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프로젝트 온라인] 매니저 스토리 -17화- 그녀와 그들의 아침 운동

(이른 새벽, 큰 맘 먹고 아침 운동을 시작하러 나오는 길.)
(주방에서 물병을 든 채로 걸어 나오던 이안과 딱 마주쳤다.)

이안：뭐야. 너 운동 가냐?
매니저：응. 나 요즘 체력이 좀 부족한 것 같아서 아침마다 공원 한 바퀴씩 돌게.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이안이 나를 훑어 보았다.)

이안：흐음. 다이어트냐?

(…이런 귀신 같은 녀석을 봤나.)

매니저：훗, 내 몸매에 다이어트가 필요해 보여?
이안：이틀 하고 그만 둔다에 주말 스케줄 하나 건다.
매니저：하나? 소심하긴. 한 열 개는 걸어라.

- 달칵 -

매니저：어, 원영! 일찍 일어났네?
원영：…아아.
원영：그보다 좀… 조용히 하지 그래.
원영：떠드는 소리가 문 밖까지 다 들린다.
원영：새벽부터 자고 있는 사람들 몽땅 다 깨우고 싶은가 보지.
이안：근데, 나가던 길?
원영：운동 삼아 공원이나 한 바퀴 뛸까 해서.
매니저：어, 원영도? 나도 마침 운동 가려던 참인데 같이 가자.
원영：너랑 둘이? 흐음….

(원영은 갑자기 이안을 바라보았다.)

 

원영：…그럴까, 그럼.
매니저：천하의 원영도 새벽길을 혼자 달리는 건 쓸쓸한가 봐?
원영：…빨리 안 따라 나오면 놔 두고 간다.
매니저：알았어. 하여간 성격 급하기는.
매니저：나 다녀올게, 이안!

- 덥썩 -

이안：야.
매니저：뭐야? 왜 여자 손을 덥썩덥썩 잡고 그래.
이안：…나도 요즘 몸이 영 찌부드드한 게 운동 좀 해야겠어.
매니저：그걸 왜 나한테 보고해. 하면 되잖아, 운동.
이안：…으… 아, 그러니까….
이안：같이 가자고! 조깅!
매니저：참 나, 왜 소리는 질러. 그러든지, 그럼.

(…….)

 

- 타타탁 -

(확실하다. 이 두 녀석 지금 경쟁하고 있다.)

매니저：…그것도 유치하게 누가 더 빨리 달리냐로.
매니저：헉헉!

(운동은 고사하고 길다란 두 녀석 쫓아가느라 나만 고생이잖아!)

매니저：더, 더 이상은 못 따라가겠어….
원영：…….

(원영이 속도를 점차 줄이더니 내 쪽으로 왔다.)

매니저：헉헉…. 원영, 너도 지친 거야?
원영：…내가 너 같은 저질 체력인 줄 아나.
원영：네가 하도 안 오길래 조깅 코스마저 헤매고 있는 줄 알고.
매니저：저기요…. 아무리 나라도 이런 외길 코스에서 미아가 되진 않거든요.
원영：흥, 그럼 제대로 와 보라고.

- 턱 -

매니저：매정하게 어딜 가시나. 같이 좀 갑시다, 원영 씨.

- 탁탁탁 -

(원영과 나란히 달리기 시작한 지 조금 지났을까?)
(이번엔 앞서 가던 이안이 옆으로 왔다.)

이안：뭐야, 너 왜 이렇게 느려?
이안：다리가 짧아서 그래?
매니저：귓속말로 진지하게 묻지 마!
이안：너도 일단은 여자잖아. 그럼 동네 떠나가라 소리쳐 줄까?
매니저：어이구, 이 사람 많은 데서, 네가?
이안：뭐, 못할 것도 없지. 흠흠.

(이안은 목을 가다듬었다.)

이안：우리 매니…! 으읍…!
매니저：야, 진짜로 하는 게 어딨어!

(내가 황급히 이안의 입을 틀어막자, 옆에 있던 원영이 우리를 바라보았다.)

원영：생각했던 것보다 사이가 좋아 보이는군, 너희 두 사람.
매니저：…어딜 봐서 이게 사이 좋은 걸로 보여? 포인트가 어딘데?
이안：뭐, 서로의 입술을 손바닥으로 마구 부벼 주는 사이는 되지.
매니저：넌 또 왜 남들 오해할 만한 대사를 하는 거야!
원영：…후.

 

이안：…근데 '생각했던 것보다'라니.
이안：평소에 우릴 어떻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원영：평범한 갑을 관계.
원영：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생각한다만.
이안：아, 물론 갑을 관계는 맞아.
이안：하지만 평범하진 않지, 안 그래?
매니저：그걸 왜 나한테 물어.
이안：왜긴, 정말 몰라서 묻냐?
원영：내 생각에도 이 상황에선 네가 대답하는 게 가장 적절해 보이는데.
매니저：그런 걸로 따지면 원영과도 평범한 갑을 관계는 아닌데?
이안：……!
원영：흥….

매니저：사실 전부터 말하고 싶었지만….
매니저：너흰 모두 나에게 특별한 존재들이야!
매니저：단순히 사장과 소속 연예인이 아닌…!
매니저：끈끈~한 동료의 정으로 엮인! 운명 공동체 같은 사이랄까?!
원영：…….
이안：…….
매니저：…둘 다 너무 감동 받았구나.
매니저：그래, 사실 요즘 세상에 나 같은 사장도 흔치 않은 거 나도 알아.
매니저：그러니까 이 폭풍 감동을 마음에 담고 저 아침 해를 향해 같이 달려 보는 거야!

이안：…가끔은 저 녀석이 다 알면서도 저런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어.
원영：…그렇군. 동감이다.
매니저：둘이 뭐라고 속닥거리는 거야. 자, 달리자고. 달려!
원영：뭐 어쨌든, 아무래도 우리는 '목표'가 같은 것 같은데.
이안：나중에 딴 소리 하기 없기야. 남자답게 정정당당하게 하자고.
원영：나쁘지 않군. 하지만 질 생각은 없다.

매니저：뭔, 조깅 정도에 거창하게 내기까지 걸고 그래.
이안：…….
원영：…….

(…어쨌든, 두 사람과 사이 좋게 아침 공기를 마시며 조깅을 마쳤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