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닌자의 유혹] 미야모토 무사시 공략：14장

​무네노리："한조와 모두가 있다면 무사히 미츠히데를 구출할 수 있을 것이다."
​무네노리："자, 너희들은 뒷처리 준비를 해라."
부하："예!"
 
야규의 간자들이 혼노오지를 향해 달려갔다.

​무네노리："…일전에는 미안했다."
린："……."
 
(무네노리："…그저 변덕일 뿐이다.")
 
은신처에서 무리하게 내게 입을 맞춘 걸 말씀하고 계신 거구나….
 
린："…무네노리 님도 사과라는 걸 하시는군요."
무네노리："누군가에게 사과하는 건 처음일지도."
린："……."
​무네노리："그 후로 너는 날 계속 피하지 않았나."
​무네노리："나 자신도 놀랐다…. 설마 내가 여자에게 미움 받아서 풀이 죽을 줄은."

​린："…그 땐 왜 그러셨어요?"
무네노리："너와 무사시의 다정한 모습을 보고 좀 화가 났다."
린："네? 화가 났다고 그런 짓을?"
무네노리："거짓말이다."
 
무네노리 님은 진지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무네노리："태어나서 처음으로 여자에게 반해서다."
린："……."
​무네노리："린."
 
무네노리 님이 내 손을 힘주어 잡았다.
 
린："…제 마음 속에 있는 분은 무사시 씨예요."
무네노리："그래…. 알고 있다."
무네노리："하지만…. 마음 속으로 생각하는 것 정도는 봐 주지 않겠나?"
 
무네노리 님….
왜 그렇게 슬픈 눈으로 날 보시는 거지…?
 
무네노리："전쟁이 끝나면 서로 원래 있던 곳으로 돌아가게 될 거다. 두 번 다시 만날 일도 없을 테지."
무네노리："하지만…. 너는 평생 잊을 수 없을 거다, 린."

 

드디어 길었던 날이 밝아 온다.
 
무네노리："봐라, 모두가 돌아오는군."
린："무사시 씨…! 다행이에요, 무사해서…! 다들, 상처는 없으신가요?"
한조："예. 전원 무사 귀환했습니다."

미츠히데："정말 뭐라고 말해야 할지…."

미츠히데 님이 머리를 숙이셨다.

​미츠히데："네고로슈에서 당신들과 만나지 않았다면, 반란을 일으킬 결의가 서지 않았을 거요."
​미츠히데："사다아키가 죽고 노부나가 님의 잔혹함에 눈을 떴지."
​미츠히데："그래서 겨우 결심이 섰소. 야규님, 감사하오."
무네노리："……."

미츠히데："노부나가 님이 천하를 얻어서 과연 평화가 올지, 부하들과 아이들이 평화롭게 살 수 있을지…."
​미츠히데："당신의 그 말이 나를 움직이게 한 거요."
무네노리："하지만 당신이 반란을 일으킨 사실은 도망친 오다 군의 무사들에 의해 퍼지게 되겠지요."
무네노리："그렇게 되면 전국에 당신을 노리는 자들이 생길 터…."
미츠히데："그건…. 이미 각오한 바요."

 

사이조："미츠히데 님은 여기서 죽어 주셔야 합니다."
 
사이조 님…?
 
사이조："오다 군의 시체를 가져오지요. 그 시체를 미츠히데 님의 것처럼 꾸미겠습니다."
사이조："아케치 미츠히데는 오다 노부나가에 반란을 일으키고 혼노오지에서 도주 중 목숨을 잃었다…."
사이조："역사에는 그렇게 남겠죠."
 
​미츠히데："사이조 군, 왜 그렇게까지…."
사이조："당신을 속인 것에 대한 속죄입니다."
사이조："새로운 세상에서 남은 부하들과 가족들을 데리고 평화롭게 살아 주십시오."
미츠히데："고맙소…. 정말 고맙소…."
 
미츠히데 님의 눈이 눈물로 빛났다.

​이걸로 긴 전쟁이 끝났다. 모두 각자 새로운 출발을 할 때가 온 거야….
 
한조："공주, 일단 모두와 함께 이가로 돌아가시지요."
린："…네!"

 

​며칠 뒤.
 
무사시："이 곳은 평화로운 마을이군."
린："그렇네요. 제가 자란 마을과 좀 닮은 것 같아요." 
​무사시："린."

무사시 씨가 다정하게 내 머리카락을 쓰다듬었다.

무사시："다음에는 네가 자란 마을에 데려가 주겠나?"
무사시："주지 스님께 인사를 드리러 가고 싶다. 너와의 혼인을 허락해 주십사 부탁드릴 거다."
 
나는 무사시 씨의 손 위에 내 손을 겹쳤다.
 
린："할아버지라면 분명히 허락해 주실 거예요. 완고하시지만 사람 보는 눈은 있으시니까."
무사시："린, …나, 오래 오래 살 거다."
린："……?"
무사시："오래 살아야 너를 계속 지킬 수 있고, 행복하게 해 줄 수 있으니까."

​(무사시："내게 있어 살아 있다는 것은 곧 검을 들고 싸우는 것이다.")
(무사시："검 없이는 살아 갈 수 없어…. 그 외의 사는 방식은 알지 못한다.")
 
그런 식으로 말하셨던 무사시 씨가….
기쁨에 가슴이 벅차 오른다…. 내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렸다.
 
무사시："이런…. 또 울리고 말았군."
린："괜찮아요. 이건 기뻐서 우는 거니까요."
 
무사시 씨가 내 뺨에 부드럽게 입을 맞추었다.
 
무사시："이제부터는 슬퍼서 눈물 흘리는 일은 없게 하겠다."
린："네…."
 
나는 무사시 씨의 눈을 보았다.
 
린："입술에도… 해 주세요."
 
그의 입술이 달콤하게 내 입술 위에 겹쳐졌다. 몇 번이고 입맞춤을 해도 매번 가슴이 두근거린다.

 

​쿠마："그림 좋은데!"
린："으앗…!"
 
쿠, 쿠마 님?!
 
쿠마："부럽다, 나도 한조 님하고 이렇게 되었으면…."
무사시："…너, 뭐 하러 온 거지?"
쿠마："점심 준비가 다 돼서 부르러 온 것 뿐이거든?"
쿠마："모두 모여서 식사를 하는 것도 이게 마지막이네. 네고로슈도 무네노리 님도 오늘 밤 이가를 떠나시고."
 
무네노리 님….

 

​사스케："린, 어디 갔었어?"
린："어디라니, 무사시 씨와 산책하러…."
사스케："너, 이 자식…! 미야모토 무사시!"
린："사, 사스케…?!"
 
사스케가 갑자기 무사시 씨에게 덤벼 들었다.
 
사스케："너 혼자만 린을 독점하지 말라고!"
무사시："……."
사스케："나도 계속 린이랑 같이 있고 싶은데!"
무사시："……."
​사스케："오랜만에 만났더니만, 이렇게 멀대 같은 놈한테 린이를 뺏기다니…!"

사이조："꼴불견이군, 사스케."
사스케："뭐야?!"
​사이조："애초부터 네가 낄 자리가 없었다고, 전혀."
사스케："그렇게 간단히 말하지 마. 상처 받으니까!"
코타로："……."
사스케："코타로, 너도 뭐라고 말이라도 좀 해 봐…!"
한조："사스케, 적당히 해라! 밥 정도는 좀 조용히 먹을 수 없나."

 

무네노리："……."
한조："휴, 정말…. 야규 님, 시끄럽게 굴어서 죄송합니다."
무네노리："아니오. 이가에서는 여러 가지로 신세도 졌으니…."
 
(무네노리："전쟁이 끝나면 각자 원래 자리로 돌아간다. 두 번 다시 만날 일도 없겠지.")
(무네노리："하지만…. 너는 평생 잊을 수 없을 거다, 린.")
 
정말 두 번 다시 무네노리 님을 만날 수 없는 걸까….

​그 때, 무네노리 님이 똑바로 무사시 씨를 바라보았다.
 
무네노리："무사시. 한 가지 너에게 청할 것이 있다."
무사시："청할 것?"
무네노리："…마지막으로 너와 진검 승부를 해 보고 싶군."

……?!​

 

​무네노리："걱정 마, 이건 연습이다. 네 연인을 상처 입히거나 하진 않아."
린："……."
 
(하지만, 네고로슈 마을에서의 연습 때도 두 사람은 지나칠 정도로 진지했는걸….)
 
린："무사시 씨…."
무사시："린, 나도 야규와 실력을 겨뤄 보고 싶다."
 
(무슨 말을 해도 소용 없을 것 같다…. 이 두 사람은 선천적인 검객이니까….)
 
린："…네. 알겠어요."
 
한조 님이 지켜 보고 계시는 가운데 두 사람의 시합이 시작되었다.

 

​─챙!

무사시 씨가 무네노리 님의 공격을 막았다.
 
사스케："엄청난 속도다…. 너무 빨라서 검의 움직임이 보이지 않을 정도군."
코타로："이게 바로 검술무쌍과 절대무적의 대결인가."
무네노리："……."
무사시："……."
 
그대로 서로 칼날을 밀어 내는 그 순간….
 
린："……?!"
 
무사시 씨의 소도(小刀)가 무네노리 님의 팔을 스쳤다.

​무네노리："윽…!"

​무사시 씨는 그대로 주춤한 무네노리 님의 목을 겨누었다…!
 
무사시："……!"

무사시 씨는 칼날이 무네노리 님의 목에 닿기 직전에 검을 멈추었다.
 
무네노리："……."

최고조에 이른 대결에 모두가 숨을 죽였다.
 
고에몬："정말이지 무서울 정도군…. 지금까지 많은 검객들을 봐 왔지만 이렇게 강한 자들은 처음이다."
 
이윽고 무사시 씨가 검을 내리고 칼집에 넣었다.
 
무네노리："…왜 검을 멈추었지?"
무사시："나는 이제 함부로 사람의 목숨을 빼앗지 않는다."
무네노리："……."

무사시："이제부터는 죽이기 위해서가 아니라 지키기 위해서만 검을 쓸 것이다."
무사시："…살아 남아서 행복해지기 위해."
무네노리："단지 자기 실력을 시험해 보기 위해서 사람을 베어 온 자의 말로는 들리지 않는군."
무네노리："저 꼬마 아가씨가 널 변하게 한 건가."
린："……."
 
무사시："그래. …그녀와 만나서 나는 변했다. 그녀가 내게 삶의 의미를 가르쳐 주었지."
무네노리："삶의 의미…."
무네노리："나도 저 꼬마 아가씨를 만난 뒤로 변했다. 사람에게 머리 숙이는 법도 배웠고…."
 
무네노리 님이 갑자기 무사시 씨를 향해 머리를 숙였다.

 

​무네노리："무사시…. 네 검을, 천하태평을 위해 쓰지 않겠나?"
 
천하태평을 위해…?
 
무네노리："나와 함께 검술 지도자로서 도쿠가와 가에서 일하지 않겠는가?"
무네노리："난세를 끝내기 위해서는 자네와 같은 자가 필요하다."
무사시："……."

무네노리："자네의 힘이 더해진다면 평화로운 세상은 실현될 것이다. 어떤가?"

​

​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