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프로젝트 온라인] 매니저 스토리 -20화- 매니저의 일기, 원영

 
매니저：저기, 원영….
원영：?

- 척 -

매니저：혹시, 이거랑 비슷하게 생긴 수첩 못 봤어?
원영：…못 봤다만.
매니저：그래? 어휴, 대체 어디로 간 거야….
원영：무슨 수첩이기에 그러지?
매니저：응? 어…, 음…. 그게….
원영：……?
매니저：그냥, 뭐…. 스케줄 같은 걸 적어 놓은 수첩인데, 왜? 하하하하.
원영：스케줄 수첩? …그렇다면 네가 지금 내밀고 있는 그 수첩은 뭐지?
매니저：…스케줄 같은 걸 적어 놓은 수첩이요.
원영：…….
매니저：아, 지금 무슨 수첩인지가 중요해? 찾아야 한다는 게 중요하지!
원영：너한테만 중요하겠지.
매니저：…그건 그래.
원영：…….

매니저：어, 어쨌든 난 다른 데 찾아 보러 갈 테니까, 혹시라도 보이면 갖고 있어 줘!
원영：후…. 알았다.
매니저：참, 절대로 펼쳐 보면 안 돼! 그냥 갖고만 있어!

- 쾅 -

원영：…….

 

(잠시 후….)

원영：아무래도 이 수첩 같군.

(등잔 밑이 어둡다더니, 매니저가 찾고 있던 수첩은 아까 매니저가 잠시 앉아 있었던 의자 위에 놓여 있었다.)

원영：자기 바로 아래에 있던 걸 어디까지 찾으러 간 건지…, 하여간.

(나는 한심하다는 듯이 한숨을 쉬며, 수첩을 들어 올렸다.)

원영：…절대로 펼쳐 보면 안 된다고 했었지.
원영：…….
원영：설마 안에 내 욕이라도 쓰여 있는 건 아니겠지…?

(펼쳐 보면 안 된다곤 했지만….)

- 팔락 -

원영：…….

(한 페이지만 보는 거다. 그러고 나서 내용이 나와 상관없는 거라면, 바로 닫….)

(새 노예가 생겼다. 이름은 유원영.)

원영：…바로 내 이름이 나올 줄이야.

(그것도…, 새 노예라고?)

원영：왜 펼쳐 보면 안 된다고 했는지 알 것 같군….

(이건 매니저의 일기장이었어….)

원영：게다가 이 페이지는…, 내가 여기 처음 왔었던 날의 일기인가.
원영：…흠.

- 팔락…. -

(노예라고 적긴 했지만, 현실은 꼭 내가 노예가 된 기분이다.)
(당연하지. 켕기는 게 있는 사람이 백 퍼센트 자신 있게 사람을 부려먹을 수는 없는 법이니까.)
(하지만, 켕기는 게 없었어도 원영을 부려먹는 건 힘들 것 같다.)
(이따금 짓는 표정이…, 정말로 무섭거든.)

원영：…….

(뭐, 얘가 무슨 생각으로 우리 기획사에 찾아온 건지도 모르겠고)
(앞으로 이 남자와 얼마나 친해질 수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회사를 지켜 나가기 위해서라도, 원영과 잘 지낼 수 있도록 노력해 볼 생각이다.)

원영：의외로…, 진지하게 썼군.

(내 표정이 무섭다고 쓴 건 마음에 걸린다만, 이해할 수 없는 대목은 아니다. …아마도.)

원영：그럼, 이제 그만….
원영：…….

(하지만….)

원영：보아하니, 그렇게 비밀스러운 얘기가 적혀 있는 것 같지도 않고….

(매번 남의 방에 들어와서 이것 저것 들춰 보는 그 녀석의 만행에 비하면야, 이런 건….)

원영：…….

- 팔락팔락…. -

(딱 한 페이지만 더.)

원영：아무리 그래도 내 이야기는 더 없을….
원영：…더 없는 것도 좀 그런가.

 

(모르겠다.)

원영：응…?

(큰 맘 먹고 새 수영복을 장만하기로 했다.)

원영：……?!

(그치만, 큰 맘을 먹은 것까진 좋은데…. 어떤 수영복을 사면 좋을지 좀 고민이 된다.)
(그냥 무난한 걸 사는 게 제일이겠지 싶다가도, 기왕 오랜만에 새로 사는 건데 한 번 새로운 시도를 해 보는 건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들고.)

원영：…….

(뭐, 사실….)
(어떤 걸 고르든 간에, 원영을 깜짝 놀래켜 주고 싶은 마음이 제일 클지도 모르겠다.)

원영：……!!

 

 
(처음 만났을 땐 몰랐던 사실인데, 원영은 의외로 다양한 표정을 지을 줄 안다.)
(…뭐, 그 중 대다수는 결국 무서운 표정들이긴 하지만 말이야.)

원영：…….

(그렇지만 계속해서 생각지도 못했던 반응들을 틈틈이 보여주며 내 호기심을 자극하니까, 자꾸만 더 궁금해진다.)
(아직 원영이 숨기고 있는 다른 표정들이.)

원영：…….

(그래, 그렇다면 역시 새 수영복은 그게 좋겠다…!)

- 벌컥! -

원영：……?!

- 툭! -

매니저：응…? 원영, 방금 책상 위에 뭐 떨어뜨리지 않았어?
원영：매니저….
매니저：왜?
원영：아, 아니…. 아무것도 아니다.

- 슥 -

원영：…자.
매니저：어? 내 일…, 내 수첩!
원영：아까 네가 앉아 있었던 의자에 놓여 있더군.
매니저：정말? 그런 줄도 모르고 난 온 방을 다 뒤지고 왔는데.
원영：…온 방을?
매니저：어. 왜?
원영：그 말은, 내 방도 뒤졌다는 말이야?
매니저：그런데, 왜?
원영：…….
매니저：…왜.
원영：역시 네 만행에 비교하면, 내가 한 짓은…, 아무것도 아니로군.
매니저：…원영, 너 무슨 짓 했어?
원영：…….

원영：너는 내가 평소에 그렇게 무서운 표정을 짓고 다닌다고….
매니저：뭐?
원영：…….

- 휙 -

매니저：앗, 원영…! 갑자기 어디 가?
원영：어느 부분이 문제인지….

- …쾅 -

매니저：…….
매니저：저러다 언젠간 미간 주름이 안 지워지게 되고 말 거야…, 어휴.
매니저：그나저나, 절대로 펼쳐 보지 말라고는 했는데….
매니저：뭐, 다른 사람도 아니고 원영인데 설마 펼쳐 봤으려고.

(…….)

원영：…거울을 봐도 모르겠군.

(또 매니저와 수영장에 가게 되면, 나는 그 때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하는 걸까….)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