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닌자의 유혹] 이시카와 고에몬 공략：11장

며칠 뒤.
 
하녀："사요! 미츠히데 님이 너에게 차를 가져오래!"
린："네…!"
하녀："미츠히데 님이 네가 마음에 든 것 같은데?"
린："하아…."

그에게 약초를 준 다음부터는 매일 나를 찾는다. 정말 쉬운 남자다….

 

미츠히데："사요!"
린："미츠히데 님, 드실 차를 준비해 왔습니다."
미츠히데："이리 가까이 오거라."
린："네, 알겠습니다…."
 
(앗….)

미츠히데는 내 팔을 단단히 잡았다.
 
미츠히데："내 마음은 너와 함께 있을 때만 편해진다."
미츠히데："네가 날 순수한 마음으로 따르고 있기 때문이지…."
 
사실, 노부나가에게 반역을 하게 만들기 위해서 이러는 것인데….
그는 정말 어떻게 무장이 되었는지 의심이 들 정도로 우둔한 사람이다.

린："미츠히데 님, 정말 감사합니다."

아무튼, 고에몬 님이 그를 칭찬하라고 했으니….
 
린："가엾은 분, 미츠히데 님…. 아무도 주인님을 이해하려고 하지 않아요."
미츠히데："무슨 뜻이지, 나를 이해하지 못한다는 게?"
린："주인님께서는 훌륭한 무장이십니다. 분명 천하를 쥘 장군이 될 자격이 충분하시지요."
미츠히데："천하…. 무장…."
린："제 마음은 오직 당신만을 선택했어요…."
미츠히데："사요…. 진심인가?"
 
사실 거짓이에요…. 내 진심은….
 
린："진심이에요. 하지만, 제 신분이 너무 낮아서…."
미츠히데："신분은 중요하지 않다. 넌 나의 유일한…. 사요…!"
 
(으악…! 미츠히데의 얼굴이 가까워진다…!)

미츠히데："나의 첩이 되어 줄 수 있나?"
린："네, 기꺼이…!"

사무라이１："미츠히데 님!"
 
그 때, 문 뒤 너머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미츠히데："뭔가? 난 지금 바빠…."
사무라이１："아침부터 편지가 왔습니다. 중요한 내용 같습니다."
미츠히데："중요한 편지?"
 
미츠히데는 문을 열고 그의 부하에게서 편지를 받았다.
고에몬 님이 보내신 편지가 틀림 없어.

 

미츠히데："뭐… 뭐라고…!"
린："뭐라고 써 있나요?"
 
미츠히데："이건 노부나가 님이 나를 전쟁에 보낼 계획이라는 정보통의 글이다."
미츠히데："날 전쟁에 보낸 후 모든 권력을 장악하겠다는…."
린："그… 그런…!"
 
나는 순간 쾌재를 부를 뻔했다.
 
미츠히데："이건 아직 극비인 내용이지만, 노부나가 님은 하시바 히데요시의 병력을 보강할 것이다."
린："어머…!"
 
어쩜, 고에몬 님의 말이 전부 맞았잖아.

미츠히데："이건 노부나가 님의 측근에 의한 정보로군."
린："그럼, 신뢰할 수 있다는 건가요…?"

미츠히데："음…. 히데요시가 나보다 지위가 낮은데도…!"
린："만약 그에게 병력을 보낸다면, 주인님을 가볍게 보고 있다는 것이 아닌가요?"
미츠히데："맞아…! 그는 나를 우습게 보거나, 나를 제거하려는 거야!"
린："미츠히데 님, 대책을 세우지 않으시면…!"
미츠히데："하지만, 어떡하지…. 사요… 흐…흐흑…."
 
그가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안쓰럽지만, 당신 같은 사람은 무장이 될 수가 없어….
 
린："미츠히데 님, 낙담하지 마세요…! 저는 언제나 주인님을 돕겠어요."
미츠히데："정말이냐?"
린："그럼요…!"
미츠히데："사요! 내 곁에만 있어 준다면 나는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구나."

 

고에몬："정말, 너의 얼굴 붉히기는 완벽해."
린："…하지만 미츠히데가 이 정도 일로 반란을 일으킬 거라고 생각하세요?"
고에몬："음, 그 부분에 대해서는 강한 설득이 필요하긴 하지."
린："강한 설득…?"
 
고에몬："나는 이에야스인 척 그에게 편지를 쓸 거야."
린："도쿠가와 이에야스 말인가요?"
고에몬："그래, 이렇게 쓰겠어. '내가 당신 뒤에 있소, 노부나가를 죽이고 나머지는 나에게 맡기시오'."
린："아…! 자신의 뒤에 이에야스가 있다고 생각한다면 미츠히데는 움직이겠군요."
고에몬："맞아. 우리는 노부나가의 죽음으로 그 둘이 손잡은 것처럼 만들면 돼."
린："그가 닌자에 의해 살해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면, 추종자들은 전쟁을 시작하겠군요."
고에몬："역시 넌 총명해."
 
고에몬 님이 내 머리를 토닥였다.
 
고에몬："그 다음에는 미츠히데도 제거되어야 해."
린："제거…. 과연 그렇군요…."
고에몬："넌 귀엽기만 한 게 아니라 제법 영리하기까지 하군."
 
그가 나를 지긋이 바라보고 있다….

린："고… 고마워요…?"＊
고에몬："하…. 왜 질문형이지?"
 
갑자기 그는 내 뺨에 입맞춤했다.
 
린："누가 보기라도 하면…!"
고에몬："계속 불평하면, 계속 할 거야!"
린："……!"
 
그는 이번에는 내 입술에 입을 맞추어 왔다.
 
고에몬："싫으면 한 대 치든가."
린："……."
 
정말, 놀리기나 하고….

 

고에몬："…하루 종일 계속 함께 있을 수 있다면 좋겠지?"
린："하지만… 우리에게는 중요한 임무가 있잖아요."
고에몬："그래, 맞아. 역시 닌자의 공주답군."
 
닌자의 공주…. 그로 인해 얼마 전까지만 해도 우리 사이에 얼마나 큰 벽이 있었던가.
고에몬 님과 함께 있을 수 있다니, 꿈만 같은걸.
 
고에몬："닌자 공주라는 것도…. 정말 유용하군."
린："유용하다…?"
고에몬："이제 일하러 돌아가야지?"
린："네, 지금은 쉬는 시간이에요…. 고에몬 님은요?"
고에몬："오늘 나는 비번이야. 오늘따라 마굿간에 사람들이 많네."
고에몬："노부나가가 자신의 말들을 각별히 아끼기 때문이겠지."
린："아…."

그 때, 신하들이 달려 왔다.
 
사무라이："어이, 임무가 없는 자들은 카오마루 님을 찾도록!"
린："카오마루 님…?"
고에몬："노부나가가 가장 아끼는 말이다."
 
고에몬 님이 그와 대화했다.
 
고에몬："카오마루 님에게 무슨 일이 있습니까?"
사무라이："산을 지날 때, 말 관리인이 암살자를 만났다네!"
고에몬："암살자?"
사무라이："그래! 카오마루 님이 화살을 맞고 도망쳤어!"

 

린："암살자라니, 누굴까요?"
고에몬："노부나가에게는 원한을 품은 사람이 많아. 그러니…."
고에몬："뭐, 그를 싫어하는 것은 당연하지 않나?"
린："그래서…. 그의 말을 공격한 건가요?"
고에몬："보안이 철저해 그의 주변에 다가갈 수 없기 때문이겠지."
 
확실히, 그는 카게무샤까지 만들어 놓고 암살에 철저히 대비하고 있으니까….

린："카오마루는 어떤 말이죠?"
고에몬："갈색 말."
린："그건 알아요. 제가 궁금한 건…."
고에몬："성질이 매서운 말이야. 그 부분이 노부나가의 마음에 들었겠지."
고에몬："…그렇지! 말을 찾고 정보를 얻자."
 
갑자기 고에몬 님이 나무 주위를 누비기 시작했다.
정말 빠르구나…. 의심할 여지 없이 최고의 닌자야.

 

  
고에몬："찾았다!"
린："정말요? 벌써…!"
고에몬："찾긴 했지만, 잡을 수가 없네."
 
갈색 말은 바위 틈에서 떨고 있었다.

카오마루："히힝, 히힝!"
린："가엾기도 해라…. 뒷다리에 화살이 꽂혀 있네. 무서워하지 말고 이리 와!"
카오마루："히히힝…!"
린："이리 와, 우리는 너에게 나쁜 짓 하지 않아. 널 도와 줄게…!"
카오마루："히힝!"
린："그래…. 이제 아프지 않게 해 줄게."
고에몬："말이랑 대화가 가능해?"
린："약간은…."

카오마루는 조금씩 바위 뒤에서 나왔다.
 
린："착하지…! 다 잘 될 거야."
고에몬："놀랍군…. 카오마루는 사람들이 다가오는 걸 싫어하는데…."

고에몬 님이 말의 고삐를 잡았다.

고에몬："너, 아주 잘 하는구나. 이 말을 길들일 수 있겠는데?"
고에몬："네가 있으니 말도 따라오네. 역시 네 이름을 우마(馬)라고 지었어야 했어."
린："…그 소리, 쿠마 님이 하셨던 말씀과 비슷한데요…."

 

사무라이："너희들, 정말 대단한 일을 해 냈구나! 노부나가 님께서 기뻐하실 거다!"
사무라이："좋아, 이들을 데리고 가라!"
 
뭐…? 우리를 데려 간다고…?!
 
사무라이："영광으로 알아라! 노부나가 님이 말을 찾은 자들을 만나고 싶어하신다!"

 

노부나가："……."
 
이 자는 가짜가 아니다. 매서운 눈빛만으로도 알 수 있어….
 
노부나가："어떻게 카오마루를 잡았지?"
린："그, 그건…."
노부나가："녀석은 아무도 다가갈 수 없을 정도로 성미가 거칠다. 특히 상처를 입었을 때는."
린："네, 그게…."
고에몬："저희는 마굿간에서 태어나 자랐습니다."
 
뭐… 뭐라고…?!
 
고에몬："저희 부모님은 너무 가난해서, 촌장의 마굿간에서 생활했죠."
고에몬："저희는 어렸을 때부터 말과 함께 자랐습니다."
노부나가："호오…."
고에몬："어머니는 몸이 약하셔서, 비위생적인 환경에서의 생활을 버티지 못하고 젊은 나이에 돌아가셨습니다."
고에몬："하지만 대신 저희는 말 돌보는 법을 익힐 수 있었죠."
노부나가："마굿간에서 자란 남매라… 재미있군!"

노부나가는 일어나 큰 소리로 호령했다.
 
노부나가："세이베이! 네게 카오마루의 관리를 맡기마! 사요, 넌 내 하녀가 되어라!"
 
뭐…? 갑자기 그게 무슨…!
 
사무라이："노, 노부나가 님…! 어찌 저렇게 미천한 것들을…!"
노부나가："닥쳐! 내 말에 토를 다는 것이냐?"
사무라이："읏…."
노부나가："세이베이, 가 보거라! 사요, 넌 내게 술을 따르고!"
 
아무튼, 노부나가에게 접근할 기회를 얻게 되었다….

 

노부나가："……."
 
그는 잠시 동안 아무 말 없이 술만 마셨다. 

노부나가："너, 아무 재주라도 부려 봐!"
린："네…? 재주라뇨…?!"
노부나가："왜, 기예를 못하나?"
 
그가 가까이 다가왔다. 무섭다….

 

린："네, 기예는 못하지만…. 새의 울음 소리를 낼 수는 있어요! 짹짹, 짹짹…."
노부나가："……."
린："방금 한 건 울새예요. 이번엔 어치를 할게요…. 퓨우, 퓨우…."
노부나가："……."
린："다음은 딱따구리…. 따따딱, 따따딱…."
노부나가："……."
 
이런 걸 좋아하려나….

 

노부나가："…하하핫! 재미있군!!"
 
좋아하나 보다…. 그는 배를 움켜쥐고 웃었다.
 
노부나가："나는 재미있고 독특한 것들을 좋아하지!"
린："아, 네에…."
노부나가："네 이름이 사요, 맞나?"
린："……!"
 
갑자기 노부나가가 나를 깔아 눕혔다…!

노부나가："널 내 여자로 만들어 줄 수도 있다."
린："제발, 잠깐만요…!"

노부나가："뭐? 장래 천하 무장의 여인이 되는 것이 기쁘지 않나?"
 
물론 기쁠 리가 없잖아…!
 
린："제발…. 저는…!"
노부나가："뭐지, 다른 남자와 결혼 약속이라도 했나?"
 
그 순간, 갑자기 문이 열렸다.

 

미츠히데："노… 노부나가 님…!"
노부나가："뭐지, 미츠히데?"
미츠히데："사요는, 제…."
노부나가："사요가, 너의 뭐?"
미츠히데："그녀는…. 제 첩이 될 몸입니다… 으악!"
 
노부나가가 칼자루를 쥐고 주저없이 미츠히데를 가격했다. 또 그를 때리기 시작하는군….
 
노부나가："감히 내 방에 마음대로 들어온 것도 모자라서, 말도 안 되는 소리를 지껄이다니!"
노부나가："건방진 놈, 날 방해했겠다!"
미츠히데："제발 용서해 주십시오! 하지만 그녀만은!"
노부나가："당장 내 방에서 나가!"

노부나가는 미츠히데를 방 밖으로 내쫓았다.

노부나가："감히 내 앞에서 그런 건방진 말을 지껄이다니, 괘씸한 것. 절대로 가만 두지 않겠다!"
 
뭘 어떻게 해야 하지…. 일이 이상하게 돌아가고 있어….

 

한밤중에 나는 고에몬을 나무 꼭대기로 불렀다.
 
린："…그래서 노부나가에게 맞고 쫓겨났어요…."
고에몬："음…. 그는 머지 않아 반란을 일으킬 거다. 지금쯤 화가 치밀었겠지."
린："우리의 계획에 영향이 있을까요…?"
고에몬："일단 사태를 지켜 봐야 앞으로 어떻게 될지 감이 잡힐 것 같아."
린："…만약, 미츠히데가 반란을 일으키지 않는다면요?"
고에몬："…그 때는 내가 노부나가를 암살한다."
 
고에몬 님이 노부나가를 죽인다면… 그의 부하들의 손에 죽게 되겠지….
하지만 노부나가를 죽이지 않는다면 닌자들에게는 더 이상 미래가 없다.

 

고에몬："그런 얼굴 하지 마."

고에몬 님이 나를 힘껏 끌어안았다.

고에몬："내가 널 떠나는 일은 없어. 너는 내가 나 자신보다도 더 걱정하는 유일한 사람이니까…."
 
자신보다도 더 걱정하는….
 
고에몬："지금까지 한 번도 여자에게 진심이었던 적이 없었어."
고에몬："많은 여자들과 만나 봤지만, 심심풀이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지."
린："……."
고에몬："날 만족시켜 준 여자는 없었어."
린："그래서 누구에게도 사랑을 줘 본 적이 없다는 말인가요? 단 한 번도…."
고에몬："아마도 널 만나기 위해서 아끼고 있었을지도 모르지."
 
그 말과 함께 고에몬 님의 손이 내 목덜미로 다가와, 흠칫 놀랐다.
 
고에몬："내가 무서워?"
린："…아뇨, 단지 이런 것에 익숙하지 않아서…."＊
고에몬："너, 얼굴이 빨개졌구나."
 
고에몬 님이 부드럽게 웃었다.

 

고에몬："걱정 마. 입맞춤 이상은 아직 하지 않을게."
린："네…? 앗…!"

그는 재빠르게 내 목덜미에 입술을 가져왔다.

고에몬："어디에 할지는 말하지 않겠지만."
린："……."
 
결국 날 놀리려던 거였어….
그는 역시 나와는 달리, 경험이 풍부한 어른이다.
 
그 때.
 
고에몬："…쉿!"
고에몬 님이 성 문을 바라보았다.
 
고에몬："노부나가의 부하들이 바깥의 무언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어."
린："그렇게 멀리서도 들리나요?"
고에몬："저들의 입 모양을 읽었지."
고에몬："오늘 밤 노부나가는 자신의 방에 아무도 들이지 않는 듯 하군."
린："그 말은 그가 오늘 누군가를 비밀리에 만날 거라는 뜻인가요?"
고에몬："바로 그거야…!"
 
그는 두 손으로 나를 안아 들었다.
 
고에몬："자, 이번이 몇 번째로 함께 지붕 위로 몰래 올라가는 걸까?"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