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닌자의 유혹] 후우마 코타로 공략：2장

다음 날 아침.
 
치요："언니, 어젯밤 잘 잤어요?"
린："응…. 덕분에 잘 잤어."
 
사실은 지난 밤 일이 신경 쓰여 한 숨도 자지 못했다.
 
코타로："시즈카."
린："네…?"
코타로："산에 약초를 캐러 가는데, 같이 가겠소?"

 

코타로："……."
 
어제, 그의 말….
 
(코타로："그게 닌자의 방식이오.")
(코타로："우리의 안전을 위해 그들을 없애야 하오.")
 
이해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은 알고 있다. 하지만 코타로 님이 너무 무섭게만 느껴져….

코타로："실은 공주를 말려들게 하고 싶지 않지만."
코타로："그렇다고 공주를 혼자 둘 수도 없으니까…."
 
코타로 님은 어깨에 메고 있던 화승총을 손에 들었다.
이 화승총으로, 노부카츠를 저격할 생각인가…?
 
코타로："날 무서워하는 마음은 알겠소. 하지만, 당분간은 참고 옆에 있어요…."
린："……."
 
노부카츠를 치지 않으면, 닌자의 미래는 없다.
그리고 나는 그 전쟁의 상징으로 뽑힌 공주….

 

얼마 후, 우리는 자리를 잡았고 코타로 님이 총을 빼어 들었다.
 
코타로："……."
 
여기는 북쪽 골짜기에서 꽤 떨어져 있는 곳인데….
이렇게 먼 곳에서 어떻게 노부카츠를 저격하겠다는 걸까?
 
코타로："골짜기 위에, 줄로 이은 다리가 보이나요?"
린："네…. 노부카츠의 군대는 저 다리를 건너겠군요."
 
코타로 님은 미동도 하지 않은 채, 총을 겨누었다.
 
이윽고….

수십 명의 사무라이 군대가 모습을 드러냈다.
중앙에 눈에 띄게 화려한 갑옷을 입은 수장이 보인다.
 
린："저 남자가, 오다 노부카츠…."
 
그 순간.

 

─탕! 탕!
 
총성이 울리고, 다리가 가운데서 두 동강이 났다.
이렇게 먼 곳에서 저렇게 가느다란 밧줄을 맞추다니…!
 
사무라이들："으아악!"
 
사무라이들이 비명을 지르며 계곡으로 떨어졌다.
 
노부카츠："으악!"
사무라이："장군!"
 
그 때였다. 갑자기 나타난 닌자들이 노부카츠의 몸에 밧줄을 감고 끌어 올렸다.
 
린："저건…?!"
 
─탕!
 
코타로 님이 그 자를 화승총으로 쏘았다.

노부카츠："저 쪽 산이다! 저 쪽으로 총을 쏴라!"
 
갑자기 나타난 저 푸른 옷의 닌자들은 뭐지…?!
 
─탕! 탕!
 
그 닌자들은 화승총을 우리 쪽으로 쏘기 시작했다.
 
코타로："젠장…."
린："꺅…!"
 
코타로 님은 나를 안고 산 속으로 모습을 감추었다.

 

밤이 되었다.
우리는 마주앉아 식사를 했다.

코타로："노부카츠를 구한 건, 하치스카 가(家)의 닌자들이오."
린："하치스카(蜂須賀)…?"
코타로："우리들 닌자를 배신하고, 오다 쪽에 붙은 놈들이오."
린："오다 노부나가도 닌자들을 이용하는군요…."
 
나는 젓가락을 내려놓았다.
 
코타로："…오늘은 잘 먹지 않는군요."
린："……."
코타로："아까, 그런 장면을 봐서 그런가요?"
 
골짜기 아래로 떨어지는 수십 명의 사무라이들….

린："…이런 말을 해도 어쩔 수 없다는 건 알지만…."
린："그래도, 그 사무라이들에게도 가족이 있지 않았을까요? 집에서 기다리는 아이들과 부인이…."
 
코타로 님이 나를 바라보았다.
 
코타로："죽이지 않으면, 우리가 죽어요."
린："그건 알고 있지만, 그래도…. 코타로 님은 그런 걸 보고도 아무런 생각이 안 드나요?"
코타로："……."
린："제 부모님도 전쟁으로 돌아가셨어요. 누군가를 죽인다면 저 같은 전쟁 고아가 늘어나고…."
코타로："……."
린："닌자의 미래를 위해, 죄도 없는 아이들이 희생…."
 
나도 모르게 눈물이 번졌다.
 
코타로："…공주."

 

코타로 님은 조용히 내 곁으로 왔다.
 
린："죄송해요…. 코타로 님도 어쩔 수 없으시다는 걸 알면서도…."
코타로："……."
 
코타로 님이 옷 소매로 내 눈물을 닦아 주었다.
 
코타로："미안하오…. 옷이 지저분해서."
린："……."
코타로："생각하는 것, 전부 말해요. 잘 들어 줄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린："……."
코타로："이런 일은…. 인술서에도 써 있지 않아서…."
린："인술서(忍術書)…?"

코타로 님은 많이 서툴다. 하지만, 나를 열심히 신경 써 주고 있다는 것은 알 수 있을 것 같다….
 
─부스럭
 
린："앗!"
 
갑자기 소리가 들려, 나는 순간적으로 코타로 님에게 매달렸다.
 
???："부엉."
린："오… 올빼미…?!"
코타로："호우스케, 왔구나."
린："호우스케?"
코타로："내 올빼미요, 호우스케라고 부르지. 후우마는 올빼미를 전령으로 사용한다오."
린："그렇군요…."
코타로："저기…. 미안한데, 좀 떨어져 주겠소?"
린："아… 죄송해요!"
 
나는 당황해하며 코타로 님에게서 떨어졌다.

 

호우스케："부엉 부엉"
 
호우스케가 내 머리 위에 훌쩍 올라 앉았다.
 
린："호호! 작고 귀엽네요."
코타로："……."
린："왜 그러시죠?"
코타로："…처음으로 당신의 웃는 얼굴을 본 것 같군요."
 
나도, 처음으로 그의 웃는 얼굴을 보았다.
코타로 님의 웃는 얼굴은 무척 다정했다….

 

다음 날.
 
린："하나, 둘, 셋."
치요："시즈카 언니, 공기 잘 하시네요!"
 
나는 치요에게 공기 놀이를 보여 주고 있었다.
 
치요："저기, 언니랑 형부는 몇 살 차이예요?"
린："음…. 아마 10살 정도?"
치요："'아마'? 부부면서 나이도 몰라요?"
린："아, 아… 응…! 10살이야."
 
그러고 보니 난 코타로 님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는구나….
 
치요："그렇지, 마을에 지금 토지로 님에 대해서 소문이 자자해요. 엄청 멋진 남자라고!"
 
확실히 코타로 님이 미남이긴 하지….
 
치요："그렇게 멋진 사람이랑 어떻게 만났어요?"
린："음, 그건…. 이런 저런 일이 있어서…."

 

코타로："시즈카."
린："아, 토지로 님."
 
코타로 님이 마을 사람들 사이에서 나를 불렀다.
 
코타로："집에 없어서, 어디에 갔나 했더니…."
린："치요 할아버지께서 감자를 주셨어요."
 
나는 바구니에 든 감자를 코타로 님께 보여 드렸다.
 
코타로："고맙구나, 치요. 할아버님께 감사하다고 전해 주렴."
치요："네!"
우리들이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들은 마을 사람들이 모여 들었다.

마을 사람１："감자 좋네, 시즈카 씨. 우리 집에 된장하고 술이 좀 있는데 그것도 가져가구려."
린："와아, 정말요?"
마을 사람２："우리 집에는 경단이 좀 있으니, 와서 가져가요."
린："감사합니다!"
 
이 마을 사람들은 정말 다들 친절하시구나….
 
코타로："…가지, 시즈카."
 
…코타로 님이 조금만 더 붙임성이 있으면 좋을 텐데….

 

코타로："공주, 집을 비울 때는 미리 내게 말해 주겠소?"
린："네…."＊
코타로："혹시 공주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긴다면…."
 
그가 걱정하는 것은 당연하다. 내가 닌자 공주이기 때문에….
 
린："감자, 맛있어 보이네요! 이걸로 조림을 만들게요!"
 
나는 감자를 공기 놀이를 하듯이 던졌다가 받았다.
 
린："짜잔!"
코타로："……."
 
앗! 코타로 님이 나를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다.
 
린："죄송해요…. 음식 가지고 장난 치면 안 되는데…. 할아버지한테도 자주 혼났어요."
코타로："아니…. 그게 아니고…. 당신 같은 아내가 있으면, 매일 매일 재미있겠소."
린："그, 그럴까요…? 잠시도 조용히 있지 않는데도요?"
코타로："……."
 
다시 침묵. 코타로 님은 정말 알다가도 모르겠다….

 

린："잘 먹었습니다!"
코타로："감자 조림, 맛있었소."
린："정말요? 다행이다! 술을 좀 받았는데, 드시겠어요?"
 
나는 술잔에 술을 따랐다.
 
린："마을 사람들이 정말 친절하세요. 여러 가지를 나누어 주셨어요."
코타로："……."
린："코타로 님이 멋진 남자라서 그런 것일지도 모르겠네요."
코타로："……."

그가 해석하기 어려운 얼굴을 했다…. 혹시 멋진 남자라고 말한 것이 거슬렸을까?

코타로："실은…. 너무 친해지지 않는 게 좋겠소."
린："……."
코타로："너무 가까워져서 정체를 알게 되면 곤란하오. 정을 나누는 것도…."
린："…정이 들면 안 된다는 건가요?"
코타로："무슨 일이 생겼을 때, 괴로운 기억이 남게 될 테니…."
린："무슨 일이 생겼을 때…?"
 
코타로："당신은, 다른 사람을 희생시켜서라도 살아 남아야만 하오."
린："……."
 
나는 닌자 공주로서의 책임이 있다.
그건 나도 알고 있지만…. 

 

코타로："…미안하오, 설교 투성이라."
린："아뇨…. 코타로 님 입장에선 당연한 걸요."

코타로 님은 날 지켜야 하는 임무가 있으신 분. 그 임무에 충실하지 않으면….
 
린："그래도, 모처럼인데 이 술 맛이라도 보셔요."
코타로："알겠소…. 그럼."
 
코타로 님이 한 모금 입에 머금었다.
 
코타로："……."
 
그리고 나서야 조용히 마시기 시작했다.
 
린："뭐죠? 왜 그런 식으로 마시나요?"
코타로："닌자들은 일단 독이 있는지 확인부터 한다오."
린："아, 독…."
코타로："확실히 맛있는 술이군. 공주도 한 잔 하겠소?"
린："네! 그럼 마셔 볼까요?"
 
코타로 님이 나의 술잔에 술을 따랐다.
 
린："잘 마시겠습니다!"
 
─꿀꺽

 

린："으…윽…."
코타로："공주?!"
린："큭…켁…!"
 
목이 탈 것처럼 뜨겁다….
 
코타로："설마, 술에 독이?!"
 
코타로 님이 내 입에 손을 넣었다.
 
코타로："공주, 술을 뱉어 내요."
린："우, 우욱…."
코타로："곧 해독제를 가져오겠소."
 
린："저, 그게 아니라…. 술을 마셔 본 게 처음이라서…."
코타로："뭐라고?!"
 
코타로 님이 내 술잔의 술을 마셔 보았다.
 
코타로："…평범한 술이군…."
린："죄송해요. 처음 마셔 본 거라, 놀랐어요…."
코타로："……."
린："정말 죄송해요…."

 

코타로："후…훗…."
린："…코타로 님?"

코타로："하하하! 정말…. 당신은 날 여러 번 놀래키는군요."
 
귀찮게 한 것 같지만….
그래도 코타로 님의 웃음 소리를 듣게 되어 좋았다. 

린："…이제 술 마시는 건 그만 두겠어요."
코타로："그게 좋겠구려."

 

그리고 우리는 이부자리에 나란히 누웠다.
 
린："노부카츠의 상황은 어떤가요?"
코타로："다리 사건 때문에, 경비가 더 심해졌소."
코타로："저택에 틀어박혀 좀처럼 그에게 가까이 다가갈 수가 없게 되었소."
린："그렇군요…."
코타로："빨리 노부카츠를 죽이지 않으면 이가를 치게 될 거요. 어떻게서든 그에게 접근할 기회를 만들어야…."

린："…에취!"
코타로："…괜찮소?"
린："죄송해요…, 에, 에취!"
코타로："감기일지도…. 이 지방은 공주가 지내던 곳보다 추워요."
린："그렇네요…. 첫 날도 갑자기 바람이 불었죠."
코타로："이불이 두 개밖에 없으니…."
 
코타로 님이 내 이불 위에 자신의 이불을 덮어 주셨다.
 
코타로："이걸로 좀 따뜻해질 테지."
린："하지만, 코타로 님은…."
코타로："걱정 마시오. 난 어디서든 잘 자니…."
 
그가 재빨리 방 한 구석에 앉았다.

 

코타로："신경 쓰지 말고, 공주는 주무시오."
린："네…."
 
오늘 밤은 유난히 찬 바람이 부는데,
신경 쓰지 말라고 해도 신경이 쓰인다….
 
린："저…, 고마워요."＊
코타로："그런 말할 필요는 없소."
린："코타로 님은 친절하시네요."
코타로："…나는 공주를 지키는 임무가 있으니까. 감기에 걸리게 할 수는 없지."
 
어디까지나, 공주와 닌자의 입장만을 말하고 있어…. 그는 나와 더 이상 친해지는 게 싫은 걸까?

린："알겠습니다…. 안녕히 주무세요."
 
그래도, 이불에서 코타로 님의 향기가 나니 좀 안심이 된다….
왠지 코타로 님의 품에 안겨 있는 듯한 기분이었다.
나는 편안한 기분으로 잠이 들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