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닌자의 유혹] 후우마 코타로 공략：4장

코타로："…좀 전에는, 미안했소."
그가 화를 냈던 건, 혹시 시즈카와 관련이 있는 걸까?
 
코타로："……."

물어 보고 싶지만, 그럴 수가 없다. 코타로 님은 그저 임무에 충실할 뿐이다….
 
코타로："공주의 말이 맞소. 이대로라면 노부카츠에게 접근하지도 못하고 시간만 허비하게 될 테니…."
린："제가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코타로："노부카츠는 마을 촌장의 집을 빼앗아 머무르고 있어요."
코타로："몇 번이나 정찰을 갔지만, 방이 많아 어디에 기거하고 있는지는 알 수 없었소."
린："노부카츠가 절대 밖으로 나오지 않는다고요?"
코타로："맞아요. 어느 방에 있는지 정도만 알아도, 그를 공격할 수 있소."
린："제가 어떻게 그의 방 정보를 알리면 될까요?"
코타로："문에 그의 그림자가 비치게 해 줘요."
린："그림자…?"
코타로："방 문이 닫혀 있어도, 그의 그림자가 비춰지면 저격할 수 있소."
린："알겠어요…. 그럼 문에 그림자를 비치게 해서, 코타로 님께 신호를 보낼게요."

코타로："자신 있어요?"
린："어떻게든 해 볼게요."
 
이 기회를 놓치면, 영원히 노부카츠를 해치울 수 없을지도 몰라….

 

코타로："……."
 
코타로 님은 심각한 얼굴로 팔짱을 끼고 있다.
 
코타로："가능하다면, 내가 여장을 하고 들어가고 싶지만…."
린："네?"
코타로："아마, 노부카츠의 부하들에게 들키겠죠."
린："하하! 그건 그렇죠. 이렇게 큰 여자가 어디 있어요!"
코타로："……."
 
코타로 님은 나를 조용히 바라보았다.
 
코타로："당신은, 언제나 밝군요."
린："그런가요…? 그냥 단순한 성격일 뿐이에요."
코타로："아니오…. 난 언제나 공주의 밝은 모습에 힘을 얻어요."
 
시즈카 씨는 어떤 사람이었을까….
상상하면 마음이 조금 아프다.

코타로："…공주에게 상처 입히는 사람이 있다면, 내가 용서하지 않겠소."
코타로："당신은 내가 목숨을 걸고 지킬 거요."

린："그런…. 그런 말씀 마세요."＊
코타로："……."
린："저 때문에 코타로 님을 위험에 빠뜨리는 건 싫어요."
 
나는 무의식적으로 코타로 님의 손을 잡았다.
 
코타로："…내일을 대비해, 화승총을 손질하겠소."
 
코타로 님은 살짝 손을 빼냈다.
 
린："……."
 
역시 나와 가까워지는 게 싫은 건가….
내가 닌자의 공주라서?
아니면…. 아직 마음 속에 시즈카 씨가 남아 있어서…?

 

다음 날.
 
치요："언니, 정말 예뻐요! 깜짝 놀랐어요!"
린："그래…?"
 
나는 치요의 도움을 받아 몸단장을 했다.
 
린："치요는 화장이나 머리 손질 솜씨가 뛰어나구나."
치요："응, 엄마한테 배웠거든요. 언니는 엄마가 가르쳐 주지 않았나요?"
린："으응…. 내 부모님은 내가 어렸을 때 돌아가셨거든."
치요："어머, 죄송해요…."
린："괜찮아! 치요야말로 부모님과 떨어져 살면서도 참 대견해."
치요："……."
 
치요가 나를 꼭 껴안았다.
 
치요："미안해요…. 나를 위해서, 대신 가는 거죠?"
린："치요, 그런 건 신경 쓰지 않아도 돼!"
 
정말 착한 아이…. 이런 여동생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코타로："…이제 들어가도 되겠소?"
린："네, 몸단장은 다 끝났어요."
치요："정말, 토지로 님께도 죄송해요."
린："이제 신경 쓰지 마! 돌아오면 다시 같이 공기 놀이 하자."
치요："네…!"
 
치요가 나가고, 코타로 님이 들어오셨다.

 

코타로："……."
린："역시, 이상한가요…?"
코타로："아니…. 아름다워요. 달라 보이는데요."
린："평소엔 애들처럼 보이죠…?"
코타로："아니, 그게 표현은 잘 못하겠지만…. 꾸미지 않아도 공주는 그렇게 나쁘지 않아요."
린："나쁘지 않다구요…."
코타로："……."
코타로："…그러니까, 표현이 잘 안 된다고 했잖소."
 
코타로 님은 역시 서투른 사람이다.
하지만 그런 면이 왠지 귀엽게 느껴진다.
 
이 기분은…. 대체 뭘까?

코타로："…공주에게 할 말이 있소."

코타로 님이 품에서 무언가를 꺼냈다.

코타로："이건 수면제요. 혹시 노부카츠가 잠자리를 원하면…."
린："잠자리?"
코타로："…그렇소. 그 때는 이 약을 먹여요."
린："에이, 그런 일은 없을 거예요…!"
코타로："……."

린："전 요염하지도 않고…. 이런 저를 노부카츠가 원할 리가 없어요."
코타로："아…. 당신은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군…."
린："네?"
코타로："…점점 더 불안해지는군요."
 
코타로 님이 한숨을 쉬며 이마를 짚었다.
 
코타로："노부카츠 같은 자는 여자를 건드리는 것만 생각한다고."
린："아…."
코타로："……."
린："건드린다니, 어떤 식으로요?"
코타로："그러니까, 갑자기 덮쳐서…."
린："덮친다구요?"
코타로："……."
 
코타로 님이 아연실색했다. 왜 그러시지?
 
코타로："…당신은, 정말 남자를 모르는군…."
코타로："…실례."
린："코… 코타로 님…?"
 
그가 갑자기 덮쳐 왔다.

 

코타로："……."
린："저…. 코타로 님…."
코타로："남자는 이렇게 여자를 넘어뜨리고."
 
코타로 님이 나를 바닥에 눕혔다.
그의 얼굴이 가까워졌다….
 
코타로："난폭하게 기모노 옷깃을 당길 거요."
 
기모노의 옷깃이 강하게 당겨졌다.
 
코타로："혹은, 기모노 옷자락을 걷어 올릴 거요."
린："아…앗!"
 
나는 무의식적으로 코타로 님의 손목을 잡았다.

코타로："그 정도 힘으로는 남자를 당해 낼 수 없소."
린："그럼, 어떻게 하면 되죠?"
 
코타로："공주는 머리가 단단하니까, 머리로 상대의 코를 박아요."
린："이렇게요…? 이얏!"
 
─쿵

 

코타로："…아…!"
린："죄, 죄송해요!"
코타로："아니…. 실제로도 그렇게 하도록 해요."
 
그의 코가 빨개졌다.
닌자의 임무란 정말 힘들군….

코타로："혹은 손가락으로 상대의 눈을 찌르거나, 코·입술을 물어요."
린："무… 물라구요?"
코타로："어때, 할 수 있겠소?"
린："음, 잘 모르겠지만…. 해 볼게요!"
 
나는 주먹을 꽉 쥐어 보였다.
 
코타로："…불안하군…."
 
나도 꽤 불안하다….

코타로："…그런 상황이 되기 전에 노부카츠가 덮칠 기미가 있다면 미리 약을 먹여요."
린："먹이라니, 어떻게요?"
코타로："……."
린："어떻게 먹여야 해요?"
코타로："……."
 
왜 아무 말씀이 없으시지…?
 
코타로："…젠장, 그럴 때는 자기 입에 약을 넣고, 상대방의 입에…."
린："뭐… 뭐라구요?!"
 
그럴 수가, 적에게 입을 맞추라니….
 
코타로："…공주에게는 무리일지도…. 그렇다면 술 안에 몰래 넣어요."
린："네…. 아무래도 입맞춤은 무리일 것 같아요."
코타로："알고 있소. 공주는 닌자가 아니니까…."
 
역시, 나와 코타로 님은 살아 온 환경이 너무 달라….

 

저녁이 되자 사무라이들에게 이끌려 노부카츠가 있는 저택으로 갔다.
 
사무라이１："옷이 날개라더니…. 어제와는 전혀 딴판이군!"
사무라이２："이 정도면 노부카츠 님도 기뻐하실 거야."
 
저택 안은 부하들이 엄격하게 경비를 서고 있었다.
 
사무라이３："이 쪽으로, 노부카츠 님이 기다리고 계신다."

 

방에 들어가니 노부카츠가 무료한 얼굴로 드러누워 있었다.
 
노부카츠："쳇, 언제나 되어야 여기서 나갈 수 있는 건지."
미츠히데："전쟁 준비는 곧 끝날 겁니다. 조금만 더 참으시면…."
노부카츠："후…." 

사무라이："노부카츠 님, 마을 여자를 데리고 왔습니다."
노부카츠："오호! 네가 시즈카라고?"
 
노부카츠가 벌떡 일어났다.

린："처음 뵙겠습니다. 시즈카라고 합니다."
노부카츠："오오! 이리 가까이 와서 술 상대를 하거라."
 
노부카츠는 내 팔을 강하게 잡아당겼다.
 
노부카츠："너희들은 이제 물러가거라."
미츠히데："노부카츠 님, 하지만…."
노부카츠："내 말 안 들리나?!"
미츠히데："…예, 알겠습니다."
 
사무라이들이 방에서 나갔다.
정말 제멋대로군. 하긴, 천하의 오다 노부나가 아들이니.

 

???："술 대령했습니다."
노부카츠："아, 술을 놓고 나가 봐라."
린："제가 술을 따라 드리지요."
 
나는 노부카츠의 옆에 앉아서 술을 따랐다.
 
노부카츠："시즈카, 너도 좀 마시는 게 어떠냐?"
 
그는 내게 몸을 바짝 붙이며 음흉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오리쿠："이봐, 잘 됐네? 노부카츠 님의 마음에 들어서."
노부카츠："오리쿠, 시끄럽다. 자 시즈카. 한 잔 하거라."

린："저는…. 술을 못 마셔서…."
노부카츠："조금이라면 마셔도 되지 않나."
린："아뇨…. 조금만 마셔도 기분이 나빠집니다."

노부카츠："그렇다면, 그만 두는 게 좋겠군."

오리쿠："술 상대도 되지 않는다니, 재미 없는 여자네."
노부카츠："오리쿠! 넌 그만 나가 봐라."
오리쿠："…알겠습니다. 그럼, 천천히."
 
오리쿠가 기분 나쁜 표정으로 방을 나갔다.
이렇게 해서 방에는… 노부카츠와 둘만 남았다….

 

그는 신이 나서 술을 들이키기 시작했다.
 
노부카츠："이 곳에서의 생활은 도무지 재미가 없구나."
린："그러시군요…."
노부카츠："게이샤 같은 여자들도 부를 수 있지만, 나는 너처럼 순진한 여자들이 더 좋다."
 
노부카츠가 내 손을 힘주어 잡았다.
 
노부카츠："시즈카, 나는 네가 마음에 든다."
린："여, 영광입니다…."
노부카츠："시즈카…."
 
노부카츠가 내 기모노의 옷깃으로 손을 뻗었다…!
 
린："노, 노부카츠 님…! 밤이 아닐 때엔 부끄럽습니다."
노부카츠："아하핫, 그런가. 역시 순진하군."
 
으, 기분 나빠…. 그래도 아직 약을 쓰지는 않아도 될 것 같다.

 

노부카츠："후…! 완전히 취했군!"
 
해가 지고, 밖이 어두워졌다.
 
린："노부카츠 님, 초를 밝힐까요?"
노부카츠："아, 부탁한다."
 
나는 노부카츠의 그림자가 문에 비치게끔 초에 불을 붙였다.
 
노부카츠："시즈카…. 슬슬 괜찮지 않나?"
 
노부카츠가 다시 슬금슬금 다가오기 시작했다.
 
린："앗, 자… 잠깐만…."
노부카츠："나는 천하 무장인 오다의 아들이다. 내가 원하는 거라면 뭐든지 손에 넣을 수 있어!"
 
노부카츠는 나를 강제로 깔아 눕혔다.
 
린："부, 부끄러워요."
노부카츠："걱정 마라! 방 근처에는 아무도 없으니."
 
기모노의 옷자락이 세차게 걷혔다. 코타로 님이 말씀하셨던 그대로다….
 
린："그, 그렇지! 그림자 놀이 하지 않으실래요?"
노부카츠："그림자?"
 
노부카츠의 손이 멈추었을 때, 얼른 그로부터 빠져나왔다.
 
린："쨘"

나는 손으로 여우를 만들어 문에 비추었다.
 
노부카츠："오오, 여우군!"
린："맞았어요. 노부카츠 님도 한 번 해 보시겠어요?"
노부카츠："오오, 나도 해 보지. 어때?"
 
─탕!!
 
창문 밖에서 총성이 들려 왔다.
 
노부카츠："으악…!"

노부카츠는 가슴을 부여잡고 바닥에 쓰러졌다.
 
─탕! 탕!
 
코타로 님이 다른 방에도 총을 쏘아, 내가 의심 받지 않도록 했다.
 
린："꺄악…!"
미츠히데："노부카츠 님!"
 
사무라이들이 서둘러 방 안으로 들어왔다.

 

미츠히데："어, 어서 빨리 의원을 불러라!"
 
─탕! 탕!
 
사무라이："젠장, 저택을 향해 마구잡이로 쏘는 건가?"
미츠히데："노부카츠 님의 상태는 어떠냐?"
사무라이："무리입니다…. 너무 늦었어요."
미츠히데："그, 그런…!"
린："……."

미츠히데："노부나가 님께 어떻게 이 소식을 전한다…."
린："저, 저는 돌아가도 될까요?"
미츠히데："어? 마음대로 하거라!"
 
나는 서둘러 혼란스러운 저택을 빠져나왔다.

 

코타로："공주!"
린："코타로 님!"
 
코타로："괜찮으십니까?"
린："네, 모두 제게 신경 쓸 겨를이 없는 것 같았어요."
코타로："…그렇군."
린："총알은 노부카츠의 심장에 맞았어요. 고통스러워 보이지는 않았어요."
 
코타로 님이 나를 바라보았다.
 
코타로："임무 수행 잘 하셨습니다."
 
그를 죽였어…! 모두를 위해서 한 일에 후회는 없어.

린："일단, 이가를 향한 공격은 막게 된 것 같군요. 다행이에요."
코타로："공주 덕분에 노부카츠를 저격할 수 있었습니다."
 
코타로 님이 두 팔로 내 어깨를 잡았다.
 
코타로："당신은 역시 훌륭한 닌자 공주요."
 
닌자 공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나는 평범한 절의 소녀였을 뿐인데….
 
코타로："곧 노부카츠의 부하들이 범인을 찾으려 할 겁니다. 그 전에 마을을 뜨죠."

 

우리는 산을 빠져나와 강변에 도착했다.
 
코타로："배를 준비했소. 그것으로 마을을 빠져 나가지. 실례합니다."
 
코타로 님이 나를 안아 올려, 배에 태워 주었다.
이 배에 타면, 이제 두 번 다시 이 마을에는 오지 못하겠지….

린："……."
코타로："왜 그러죠?"

린："…아무것도 아니에요."＊
코타로："……."
 
린："치요와 공기 놀이를 하기로 약속했는데…."
코타로："닌자는 보통 사람들과는 달라서, 어설프게 정이 들어 버리면 상대에게 피해를 줄 수도 있죠."
린："…피해…?"
코타로："…평범한 사람들은 닌자와 얽히지 않는 게 좋소."
 
닌자와 얽히지 않는 게 좋다고….
 
코타로："전쟁만 끝난다면 공주도 평범한 세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 거요."
 
이 전쟁이 끝나면, 나와 코타로 님은 아무 상관 없는 남이 된다는 걸까…?
 
그 순간….
 
린："……?!"
 
코타로 님이 나를 끌어안았다.
얼굴 바로 옆으로 화살이 스쳐 지나갔다.
 
닌자："드디어 찾았군."
 
그들은 푸른 옷을 입은 닌자들이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