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닌자의 유혹] 사루토비 사스케 공략：1장

고에몬："너…, 왜 하필 사스케와 가겠다고 한 거지?"
린："음, 왜냐고 물으셔도…."
사스케："내가 제일 린에게 예의 바르잖아!"
 
꺅…! 사스케가 내 어깨를 나꿔채듯 감싸 안았다.
 
한조："사스케! 그게 어디가 예의 있는 행동인가!"
 
한조 님이 사스케를 밀치고 나를 그로부터 떨어뜨렸다.
 
사이조："사스케, 그런 걸 무례라고 하는 거다."
사스케："사이조, 너에게만큼은 듣고 싶지 않다고!"
코타로："공주…. 혹시 사스케가 너무 무례하게 굴면, 그냥 베어 버리십시오."
린："베, 베라구요?!"
사스케："괜찮잖아, 좀 친하게 지내도!"
사스케："이가까지 가는 길, 아침부터 밤까지 단 둘 뿐인데!"
한조："……."
주지승："……."
 
(뭘까…. 한조 님과 할아버지가 아무 말 없이 서로 눈빛을 교환하고 계신다….)
 
한조："…공주, 잠깐 괜찮겠소?"
린："네? 네…."

 

나는 절에서 조금 떨어진 장소로 불려 갔다.
 
한조："공주…. 정말 말하기 힘들지만, 특정한 한 사람과 부적절한 관계가 되는 건…."
린："부, 부적절한 관계?!"
주지승："린, 지금은 전쟁 중이다."
주지승："그리고 너는 이제부터 닌자들의 결속의 상징."
주지승："부디 자각하면서 행동하길 바란다."
린："저, 알고 있어요…! 지금은 한 눈 팔 때가 아니라는 것 정도는…!"
 
(두 분은 지금 나와 사스케가 사귀기라도 할까 봐 걱정하고 계시는 거다….)

한조："공주에게 자각이 있다는 건 알고 있소."
한조："하지만 문제는 사스케요. 그 녀석이 워낙 혈기왕성하고 젊으니까…."
린："…혈기왕성…?"
주지승："게다가, 너는 아직 혼인도 하지 않은 몸."
주지승："혹시 사스케가 덮치려고 하더라도, 의연한 태도로 거부하는 거다."
 
(…사스케는, 그렇게 야수인 걸까….)
 
사스케："셋이 모여서 소근소근 무슨 이야기를 그렇게 하는 거죠!"
린："읏… 사스케?!"
 
어느 틈에, 사스케가 나무 위에 매달린 채로 우리들을 보고 있었다…!

 

곧 사스케가 풀썩 하고 나무에서 뛰어 내렸다.
체격은 큰데, 몸은 정말 날렵하구나….
 
한조："정말 너는 원숭이(사루)처럼 몸이 가볍구나."
사스케："그래서 제 이름도 사루토비(猿飛)잖아요!"
주지승："하지만 한조마저도 눈치채지 못하다니…. 닌자로서의 실력만큼은 확실한 것 같군."
주지승："그런 의미로는 린을 맡기기에 손색이 없어."
린："한조 님, 할아버지, 정말 괜찮아요!"
 
(두 분을 걱정시키지 않기 위해서라도, 확실히 자각을 가지고 행동해야 해….)

한조："사스케, 마을에는 노부나가의 관문이 있다. 산을 통해서 이가까지 오도록."
사스케："옙!"
린："산길이라…."
한조："공주, 안심하시오. 사스케에게 맡겨 두면 산길 따위 아무 것도 아닙니다."
사스케："린! 같이 즐겁게 여행해 보자고!"
 
사스케가 내 머리를 톡톡 두드렸다.

 

린："하아, 하아…."
사스케："린…! 혹시 벌써 지친 거야?"
린："아… 아니! 아직 괜찮아!"

(실은 조금 지쳤지만….)
(무엇보다, 사스케의 걷는 속도가 너무 빨라서….)

사스케："어쩔 수 없지… 영차!"
린："꺄악?!"
 
갑자기 사스케가 나를 어깨에 들쳐 멨다.
 
린："괘, 괜찮아! 혼자서 걸을 수 있어!"
사스케："정말…. 지쳤으면 솔직히 말하라고!"
 
(단단한 어깨…. 아이처럼 보여도, 역시 남자구나.)
 
사스케："꽉 잡아!"
린："꺄악…!"

 

사스케가 맹렬한 속도로, 나무에서 나무로 뛰어갔다.

(어… 어떻게 이렇게 빠를 수가 있지? 나까지 안은 채로, 바람처럼 가볍게 달리다니…!)

린："아…하하…!"
 
너무 빠른 속도에, 어째서인지 웃음이 나왔다.

사스케："헤에…!"
린："…왜?"
사스케："린은 대단해! 보통 여자라면 무서워서 울 텐데!"
린："그치만, 사스케는 나를 떨어뜨리거나 하지 않을 거잖아?"
사스케："음…! 역시, 내가 반한 여자다!"
 
(뭐? 반했다고…?)

그 때, 갑자기 사스케가 멈추었다.
 
린："왜 그래…?"
사스케："쉿…!"
린："으…읍…."
 
사스케가 한 손으로 내 입을 막았다.

 

사스케："조용히 해."
 
사스케가 내 귓가에 입술을 대고 속삭였다.
혹시, 노부나가의 추격자가 온 건가…?!
 
그가 품에서 무기를 꺼내려던 순간…!

원숭이："끼끽!"
사스케："어, 원숭이?!"
 
세 마리의 원숭이가 우리를 바라보고 있었다….
 
사스케："뭐야, 원숭이잖아! 놀래키지 말라고."
사스케："자, 빨리 가자!"
 
다시 사스케가 바람처럼 나무와 나무 사이를 타기 시작했다.

린："사, 사스케! 원숭이가 쫓아와…!"
사스케："저 녀석들도 린에게 반했나 본데?"
린："……."
 
(사스케는 아까부터 반했다 반했다고 말하고 있는데….)

(한조："사스케는 혈기왕성하고 젊으니까….")

(한조 님도 그렇게 말씀하셨고, 분명 아무에게나 버릇처럼 하는 말이겠지.)

 

사스케："와, 강이 있네! 여기서 좀 쉴까?"
 
사스케가 나를 안은 채, 강가로 뛰어내렸다.

(와…. 너무 빠르게 이동해서 그런가, 다리가 다 후들거리네….)

린："꺅?!"

그만 다리가 꼬여 넘어질 것 같았다.

사스케："위험해!"
 
강에 빠지려는 찰나, 사스케가 두 팔로 나를 잡았다.

 

  
(어, 얼굴이 너무 가까워!)

남자와 이렇게 가까이서 마주 본 적이 없어서, 가슴이 뛰었다.
 
린："떠, 떨어져…!"＊

나도 모르게 사스케를 밀어 낸 것까지는 좋았는데….

그 반동으로 내가 오히려 뒤로 넘어졌다.

린："어맛…!"
사스케："정말…. 뭐 하는 거야."
 
사스케가 다정하게 내 손을 잡고 일으켜 세워 주었다.
 
사스케："강에서 물을 좀 떠 올 테니, 여기서 기다려."
린："으응…."

 

시원한 가을 바람이 뜨거워진 얼굴을 기분 좋게 식혀 주었다.
강물 소리만 들리는 조용한 장소. 여기에 나와 사스케, 단 둘 뿐이다.
절에서는 수도승들에게 둘러싸여 있었지만, 이런 식으로 남자와 둘이서만 있는 건 처음이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원숭이："끼끽!"
린："꺅! 너희들, 여기까지 온 거야?!"
원숭이："끼끼끽!"
린："응?"
 
원숭이가 내게 감을 내밀었다.
 
린："어머…. 이 감을 주는 거야? 고마워!"
원숭이："끼끽!"
린："뭐라고?"
 
그 때, 한 마리의 원숭이가 이번에는 나의 머리카락을 만지작거리기 시작했다.
 
린："고, 고마워…. 음, 역시 답례를 해야겠지?"
 
나는 원숭이를 따라서, 등의 털을 정리해 주기 시작했다.

 

사스케："하하하!"
린："사, 사스케!?"
사스케："린, 정말 재미있어! 왜 원숭이 털을 정리해 주고 있는 거야!"
사스케："아이고, 배야…!"
 
그는 배를 움켜쥐고 크게 웃는다. 그런데….
 
린："사스케…. 어째서 알몸인 거야?!"
사스케："간 김에, 강에서 수영 좀 하고 왔지."
린："……."
 
(크고 단단한 근육질의 몸….)
(이렇게 가까이서 남자의 맨 몸을 본 적이 없으니, 이거 눈을 어디에 둬야 할지….)

사스케："원숭이랑 린, 꼭 옛날부터 친구인 것 같아!"
린："…아무리 그래도, 원숭이 친구는 없지만…."
린："아, 맞다! 원숭이한테 감 받았는데, 먹을래?"
사스케："응!"
 
나는 사스케에게 쿠나이를 빌려, 감 껍질을 까서 한 입 크기로 잘랐다.
 
린："자, 여기."
 
사스케에게 감을 내밀자….
사스케는 내 손에 들린 감을 그대로 크게 물었다.
 
사스케："우와, 이 감 맛있네!"
 
(그… 그렇게 손가락까지 물지 않아도….)
(이런 일을 당하면 얼굴이 붉어지잖아.)
 
사스케："먹는 김에, 린의 손가락도 먹고 싶네."
린："놀리지 마…! 이래봬도 내가 너보다 연상이라고!"
사스케："연상이라니…, 얼굴은 또 왜 그렇게 빨개진 거야?"
린："……."
사스케："…린, 혹시 처녀야?"
 
(윽…. 사실이긴 하지만, 그렇게 입 밖으로 내지 말라고…!)
 
사스케："아하, 린은 처녀였구나!"
린："몇 번이나 강조하지 마! …그러는 너는?!"
사스케："나? 물론 경험이 있는 게 당연하잖아."
 
(다… 당연한 거였어?)
 
사스케："닌자로서, 여자를 안는 것도 수행의 하나라고!"
린："수, 수행의 하나…?"
사스케："경험이 없으면 쿠노이치들의 기술에 걸리게 되니까."
린："기술이라…. 미인계 같은?"
사스케："맞아! 그래서 임무를 위해 여자를 안는 경우도 있고."
 
(임무를 위해서 여자를 안는다고…?)
(닌자들의 세계란, 내가 살아 온 세계와는 전혀 다르구나….)
 
사스케："뭐야, 놀란 거야?"
린："응…."
 
(사스케는 나보다 훨씬 성숙하구나.)

 

사스케："아직 시간도 많이 있고, 좀 쉬자."
 
사스케는 그렇게 말하더니,
갑자기 내 다리를 베고 누웠다.
 
린："뭐, 뭐야?!"
사스케："뭐긴, 낮잠."
린："그게 아니라…!"
 
(왜 하필 내 무릎을 베고 눕는 건데?!)
 
(가만, 혹시 벌써 잠든 건가?)
 
사스케："음냐…."
린："…잠꼬대하고 있잖아…."

(체격은 큰데, 자는 얼굴은 참 아이 같다.)
(하지만 자세히 보니 꽤 잘 생겼구나. 콧날은 오똑하고, 속눈썹도 길고….)
 
린："사스케."
사스케："…응?"
 
(자면서 대답하고 있어….)
(그의 자는 얼굴을 보고 있자니 왠지 기분이 묘해졌다.)
(이 기분은 도대체 뭘까…?)

 

(어, 어떡하지…. 몸이 차가워져서, 화장실에 가고 싶어졌어….)
 
린："저, 저기 사스케!"
사스케："으음…. 왜?"
린："잠깐 화장실 좀 다녀올게."
사스케："화장실이라…. 이 근처에서 해결할 거지?"
린："으, 응…. 그렇긴 한데…."
사스케："위험하니까 가까운 데로 가."
린："으응…."
 
나는 일어나서 수풀 쪽으로 갔다.

 

(알겠다고 대답은 했지만, 너무 가까운 곳은…. 싫은데….)
 
린："적당한 장소가 없네…. 아, 이 근처라면…."
 
…….
 
린："이제 됐다…."
나는 일을 끝내고, 원래 왔던 길로 되돌아갔다.

 

(곤란하게 됐네. 왠지, 생각한 것보다 멀리 와 버렸을지도….)
 
그 때….
 
닌자："어이, 거기!"
 
─?!
(푸른 옷의 닌자…?)
 
닌자１："이런 산 속에, 젊은 여자가 뭘 하고 있지?"
닌자１："솔직히 말하지 않으면 목숨은 없는 줄 알아!"
 
(순식간에 세 명의 닌자들에게 둘러싸였다…. 이 사람들은 노부나가의 부하인가…?)
 
닌자２："너, 혹시 쿠스노키의 공주냐?"
린："……!"
 
목덜미에 날카로운 칼이 겨누어졌다.
놀란 마음에 이제 끝인가 하고 생각했을 때….
 
나무 사이를 뚫고, 반짝이는 무언가가 빠르게 날아왔다.
 
닌자１："으윽!"
 
칼을 든 닌자의 팔에 수리검이 꽂혔다…!

닌자２："누…누구냐?!"
 
갑자기 나타난 사스케가 닌자의 머리를 재빠르게 걷어찼다.

 

닌자３："너, 너 이 자식…. 닌자?!"
사스케："너희들, 이 여자애 손 끝 하나라도 건드렸다간 가만 안 둬! 이 여자는 내 거라고!"
닌자１："이… 꼬마 녀석이, 무슨 소리냐!?"
사스케："정말 꼬마인지 아닌지, 시험해 볼 테냐?"

사스케가 재빨리 몸을 피해, 나무 위로 뛰어 올랐다.
 
사스케："어이, 여기다!"
그는 가벼운 몸놀림으로 나무 위를 넘나들었다.
 
닌자２："저… 저렇게 빠를 수가!"
닌자３："그러면, 수리검으로 떨어뜨려라!"
닌자들은 당황하여, 일제히 수리검을 하늘로 던졌다.
 
사스케："정말 형편 없군! 어디를 노리는 거냐?"
사스케의 움직임은 너무 빨라, 수리검이 스치지도 못했다.

사스케："백필원산지옥!"
 
(백…필…원산지옥…?)
 
─?!

뭐지…?! 마치 사스케가 백 명으로 늘어난 것 같아…!
 
닌자１："이 초 분신술은… 이 자식, 코우가의 사루토비 사스케인가?!"
 
(초 분신술…. 너무나도 빠른 속도에, 사스케가 여러 명 있는 듯한 잔상이 보인다….)
 
사스케："헤에, 나 꽤 유명인인가 보네?"
닌자２："젠장…. 나무에 올라가서 녀석을 붙잡아!"
 
닌자들이 빠른 속도로 나무를 탔다.
 
닌자３："사루토비 사스케, 각오…!"
사스케："바보! 각오해야 하는 건 네 쪽이다!"
 
칼을 휘두르는 닌자들을, 사스케가 하나 둘 걷어차 떨어뜨렸다.
 
사스케："사이좋게 폭포에서 수영들이나 하라고!"
닌자１："으악!"
닌자２："크억!"
 
사스케에게 공격을 받은 닌자들은 나무에서 떨어져 그대로 폭포 속으로 추락했다.
 
(대단해…. 세 명의 닌자를 그렇게 간단히 쓰러뜨리다니….)
(사스케는 정말 대단한 닌자였구나….)

 

사스케："기다렸지?"
 
사스케가 땅으로 휙 뛰어내렸다.
 
사스케："그 녀석들, 하치스카의 닌자들이야."
린："하치스카…?"

사스케："노부나가와 손 잡은 녀석들이지. 닌자면서 닌자를 배신한 비겁한 놈들이라고."
린："노부나가는 닌자들을 싫어한다고 들었는데…?"
사스케："아무리 싫어도 닌자를 이용하지 않으면 이길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있는 거겠지."
사스케："이를테면, 산 속의 전투에서 사무라이만으로는 불리하니까."
린："싫어하는 닌자들까지 이용하다니, 노부나가는 필사적이구나…."
사스케："그래. 그 녀석은 진심으로 닌자들을 전멸시키려 하고 있어."

 

사스케："…그것보다,"
 
사스케가 손가락을 튕겨 내 이마를 딱 하고 때렸다.
 
린："아얏…!"
사스케："나한테서 떨어지다니, 뭐 하는 거야!"
 
린："아무리 그래도 때릴 것까지는…."＊

사스케："아 글쎄, 위험했잖아?"
"정말…. 두 번 다시 나한테서 떨어지는 건 금지다!"
 
(정말, 내가 경솔했어….)
(혹시라도 사스케가 와 주지 않았더라면, 나는 그 닌자들에게 붙잡혀서 지금쯤….)

린："미안…. 이제부터는 조심할게."
린："나한테 무슨 일이 있으면 사스케가 한조 님께 혼나게 되니까."
사스케："그게 아니라, 린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기는 건 내가 싫단 말이야!"
린："……."
사스케："알겠어?"
린："…응…."
사스케："응, 착하네!"
 
사스케가 내 머리를 슥슥 쓰다듬었다.
사스케의 손은 참 크다…. 오히려 내가 아이 같아….

 

나는 멍하니 사스케의 몸을 보았다.
 
사스케："뭐야, 내 몸에 넋을 잃은 거야?"
린："아, 아니…. 아직 옷을 입지 않았네?"
사스케："응! 난 알몸으로 있는 걸 좋아하거든."
 
(알몸으로 있는 게 좋다니, 마치 꼭 진짜 원숭이 같….)

사스케："지금, 정말 원숭이 같다고 생각했지?!"
린："아, 아니야!"
린："…그래도, 그런 몸으로 있으면 다치거나 위험하잖아."
사스케："린이가 훨씬 위험한데?"
 
사스케가 내 어깨를 휙 나꿔채어 감싸 안았다.

사스케："자, 이리 와~"
 
사스케는 막무가내인 면이 있긴 하지만, 왠지 싫지 않다…. 어째서일까?
남동생 같은 느낌이라서 그런가…?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