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프로젝트 온라인] 매니저 스토리 -20화- 매니저의 일기, 윤

- 달칵 -

윤：매니저, 있어?
윤：…응? 뭐야, 없네.

(물어볼 게 있었는데 말이야….)

윤：어디 갔지? 금방 오려나?

- 털썩 -

윤：여기 앉아서 좀 기다려 봐야지…, 어?
윤：뭐지? 엉덩이 밑에 뭐가…, 영차.

- 스윽 -

윤：엥? 이 수첩은…, 매니저 건가?
윤：그런데 이거, 항상 들고 다니는 거랑은 표지가 약간 다른 것 같은데…. 기분 탓인가.
윤：어쨌든, 매니저가 돌아오면 줘야지. …깔고 앉았다는 건 비밀로 하고.

(…….)

윤：…아, 아니야. 난 안 궁금해. 이런 건 함부로 안 펼쳐 보는 게….

- 팔락 -

윤：무, 무슨 수첩인지만 보는 거야! 혹시 매니저 게 아닐 수도 있으니까…, 하하하하….
윤：어디 보자….

(오늘은 비가 엄청나게 왔다. 덕분에 양말까지 푹 젖었다.)

윤：헉, 이건 설마…!

(매니저의 일기장…?!)

윤：매니저가 일기를 쓰고 있었나…? 몰랐는데….
윤：어, 어떡하지? 봐도 되는 건가, 이거?
윤：아니, 뭐…. 이미 봐 버리긴 했는데 말이야…. 이 이상 봤다간 진짜 혼나겠지…?
윤：…….

- 팔락팔락 -

윤：음…, 좀 더 앞인가….

- 팔락팔락…. -

윤：아.

 

(오늘 우리 기획사에 새 연예인이 들어왔다.)
(실상, 아직은 연예인이라기보단 연예인 지망생이라는 말이 맞겠지만.)

윤：히힛, 내가 매니저랑 처음 만났던 날의 일기다!
윤：우리 첫 만남에 대해서 매니저가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내내 좀 궁금했는데…, 이렇게 알게 되겠네.
윤：사, 사실 그 날 내가 이래저래 약간 한심한 모습을 보여 주긴 했어도….
윤：처음엔 좀 멋있게 등장하지 않았었나? 하하하하.
윤：처음 본 순간 멋지다고 생각했다든가…. 뭐 그런 얘기가 적혀 있으면 어떡하지? 헤헤….

(윤의 첫인상은…. 화려했다고 해야 하나?)

윤：화려했다라…. 이건 칭찬이려나?

(그래. 솔직하게 쓰자면, 윤과의 첫 만남은 화려했고, 요란했고, 난리도 아니었다.)

윤：응? 어째 글 분위기가….

(물론 조폭 아저씨들에게 둘러싸인 나를 구해 주려는 의도에서 그랬던 거겠지만)
(대뜸 남을 때리고 차를 부수면서 튀어나올 필요까진 없었잖아.)

윤：어….

(그 탓에 시작부터 빚을 안고 연예인 생활을 하게 된 윤에게, 나는 여기서 무한한 애도를 표하고 싶다.)

윤：애, 애도….

 

(그치만, 윤은 진짜 모르고 있는 걸까?)

윤：응?

(…조폭 아저씨들이 제시한, 백억 원이란 액수가 말도 안 된다는 사실을.)

윤：에엥…?!

(순진한 건지, 둔한 건지, 이런 분야의 감각이 없는 건지….)
(지금 상황에선 다 그게 그거인 표현이긴 하다만….)

윤：뭐, 뭐야…. 백억 원이 말도 안 된다는 게 무슨 말이야? 혹시….

(하여간 본인이 그 액수에 납득을 해 버렸으니, 이제 와서 내가 밝히기도 뭐하고. …난감하다.)
(뭐, 어느 정도 받고 나시면 조폭 아저씨들도 이 정도면 됐다고 하시겠지.)
(어쨌든, 나나 윤이나 돈이 급한 입장이니 당장 내일부터 둘이서 힘을 합쳐 열심히 돈을 벌어…. 일을 해야겠다.)

윤：…….
윤：나…, 속은 거야?
윤：백억 원…, 안 갚아도 되는 거였어? 하하…
윤：그러고 보니 어쩐지 요즘 돈 달라는 얘기가 뜸하다 했지…, 하하하하….
윤：…좀 말해 주지!! 다들 너무해!!
윤：씨이…, 서러운데 다른 날 일기들도 다 봐 버릴까 보다!!

- 팔락팔락팔락! -

 

(…윤은 과연 내 이 비밀을 알게 될까?)

윤：응…? 비밀? 이건 또 무슨 얘기지?

(윤은 속이기 쉬운 타입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너무 방심할 수는 없다.)

윤：내가 왜 속이기 쉬운 타입이야! …정말 그런가?

(만약 윤이 언젠가 진실을 알게 된다면…. 그 때 윤은 뭐라고 할까?)
(화를 내려나? 화를 낼 정도까진 아니려나?)
(이렇게 고민을 할 바엔 처음부터 다 밝혔으면 좋았을지도 모르겠지만)
(숨기고 숨기고 숨긴 것이 이어진 지금에 와선 뒤늦은 후회일 뿐이다.)

윤：매니저, 대체 나한테 뭘 숨기고 있는 거야…? 아까 백억 원 이야기보다 더 대단한 비밀은 아니겠지?

(그런 복잡한 마음을 안고서, 나는 오늘도 이 비밀에 또 한 번의 비밀을 더했다.)
(윤과 함께 놀이동산에 올 때마다 일정 확률로 덩치가 커지곤 하는 이 비밀이 언제까지 비밀로서 남아 있을 수 있을지는….)
(앞으로 윤의 눈치 능력이 얼마나 발전하느냐에 달렸다.)

 

윤：놀이동산…? 놀이동산에 관련된 건가?
윤：가만 있자, 매니저하고 놀이동산에 갔을 때 보통 무슨 일이 있었더라? 으음….

- 벌컥 -

윤：허억…!!

- 휘익! -
- 후두두둑! -

매니저：엄마야! 뭐야? 윤, 너 지금 뭘 던진 거야?
매니저：책상 위에 쌓아 놨던 서류랑 파일들이 다 바닥에 떨어졌잖아!
윤：아, 아니, 그냥, 지우개를 좀 던지고 놀다가 손이 미끄러져서….
윤：어, 어쨌든! 매니저, 어디 갔다 왔어? 하하하하.
매니저：뭘 좀 찾느라고 여기저기.
윤：그, 그래? 찾던 건 찾았어?
매니저：아니…, 아무래도 사무실에 있는 것 같아. 다른 덴 아무리 찾아도 안 보이더라구.
윤：그, 그렇구나…. 하하….

매니저：참, 우리 오늘 놀러 가기로 약속했었지?
윤：…어? 그랬었나?
매니저：얘가. 먼저 가자고 조른 건 너였잖아.
매니저：어제 놀이동산 가고 싶다고 방방 뛰어 놓고선, 벌써 잊어버렸어?
윤：노, 놀이동산?!
매니저：…왜 그렇게 놀라고 그래?
윤：아,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윤：있잖아, 매니저….
매니저：응?
윤：매니저는…, 나랑 놀이동산 가는 거 좋아해?
매니저：어…? 갑자기 그런 건 왜 물어?
윤：좋아해?
매니저：뭐어…, 좋아하니까 같이 가는 거지.
윤：그럼, 나한테 뭔가 숨기는 건?
매니저：…뭐?
윤：…아냐, 됐어.
윤：가자, 놀이동산.

매니저：응. 그런데 잠시만. 나 찾던 것 좀 찾고 가자.
윤：알았어.
매니저：찾고 있는 동안 나갈 준비 하고 있어. 가서 뭐 하고 싶은지도 생각해 놓구.
윤：헤헷, 가서 뭐 할지는 정해져 있어.
매니저：정말? 뭐 할 건데?
윤：그야, 일단 범퍼카부터 타러 가야지!
매니저：…….
윤：……? 매니저, 표정이 왜 그래? 범퍼카 싫어?
매니저：아, 아니야…. 좋아.
윤：오늘은 꼭 매번 날 옆에서 들이박는 사람에게 복수하고 말 거야.
매니저：…….
윤：어떻게 내가 갈 때마다 나타나서 들이박는 건진 모르겠지만…, 난 지지 않아! 꼭 복수해 줄 거야!!
매니저：…….

윤：매니저? 뭐 찾는다고 하지 않았어? 벌써 찾았어?
매니저：아니…, 지금부터 찾아야지….

(…….)

 

- 퍼억!! -

윤：으아아아아악!!
윤：누, 누구야! 대체 누가 또 날 박은 거야!!
매니저：윤…! 다친 덴 없어?!
윤：흑…. 매니저, 오늘도 또 당했어….
매니저：저런…, 정말 안 됐다. 정말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