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닌자의 유혹] 후우마 코타로 공략：3장

며칠 뒤….
변함 없이 노부카츠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코타로："한조 님께 편지를 써야겠소. 이가가 공격을 당할 때를 대비해 준비를 하시라고."
린："그렇군요…."
코타로："가능하다면, 여기서 그들을 막고 싶지만…."
 
하지만, 몸을 사리는 노부카츠에게 가까이 갈 방법이 없다.
멀리서 물 소리가 들렸다. 

린："이 소리는…?"
코타로："저기에 폭포가 있는 것 같소."
린："와…! 나중에 보러 가도 되나요?"
코타로："괜찮소, 하지만 떨어지지 않도록 조심해요."
린："폭포에 떨어지면 위험하다는 것 정도는 저도 알아요."
코타로："그렇지…. 이거 실례."
 
코타로 님은 왜 이렇게 나를 어린 아이 취급하시는 걸까.
확실히 내가 그보다 많이 어리기는 하지만….
 
린："코타로 님은 정말 걱정이 많으시군요."
코타로："공주를 지키는 것이 내 임무니까요."
 
…또 임무를 강조하시는구나….
 
그 순간, 앞 쪽에서 마을 사람 세 명이 다가왔다.
 
린："안녕하세요!"
마을 사람１："안녕하시오. 둘이서 산보라도 하는 거요?"
린："네, 약초를 캘까 해서요."
 
사실은 정찰을 하고 있는 거지만,
이 마을에서 우리는 어디까지나 약재상 부부니까….
 
그 순간….
 
코타로："……."
 
코타로 님이 마을 사람 한 명을 찔렀다…!

 

린："토… 토지로 님?!"
마을 사람２："무… 무슨 짓을!"
코타로："당신들은 노부카츠를 구한 닌자인가."
 
닌자…?!
 
코타로："그 몸놀림은, 인술을 익힌 자의 것이다."
마을 사람２："대, 대체 무슨 소린가…?!"
 
다음 순간….
 
린："……!"

마을 사람이 칼을 꺼내 코타로 님께 덤볐다.
 
마을 사람３："네 녀석이 바로 노부카츠 님의 목숨을 노린 닌자로군."
코타로："너희들은 닌자를 배신한 하치스카 가(家) 놈들이군."
하치스카 닌자１："…죽어라!!"
 
그 때, 코타로 님을 향해 달려들던 닌자가 쓰러졌다.
무… 무슨 일이 일어난 거지?!
 
하치스카 닌자２："……!!"
 
정신을 차리고 보니, 다른 닌자들도 쓰러져 있었다.
굉장해…. 코타로 님의 움직임이 너무 빨라서 전혀 눈치 채지 못하겠어…!
 
하치스카 닌자３："윽…. 너…!"
 
─휘익!
하치스카의 닌자가 쓰러지기 직전, 피리를 불었다.
 
코타로："동료를 불렀군…. 공주, 나무 위로 올라가 숨어요."
 
코타로 님이 나를 안아 들어, 나무 위로 던졌다.
갑자기 던져져서 놀라긴 했지만 나는 곧바로 정신을 차리고 나무 위에 숨었다.

그리고─
 
린："……!!" 

 

푸른 옷의 닌자들이 어느 새 코타로 님 주변에 모여 들었다.
 
하치스카 닌자４："너 이 자식…. 이가 놈이냐?!"
코타로："……."
하치스카 닌자５："정체를 밝히지 않을 생각인가 보군…. 다들 이 놈을 붙잡아라!"
 
코타로 님이 일제히 공격하는 닌자들을 베어 냈다.

하치스카 닌자들："으윽!"
 
대단해…. 저렇게 많은 인원의 닌자들을 한 번에….

하치스카 닌자６："잠깐, 나무 위를 봐! 여자가 있다!"
 
이런…. 들키고 말았다.
 
하치스카 닌자６："그 자는 저 여자를 보호하려 할 거야. 여자부터 잡아라!"

그들은 나무 위로 뛰어 들어 내 팔을 잡았다.
 
린："이거 놔!"
하치스카 닌자５："살고 싶다면 잠자코 있어!"
코타로："공주!"
 
코타로 님이 닌자들에게 둘러싸였다.
 
린："그만 둬!"＊
하치스카 닌자５："여자를 조용히 시켜!"
 
닌자가 나를 붙잡았다.
하치스카의 닌자들은 나를 인질 삼아서 코타로 님을 사로잡을 생각이다.
그렇다면, 둘 다 죽고 말아!

나는 닌자를 향해 두 팔을 벌려 보였다.
 
린："나는 무기를 가지고 있지 않아요. 그러니 너무 난폭한 짓은 그만 둬요."
 
뒤에는 강이 흐르고 있고, 그 끝에는 폭포가 있다.
 
하치스카 닌자６："무기가 있는지, 확인해!"
 
죽이기 전에 그를 고문해서 정보를 얻으려고 할지도 몰라.
그런 식으로 위협을 당하느니 차라리….

나는 닌자의 팔을 뿌리치고, 강으로 뛰어들었다.

 

린："읏…."
코타로："다행이오…. 정신이 들었군."

코타로 님의 걱정스러운 얼굴….
 
치요："시즈카 언니, 깨어났군요."
린："치요…."
치요："의식도 없이 반나절이나 누워 있었어요."
린："반나절…."

그러고 보니, 밖은 이미 어두워져 있었다.

치요："산책 중에 강에 떨어졌다면서요.
토지로 님이 없었으면 큰 일 날 뻔했어요."
 
코타로 님이 나를 구해 주셨구나….
  
린："윽…."
치요："더 자요, 언니. 아직 열이 있어요."
린："열…?"
코타로："그렇지 않아도 감기 기운이 있었는데…. 강에 빠져 몸이 더 차가워졌소."
 
정말이다…. 열이 있어서 머리 속이 멍하다.
 
치요："어쨌든, 푹 쉬어요. 죽이라도 만들어 올게요."
코타로："미안하다…, 치요."
치요："응! 시즈카 언니, 쉬어요."
린："고마워…."
치요："다시는 강에 빠지면 안 돼요!"
 
치요는 나를 향해 웃어 보이고는 방을 나갔다.

 

코타로："…정말 무모하군."
린："죄송해요. 제가 인질이 되면, 코타로 님이 붙잡혀 고문을 당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해서…."
코타로："…그래서 강으로 뛰어들었소?"
 
코타로 님이 나를 바라보았다.
 
코타로："다시는 나를 위해 무모한 일은 하지 마시오."
린："…그건, 약속할 수 없어요."
코타로："……."
린："그 때도…. 저도 모르게 몸이 움직인 거예요. 위험한 일이 또 생긴다면 똑같이 할지도…."
코타로："하…. 곤란하군…."
 
그가 이마를 감싸 짚었다….
하지만 할 수 없는 일을 거짓으로 약속할 수는 없는걸.

코타로："…확실히 그렇긴 했을 거요. 공주가 인질이 된다면 나는 붙잡힐 수밖에 없어요."
코타로："그들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나에게서 정보를 캐내려 했겠지요."
 
코타로 님이 바닥에 머리를 깊이 숙였다.
 
코타로："공주를 위험에 빠뜨려서, 정말 미안하오."
린："그런…! 고개를 드세요."
 
나는 당황한 나머지 코타로 님의 손을 잡았다.
 
린："다행이잖아요! 결국 둘 다 무사했고…."
코타로："……."
린："코타로 님이 무사하셔서 정말 기뻐요."

코타로 님이 손을 뺐다.
 
코타로："…내 손은, 피로 더럽혀져 있소."
린："……."
코타로："거기에 있던 자들은 전부 처리했소."
 
그렇게 많은 적들을, 혼자서 다….
 
린："미안해요."
코타로："……."
린："제가 코타로 님이 그런 말을 하게 만든 거예요."
코타로："……."
린："코타로 님은 저와 닌자들의 안전을 위해 목숨을 걸고 싸우고 계신데…."
 
나는 다시 한 번 그의 손을 잡았다.
 
린："코타로 님의 손은 더럽지 않아요."
코타로："……."
 
코타로 님이 나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다른 손으로 나의 이마를 짚었다.
 
코타로："…아직 열이 높군."
린："……."
 
코타로 님의 얼굴이 가까워지자, 가슴이 뛰기 시작했다….
 
코타로："약은 먹을 수 있겠어요?"
린："네, 아마…."
코타로："물을 가져오겠소."
 
나는 코타로 님의 옷 소매를 꼭 붙잡았다.
 
린："곁에 있어 주시겠어요?"
코타로："…물론, 그럴 거요."
린："걱정만 잔뜩 끼쳐서, 화 나지 않았어요?"
코타로："내가 공주에게 화를 낼 이유는 없지요."
린："……."
코타로："그리고 설사 나에게 걱정을 끼치더라도 괜찮소."
 
나는 코타로 님의 눈을 계속 바라보았다.
 
린："그건, 제가 닌자들의 공주이기 때문인가요?"
코타로："……."
 
코타로 님은 더 이상 아무 말씀이 없으셨다.
물어 본 내가 바보였지…. 이런 성격인 것을 처음부터 알고 있었으면서….
 
코타로："…푹 쉬어요. 이 약을 먹으면 잘 수 있을 거요."

 

그 후 약을 먹고, 나는 이불 속에 누웠다.
 
린："에취…, 에취!"
코타로："…추워요?"
린："네…. 몸이 으슬으슬하네요…."
코타로："……."
 
─!!
 
코타로 님이 내가 누운 이불 속으로 들어왔다.
 
코타로："내 체온으로 조금 따뜻해질 거요."
 
코타로 님의 체온이 살을 통해 전해져 왔다.
바깥 추위가 거짓말처럼 따뜻해진다….

 

깊은 밤….
 
호우스케："부엉 부엉"
 
호우스케의 울음 소리에 눈이 뜨였다.
하지만 눈을 뜨면 코타로 님이 나가실 것 같아, 그대로 자는 척을 했다….
 
호우스케："부엉 부엉"
코타로："안 돼…. 공주가 아직 자고 있어."

코타로 님의 속삭이는 소리가 들렸다.
 
코타로："후…. 공주는 정말 바보 같은 사람이야. 나를 구하려다 이렇게 열이 나고…."

코타로 님의 팔이 부드럽게 나를 감싸 안았다.
 
코타로："부드러워…. 떨어지고 싶지 않다."
 
코타로 님….

 

며칠 뒤.
 
치요："언니, 완전히 좋아졌네요!"
린："응, 걱정 끼쳐서 미안해."
 
뭐지…? 치요가 계속 웃고 있다.
 
치요："저, 토지로 님의 사랑에 감동했어요."
린："사랑이라니? 무슨…?"
치요："설마, 전혀 기억 못 하시는 것 아니죠?"
린："으응?"
치요："언니가 강에 빠졌을 때, 시체처럼 몸이 차가웠어요."
치요："그래서 토지로 님이 맨몸으로 언니 몸을 데웠다구요."
린："매, 맨몸?!"
치요："그래요! 그리고 나서 약을 가져왔어요."

 

코타로："치요…!!"
치요："어머, 토지로 님."
코타로："…너에게 심부름 값은 하지."
 
코타로 님이 치요에게 사례금을 건넸다.
 
코타로："그러니…. 쓸 데 없는 말은 하지 말거라."
 
코타로 님이 치요를 매수하시다니….
그 정도로 밝히고 싶지 않은 일이었나?

 

마을 사람１："어이, 들었어? 노부카츠 군이 마을에 들어오기 전에 군사를 반쯤 잃었다고 하더군."
마을 사람２："아! 들었어! 어떤 자가 다리를 끊어 버렸다고 하던데?"
마을 사람３："누군지 몰라도, 참 고마운 일을 해 줬어! …."
 
노부카츠의 부하들은 마을 사람들을 괴롭히고 있다.
 
마을 사람１："노부카츠는 완전히 겁을 집어먹고, 밖으로 나오지도 않고 있다더군."
 
하지만, 그래서는 노부카츠를 해치울 기회가 없다. 이대로라면 무료하게 시간을 보내게 될 뿐….
 
그 때였다.
 
노인："용서해 주십시오! 더 이상 드릴 쌀이 없습니다."
 
또 노부카츠의 부하가 약탈하러 왔나…?!
 
사무라이１："젠장, 쓸모 없는 놈 같으니! 그럼 대신 여자라도 내 놔!"
 
여자…?!
 
사무라이２："노부카츠 님이 지루해져서, 술 상대를 해 줄 여자를 원하고 계신다고."
사무라이３："그렇지! 당신 손녀가 좋겠는데?"
노인："무슨…! 치요는 아직 열 세 살입니다…!"
사무라이１："노부카츠 님은 어린 계집을 좋아하신다. 어리면 어릴 수록 기뻐하시지!"
 
뭐라고…?!

치요："……."
린："괜찮아, 치요…."

나는 치요의 어깨를 꼭 안았다.
 
린："…제가 가겠어요!"
코타로："시즈카?!"
린："저로는 노부카츠 님이 만족하시지 않으실까요?"
사무라이２："흠, 아직 어리긴 하군."
사무라이３："그런데 색기가 부족하지 않나…. 좀 촌스러워 보이기도 하고."
 
…이게 다 누구 때문인데! 위장하고 살려다 보니…!
 
린："알았어요! 잘 치장하고 가겠어요!"
사무라이１："그래? 그럼 내일 데리러 오겠다."

 

코타로："왜 그런 말을 한 거요?"
린："제가 노부카츠의 저택으로 가게 되면, 그에게로 접근할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겠어요?"
코타로："…그런 것 때문에, 스스로 저택에 가는 건가요?"
린："네. 그게 코타로 님의 일도 돕는 거잖아요."
코타로："……."

그는 다시 입을 닫았다.

코타로："…확실히 공주가 말한 대로요. 이대로 노부카츠에게 접근하지 못하면, 이가를 향한 공격을 막을 수 없소."
린："저도 두렵지만…. 모두를 위해서는 이렇게 할 수 밖에 없잖아요."＊
코타로："그건 그렇지만, 나는 당신을 위험에 빠뜨리고 싶지 않아요!"
 
언제나 냉정했던 코타로 님이 화를 내셨다….
 
코타로："…미안하오. 잠깐 바람 좀 쐬고 오겠소."

 

나는 창문 틈으로 조용히 바깥을 보았다.
 
코타로："……."
 
코타로 님이 멍하니 하늘을 보고 있다. 그 뒷모습이 너무 쓸쓸해 보였다….

코타로："시즈카…."
 
시즈카…?
 
코타로："미안, 시즈카. 나는 아직 너를…."
 
코타로 님, 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시는 거죠…?
내가 가명을 '시즈카'로 정했을 때, 코타로 님은 놀란 얼굴을 했었다.
시즈카는… 코타로 님의 옛 연인의 이름인가?
 
코타로："……."
자세히는 모르지만, 코타로 님의 뒷모습에서 쓸쓸함이 전해졌다.
그는 그녀를 아직 사랑하고 있는 것 같았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