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닌자의 유혹] 후우마 코타로 공략：1장

코타로："……."
 
코타로 님은 아까부터 아무 말씀이 없으시다. 정말 무뚝뚝한 성격이구나….

린："…이가에 도착하려면 얼마나 걸릴까요?"
코타로："…3일 정도?"
린："3일…."
코타로："……."
 
다시 침묵.
 
린："코타로 님, 기모노로 갈아 입으셨네요!"
코타로："예."
린："……."
코타로："……."
 
…그는 조금 어렵다….

린："옷을 그렇게 입으시니, 닌자처럼 보이지 않아요."
코타로："그게 바로 변장한 이유죠."
린："그렇죠? 누구를 만날지도 모르고…."
코타로："……."
 
우리 사이에는 아무 할 말도 없는 것 같아….
 
린："코타로 님, 저보다 나이도 많으시니 말씀 놓으세요."
코타로："이게 편합니다."
린："아…."
코타로："……."
 
그는 연상이고, 과묵하기까지 하다…. 어떻게 대해야 좋을지 모르겠다.
그는 계속 말이 없었다. 정말 무뚝뚝하신 분….

코타로："린, 당신은 닌자 공주요."
린："사실…. 저에게는 너무 책임이 무거운 일이지요."＊
코타로："괜찮아, 당신은 어쨌든 공주니까 잘 해낼 거요."
 
괜찮다니, 무슨 근거로 그는 그렇게 말할 수 있는 건지….
꼬르륵….
왜 지금 내 배는 이런 소리를 내는 건지!
 
코타로："배가 고픈가요?"
린："죄송해요…! 아직 아무 것도 안 먹어서…."
코타로："아니, 내가 미안하게 되었소. 간식이라도 좀 먹을까요?"
 
코타로 님이 콩처럼 생긴 음식을 꺼냈다.
 
린："이게 뭐죠?"
코타로："작지만, 하루를 위한 충분한 식량이 되죠."
린："정말요?"
 
그것을 코타로 님으로부터 받을 때….
어머! …떨어뜨리고 말았다!
나는 그것을 줍기 위해 몸을 굽혔다. 코타로 님도 그것을 줍기 위해 몸을 굽혔다. 그 순간….

 

─쿵!
 
코타로："윽!"
 
이런! 우리는 머리를 부딪혔다!
 
린："정말 미안해요…! 저 돌머리로 유명한데…."
코타로："……."

코타로 님이 얼른 내게서 물러났다.
 
코타로："용서하시오."

그의 얼굴이 붉어졌다. 당황한 것일까?

코타로："…그럼, 갑시다."
 
우리는 다시 출발했다. 코타로 님의 새로운 모습을 본 것 같다….

 

아까부터 험한 산길에 나는 지쳐 있었다. 코타로 님은 괜찮아 보였지만….
 
린："앗!"
 
내 다리가…!
 
코타로："괜찮아요?"
린："아…. 발목을 삔 것 같아요."
코타로："여기 앉아 봐요."
 
코타로 님이 나의 발을 보기 위해 몸을 굽히셨다.

 

코타로："후…."

그가 한숨을 쉬었다. 내가 코타로 님을 지연시킨 거야….
 
코타로："…난 역시 글렀어요."
린："네…? 무슨 문제라도…?"
코타로："공주에 대해 좀 더 주의를 기울였어야 했는데. 미안해요."
린："신경 쓰지 마세요…!"
코타로："신경이 쓰입니다."
 
그는 매우 걱정하는 눈치다.

코타로："실례."

코타로 님이 나의 발을 손으로 잡았다.

그의 얼굴은 차갑지만, 손은 아주 부드럽다….

코타로："기분이 좀 나아졌나요?"
린："네, 고마워요! 이제 제가 마사지해 드릴게요."
코타로："…아니, 괜찮아요."
 
그는 다시 뒤로 물러섰다.
내가 가까이 가는 것을 싫어하는 건가…?
 
린："…?!"
 
그 때 코타로 님이 달려 와, 나를 덮쳤다.

린："무슨 일이죠?"
코타로："조용…!"
린："읍…!"
 
그는 내 입을 급히 막았다.
 
린："?!"

사무라이들이었다…!

 

사무라이１："이봐, 서둘러!"
사무라이２："빨리 도착하지 않으면 노부카츠 님이 우릴 용서하지 않으실 거야."

(노부카츠…?!)
 
사무라이들은 숲을 이동해 갔다.
 
린："노부카츠? 노부나가의 아들…?"
코타로："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오다가 빠르게 움직이는 것 같군요."
 
노부카츠는 전쟁을 위해 군대를 모으고 있다. 닌자와의 전쟁을 위해….
 
코타로："놈들 뒤를 밟아서 정보를 모읍시다. 지금부터 사람들 앞에서 약재상으로 행동하겠소."
린："약재상…?"
코타로："나도 무례하고 하고 싶지 않지만, 내 아내인 척을 하고요."
린："코타로 님의 아내…?!"
코타로："그들을 속이기 위해 가장 좋은 방법이오. 나를 토지로(斗次郞)라 부르세요."
코타로："공주는 뭐라 부를까요?"
린："음…. 시즈카(靜)라고…."
코타로："시즈카?!"
 
왜 놀라시는 거지?
 
린："안 좋은 이름인가요? 다들 저더러 좀 더 조용해지라고 하시길래…."
코타로："괜찮아요…. 시즈카…."
 
코타로 님, 지금 무슨 생각을 하셨길래….

 

우리는 사무라이들을 몰래 뒤따라, 작은 마을로 내려갔다.

마을 사람１："그래서, 자네들이 약재상이라는 건가?"
 
코타로："예. 저는 토지로, 이 쪽은 시즈카입니다."
코타로："그런데, 사무라이들이 여기 왜 이렇게 많은 거죠?"
마을 사람２："노부나가는 이 마을에 군대를 만들려 하고 있어. 그는 이가를 공격할 셈이요."
 
─이가?!

마을 사람３："노부나가는 아직 여기 오지 않았지만, 준비도 다 된 것 같으니 조만간 나타나겠지."
 
노부나가는 그의 아들을 이용해 닌자들을 공격하려는 건가….

마을 사람１："하지만 그들은 군대랍시고 우리의 음식을 모두 빼앗고 있다오. 정말 끔찍한 일이야."
마을 사람２："모두 겨울을 무사히 날 수 없을 것 같다며 두려워하고 있다네."
마을 사람３："게다가 우리의 여자들까지 원하고 있어…."
 
이런 횡포가! 아무 죄도 없는 마을 사람들을 괴롭히다니….
 
코타로："……."

코타로 님이 다시 조용해지셨다. 무슨 생각을 하고 계신 걸까…?

그 때, 촌장이 다가왔다.
 
노인："자네들, 여기서 잠깐 머물 건가?"
코타로："예, 산에서 약초를 좀 얻을까 하고요."
노인："그래? 그렇다면 나에게 빈 집이 있으니 거기서 묵으시오."
코타로："빈 집…?"
노인："내 아들 가족이 살던 집이네. 지금은 마을을 떠났지만…."
 
촌장님은 매우 친절하고 좋은 분 같다….
 
코타로："그래도 됩니까?"
노인："문제 없소. 치요!"
 
촌장이 부르자 한 소녀가 달려왔다.
 
노인："내 손녀요. 지금 나와 함께 생활하고 있지. 치요, 이 분들을 집으로 모셔라."
치요："네, 할아버지!"
코타로："……."

 

코타로 님은 집에 들어서자 주변을 둘러보셨다.
 
린："몇 살이니, 치요?"
치요："열세 살!"
린："부모님과 함께 살지 않아서 외롭지 않니?"
치요："네…. 하지만 내가 어른이 되기 위해서 필요한 시간이라고 생각해요."
린："너는 열세 살 치고는 많이 어른스럽구나."
치요："다른 여자 아이들은 내 나이에 모두 결혼해요!"
 
결혼? 나는 아직 연애도 해 본 적이 없는데….

치요는 내 귀에 대고 속삭였다.
 
치요："토지로 씨는 꽤 멋있지만, 과묵한 분이네요."
린："응…. 실은 나도 가끔 그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어."
치요："결혼했으면서도요?"
 
…사실 오늘 아침에 만난 사이야.
 
그런데….
 
노인："제발 봐 주십시오!"
 
촌장님…?
무슨 일이지?

 

사무라이１："넌 더 많은 쌀을 가지고 있겠지! 어디다 숨겼나?"
사무라이２："그냥 순순히 내놓지 않으면, 목숨은 없다고."
노인："이 쌀마저 드리게 되면, 우리 마을 사람들은 겨울을 버틸 수가 없습니다."
 
촌장은 사무라이의 발 밑에 엎드렸다.
 
사무라이１："나도 알아! 하지만 이게 다 노부카츠 님을 위한 일이란 말이다!"

사무라이는 촌장을 발로 차기 시작했다.
 
치요："할아버지…!"

치요가 달려가 할아버지를 감싸 안았다.
 
치요："제발! 제발 멈춰요!"
사무라이２："오…. 이 계집애, 어리지만 제법 처녀 티가 나는군."
 
사무라이가 치요의 팔을 붙잡았다.
 
치요："놔 주세요!"
린："치요…!"
치요："놔 줘요!"
 
그냥 지켜보고만 있을 수가 없었던 나는, 사무라이 앞으로 뛰어 나갔다.
 
린："그 앨 놔 줘요!"
사무라이１："넌 뭐냐?"
사무라이２："너도 남자를 원하는 건가?"
 
사무라이들이 나를 향해 다가오기 시작했다. 

그 때….
 
코타로："……!"
 
어디선가 원인 모를 바람이 불었다.
 
사무라이１："뭐지…? 이 바람은…!"
사무라이２："윽, 모래가 눈에 들어갔어!"
사무라이１："여기를 벗어나자! 무기들이 망가진다."
 
코타로："…린, 피해요!"

나는 그의 팔에 이끌려, 집으로 달려 들어갔다.

 

곧 해가 졌다.
코타로 님은 마을 주변을 살펴 보겠다고 하고 나가셨는데….
 
─딸랑, 딸랑

풍경이 울리고, 코타로 님이 들어왔다.
 
린："다녀오셨어요!"
코타로："마을에서 약간의 쌀과 생선을 얻어 왔소. 저녁 준비를 합시다."
린："제가 차릴게요."
코타로："아니. 공주에게 일을 시킬 수는 없어요."
린："하지만, 전 지금 공주가 아니에요. 시즈카인걸요."
코타로："……."
 
다시 침묵. 나는 말없이 저녁 식사를 만들었다.

 

린："저녁 다 됐어요!"
코타로："…음, 음식 솜씨가 좋군요."
린："절에서 곧잘 식사 준비를 했거든요."
 
우리는 마주 앉아 같이 저녁을 먹었다.
 
코타로："……."
 
그는 다시 조용해졌다….
 
코타로："……."
 
절에서의 저녁은 언제나 생기 넘쳤는데….
 
코타로："……."
 
결국 저녁 식사는 조용히 끝났다.

린："잘 먹었습니다."
 
나는 일어나, 그의 접시를 들었다.
 
린："설거지는 제가 할게요."
코타로："아니, 내가 하겠소."
린："괜찮아요. 코타로 님은 그냥 쉬세요."
 
그는 정말 혼자 있는 걸 좋아하는 것 같다….

 

나는 우물에서 물을 길어, 그릇을 닦았다.
 
린："정말 쓸쓸한 저녁이었어, 그렇지…?"
 
절에 남아 있는 할아버지와 사제들은 지금쯤 뭘 하고 있을까…?
 
린："흑…."
 
안 돼…! 나는 닌자 공주니까, 울면 안 돼…!
그 때, 뒤에서 인기척이 느껴졌다.

 

코타로："…공주."
 
코타로 님이었다….
 
코타로："우물 물이 차갑죠?"
린："괜찮아요, 익숙해요."＊
 
내가 울고 있었다는 것을 들키고 말겠어….
나는 얼른 고개를 숙여 눈물을 감추었다.
 
코타로："내가 뭘 생각하는지 알겠소?"
 
낮에 나와 치요가 소근거렸던 이야기를 들었나…?
 
린："귓속말 해서 미안해요…."
코타로："아니…. 잘못한 사람은 나요."
 
코타로 님이 나에게 다가왔다.
 
코타로："좀 더 나아질 수 있도록, 내가 노력하겠소."
린："……."
 
코타로："…사실 그런 부분에는 자신이 없지만…."
린："그런 부분…?"
 
코타로："…여자들…."
 
그는 차가운 게 아니었다….
다만 여자들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를 모르는 것 뿐이었다.

코타로："접시는 내가 씻겠소."
 
코타로 님이 그릇을 잡으려다가 내 손에 닿았다.
 
코타로："…손이 얼었군요."
 
그 때….
 
린："……?!"

그가 일어서서 내 손을 잡았다.
 
코타로："…공주는 이만 방으로 들어가요."
린："네…?"

 

방으로 돌아온 나는 창문을 통해 바깥을 보았다.
 
사무라이１："그나저나, 낮에 분 돌풍은 뭐였지?"
 
그들은 촌장님을 걷어찼던 사무라이들이었다…!
 
사무라이２："이 마을엔 귀여운 계집애들이 많더군."
사무라이１："노부카츠 님이 도착하시면, 여자들을 죄다 불러내서 연회를 즐기자!"
사무라이２："노부카츠 님도 기뻐하실 거야! 그도 여자들을 좋아하거든!"
 
그 때, 코타로 님이 몰래 접근해 그들을 붙잡았다.

 

 
사무라이１："악…!"
사무라이２："누구냐!"
사무라이１："이런 짓을 하고도 무사할 줄 알아?!"
 
코타로："노부카츠는 언제쯤 이 마을에 오지?"
사무라이１："뭐…?!"
코타로："대답해. 그는 언제 도착하지?"
사무라이２："헉…!"
코타로："셋을 세지. 그 때까지 답하지 않는다면, 당신 목은 없어. 하나…. 둘…."
사무라이１："……."
코타로："셋."
 
─슥!
코타로 님이 다음 사무라이에게 갔다.

사무라이２："네, 네 놈…!"

사무라이는 검을 빼어 들고 코타로 님의 뒤를 노렸다.

코타로："……."
 
코타로 님은 쓰러진 사무라이의 검을 빼어 들고 사무라이의 손목을 베어 버렸다.
 
사무라이２："으아아악…!!"
코타로："대답한다면, 목숨만은 살려 주지."
 
코타로 님이 사무라이에게 검을 겨누었다.
 
사무라이２："아, 알겠어…! 노부카츠 님은 내일 오신다."
코타로："어느 길로?"
사무라이２："북쪽 골짜기로…!"
코타로："그런 좁은 길로? 군대와 함께 오지 않는 건가?"
사무라이２："닌자들이 잠복하고 있을 것을 염려하고, 일부러 좁은 길로 오실 거다."
코타로："정말인가?"
사무라이２："진짜다! 믿어 줘!"
코타로："좋아."
 
사무라이는 그 말을 듣고 안도했다. 하지만….
 
─슥!

코타로 님은 그의 목을 베었다.
 
코타로："……."
 
어떻게….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로 저런 짓을…?!
이윽고 코타로 님은 시신을 들고 조용히 사라졌다.

 

코타로："…다녀왔소."
린："……."
 
코타로："공주."
린："떨어져요…!"
 
그가 다가왔지만, 나는 흠칫 물러섰다.
 
코타로："…이게 닌자가 하는 일이오."
 
그는 내가 보고 있는 줄 알고 있었나…?
 
코타로："우리의 안전을 위해, 그들을 없애야 하오."
린："그렇다고…. 그들을 죽이는 것이 옳다는 건가요!"
코타로："……." 

코타로 님은 아무 말 없이 짐에서 무언가를 꺼냈다.
 
린："…뭐죠?"
코타로："화승총. 불을 붙여 탄환을 발사하죠."
 
총….
코타로 님은 조용히 총을 손질하기 시작했다.
 
나는 닌자 공주다…. 닌자들의 방식을 이해해야만 해.
하지만, 머리로는 이해하더라도 마음으로는….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