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프로젝트 온라인] 제이엘 스토리 -15화- 마이 제이엘

  
(오늘은 기다리고 기다리던, 제이엘이 속한 보이 그룹의 쇼케이스 날.)

매니저：우와, 관계자에 취재진까지… 대체 몇 명이나 온 거람?
마리아：어머, 혹시 매니저?
매니저：앗, 마리아 선생님!
마리아：세상에, 몰라 볼 뻔 했어. 오늘 정말 예쁜데?
매니저：오늘 드레스 코드가 정장이더라구요.
매니저：어쩔 수 없이 드레스 빌려 입었습니다.
마리아：드레스 정말 잘 어울려. 마리아만큼은 아니지만.
매니저：하하…. 칭찬 감사합니다.
마리아：이렇게 예쁜데, 평소에도 좀 꾸미고 다니면 얼마나 좋아?
매니저：네네, 알겠습니다.

마리아：그나저나…. 오늘 쇼케이스 정말 기대되지 않아?
마리아：제이엘이 우승한 오디션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정식 데뷔라니….
매니저：아, 하하….
마리아：그러고 보니 음원 공개하자마자 바로 차트 상위권에 도배되다시피 했다며?
마리아：레슨 때도 눈여겨 봤었지만… 역시 실력 하나만큼은 보증 수표야.
매니저：네, 실력도 그렇고 재능도 그렇고… 대단한 스타가 될 거예요.

마리아：참, 그러고 보니 제이엘은 이제 저 쪽 기획사 숙소에서 생활하는 거네?
매니저：아마도요. 오늘 쇼케이스 끝나면 그 쪽으로 옮길 것 같아요.
마리아：…어쩐지 슬프게 들리는 아마도요…네.
매니저：네? 아, 아니에요. 슬프긴요.
마리아：어머, 쟨 왜 또 여길 왔대?
마리아：연습실에서 그 좋아하는 춤이나 출 것이지.
마리아：매니저, 나 잠깐만 저 쪽에 좀 다녀올게.
매니저：마, 마리아 선생님…!

- 타타타탁 -

매니저：…아, 긴 선생님 쪽으로 가 버리셨네.

 

(홀로 남은 나는 차분히 쇼케이스 공연장을 둘러봤다.)

매니저：우와… 저 교복 무리는 혹시 소녀 팬?
매니저：설마 벌써 팬클럽까지 생긴 건가?

오덕수：…혼자서 뭘 그렇게 두리번거리냐능?
매니저：앗, 오 PD님! 여긴 어쩐 일이세요?
오더수：훗, 연예계 행사에 나 오마에님을 빼놓을 수 있겠냐능!
매니저：…아, 예… 그렇죠. 아무렴요.

오덕수：그나저나 제이엘… 역시 이 오마에님의 안목은 틀린 적이 없다능!
오덕수：'Real 제이엘'을 찍었으면 훨씬 더 잘 됐을 텐데, 안타깝다능.
매니저：하하, 네. 그 건은 죄송하게 됐어요.
오덕수：나님의 호의를 무시한 것치곤 대박났다능!

 

오덕수：흠흠, 그, 그건 그렇고!
매니저：……?
오덕수：그… 바오 쨩은 잘 지내고 있냐능?
매니저：바오 쨩? …아, 바오베이요?
오덕수：벼, 별로 궁금한 거 아니라능! 그, 그냥 아주 가끔 눈 앞에 아른아른….
매니저：바오베이가 눈에 아른거리신다고요?
오덕수：그, 그게 아니라…!
오덕수：시, 실은 이번에 동물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다능!
매니저：아, 네….
오덕수：그러니까 나중에 바오 쨩…아니, 그 고양이 데리고 한 번 사무실로 찾아오라능!

- 타타타탁 -

매니저：앗, 대답도 안 듣고 가 버리셨네….
매니저：그나저나 어째 당황한 표정이셨던 것 같은데, 내 착각인가?

- 팟 -

소녀 팬１：앗, 이제 시작하려나 봐!

 

- 파앗 -

매니저：……!

소녀 팬２：꺄악! 제.이.엘! 제.이.엘!
소녀 팬３：어흐흑! 오빠 너무 멋져요!
소녀 팬１：오빠~! 날 가져요! 거절은 거절한다!

(탁월한 보컬에 안정적인 댄스 실력, 관중의 눈을 사로잡는 무대 장악력까지.)

매니저：…이제 완벽한 프로 가수네.

- 욱씬 -

(마지막으로 봤던 무대보다 훨씬 더, 빛나고 있구나.)

매니저：…다행이다.

(한 곡이 끝나자 뜨겁게 달아올랐던 팬들이 이내 잠잠해졌다.)

 

제이엘：…하아, 하아…. 여러분, 안녕하세요.
제이엘：첫 무대를 여러분들과 함께 할 수 있게 되어서 너무 기뻐요.
제이엘：이번에는… 부족한 실력이지만, 제가 만든 노래를 들려 드리려고 하는데요.
제이엘：특별한 추억이 있는 산 속 무대에서 부른 적이 있는 노래예요.
제이엘：…그 때 행복했던 순간을 떠올리면서… 부를게요. 감사합니다!

(이윽고 흘러나오는 전주와 함께, 제이엘의 노래가 시작되었다.)

제이엘：…내 마음을 알까.
제이엘：널 생각하면 세상이 멈추는 듯 해.
제이엘：사랑해, 이 말만 입술 끝에 맴돌아.
제이엘：오늘도 너에게 조금씩 걸어간다.

(귀를 간질이는 감미로운 목소리에 심장이 조금 느리게 뛰는 것 같았다.)

매니저：…여전히, 행복해 보이는구나.

(…….)

 

(쇼케이스가 끝나고, 홀로 돌아온 사무실.)

매니저：후우…. 아무것도 한 게 없는데 괜스레 피곤하네.
매니저：…….

(제이엘이 없다는 것만으로도 이렇게나 휑하다니….)

매니저：…사무실이 좁기는. 넓기만 하구만.

(…….)

(이제 더 이상 좁지 않은 사무실에 있고 싶지 않아서, 나는 불현듯 옥상으로 올라왔다.)

 

매니저：하아~.
매니저：밤 공기 한 번 시원~하다!
매니저：…….

제이엘：…미안해하지 마.
제이엘：…난… 내가 헛된 꿈을 꾸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아.
제이엘：전에 날 믿어 달라는 말, 기억해?
매니저：…응.
제이엘：난 나를 믿고,
제이엘：…샤오 너를….

매니저：잘 됐어. 다 잘 된 거야.
매니저：현명한 선택이었어.
매니저：그러니까….

- 욱씬 -

매니저：그러니까 난….

- 끼이익 -

？？？：…다녀왔어.
매니저：……!

(이 목소리는….)

 

제이엘：샤오궤이즈, 니 하오.
매니저：제이엘…? 네가 왜 여기 있어? 너 쇼케이스 끝나자마자 온 거야? 뒤풀이는?
제이엘：하나씩 물어, 샤오.
제이엘：그나저나 오늘 쇼케이스에서 계속 찾았는데….
매니저：…….
제이엘：와 줬구나.

(제이엘은 미처 갈아입지 못한 드레스를 바라보며 말했다.)

제이엘：…예쁘다.

- 사락 -

(제이엘은 입고 있던 재킷을 내 어깨에 걸쳐 주었다.)

제이엘：근데 더 예쁘다간 감기 걸리겠어.
제이엘：이거 입어. 샤오궤이즈.
매니저：…고마워.

제이엘：있잖아, 샤오. 나 오늘 어땠어?
매니저：…나쁘지 않았어.
제이엘：이 피도 눈물도 없는 여자 같으니… 여전한 것 좀 봐.
제이엘：정말 그냥… 나쁘지 않기만 했어?
매니저：아니….
매니저：…멋졌어. 진짜로.
제이엘：하핫!
제이엘：다행이야!

 

매니저：수고했어, 제이엘. 훌륭하게 해 낸 거 축하해.
매니저：…이제 그 쪽 가서 생활해도 안심할 수 있겠네.
제이엘：고맙지만 매니저.
제이엘：안심하지 않아도 돼.
매니저：응? 그게 무슨 소리….
매니저：…잠깐, 너 설마…!
제이엘：물론 그룹 활동은 하겠지만.
제이엘：아무래도 난 이 좁은 사무실이 딱! 체질인 것 같아.
매니저：…그러니까 지금… 앞으로도 여기서 산다고?
제이엘：…응. 정답이야.

제이엘：혼자 여행하는 동안, 나… 줄곧 생각했어.
제이엘：멋지게 가수로 데뷔해서, 샤오 앞에서 이렇게 말하자…고.
제이엘：…이제 나 받아 주면 안 될까?
매니저：제이엘….
제이엘：…좋아해, 매니저.
제이엘：너와 함께 하고 싶어….

(제이엘의 고개가 아주 느리게 다가왔다.)

매니저：……!

 

(시간이 멎어버린 것처럼 서로의 숨결이 엉켜들었다.)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만 같던 순간이 지나고서야 겨우, 둘 사이에 아주 작은 틈이 생겨났다.)

매니저：…….
제이엘：…….

(제이엘은 어느 새 내 머리카락을 천천히 쓰다듬고 있었다.)
(입맞춤의 여운을 즐기는 것처럼 다정하고 상냥한 손길이었다.)

제이엘：…워 아이 니.
제이엘：…사랑해. 사랑한다, 매니저.

- 쿵, 쿵 -

(심장이 바로 귀 옆에서 뛰는 것만 같았다.)

- 꼬옥 -

(망설임을 없애버릴 것처럼 두 주먹을 꽉 쥐고 나는 입을 열었다.)

매니저：…나도.
제이엘：나도…뭐?
매니저：…워…, 워… 아, 아이…
제이엘：…풋.
제이엘：푸훗…!
매니저：웃지 마! 난 심각하거든?
제이엘：미안, 미안. 네가 너무 귀여워서.
제이엘：그렇구나. 너도 서툰 게 있구나….
매니저：…어쩔 수 없어. 중국어는 처음 해 보니까.
제이엘：괜찮아, 서툴러도.
매니저：…….
제이엘：…그렇지, 샤오?

- 꼬옥 -

(나는 대답 대신 가만히 제이엘의 손을 맞잡았다.)
(어쩌면 영원히 서툴지도 모르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은 서로에게 완벽한 연인이라 생각하며.)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