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닌자의 유혹] 후우마 코타로 공략：5장

두목："범인들을 찾아 낸 것 같군."
코타로："네가 하치스카 닌자의 우두머리인가."
 
저 기분 나쁜 남자가 하치스카의 우두머리…?!
 
두목："너희들은 뭐지? 닌자들 중에 그런 총 실력을 가진 자는 없는데."
코타로："……."
두목："저 계집애와 한 패가 돼서 노부카츠 님을…. 저것들을 잡아 갈기갈기 찢어 주어라!"
닌자들："알겠습니다!"
 
닌자들이 우리 근처로 모여 들었다. 그 순간….
 
코타로："회오리 바람(旋風)!"
 
거센 회오리가 몰아쳐, 닌자들을 날려 버리기 시작했다.
 
닌자１："으아악!"
닌자２："크아악!"
두목："이 놈…. 바람을 자유자재로 다루다니, 후우마 일족인가?"
 
그럼, 첫 날 마을에 바람을 몰아 온 것도 코타로 님…?
 
닌자３："두, 두목! 이런 바람에 가까이 가는 건 무리입니다."
코타로："공주, 지금이오!"
 
우리는 어둠 속으로 노를 저어 갔다. 

 

코타로："아침까지는 이가에 도착할 겁니다."
 
코타로 님이 노를 저어 가며, 먼 산을 바라보았다.
 
린："하치스카의 닌자들이 쫓아올까요?"
코타로："가능성이 없는 건 아니죠. 그러니 잡히기 전에 조금이라도 빨리 이가에 가야 하오."
 
한밤중의 강은 한 치 앞도 보이지 않게 까맣고, 물 소리만 들렸다.
 
코타로："…무서워요?"
린："아뇨. 코타로 님이 곁에 계셔서 무섭지 않아요."
코타로："당신은… 강한 사람이군요." 
린："아니에요. 겁쟁이인걸요…. 코타로 님이 계시니까 강해지는 것 같아요."
코타로："……."
 
그는 다시 침묵했다.
 
(코타로："미안, 시즈카. 나는 아직도 너를….")

지금 그는 시즈카 씨를 생각하고 있는 걸까…? 

 

그 때였다.
 
코타로："엎드려!"
린："꺅!"

커다란 충격에 배가 심하게 흔들렸다.
 
린："뭐였죠…?!"
코타로："하치스카 놈들이 대포를 쏘고 있소."
 
대포…?!
 
두목："하하핫! 놀랐느냐!"

하치스카의 닌자들은 우리가 타고 있는 배보다 몇 배는 큰 배를 타고 접근해 왔다. 

코타로："제길…. 저건 노부나가가 준비해 준 것이군."
코타로 님이 화승총으로 그들에게 대적했다.
 
─탕!
 
두목："하하핫! 그런 화승총으로 우리를 이길 수 있을 것 같으냐!"
린："꺄악…!"
코타로："공주, 배를 꽉 잡아요."
 
코타로 님이 한 손을 내밀었다.
 
코타로："회오리 바람(旋風)!"
 
강물이 마치 용처럼 말려 솟아났다.
 
두목："으악!"
 
하치스카의 우두머리는 회오리에 말려 올라갔다.

닌자："두…두목!"
두목："저 놈…. 물까지 조종할 수 있을 줄이야."
 
코타로 님이 두목을 향해 방아쇠를 당겼다.
 
─탕!
 
두목："으아악!"
 
하치스카의 우두머리는 가슴에 총을 맞았다.
그 순간, 큰 소리와 함께 배가 크게 흔들렸다.
 
린："꺄악!"
코타로："공주…!"
 
배에서 튕겨 나가려는 나를 코타로 님이 끌어 안았다.

 

린："콜록, 콜록…."
코타로："……! 정신이 들어요?"
린："…여기는…?"
 
물에 뜬 나무 판자 위에, 코타로 님이 나를 안고 있었다.
 
코타로："포격으로 배가 부서졌소. 이건 배의 바닥 파편이오."
린："하치스카는요…?"
코타로："대장을 잃고 철수했소. 그 자들은 우리가 물에 빠졌다고 생각할 거요."
린："코타로 님이 물에 빠진 절 구해 주신 건가요?"
코타로："……."
린："전 언제나 코타로 님께 도움만 받는군요…."
 
지금도 두 팔로 나를 꼭 안고, 지켜 주고 있다.

코타로："윽…."
린："이건, 피?!"
 
코타로 님의 등 뒤에서 피가 나고 있었다.
 
코타로："배에서 튕겨 나간 순간 바위에 부딪혔소."
린："그렇다면… 저를 감싸다가 그랬다는 건가요?!"
코타로："……."
 
나는 옷 소매를 찢어 그의 등을 지혈했다.
 
린："이걸로 조금이라도 피가 멈춰야 할 텐데…."
코타로："모처럼 차려 입은 기모노가…."
린："지금은 아무 말도 하지 마세요."＊

코타로："……."

 

린："기운을 쓰면 상처가 더 심해질 거예요. 그냥 쉬도록 하세요."
 
등의 출혈은 쉽게 멈추지 않았다. 어떡하지, 이대로라면 코타로 님이 과다 출혈로….
 
코타로："…미안해요."
린："어째서 코타로 님이 사과하시는 거예요?"
코타로："상처만 없었다면, 공주를 등에 업고 강가까지 헤엄쳐 갈 수 있을 텐데."
린："……."
코타로："지금 나에게는 그럴 힘이 없군요."
린："코타로 님…."
코타로："공주, 내 말 잘 들어요."
 
코타로 님이 나를 바라보았다.
 
코타로："이대로 출혈이 계속된다면 나는 아침까지 버티지 못할 거요."
린："……!"
코타로："혹시 해가 뜰 때쯤 내가 죽는다면…."
린："그런…! 죽는다는 말은 하지 마세요."
코타로："이게 현실이오. 냉정하게 현실을 직시해요."
린："싫어! 코타로 님이 죽는 건 싫어요!"
코타로："공주!"
 
그가 내 손목을 힘껏 잡았다.
 
코타로："당신에게는 모든 닌자들의 운명이 달려 있소."
린："……."
코타로："닌자의 정신을 잇는 공주가 있기에 닌자들이 단결할 수 있는 거요."
린："……."
코타로："당신은, 죽으면 안 돼. 당신에게는 사명이 있어요."
 
닌자들의 미래를 이어 나가야 하는 사명.
나는 코타로 님의 눈을 바라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린："그렇다면, 둘이서 살아 남아요."
코타로："……."

 

린："기모노 오비에 뭔가 있을 텐데…."
 
나는 오비 사이에서 작은 주머니를 꺼냈다.
 
린："여기 반짇고리가 있어요. 지금까지는 천밖에 꿰맨 적이 없지만…."
코타로："…설마, 내 상처를 꿰매려고 하는 건가?"
린："저는 바느질이 특기예요. 코타로 님이 굉장히 아프시겠지만…."
코타로："…당신은 항상 날 놀라게 하는군요."
 
코타로 님은 등을 돌려 내게로 보였다.

린："…정말, 굉장히 아플 거예요."
코타로："신경 쓰지 말고, 해 줘요."

나는 용기를 내서, 그의 등을 꿰매기 시작했다.
 
코타로："……!"
 
코타로 님은 옷깃을 입에 물고 소리를 참아 냈다.
무섭지만…. 조금이라도 빨리 하지 않으면….

 

린："…끝났어요."
코타로："……."

그가 힘을 풀었다.
 
린："많이 아프셨죠?"
코타로："…공주야말로 많이 무서웠을 텐데…."
린："무서웠지만 필사적으로 했어요. 실에 매듭을 단단히 맸으니 풀리지는 않을 거예요."
코타로："하하, 매듭…."
 
코타로 님이 웃으며 나를 끌어안았다.

코타로："…당신은 용기 있는 여자요."
린："……."
코타로："……."
 
우리는 서로를 바라보았다.
하고 싶은 말은 많았지만, 입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코타로："…조금 있으면 해가 뜨겠군."

캄캄한 물 위에, 우리는 아무 말도 없이 서로를 안고 있었다.

 

린："눈부셔…."
 
수면이 아침 햇살을 반사하며 반짝였다.

린："……."
 
코타로 님이 눈을 가늘게 뜨고 나를 보았다.
 
코타로："…무사히 아침을 맞이할 수 있게 된 건, 다 공주 덕분입니다."
린："아니에요. 코타로 님이 안 계셨더라면 저는 벌써 죽었을 거예요…."
 
좁은 판자 위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죽을지 살지도 모르는 극한 상황이었는데….
하지만 코타로 님이 곁에 있어서 두렵지 않았다.
 
그 때….

호우스케："부엉 부엉…."
린："호우스케…?"
 
호우스케가 코타로 님의 어깨에 앉았다.

코타로："저 배는…."
 
한 척의 배가 우리를 향해 다가왔다.
 
한조："공주! 코타로!"
고에몬："지금 구하러 간다!"
린："한조 님! 고에몬 님!"
 
다행이다… 살았어…!

 

그 후, 우리는 한조 님 일행과 함께 근처 마을로 갔다.
 
한조："코타로의 상처도 있고 하니, 여기 머무르며 치료를 하도록 하지."
한조："안심해도 좋다. 여긴 우리의 안전한 은신처니까."

고에몬："이 상처, 린이가 꿰맨 거야? 정말 굉장한 여자로군."
코타로："……."
고에몬："약을 바르면 나흘이나 닷새 정도만 지나면 상처가 붙을 거다."
린："다행이다…."
 
고에몬："정말 깊은 상처야. 꿰매서 출혈을 막지 않았더라면, 못 버틸 뻔했어."
한조："공주…. 역시 넌 닌자들의 진정한 상징이야."
린："아니에요…. 이런 건 아무것도 아닌걸요."＊
고에몬："무슨 말이야? 넌 훌륭해!"
 
고에몬 님이 내 머리를 토닥였다.
 
고에몬："그런 의미에서, 내 여자가 되어 줘야겠어."
코타로："……."
 
코타로 님이 말 없이 고에몬 님의 팔을 붙잡았다.
 
고에몬："뭐지, 코타로?"
코타로："…공주에게, 그런 말은 그만 둬라."
고에몬："뭐…? 너 혹시, 린이를…."
코타로："……."

─퍽!

코타로 님이 고에몬 님의 코에 주먹을 날렸다.
 
고에몬："아얏! …어이, 나에게는 얼굴이 재산이라고!"
코타로："……."

 

고에몬："아무리 질투가 나기로서니, 얼굴까지 때릴 건 없잖아?!"
코타로："…질투가 아니야. 이 분은 공주이니, 말을 조심하라는 뜻이다."
 
두 사람은 서로를 노려보더니 곧 긴장을 풀었다.
 
린："……."
 
그는 질투가 아니라고 확실히 부정했다.
 
코타로："……."
 
강 위에서는 코타로 님과 그렇게나 가까운 느낌이었는데….
역시, 난 그에게 언제까지나 닌자들의 공주일 뿐인 걸까.

 

한조："고에몬, 코타로의 말이 맞다. 공주를 다른 여자들과 똑같이 취급하지 말도록."
고에몬："예, 예. 잘 알겠습니다."
 
한조 님이 나를 향해 말씀하셨다.
 
한조："코타로가 보낸 전령을 받고, 배를 가지고 마중을 나갔던 거야."
린："아…. 그렇게 된 일이었군요…."
한조："그런데, 두 사람이 표류되어 있어서 놀랐지."
 
코타로："하치스카의 대포에 당했습니다. 일단 그들의 우두머리는 제가 처리했습니다."
한조："그런가…. 수고했다, 코타로."
코타로："하지만, 노부나가는 이 일로 공격을 더욱 서두를 겁니다."
한조："그럴테지. 아들도 당하고, 고용한 닌자 우두머리까지 당했으니…."
한조："노부나가는 지금쯤 화가 머리 끝까지 났겠군."
 
이가 공격은 어떻게 막아 냈지만, 전쟁은 이제 막 시작되었을 뿐이다.
 
한조："오다 노부나가는 막대한 군사력을 가지고 있다. 무기도 병사들도 우리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우세해."
코타로："한조 님,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노부나가를 무찌를 수 있겠습니까?"
한조："…어떤 인물에게 협력을 부탁했다. 아직 확답은 못 받았지만, 내일 만날 예정이다."
코타로："그는 누구입니까?"
한조："도쿠가와를 섬기는 야규 가문의 검술 사범, 야규 무네노리(柳生宗矩)다."
 
야규 무네노리…?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