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프로젝트 온라인] 매니저 스토리 -19화- 한여름 밤의 꿈

매니저：으음….
매니저：끄응, 일하다 말고 사무실에서 그냥 잠들어 버렸네….
매니저：…응?

(눈 앞에 펼쳐진 사무실의 모습이 뭔가 이상하다?)
(천장에 한가득, 내 사진이 붙어 있고, 벽면에도 벽지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빽빽하게 내 사진이….)

매니저：아니, 근데 내 사진이 맞긴 한가?
매니저：사진이라기보다 무슨 화보 같은데….
매니저：게다가 옷도 무슨 걸 그룹 무대 의상처럼 화려하게 입고 있는 게….
매니저：…뭐지, 이건. 꿈인가.

(얼떨떨한 정신으로 볼을 쭈욱 잡아당겨 보자….)

매니저：…꿈이구나.

(얼얼하기는 커녕 전혀 하나도 아프질 않았다.)

매니저：근데 이게 무슨 꿈이지, 대체.

 

윤：랑유, 큰일났어! 지금 스캔들….
윤：어…, 벌써 일어났네?
매니저：윤…? 아니, 윤 맞나?
윤：랑유, 잠이 덜 깼어? 나야, 윤. 네 매니저.
매니저：…응? 윤이… 내 매니저…?

(확실하다. 이건 꿈이야!)
(아니, 그건 둘째 치고 내가 연예인인 거야?)

윤：아까부터 왜 그래? 어디 아파?
윤：혹시 머리라든가, 역시 머리라든가 혹은 머리가 아픈 건 아니지?
매니저：…네가 하도 흔들어서 안 아픈 머리가 아파 오려고 한다….
매니저：좋은 말로 할 때 놔라.
윤：아, 맞다! 너 스캔들 터졌어! 황태자랑!
매니저：내, 내가 스캔들?!

？？？：응…. 너 스캔들 터졌어.

(이 목소리는….)

 

매니저：빈!
빈：하하, 랑유….
빈：누가 사장님 존함을 함부로 부르래?

(빈…, 넌 또 사장이냐?)

빈：요즘 잘 나간다고 눈에 보이는 게 없나 본데 내 이름 한 번 부를 때마다 만 원씩 낼래?
매니저：뭐? 만 원?! 뭐가 그렇게 비까?!
빈：존댓말 안 쓰면 만 원 더 받는다. 내놔, 만 원.
매니저：내가 돈이 어딨어? 먹고 죽을래도 없다!
빈：흐음. 뭐 좋아. 오늘은 기분이 좋으니까 이번 한 번만 봐 주지.
매니저：기분이 왜 좋은데? …요?
빈：왜긴, 우리 귀염둥이 랑유가 스캔들을 터뜨려 줘서 노이즈 마케팅으로 음반 판매량이 쭉쭉 올라갔으니 그렇지.
매니저：…내 이미지는?
매니저：…이 아니라 제 이미지는요?
빈：그거야 기사 몇 번 때려서 언론 플레이하면 되고.
매니저：……….

(애들 눈에 혹시 내가 저렇게 보이는 건 아니겠지…?)

회사 직원：사장님! 셰프가 밥 안 먹으러 오면 사장님 밥 치워 버린대요!
빈：안 돼! 이번 달 식비 이미 냈어!
빈：무조건 먹을 거니까 금방 간다고 그래!
매니저：셰프…? 아, 왠지 불안한데?

(…….)

 

미유：사장님! 이렇게 늦게 오면 내 요리가 다 식어 버리….
미유：어머, 랑유도 왔네?
매니저：어, 미유…? 미유가 셰프?!
미유：응. 내 요리를 먹게 된 걸 영광으로 알아.
미유：자, 오늘의 메뉴는…. 짠.
매니저：뭐야, 이게? …꿀꿀이 죽?
미유：부대찌개야.
매니저：……부대찌개?
매니저：아무리 좋게 봐 줘도 꿀꿀이 죽인데?
미유：부대찌개라고.
매니저：…그럼 부패찌개.
미유：실례네. 상하기 직전인 건 넣었지만 상한 건 안 넣었어.
매니저：참 자랑이다….

빈：잘 했어, 미유!
빈：당연히 그건 마트에서 시들시들한 걸로 떨이하는 것만 골라 왔겠지?
미유：훗, 날 뭘로 보고. 당연하지!
미유：모든 재료는 어젯밤, 마트 문 닫기 직전에 가서 사 온 거야.
빈：역시 미유! 우리 기획사 주방장 자격이 충분해!

(부패찌개 맞네. 부정부패찌개….)

 

(…….)

매니저：그건 너무 치렁치렁해.
이안：…그럼 이건요?
매니저：이건 화보 컨셉이랑 딴판이잖아! 넌 센스가 그렇게도 없어?

(이거 묘하게 스트레스 풀리는데?)

매니저：설마 이안이 내 코디일 줄이야…!

(어떠냐, 이안! 평소에 네가 나한테 하던 심술을 그대로 당하는 기분은!)

스태프：랑유 씨! 촬영 들어가셔야 되는데 준비는요?
매니저：네~ 다 되어 가요!
매니저：옷이 이것밖에 없어?
이안：…죄, 죄송해요.
매니저：어쩔 수 없네. 처음에 본 걸로 줘.
이안：…….
이안：…네.

 

(잠시 후….)

매니저：이안, 나 이거 샀으니까 회사 카드로 결제해~
이안：그, 그렇게 비싼 걸 사면 사장님이 화내실 텐데요….
매니저：그래? 그럼 네가 안 사 줘서 입을 옷이 없다고 하고 다음 스케줄 펑크 내 버리지 뭐.
이안：…결제할게요….
이안：저기…. 랑유 님, 사장님께 잘 말씀드려 주시는 거죠?
매니저：훗, 생각해 볼게.
이안：…….

(오호호홋!)

(…….)

 

매니저：아, 무슨 스케줄이 이렇게 많아….
매니저：진짜로 숨 돌릴 틈이 없네.
매니저：설마 윤이랑 이안도 여자 화장실까지 찾으러 오진 않겠지….
매니저：여기서 조금만 쉬다가 나가야겠다.

(그러고 보니 원영은 아직 안 나왔네.)

매니저：얘는 무슨 역으로 내 꿈에 등장하….
？？？：…거기. 볼 일 다 봤으면 나가시지.
매니저：…헉!

(웬 남자 목소리야!)

매니저：저기요, 여기 여자 화장실인….

(…원영?!)

원영：알고 있다. 청소하러 온 거 안 보이나.
매니저：…청, …청소?
원영：걸리적거리니까 비켜.

(세상에, 그 원영이 화장실 청소라니…!)
(이걸 웃기다고 해야 하나 짠하다고 해야 하나, 둘 다라고 해야 하나….)

매니저：저기, 좀 도와 드릴까요?
원영：필요 없어. 꼴을 보니 연예인 같은데 네 일이나 열심히 해라.
매니저：…….

(이 자식은 꿈에서도….)

매니저：저기요, 댁은 어쩌다가 청소부가 됐어요?
원영：……. 부모님의 기획사를 물려 받았는데 빚더미더군.

(…이 이야기 어디서 많이 들은 것 같은데.)

원영：빚더미 사장으로 살 바엔 청소부가 되는 게 속 편하겠다 싶어서.
원영：사채업자한테 기획사를 그대로 넘겨 버리고 이 일을 하고 있지.
매니저：현실적이다…!
원영：너도 힘들다고 여기서 쪼그리고 앉아 있지 말고 나가서 일이나 해라.
매니저：악! 알았으니까 빗자루로 엉덩이 좀 때리지 마요!
원영：빨리 나가라고.

(…….)

 

매니저：…으으…. 원영…. 빗자루…. 엉덩이….
매니저：…핫.
매니저：아…. 깬 건가….
매니저：…휴, 꿈이라서 다행이다.

(독설 매니저도)
(사채업자 사장님도)
(꿀꿀이죽 셰프도)
(소심한 코디도)
(까칠한 청소부까지….)
(모두 말이지.)

 

매니저：…아닌가. 코디가 소심한 건 좀 괜찮았나?
매니저：그래도 스케줄이 쏟아지는 건 진짜 너무 힘들었지….
매니저：에휴…. 연예인의 삶이라는 것도 쉽지 않구나.

(비록 꿈에서지만 직접 겪어 보니 뼈 저리게 알겠다.)
(너무 힘들어서 화장실로 도망까지 쳤으니….)

매니저：…오늘 저녁은 좀 힘 줘서 차려 볼까?

(고된 스케줄 마치고 들어올 내 스타들이 맛있게 먹고 힘낼 수 있도록.)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