츠히데："노부나가 님, 이 쪽으로!"
 
성 지붕에서 불길이 치솟았다!
 
미츠히데："소화대, 당장 불을 꺼라!"
사무라이："예!"
미츠히데："총격대, 공격 준비!"
 
역시, 화공이나 기습 공격에도 수비가 완벽하구나….

 

​한조："오다 노부나가!"

한조 님이 불길에 휩싸인 지붕에서 나타났다.
 
노부나가："뭐…?!"
한조："네 놈 목숨도 여기까지다!"
 
한조 님이 노부나가를 향해 수리검을 던졌다.
무네노리 님은 재빨리 앞을 막아 서며, 칼로 수리검을 튕겨 냈다.
 
한조："네 이 놈…! 방해하지 마라!"
 
​한조 님이 활을 쏘듯 잇따라 수리검을 던졌고,
무네노리 님은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빠른 속도로 수리검을 계속 쳐 냈다.

​무네노리："윽…!"
 
수리검 하나가 무네노리 님의 어깨에 꽂혔다!
 
노부나가："무네노리!"
무네노리："…노부나가 님, 걱정 마십시오."
 
다음 순간, 공중에서 거대한 네 개의 연이 나타났다.
 
사무라이："저, 저건 뭐지?!"
 
고에몬 님 일행이 연을 타고 공격을 시작했다!

​고에몬："화염용연무!"
사무라이１："으아악!"
사무라이２："크아악!"
코타로："쇄구룡!"
미츠히데："총격대, 발사!"
 
연을 향해, 빗발치듯 총탄이 퍼부어졌다.
 
무네노리："조심해! 연막탄이다!"
 
연막탄이 터져, 순식간에 시야를 가렸다.
이윽고 연기가 걷히고….

 

사무라이１："좋아! 닌자 놈들, 모두 도망친 모양이군!"
사무라이２："닌자의 공격으로부터 성을 지켜 냈다!"
 
사무라이들이 승리의 함성을 높였다.
 
노부나가："여봐라, 의원을 불러라! 당장 무네노리의 치료를!"
사무라이３："예!"
 
노부나가："자네, 날 지키려다가 그런 상처를…."
무네노리："…노부나가 님이 무사하시다면 그걸로 족합니다."

 

​닌자의 기습으로 무네노리 님과 무사시의 시합은 중지되었다.
 
노부나가："무네노리, 명예로운 부상이다! 자네는 온 몸으로 나를 지켜 냈어!"
무네노리："당연한 일을 한 것 뿐입니다."
노부나가："참으로 이에야스가 부럽구만! 이런 우수하고 충실한 가신이 있으니!"
 
노부나가는 완전히 기분이 좋아진 것 같다….

​노부나가："야규 무네노리, 미야모토 무사시. 둘 다 훌륭한 실력의 소유자로군."
​노부나가："자네들을 싸우게 해서 한 쪽을 잃는다는 건 아까워!"
​노부나가："둘 다 힘을 합쳐, 날 위해 힘 써 주게!"
​노부나가："물론 상은 충분히 줘야겠지. 하하하!"
 
무네노리："황공합니다."
무사시："……."
 
무사시는 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있다….
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걸까?

 

​며칠 후.
나는 무네노리 님의 붕대를 풀고 상처를 치료했다.
 
무네노리："노부나가는 이제 감쪽같이 믿는 모양이군. 그 이후로 감시도 없어졌어."
린："무네노리 님이 상처를 입어 가면서 노부나가를 지켰으니까요."
무네노리："이 정도 상처는 아무 것도 아니다."
 
하지만, 일부러 수리검에 맞았다고는 해도 걱정됐는걸….

​무네노리："…정말로 덜렁대는 여자군."
린："네?"
무네노리："붕대도 제대로 못 감나? 이렇게 막 감는 건 처음 봐. 대체 그 나이가 되도록…."
린："…자, 이제 약 바를게요."
 
나는 상처에 약을 일부러 꾸욱 눌러 발랐다.
 
무네노리："아야얏!"
린："자업자득이에요!"＊
 
나는 홱 고개를 돌려 버렸다.

린："무네노리 님은 입이 너무 거치니까…!"
무네노리："정말이지, 너랑 있으면…."

​무네노리 님은 그렇게 웃다가 바로 표정을 바꾸었다.
 
무네노리："이제 연인인 척 안 해도 돼서, 편하지?"
린："…편한 건 무네노리 님이겠죠."
무네노리："……."
 
다시 평소 때처럼 차가운 눈으로 되돌아왔다….

 

​무네노리 님은 아무 말 없이 기모노를 걸쳤다.
마루야마 성에서의 싸움 후 그가 내게 말했다.
 
(무네노리："나를 네 멋대로 상상하지 마.")
(무네노리："미안하지만…. 더 이상 내게 다가오지 말아 다오.")
(무네노리："너와 있으면 야규 후계자가 아닌…. 평범한 남자가 되어 버린다.")
 
그 날 이후, 우리 사이에는 보이지 않는 벽이 생긴 채…
 
린："……."
무네노리："…그런 눈으로 보지 마."
린："그런 눈으로…?"

​무네노리："울 것 같은 눈 말이다. …그런 눈으로 봐도, 네게 해 줄 수 있는 건 아무 것도 없어."
린："그건 알고 있어요. 하지만…!"
무네노리："핫토리 한조라면, 널 울리진 않겠지."
린："……?!"
무네노리："그는 널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무사시와 대결했어."
무네노리："무사시는 강해…. 자칫 잘못했으면 크게 다치거나 죽었을 거다."
 
(한조："잊지 마십시오…. 공주는 혼자가 아닙니다.")
(한조："떨어져 있더라도 제 마음은 항상 함께 있습니다.")
 
무네노리："기억 나나? 내가 이가에서 그에게 했던 말."
무네노리："한 여자의 목숨과 모든 닌자의 미래…. 둘 중 어느 쪽이 중요한가."
 
그 때 무네노리 님은 한조 님께 호통을 쳤었다.
 
(무네노리："당신에게는 모든 닌자의 운명이 걸려 있어!")
(무네노리："그런 감정에 휘둘릴 때가 아니야!")
 
무네노리："난 너보다도, 우리 가문의 운명을 먼저 생각하는 남자다."
무네노리："그런 남자와 어떻게 행복해질 수 있겠어?"
린："……."
 
그런 것도 잘 알고 있어. 하지만, 그런데도 왜 싫어할 수 없는 걸까….
 
무네노리："…네겐 나보다 더 다정한 사람이 어울려."
 
린："정말 그렇게 생각해요…?"＊
무네노리："……."
 
역시 아무 대답이 없다.
 
무네노리："너를 더 아껴 주는 남자를 찾아."
 
내 마음을 알고도, 어떻게 그렇게 말할 수 있는 거죠?
…그렇게 해서까지 날 멀리하고 싶은 건가요?
 
(무네노리："이런 덜 떨어진 꼬마 아가씨는, 내가 돌봐 줘야겠다고 생각했지.")
(무네노리："여자? 안 샀어. 가긴 갔지만 그럴 기분이 아니었다.")
(무네노리："글쎄, 왜일까. 네가 그런 얼굴로 날 봐서 그런 것 아닐까.")
 
마루야마 성에서의 그 말들은 대체 뭐였죠?
다른 곳에서 만났더라면 우리는 어떻게 됐을까….

​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