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닌자의 유혹] 키리가쿠레 사이조 공략：8장

사이조："…나와 고에몬은 닌자들과 함께 노부카츠 측에 매복한다."
사이조："린."
 
사이조 님이 높은 나뭇가지를 가리켰다.
 
사이조："쿠마와 너는 저 곳에 숨어 있다가 상황이 위태로워지면 마을로 가라."
린："하지만… 저는…!"
사이조："시키는 대로 해!"
린："……."
사이조："…나도, 네가 죽는 것은 싫어."
 
사이조 님이 내 머리를 쥐어 박았다.
 
린："사이조 님…."
사이조："…쿠마, 린이를 보필해라."
 
사이조 님이 쿠마 님에게 화승총을 건넸다.
 
쿠마："잘 알겠습니다!"
사이조："좋아. …간다."

나는 그들에게 불안한 심정을 드러내고 싶지 않았다.

 

린："행운을 빌게요. 사이조 님!"＊
 
사이조 님에게 미소를 지어 보였다.
사이조："바보 같이. …억지 웃음은 짓지 마."
린："……."
 
오랫동안, 우리는 말없이 서로를 바라보았다.
 
(절에서 사이조 님을 만나, 이가까지 함께 여행했다.)
(오래 전 일도 아닌데, 까마득하게만 느껴진다….)
 
사이조："…짧은 시간 동안, 넌 많이 강해졌다."

그 때.

고에몬："사이조! 노부카츠의 군사들이 보인다!"

(곧 전투가 시작될 것 같다….)

 

노부카츠："보아라! 긴 전투가 될 것이다."
쿠마："후방에 갑옷을 입은 자가 노부카츠다!"

(뒤 쪽으로 노부카츠가 사무라이들의 호위를 겹겹이 받고 있었다.)
 
노부카츠："이가, 코우가. 어리석은 녀석들 같으니…. 지옥으로 보내 주마."
쿠마："…대단한 자신감이군."
린："노부카츠 군사가 많다는 건 역시 사실이었군요."
쿠마："수로 압도하려는 거야. 그만큼 우리를 두려워한다는 증거지."
 
바로 그 때….

─?!
 
사무라이１："저건 뭐지!?"
사무라이２："으악!"
 
(거대한 수리검이…!)
 
쿠마："고에몬 님의 거대 수리검이다!"
 
거대 수리검에 잘린 나무가 노부카츠의 군사들 쪽으로 쓰러졌다.

 

고에몬："이 몸의 진짜 실력은 여기서 끝이 아니지."
사무라이３："끄아악!"

떨어지는 나무에 사무라이들이 맞아 사방으로 흩어졌다.
 
고에몬："뭐야? 녀석들 오합지졸이잖아?"
 
숲 쪽에서 우리 닌자들이 활과 화살을 쏘아 댔다.
 
사무라이４："으아악!"
사무라이５："와악!"

사무라이들이 화살에 맞아 차례대로 쓰러졌다.
 
노부카츠："에잇, 뭐 하고 있는 거냐! 반격하라!"
쿠마："멍청한 놈들! 아무렇게나 쏘아 대서는 닌자를 맞힐 수 없다고!"

(사실이네. 닌자들은 나무 사이에 몸을 숨기면서 정확하게 맞추고 있는데….)

고에몬："인술(忍術)이라는 게 어떤 것인지 똑똑히 기억해 둬라."
고에몬："화룡무(火龍舞)!"
 
(고에몬 님의 칼 끝에서 화염이 쏟아져 나왔다.)
 
노부카츠："큭…. 진을 쳐서 저 자들을 포위하라!"

 

그 순간….
 
사스케："백필원산지옥(백 마리 원숭이 지옥)!"

(배… 백마리 원숭이 지옥?)

쿠마："봐! 저게 날아다니는 원숭이─사스케의 비장의 오의!"

(사스케 님이 순식간에 100명으로 늘어났다.)

쿠마："분신술을 펼치면서 동시에 적들을 공격하는 거야."
 
사무라이６："으악!"
사무라이７："크헉!"

(쿠마 님의 말대로 사무라이들이 하나 둘 쓰러지고 있다.)
 
사스케："고에몬, 어때. 이제 나의 진가를 알겠냐?"
고에몬："하, 그래 봤자 아직 어린애…. 나를 보고 배우기나 하시지!"
 
─고오오오
고에몬 님이 쏘아 낸 거대한 불덩어리가 분노한 용처럼 적들을 공격했다.
 
사무라이８："크아악! 살려 줘!"
쿠마："하핫! 겨우 닌자 2명에게 벌벌 떠는 꼴이라니…."
노부카츠："소총 부대, 공격!"
린："앗, 쿠마 님! 저걸 보세요!"
쿠마："이런…. 적들이 너무 많은 총을 가지고 있잖아!"
 
나무 사이에서 총구들이 셀 수도 없이 나타나고 있었다.

 

  
쿠마："노부나가의 재력으로 샀으니 분명 엄청난 양일테지."
린："적의 수가 너무 많아…. 크게 불리해질 거예요."
한조："모두 일단 퇴각하라! 적들의 매복이다!"

바로 그 때….
 
코타로："한조 님, 우리에게 맡겨 주십시오."

(저건 코타로 님의 소총 부대…!)
 
코타로："멈추지 말고 나무를 우회해서 적을 공격하라!"
 
─탕! 탕!

사무라이９："크윽!"
사무라이10："크억!"
노부카츠："…우리 소총 부대는 무얼 하는 것이냐?!"
사무라이11："저들의 움직임이 너무 빨라, 조준할 수가 없습니다!"
사무라이12："소총 뿐만이 아니라 화살과 수리검이 사방에서…!"
사무라이13："바닥에는 쇠못이 깔려 있어 전진할 수도 없습니다!"
노부카츠："윽…. 어쩔 수 없군. 하치스카의 닌자들을 부르는 수밖에…!"
 
나무들 사이에서 푸른 옷의 닌자들이 나타났다.
 
쿠마："닌자들끼리의 전투가 시작될 거야…."
쿠마："노부카츠, 잘난 척 하더니. 사무라이의 힘만으로는 이길 수 없다는 걸 깨달은 건가?"
린："아버지에게 인정받기 위해서였을까요…?"
쿠마："정확해. 노부카츠는 아버지의 명령으로 우리를 공격하고 있으니."

(비록 우리가 오늘 이긴다 해도, 노부나가의 더 큰 공격이 기다리고 있을 거야….)

 

사이조："내가 상대해 주마."
 
사이조 님이 닌자들의 선두에 섰다.
 
하치스카 닌자："키리가쿠레 사이조!"
 
사이조 님이 낫과 쇠사슬을 들자 푸른 옷의 닌자들이 쓰러졌다.
(목이 부러지고 베여 나가는 소리…. 이게 정말 전쟁이구나….)
 
쿠마："무섭니?"
린："…아뇨."
 
나는 쿠마 님을 똑바로 쳐다보았다.
 
린："우리는 의를 위해 싸우고 있어요."
린："빼앗기 위해서가 아니라, 빼앗기지 않기 위해.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
쿠마："……."
 
노부카츠："나는 퇴각하지 않을 것이다…! 더 몰아 붙여라!"
사무라이："주군…! 승산이 없습니다! 이대로라면 목숨들만 잃게 됩니다."
노부카츠："시끄럽다! 여기서 지면 아버님의 얼굴을 뵐 면목이 없다!"

(노부카츠…. 군사들의 목숨을 뭘로 보고…. 자신의 공만 생각하다니!)
 
그 때였다.
 
사무라이："조심해! 나무가 쓰러진다!"
 
─쿵!

(노부카츠를 보호하던 군사들이 흩어졌다.)
(지금이다…!)

 

린："쿠마 님, 화승총을 좀 빌려 주세요."
쿠마："여기서 너무 멀어! 맞추는 건 불가능해."
린："지금 치지 않으면 전투가 끝나지 않을 거예요."
쿠마："……."

쿠마 님은 말없이 내게 총을 건넸다.

린："……."

한 쪽 눈을 감고, 집중해서 조준했다.
 
─탕!
 
노부카츠："으… 으아악…!"
사무라이１："어, 어디서 날아온 것이냐!"
린："군사를 물려라!"
사무라이２："저… 저 쪽 나무 위에서!"
린："다시 한 번 경고한다…. 퇴각하라!"

─탕!
 
노부카츠："크헉!"
 
내가 쏜 총알이 노부카츠의 투구를 날렸다.
 
노부카츠："퇴…, 퇴각! 퇴각하라!!"
노부카츠의 군사들이 즉시 숲 길을 빠져나가 퇴각하기 시작했다.
 
(…끝났다.)
(이가 마을은 이걸로 당분간 안전할 수 있겠지.)
 
몸에서 한꺼번에 힘이 빠져나갔다.
 
쿠마："핫…. 린?!"

 

사이조："……."
린："사이조 님…?"
 
나무에서 떨어지는 나를 사이조 님이 받아 주었다.
 
사이조："…넌 도대체 어떻게 된 애냐?"
린："사이조 님…."
 
나는 사이조 님의 목에 매달렸다.

린："사이조 님, 사이조 님…!"
사이조："방금 노부카츠를 쏜 게… 너였어?"
사스케："어이, 너희 둘…. 사귀는 거냐?!"
고에몬："저 둘…. 저래도 되는 건가요, 한조 님?"
한조："흠흠! 고에몬 너와 엮이는 것보단 훨씬 낫다."
코타로："키리가쿠레 사이조…. 그라면 공주를 믿고 맡길 수 있겠지요."
사이조："…우린 그런 사이가 아니야!"
린："사이조 님…!"

 

사이조："그래, 알았어…."
사이조："난 이런 분위기, 익숙하지 않다고."
린："익숙하지 않다구요?"
사이조："사람들 앞에서… 이런 모습은 보이고 싶지 않았는데."
 
(보이고 싶지 않았다니…?)
 
린："사이조 님, 의외로 귀여우신 면이…."
사이조："시끄러워, 바보! 이만 돌아가자!"
 
사이조 님은 나를 업은 채 산길을 내려가기 시작했다.

린："…화 나셨어요? 사람들 앞에서 안아서…."
사이조："……."
린："아니면, 제가 나무에서 떨어져서…?"
사이조："아니. 화 나지 않았어."
 
사이조 님이 걸음을 멈추고 나를 보았다.

사이조："잘 했다. 네 덕분에 전투가 끝날 수 있었어." 
린："…네!"＊
 
나는 활짝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사이조："네! 라니, 단순하긴."
린："저도 알아요, 제가 단순하다는 것…."
린："그리고 오늘은 모든 사람들이 힘을 모았죠."
사이조："그래…. 우리 모두가 힘을 모아서 이가를 지켜 낸 거야."
 
(사이조 님이 부드러운 눈으로 나를 잡았다. 그의 팔이 늠름하다.)
(나는 사이조 님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거야….)
 
사이조："우리들의 닌자 공주, 이렇게까지 자랑스럽고 예뻐 보인 적이 없었어."
린："사이조 님…, 지금 저보고 예쁘다고 하셨어요?"
사이조："……."
린："예쁘다고요?"
사이조："…그런 말 한 적 없어."
린："에이, 방금 하셨잖아요!"
사이조："됐어. 난 같은 말은 두 번 하지 않아."
린："안 돼~ 좀 더 말해 주세요…!"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