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닌자의 유혹] 사루토비 사스케 공략：2장

사스케："어두워졌으니, 오늘 밤은 여기서 자자!"
린："응, 알았어…."
 
나와 사스케는 동굴 안에 나란히 앉았다.
 
사스케："적이 알 수 없게 입구를 나무로 가렸으니, 안전해."
린："……."
 
(태어나서 처음으로 칼로 위협을 당하고….)
(오늘 아침까지만 해도 평화롭기만 했던 생활이 순식간에 바뀌어 버렸다.)
(이제부터 어떻게 되는 걸까…? 불안해서 견딜 수가 없다….)

린："…또, 하치스카 닌자들이 공격해 올까?"
사스케："노부나가는 끈질겨. 점점 새로운 부하들을 보내겠지."
린："……."
사스케："어찌 됐든, 린이는 우리 닌자들의 결속의 상징이니까!"
 
(이가 촌장："여러 세력의 닌자들이 협력하기 위해서는 상징이 필요합니다.")
(이가 촌장："당신에게, 닌자의 운명이 달려 있습니다…!")
 
(촌장님은 그런 식으로 말하셨지만… 나에게 그런 무거운 임무가 어울리다고는 생각지 않아….)
 
(이가 촌장："당신은 진정한 쿠스노키의 공주…. 인술 원류의 쿠스노키의 피를 잇는 몸입니다.")
 
(…약한 소리를 하면 안 된다는 건 알고 있다.)
(하지만…. 닌자로서의 훈련도 하지 않은 내가…. 이런 나로 정말 괜찮은 걸까?)

 

사스케："왜 그래?"
린："아, 아무 것도 아니야!"
 
(사스케에게 걱정 끼치면 안 되지….)
 
사스케："……."
린："…정말 괜찮아! 분명 산 속을 걸어서 지친 걸 거야."
 
나는 사스케를 향해 살짝 미소지어 보였다.

사스케："린, 손 내밀어 봐."
린："손…?"
 
손 위에, 사스케가 무엇인가를 올려 놓았다.
 
린："우와! 이게 뭐야?"
사스케："콘페이토(金平糖; 별사탕). 남방의 과자야."
린："반짝반짝 예쁘다…. 이런 과자도 있구나!"
사스케："응, 이제 기운이 좀 나?"
 
(사스케, 날 위로해 주려고 일부러…?)
 
린："…하지만, 받아도 돼? 이 정도면 꽤 비쌀 텐데."
사스케："린의 미소와 비교하면, 전혀 비싸지 않다고!"
린："……."

(사스케는 정말 다정해. 이렇게까지 날 배려해 주는데, 내가 풀 죽어 있으면 안 되지….)
 
린："…응, 엄청 기운 났어! 고마워."
사스케："천만의 말씀."
 
사스케가 내 머리를 톡 두드렸다…. 그러더니, 갑자기 등 뒤에서 껴안아 왔다.

 

린："무…, 무슨?!"
사스케："이 동굴 안, 울퉁불퉁해서 자기 힘들잖아?"
사스케："날 이불 대신이라고 생각해."
린："이불이라니…."
 
(이렇게 앉은 채로 뒤에서 안긴 자세로는, 잘 수 있을 리가 없잖아…!) 

사스케："와…. 정말 작은 몸이네."
린："……."

(사스케는 이런 상태로, 불편하지도 않은가…?)
 
사스케："음… 위험해, 잠이 깨서 잘 수가 없네."
린："…그치? 역시 떨어져서 자는 게…."
사스케："싫어! 떨어지고 싶지 않아. 린이는 따뜻한걸."
 
(고, 곤란하잖아…. 남자랑 이렇게 붙어 있어 본 적도 없는데!)
(사스케의 어깨와 가슴이 단단해서, 가슴이 뛴다.)
 
린："…사스케는 이런 게 익숙한 거야?"
사스케："이런 거?"
린："여자랑…. 딱 붙어서 자는 거라든지…."
사스케："음, 경험이 없지는 않지만. 그래도 아무 여자나 안는 것과는 느낌이 다르다고."
 
(…그렇게 말하면 이상하게 의식해 버리잖아.)
(아무 여자와는 다르다니, 그건 내가 쿠스노키의 공주라서 그런 거겠지…?)
 
(한조："특정한 한 사람과 부적절한 관계가 되는 건….")
(주지승："너는 닌자들의 결속의 상징이란다. 부디 자각을 가지고 행동하거라.")
 
(한조 님과 할아버지도 확실히 말씀하셨고…. 이상한 쪽으로 생각하는 건 그만 두자….)

 

잠시 후….
 
린："…사스케?"
사스케："으응…."
 
(그런 말을 하고서는 금방 자 버리고…. 그래도, 자는 얼굴은 정말 아이처럼 귀엽다.)
(사스케의 품에 쏙 감싸 안겨져 따뜻하다.)
 
린："잘 자, 사스케."
사스케："응…. 잘 자…."
 
(이상하게도 사스케의 자는 얼굴을 보면 긴장이 풀린다.)
(오늘 아침 처음 만났는데도…. 어째서지…?)

 

다음 날도 우리는 이가를 향해 계속 걸었다.

사스케："린, 지치지 않았어?"
린："조금 지쳤을지도…. 하지만 괜찮아!"＊
사스케："정말이야? 정 힘들면 부담 갖지 말고 말해!"
린："응…. 그래도, 아직은 정말 괜찮아."
사스케："그런가! 쿠스노키의 공주는 노력파네!"
 
사스케："하지만, 사람들 앞에선 신분을 감춰야만 해."
사스케："이런 산 속에는 사람이 없지만, 마을에 가면 사람들도 많으니까…."
사스케："린, 남들 앞에서는 나를 신노스케(慎之助)라고 불러."
린："신노스케?"
사스케："응. 그리고 린은…음, 츠바키(椿)가 좋겠다."
린："츠바키?"
사스케："응! 린은 동백꽃(椿)처럼 아름다우니까."
 
(아름답다고…? 진심으로 하는 말인가…?)
 
사스케："신노스케랑 츠바키는 부부라는 설정이다!"
린："부, 부부?!"
사스케："왜~! 불만 있어?"
린："하지만 아무래도 사스케는 나보다도 어리고…."
사스케："정말이지, 린까지 어린애 취급인 거야."
 
(어린애 취급이 아니라, 정말로 연하잖니….)
 
린："역시 남동생 쪽이 자연스럽지 않을까?"
사스케："남동생…."
 
(사스케, 혹시 토라진 건가?)
(남동생 취급이 싫은 걸까…?)

 

사스케："자, 오늘 점심은 생선이다!"
린："생선이라니, 이 강에서 잡으려고?"
사스케："응!"
린："응! 이라니…. 낚시 도구도 없는데, 어떻게…."
린："그, 그게 뭐야?!"
 
사스케가 무기 같은 것을 품에서 꺼냈다.

린："철 갈퀴…?"
사스케："갈퀴가 아니라, 갈고리."
사스케："적과 싸우기 위한 무기지만, 물고기를 잡을 때도 사용한다고. 잘 봐?"
 
(대, 대단해…. 물 속인데 저렇게 빠르다니….)
 
사스케는 갈고리를 마치 손처럼 자유자재로 움직여, 물고기를 잡았다.
 
사스케："봐, 간단하지?"
린："간단하다니…. 이런 건, 사스케 이외에는 아무도 못 할 것 같은데."
사스케："바로 불을 피울 테니까, 나뭇가지에 꽂아서 구워 먹자!"

(사스케의 말대로, 불은 금방 지펴졌다.)
(생선을 굽자 맛있는 냄새가 난다. 사스케와 함께라면, 어디서도 살아갈 수 있을 것 같아….)

 

린："사스케, 엄청 의지가 돼!"
사스케："어때! 나한테 반했어?"
린："……."
 
(아무렇지도 않게 또 그런 말을….)
 
사스케："다 익은 것 같은데? 자, 어서 먹자!"
 
사스케가 구운 생선을 내게 건네 주었다.
 
사스케："뜨거우니까, 후후 불어서 먹어."
린："…사스케는 왜 그렇게 친절한 거야?"
 
사스케："그건, 상대가 린이니까. 좋아하는 여자애는 보살펴 주고 싶은 게 당연하잖아!"

(좋아하는 여자애라니…. 아무리 농담이라도 그런 말 들으면 부끄럽잖아.)

 

사스케："……."
린："……?"
 
사스케가 가만히 내 얼굴을 주시했다.
 
사스케："……."
 
사스케의 얼굴이 좀 붉어졌다…?
 
어쩐지 부끄러워져서, 나도 모르게 외면했다.＊

그 때….
 
린："……?!"
 
갑자기 사스케가 손을 뻗어 내 입을 막았다.
 
린："으, 읍…?!"
사스케："쉿."

 

???："……."
 
(바위 위에 누군가가 서 있었다…. 초라한 옷차림이지만, 눈빛은 날카로웠다.)
 
사스케："위험하니, 내 뒤에 숨어."
 
사스케는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그 순간….

???："놀랐군…. 이런 산 속에서 사람을 만날 줄이야."
 
남자가 인기척을 느끼고 이 쪽을 돌아 보았다.

 

사스케："그건 이 쪽이 할 말인데? 너는 대체 뭐냐?"
사무라이："나는 이름 없는 사무라이다. 이 산에서 검술 수행을 하고 있지."
사스케："검술이라…. 이렇게 아무도 없는 산 속에서?"
사무라이："사람과 접하지 않고 산에 은둔해 있으면, 눈, 귀, 코… 모든 기능이 좋아지지."
사스케："……."
사무라이："별로 너희들을 해칠 생각은 없어. 나는 다만 검술을 연마하고 싶을 뿐이다."
 
(검술을 연마한다고….)

사무라이는 가볍게 바위에서 뛰어 내렸다.
 
사무라이："너희들은 남매인가?"
사스케："…그 말은, 내가 남동생으로 보인다는 거냐?"
사무라이："아…, 아니었나?"
린："아, 네. 맞아요! 동생인 신노스케라고…."
사스케："…여기는, 츠바키."
 
사무라이는 내 얼굴을 똑바로 쳐다보았다.
 
사무라이："음, 츠바키…. 좋은 이름이군."
 
(이 사람, 무뚝뚝하지만 그렇게 나쁜 사람 같지는 않아….)
 
린："저, 생선 한 마리 드시겠어요?"
사무라이："아니. 고맙지만 사양하지."
 
그 때, 사무라이가 갑자기 검을 빼 들었다.
 
사스케："어이, 무슨 짓이야!"
 
사스케가 순간 방패처럼 나를 감쌌다.
 
사무라이："저기 풀숲을 봐."
린："숲…?"
 
눈을 돌리자, 풀숲에 크고 검은 무언가가 꿈틀거리는 것이 보였다.
저건… 늑대…?!
늑대는 가만히 우리 쪽을 노려보고 있었다….

 

사스케："……."
 
무기를 꺼내려는 사스케의 팔을 내가 잡았다.
 
린："기다려! 저 늑대, 우리들을 공격하려는 것 같지는 않아."
사스케："뭐라고?"
린："아무래도 배가 고파서, 생선 냄새를 맡고 온 것 같은데…."
 
그 때, 풀숲 안에서 새끼 늑대가 모습을 드러냈다.
 
린："봐! 저기, 새끼를 데리고 있어!"
사무라이："…과연, 생선 한 마리 받아도 될까?"
린："네? 네에…."

사무라이는 생선을 받아 들고 늑대 쪽으로 던져 주었다.
 
린："어머, 생선을 물었어! 역시 배가 고팠던 거야."
늑대："아우!"
린："봐, 고맙다고 하잖아!"
사무라이："너…, 늑대의 말을 아는 건가?"
린："아뇨, 그런 건 아니지만…."
사무라이："쿡…, 동물과 대화도 할 줄 아는 건가. 편리하군."
 
역시 이 사람, 나쁜 사람 같지 않다.
게다가 늑대로부터 우리를 지켜 주려고 한 것 같고….
 
사스케："당신, 누군가에게 고용된 몸인가?"
사무라이："아니. 지금은 아니다."
사무라이："언젠가 누군가의 밑에서 일할 생각은 하고 있지만."
사스케："당신도 천하 통일에 흥미가 있는 건가?"
사무라이："그런 것엔 흥미 없어. 나는 다만 전쟁에 나가고 싶은 것 뿐이다."
린："전쟁에 나가고 싶다니…, 왜죠?"
사무라이："강한 자와 실력을 겨뤄 보고 싶기 때문이지."
 
(강한 사람과 실력을 겨룬다고….)
 
사스케："실력을 확인하기 위해, 적도 아닌 상대를 죽이겠다는 건가? 취미 한 번 고약하군."
사무라이："뭐라고 말해도 좋아."

 

그 때였다. 갑자기 사스케와 사무라이가, 마주 선 채로 동시에 칼을 뽑아 들었다.
 
린："어…?!"
사스케："엎드려!"
 
사스케가 나의 몸을 눌러 쓰러뜨렸다.
곧 날카로운 빛의 무언가가 우리를 향해 날아왔다.
 
(저건…, 수리검?!)
 
사무라이는 검을 들고 수리검을 튕겨 냈다.
갑자기 벌어진 일에 나는 멍해지고 말았다.
 
나무 사이로, 푸른 옷을 입은 닌자들이 나타났다.
 
사스케："정말 끈질긴 녀석들이군!"

사스케는 갈고리를 들고 닌자들을 향해 전투 자세를 취했다.

 

???："너희들 모두 없애 주지!"
 
(여자…. 하치스카의 쿠노이치인가?)
 
닌자１："오리쿠 님, 다른 한 명은 어떻게 할까요?"
오리쿠："방해하는 놈은, 전부 없애 버려라!"
닌자１："예!"
 
닌자들은 순식간에 우리 주위를 에워쌌다.

사스케："준비 됐어? 낙법 잘 해!"
린："어어? …꺄악…!"
 
사스케가 나를 붙잡고는 풀숲 깊숙이 던졌다.
너무나도 갑작스러운 일에 놀란 나는 제대로 자세도 갖추지 못하고 떨어졌다.
 
린："아야…."
오리쿠："어서 저 계집을 잡아!"
사스케："바보, 그렇게는 안 되지!"
 
사스케가 재빠르게 닌자들을 베었다.
 
닌자２："으윽…!"
닌자３："크윽…!"
 
(대단해…. 눈 깜짝할 사이에 갈고리로 닌자들을…!)
 
사무라이："……."
 
(저 사람은, 검을 쥔 채로 미동도 하지 않는다….)
 
그 순간.
어느 샌가 사무라이가 적을 향해 칼을 휘둘렀다.

 

─!!
 
그는 한 번에 세 명의 닌자를 반 토막 내었다…!

닌자１："이… 이 자식은 뭐냐?!"
오리쿠："으… 이 놈은 그냥 두고, 두 사람부터 잡아라!"
닌자４："예!"
사스케："잡을 수 있으면 잡아 보라고!"
 
사스케는 초 분신술로 나무 사이를 달리며 수리검을 휘둘렀다.
수리검은 마치 비처럼 닌자들을 공격했다.
 
닌자４："으악!"
닌자５："크악!"
 
사방에서 날아오는 수리검에, 닌자들은 맥없이 쓰러졌다.
 
사무라이："……."
 
한편 사무라이도 지지 않았다. 그는 여전히 칼을 휘두르며 닌자들을 처리하고 있었다.
(대단해…. 저 사람도 닌자들을 쓰러뜨리고 있어!)

닌자６："오, 오리쿠 님…! 이대로라면 전멸합니다!"
오리쿠："에잇, 한심한 놈들…! 전원 퇴각해!"
 
그 말과 동시에 닌자들은 일제히 퇴각했다.

 

린："두 사람 다, 괜찮아요?!"
 
나는 풀숲에서 빠져나와 사스케에게로 달려갔다.
 
사스케："너…, 뭐 하는 놈이지?"
사무라이："너야말로 닌자였나?"
 
사스케와 사무라이는 서로를 노려보았다….
그 순간, 사무라이가 눈에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빠르게 나를 향해 칼을 휘둘렀다.
 
사스케："윽…!"
 
사무라이가 휘두른 칼을 사스케가 맨 손으로 받았다.
 
린："사…, 사스케?!"
사스케："…걱정 마, 칼등이야."

사무라이："제법이군. 내 검을 맨 손으로 받아 낸 것은 네가 처음이다."
 
사무라이는 천천히 칼을 내렸다.
 
사무라이："너는 상당히 우수한 닌자로군."
사스케："아, 자랑은 아니지만 그렇지… 그것보다."
 
사스케가 사무라이의 멱살을 잡았다.
 
사스케："이 아이가 다치기라도 하면 어쩔 뻔했어!"
사무라이："너는 코우가의 사루토비 사스케인가?"
사스케："……."

사무라이："이 여자는 누구냐?"
사스케："너하고는 상관 없잖아!"
사무라이："그렇긴 하지…. 아무튼, 소중한 여자인가 보군."
사스케："그래! 세상에서 제일 소중해. 불만 있어?"
 
사스케가 똑바로 사무라이를 노려보았다.
 
사스케："그건 그렇고, 네 이름은 뭐지?"
사무라이："나? 나는… 미야모토 무사시다."
 
(미야모토 무사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