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닌자의 유혹] 사루토비 사스케 공략：4장

사스케："내 것이 되어 줘…, 린."
린："사스케…."
 
(가슴이 두근두근 뛰었다.)
(사스케의 진지한 눈빛…. 이렇게 뚫어져라 바라보면 외면할 수가 없잖아….)

사스케："…아…. 꼴 사납군. 나란 놈은…."
린："응…?"
사스케："이렇게라도 취하지 않으면 진심을 말할 수가 없으니."
 
(진심이라니…. 사스케가 나를 좋아하는 게 진심이라는 건가?)
 
린："저기…, 왜…."
사스케："왜라니, 뭐가?"
 
린："그러니까…. 왜 내가 좋아진 거야?"
사스케："사람이 좋아지는 건, 이유가 없어."
 
사스케가 내 눈을 다시 바라보았다.
 
사스케："칸신지에서 처음 만났을 때…."
"이 아이와 이야기하고 싶다, 만지고 싶다, 웃는 얼굴이 보고 싶다…. 그런 것밖에 생각나지 않았어."
린："……."
 
(처음 보자마자 그런 생각을 했단 말이야…?)
 
사스케："그러다 같이 이가까지 여행하게 되었을 때…. 너를 더 자세히 알게 되면서, 점점 더 좋아졌어."
린："……."
 
사스케："…뭐라고 말 좀 해 봐…."
 
사스케가 내 이마를 손가락으로 두드렸다.

 

린："하지만…. 한조 님이랑 할아버지께 주의를 받아서…."
사스케："그런 것 말고, 린의 마음은 어떤 거냐고? 네 마음은 어떤지 말해 줘."
 
(내 마음…. 내 마음은, 어떤 거지….)
(사스케와 함께 있으면 즐겁고 안심이 돼. 하지만, 그게 사랑인 거야…?)

린："…솔직히, 나도 잘 모르겠어."
 
사스케："모른다니?"
린："응. 지금까지 남자를 좋아해 본 적이 없어서…."
 
사스케："하아…."
 
한숨을 쉬면서, 그는 내 어깨를 잡았다.
 
사스케："린, 정말 나보다 연상인 것 맞아?"
린："이, 일단은…."
 
사스케："…정말 둔하구나…."
린："……."
 
(그야 지금까지 남자와 가깝게 지내 본 적이 없는걸.)
(사랑이 어떤 건지도 잘 모르겠고….)

 

사스케："…좋아, 알았어!"
 
사스케가 내 이마에 이마를 부딪혔다.
 
사스케："그럼, 천천히 기다릴게."
린："기다린다니…?"
 
사스케："응. 네 마음이 확실해질 때까지 기다릴 거야."
사스케："그 대신, 귀찮다고 생각되면 확실히 말해 줘."

(귀찮다니, 그런 생각할 리가 없잖아….)
(지금도 그의 큰 손에 닿아 있으니 가슴이 뛰는걸.)

사스케："아무튼, 누가 뭐래도 난 린이를 좋아하니까, 그건 변하지 않을 거야."
린："응…. 고마워…."
 
(남자들이란, 모두 이런 식으로 생각한 것을 확실하게 말하는 걸까?)

 

다음 날.
닌자들과 함께 나란히 앉아 아침 식사를 했다.

한조："공주, 이가의 음식은 입에 맞나?"
린："아, 네! 정말 맛있어요…!"
 
(너무 맛있어서, 생각 없이 허겁지겁 먹어 버렸네….)
 
사이조："…너, 꼭 소처럼 먹는구나."
린："소…."
한조："어허, 사이조!"
한조："…공주, 신경 쓰지 말고 드시죠."
한조："오늘부터 인술 수련을 하지 않으면 안 되니."
 
(드디어 수행인가…. 잘 따라갈 수 있을지 불안하다.)

한조："공주의 지도는 사스케에게 맡기도록 하지."
사스케："예, 맡겨 주세요!"

 

고에몬："한조 님, 정말 이런 녀석으로 괜찮습니까?"
사스케："뭐야, 고에몬! 불만이라도 있어?"
고에몬："너는 우리 중에 가장 어리고 경험도 적잖아."
사스케："그렇게 매 번 나이 이야기를 꺼내지 말라고!"
한조："확실히 사스케는 어리지만, 닌자로서의 실력은 충분하다."
고에몬："뭐, 한조 님이 정하셨다면 반대는 않겠지만."
 
(뭐지…. 고에몬 님이 계속 내 얼굴을 바라보고 있다.)
 
고에몬："아쉽게 됐군. 나라면 잠자리 기술도 가르쳐 줄 수 있는데."
린："잠자리 기술?"
고에몬："즉, 잠자리에서 남자를 다루는 기술이지."

(잠자리에서 남자를 다루는….)
(고에몬 님은 그런 것까지 하시는 건가….)
 
고에몬："괜찮다면, 한 번 배워 볼래?"
린："아, 아뇨! 사양할게요!"
고에몬："흠, 이상한 여자군. 나는 잠자리에서도 이가 최고로 유명한데."
 
고에몬 님이 갑자기 내게로 얼굴을 가까이 가져오셨다…!
 
사스케："이봐, 떨어져!"
고에몬："정말, 일일이 시끄러운 녀석이군."
코타로："잠자리 기술 말고, 심리적인 미인계도 가르칠 수 있나?"
고에몬："아, 물론. 얼마나 상대를 반하게 할 수 있는지 카케히키(駆け引き: 밀당) 하는 거지."
린："예를 들면, 어떻게요?"
고에몬："좋아한다고 말했다가 갑자기 거리를 둔다거나, 뭐 그런 거?"
고에몬："사람이란, 적당히 튕겨 줘야 더 반하게 되거든."
린："아…."
사스케："좋아하면서 거리를 두다니, 이해가 안 돼."
고에몬："뭐, 넌 모를 수밖에."
 
(…나도 잘 모르겠어…. 연애라는 게 그렇게 복잡하고 귀찮은 건가…?)

 

사스케："젠장! 고에몬 자식, 열 받아! 항상 왜 그렇게 잘난 척이야!"
린："에이, 그렇게 화낼 것까진 없잖아…."

사스케："린, 정말 모르겠어?"
린："응? 뭐가?"
사스케："나랑 고에몬은, 지금 린을 두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거라고!"
린："뭐라고?"
사스케："그러니까, 고에몬도 널 노리고 있단 말이야!"
린："그, 그럴 리가! 고에몬 님은 그냥 놀리시려고…."
사스케："농담처럼 말하지만, 진심이라니까!"
"정말…. 대체 얼마나 둔한 거야, 이 공주님은…."
 
사스케가 내 볼을 꼬집었다.

린："미안…. 나 그렇게 둔해?"
사스케："응, 둔해."
린："그런가…."

(하지만, 정말 고에몬 님이 나를 좋아한다는 건 상상이 안 되는데….)

사스케："뭐, 됐어. 난 이미 기다리기로 정했으니까."
린："그래…."
사스케："그 대신, 손 잡아도 돼?"
 
뭐, 손 잡는 것 정도는 괜찮겠지….＊
 
린："응, 괜찮아."
사스케："진짜?!"
 
활짝 웃으면서 '진짜?!' 라고 말하는 사스케가… 귀엽다.

 

한조："공주!"
 
(으앗, 한조 님…!)

우리는 화들짝 놀라 얼른 손을 놓았다.
 
한조："좀 전에 편지가 도착했소.
오늘, 네고로 파(波)가 이가에 도착할 거라는군."
린："그렇군요, 네고로가…."
한조："각지의 닌자들이 유파에 구애받지 않고, 공주의 이름 아래 뭉치고 있는 겁니다."
 
(전국의 닌자들이 이가를 향해….)

한조："그래서 저와 고에몬, 사스케는 네고로 파의 마중을 가려고 하오."
린："네, 알겠습니다."
사스케："사이조와 코타로는 안 가나요?"
한조："그 두 사람은 무기 조달에 신경 쓰고 있다."
린："무기 조달요…?"
한조："예, 그렇습니다.
무기를 갖추어, 전국의 닌자들이 모이는 즉시 노부나가의 거처인 오와리로 공격해 갈 생각입니다."
 
(노부나가의 거처인 오와리에…. 드디어 닌자들의 운명을 건 전쟁이 시작되는 것인가….)

 

우두머리："한조 님, 기다리셨습니다. 제가 네고로 파의 두령입니다."
 
네고로 두목을 시작으로 네고로 파의 닌자들이 일제히 무릎을 꿇었다.
 
한조："먼 길 오느라 노고가 많았소. 이 분이 우리 닌자의 원류를 잇는 쿠스노키의 공주님이시오."
우두머리："오오, 당신이…. 공주, 가까이 다가가 뵈어도 될까요?"
린："아… 네. 물론이에요."
 
네고로 두목은 내게로 가까이 다가왔다. 그 순간….

 

사스케："잠깐!"
 
사스케가 두목의 오른팔을 잡았다.
 
고에몬："사스케! 무례하게 무슨 짓이냐?"

사스케는 아랑곳하지 않고 두목을 노려보았다.
 
사스케："당신…. 오른팔에 무슨 장치를 한 거지?"
우두머리："…예? 무슨 말씀이신지…."
 
─!!
사스케는 갈고리를 꺼내 두목의 소매를 찢었다.
그러자 무언가가 둔탁한 소리를 내며 땅에 떨어졌다.

나무로 만든 팔…?!

그 순간….
 
???："이런, 잘도 알아 봤군!"
 
두목이 변장을 풀자, 안에서 기분 나쁘게 생긴 남자가 나타났다…!
 
한조："너는, 하치스카의 두목?!"
두목："내 얼굴을 알아 보다니 영광이군! 하지만 핫토리 한조, 너희들의 계획도 여기까지다!"
 
─!!
네고로 파의 닌자들이 일제히 무기를 꺼내 들었다….
 
린："꺄악…!"
사스케는 나를 안고, 높은 나뭇가지 위로 뛰어 올랐다.
 
사스케："젠장…. 하치스카 놈들이 네고로 파로 변장을 했어!"
린："그럼, 진짜 네고로 닌자들은…?!"
사스케："아마도, 오는 길에 모두 죽임을 당했겠지."
린："그럴 수가…!"
사스케："린, 여기서 기다려!"
 
─휙!
사스케는 나를 나무 위에 남겨 둔 채 빠르게 땅으로 뛰어 내렸다.

 

두목："이시카와 고에몬, 받아라!"
 
하치스카의 두목이 입에서 무언가를 내뿜었다.
저건… 독침?!
 
고에몬："하, 그렇겐 안 될걸!"
 
고에몬 님은 간단히 몸을 돌려 독침을 피했다.
 
고에몬："화염용안무!"
 
고에몬 님이 뿜어 낸 불길은 기세를 더해 마치 용신의 모습처럼 변하여 소용돌이쳤다.
 
고에몬 님…. 대단해…!

 

오리쿠："또 만났구나, 꼬마야!"
사스케："너는…?!"
 
(저 사람은…. 여행길에 만났던 '오리쿠'라는 쿠노이치…?!)
 
오리쿠："고작 세 명으로, 감히 우리들을 당해 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느냐?"
 
(하치스카의 닌자들이 무기를 들고 세 사람의 주위를 에워쌌다.)
 
(적은 수십 명이 넘는다. 그녀의 말대로, 도대체 어떻게 싸우겠다는 거지…?!)

그 순간….
 
???："네 놈들 마음대로 하게 놔둘 순 없지!"

 

한조："쿠마!"
 
쿠마(곰)…? 저 분은 이가의 쿠노이치인가…?
 
쿠마："한조 님! 이 여자는 제게 맡겨 주십시오."

쿠마 님은 날렵하게 움직여 오리쿠의 몸을 붙잡았다.
 
오리쿠："당장 놓지 못해?! 이 못생긴 년이!"
쿠마："뭐, 뭐라고?!"
오리쿠："너 같은 추녀는 미인계도 쓸 수 없겠군!"
쿠마："흥! 미인계 따위보다 내 필살기가 강하다는 걸 보여 주지!"
 
쿠마 님은 오리쿠의 허리를 거꾸로 잡고는 공중 높이 뛰어 올랐다….

쿠마："산사자반강!"
 
쿠마 님은 오리쿠를 자신의 어깨에 거꾸로 올린 채 낙하하여 메어꽂았다.
천둥 같은 소리를 내며 쿠마 님이 밭에 착지했다.
저 필살기를 제대로 받았다면, 무사하지 못할 거야…!
오리쿠는 밭에 파묻힌 채, 움직이지 못했다. 대단해….
 
고에몬："잘 했다, 쿠마!"
사스케："너, 꽤 하잖아!"
두목："이런 젠장…!"
 
하치스카의 두목은 칼을 꺼내더니 사스케에게로 덤벼 들었다.
 
사스케："백필원산지옥!"
 
사스케가 초 분신술을 사용하여 사방팔방에서 수리검을 던지기 시작했다.

두목："으윽…!"

하치스카의 두목이 나무 그늘 사이로 피했다.

 

고에몬："두목이 가장 먼저 도망치다니, 한심하기는."
고에몬 님이 쏘아 올린 불의 용이 붉은 혀로 하치스카의 닌자들을 덮었다.
 
닌자１："으아악!"
닌자２："아아악!"

고에몬 님의 화염은 도망치는 닌자들까지 뒤쫓았다.
 
한조："닌자를 배신한 놈들, 각오해라!"
한조 님도 점점 많은 닌자들을 쓰러뜨리고 계셨다.
 
(대단해…. 이게 바로 이가와 코우가의 실력….)

두목："으, 너희들! 뭣들 하고 있는 거냐! 겨우 네 명을 상대로 이기지도 못하다니!"
닌자３："하, 하지만 두목! 이대로라면 우리는 전력을 잃을 뿐입니다!"
두목："빌어먹을…. 모두 퇴각하라!"
 
두목의 명령을 들은 닌자들은 일제히 혼비백산 퇴각했다.
 
고에몬："한조 님, 쫓을까요?"
한조："아니, 지금은 공주의 안전이 최우선이다.
한조："…공주, 잠시 주변을 확인할 테니 조금만 기다려 주겠소?"
린："네, 알겠습니다…!"
 
(아직 살아 있는 많은 닌자들이, 여기저기 쓰러져 있었다.)
(이런 게 전쟁이구나….)

 

한조："…그리고, 오리쿠라는 쿠노이치로부터 정보를 빼 낼 수 있다면 좋겠는데."
쿠마："어이, 언제까지 밭에 처박혀 있을 거지?"
 
쿠마 님이 오리쿠의 몸을 잡아당겨 빼 냈다.

오리쿠："난 아무 것도 말하지 않아! 어서 죽여라!"
고에몬："네 목숨은 우리가 정해."
 
고에몬 님이 한 손으로 오리쿠의 머리채를 움켜잡았다.
 
고에몬："너희들, 네고로 파 닌자들을 죽였나?"
오리쿠："…약한 놈들이 죽는 건, 당연한 이치지!"
 
고에몬："그 따위 건방진 말을 할 수 있는 것도 지금 뿐이다."
고에몬："너는 이가의 자백술의 무서움을 아직 모르나 보군."
오리쿠："……."
 
('자백술'…? 고에몬 님은 오리쿠를 고문해서 정보를 얻으려는 건가….)

 

고에몬："사스케, 잘 했다. 네가 눈치 채지 않았더라면 린은 인질이 되었겠지."
사스케："말했지? 린이는 내가 지킨다니까."
고에몬："그래…. 역시 코우가의 사루토비 사스케로군."
 
고에몬 님이 툭 하고 사스케의 어깨를 두드렸다.
 
사스케："와…. 천하의 고에몬도 사람을 칭찬하긴 하는군?"
고에몬："바보. 나도 실력이 있는 녀석은 솔직하게 인정할 줄 안다고."

곧 사스케는 날쌔게 나뭇가지 위로 뛰어 올라왔다.
 
사스케："린! 데리러 왔어. 높은 곳인데, 무섭지 않았어?"
린："사스케야말로, 괜찮아…?"＊
 
사스케："응? 당연하지~ 나는 아무렇지도 않아!"
린："고마워…. 언제나 이렇게 지켜 줘서…."
사스케："나한테는 그런 말, 안 해도 돼!"
 
사스케는 내 머리를 쓱쓱 쓰다듬었다.
 
(다정하고 듬직한 사스케…. 나도 그에게 짐이 되지 않는 사람이 되고 싶어….)

사스케："자, 그럼 사례로 한 가지 부탁해도 될까?"
린："부탁…?"
사스케："나한테 입 맞춰 줘!"
린："뭐…?! 그런 거 못 해…!"
사스케："왜 못 해!"
린："왜냐니, 그야…."
사스케："그렇다면 내가 하지!"

 

그가 나를 끌어당겨 내 목덜미에 입을 맞추었다…!
 
린："무… 무슨…!"
사스케："어디, 자국이 잘 남았나?"
린："뭐? 자국이라니, 한조 님이 보시면 분명 혼날 텐데…!"
사스케："일부러 남긴 거야. 이건 내 거라는 표시."
린："표시?! 그런 거… 곤란해…!"
사스케："어쩔 수 없는걸? 린이가 너무 좋으니까."
 
(그의 입술이 닿았던 목덜미가 뜨겁다….)
(사스케는 정말, 왜 그렇게 솔직한 거지?)
 
사스케는 어깨 위에 나를 들어 올려 앉혔다.
 
사스케："꽉 붙잡아, 공주님!"

(이렇게까지 날 아껴 주는 사스케를 도저히 거절할 수가 없어….)
(하지만, 지금의 관계가 망가지는 것도 무서워…. 나는 도대체 어떻게 하고 싶은 걸까…?)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