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프로젝트 온라인] 빈 스토리 -31화- 초콜릿 향기

(빈의 1집 활동 마지막 무대.)
(그리고 무사히 끝난 이 굿바이 무대를 축하해 주기 위해서, 빈의 동생들이 다 함께 찾아왔다.)

린：축하해, 오빠.
린：뭐…, 사실 인기 식어서 들어가는 게 축하할 일은 아니지만.
빈：야, 인기가 식기는 누가 식었다고 그래? 우린 그냥 할 만큼 해서 접는 것 뿐이야.
린：그래? 다른 가수들 보면 보통 단물 다 빠졌을 때 딱 들어가던데, 난 오빠도 그런가 보다 했지.
빈：이게 여기까지 와서 독설 자랑이네?
빈：자꾸 이럴 거면 그냥 집에 가!
린：장난이야. 진심으로 축하해.

린：자, 이 꽃다발은 애들이랑 내가 준비한 거.
매니저：뭐…? 너희들이 돈이 어디 있어서 이런 걸 다 사 왔어?
린：오빠가 침대 밑에 숨겨 둔 비상금 꺼내서 사 왔어요.
빈：너, 너…. 그걸 어떻게!
린：흥. 숨겨 두면 모를 줄 알았어?
빈：…넌 어째 케이가 가고 난 뒤부터 더 날카로워진 것 같다?
린：그야 당연하지! 사랑하는 사람을 훅 떠나 보냈는데 어떻게 안 날카로워질 수가 있겠어?
빈：뭐야…, 꼭 내가 떼어 놓은 것처럼 말하네.
린：케이는 오빠 때문에 간 거야…! 멍청이!
빈：…뭐라는 거야?

매니저：우리 쌍둥이들, 밥은 먹고 왔어?
현：네! 근데 사장 누나는 바빠서 아무 것도 못 먹었죠?
혁：그럴 줄 알고 우리가 맛있는 거 싸 왔어요!
매니저：응? 진짜?
린：그냥, 뭐…. 저번에 바다 갔을 때, 언니가 고생해서 도시락 준비해 왔던 게 생각나서요.
린：그래서 우리도 실력 발휘 좀 해 봤어요.
혁：짜잔~!
현：짜잔~!
매니저：우와…!
빈：으악…!

 

(쌍둥이들이 자랑스레 꺼내 보인 도시락 통은…. 그 뚜껑이 열리자마자 폭탄이라도 맞은 듯한 내용물들을 선보였다.)

빈：뭐야, 이게…? 김밥은 죄다 터지시고, 샌드위치는 속이 다 삐져나와 계시는구나…?
빈：이건 뭐 빵 먹고 속 먹고 빵 먹고, 이렇게 알아서 먹여야 되는 거야? 이야…. 엄청난 셀프 서비스 도시락이다!
린：에이 씨…. 그런 식으로 나오면 도로 가져간다?
매니저：아니야, 아니야! 겉모양이 무슨 상관이야? 요리는 정성이 중요한 거지.
린：그쵸? 역시 언니가 뭘 좀 아네.
린：자요, 언니. 이 도시락 줄 테니까, 스케줄 다 끝났으면 오빠랑 둘이 어디 가서 피크닉이라도 해요. …그 김에 데이트도 좀 하고.
매니저：데…, 데이트?
혁：응…? 형이랑 사장 누나 둘이서…? 그럼 우리는 같이 못 가는 거야?
현：으응…? 이 도시락, 힘들게 만든 건데…. 우리는 못 먹는 거야?
린：그만, 뚝! 집에 가면 남은 거 또 많이 있잖아. 그거 먹으면 되지!
린：누나가 더 맛있는 것도 많이 해 줄게.
현：야호!
혁：야호!

빈：아무튼, 고맙다. 이렇게 도시락까지 싸다 주고.
빈：너희들의 성의를 봐서라도, 잘 먹고 잘 놀다 올게. 하하하하!
린：그래, 오빠. 잘 먹고 잘 놀다가 늦~게 늦게 들어와.
빈：암, 그래야지! 하하하…!

(뭐지…, 어쩐지 대본을 읽는 듯한 이 어설픈 말투들은.)

 

(얼마 후….)

매니저：여긴….
빈：기억 나?
빈：우리가 처음 만났던 곳이잖아.
매니저：응, 그러네.
빈：나는 여기서 노래를 하고 있었고…. 너는 나한테 동전 대신 다짜고짜 명함을 줬었지.
매니저：…풋. 그랬지.
빈：그 땐 정말, 내가 이런 스타가 될 수 있을 거라곤 생각도 못 했어.
빈：그냥, 당장에 잘 곳과 먹을 걸 준단 말에 혹해서 널 따라갔었지.
매니저：이렇게 시간이 지나고 와서 보니 기분이 색다르네.
빈：여기 앉아.
빈：애들이 싸 준 도시락 먹어야지.
매니저：참, 그렇지.

(음…. 다시 봐도 쇼킹한 비주얼이긴 하지만….)

 

매니저：…응?
빈：…아.
매니저：빈. 이거…, 꽤 먹을 만한데?
빈：하하, 그러게. 생긴 건 못생겼는데 맛은 있다.
매니저：그러니까 사람도 겉모습으로만 판단하면 안 되는 거야.
빈：그런 얘길 왜 날 보면서 해?
매니저：너 예쁜 여자 연예인들 좋아하잖아.
빈：어…? 내가 언제?
매니저：시치미 떼기는.
매니저：내가 보니까, 예쁜 연예인들이랑 같이 촬영할 때마다 입이 아주 쫙쫙 찢어지던데?
빈：으하하하하!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야?
빈：너, 질투하는구나?
매니저：질투는 무슨…!

빈：하긴, 내가 좀 외모를 밝히긴 하나 봐.
빈：널 좋아하는 걸 보면 말이야.
매니저：…너 지금 그걸 농담이라고 하니?
빈：아니, 진심인데? 하하하.
빈：자, 매니저. 아~.
매니저：어유, 저리 치워!
빈：어어? 지금 우리 동생들이 만들어 준 음식 보고 저리 치우라고 하는 거야?
매니저：아니, 그런 게 아니라…! 왜 내 입에….
빈：자, 그럼 다시. 아~.
매니저：에이, 진짜…!

- 합 -

빈：우와! 먹었다!
매니저：이게…. 인제 죽었어, 너!

(나는 주먹만한 샌드위치를 가져다가, 빈의 얼굴 앞에 통째로 들이밀었다.)

매니저：자, 너도 먹어! 아 해!
빈：아~.

(빈은 그걸 망설임도 없이 덥썩 받아먹었지만…. 샌드위치의 크기가 크기인지라, 졸지에 볼이 터질 것처럼 됐다.)

매니저：아하하하하! 아하하하하! 그게 뭐야…! 아, 웃겨…!
빈：하핫…. 에잇, 너도 먹어! 두 번 먹어, 계속 먹어!
매니저：아, 아무리 그래도 그 세 겹짜리 샌드위치는 못 먹어…! 내 입엔 안 들어간다고!

(우리는 계속 큰 소리로 웃으며, 도시락 통을 금세 다 비웠다.)

빈：밥을 먹었더니 단 게 땡기네.
매니저：넌 대체 어떨 때 단 게 안 땡기는 거야? 난 그게 궁금하다.
빈：음…, 글쎄?

(빈은 주머니에서 초콜릿을 꺼내 한 입 베어 물었다.)

빈：너도 먹을래?
매니저：아냐, 난 됐어. 다 먹었으면 이제 그만 일어나자. 괜히 사람들 몰리고 그러면 골치 아프잖아.
빈：밤이라서 괜찮아. 아무도 없잖아.
매니저：그래도 혹시 몰라. 얼른 가자.

(나는 짐들을 챙기고 먼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 때….)

 

- …스윽 -

매니저：아….
매니저：저, 저기…. 빈…?
빈：…매니저.

- 꼬옥 -

(나를 끌어안은 빈의 두 팔에, 살짝 힘이 들어간다.)

빈：네가 날 받아들이기 힘들어한다는 건 알아.
빈：그치만…, 포기가 안 돼.
빈：떠돌이 거지처럼 살던 나를, 이렇게 멋지게 만들어 준 건 너잖아.
빈：이렇게 행복하게 살 수 있게 해 준 것도…, 너잖아.
빈：그러니까, 네가….
빈：네가, 책임져 줘….
매니저：…….
빈：…사랑해.

- 두근 두근 -

(나는 고개를 돌려 빈을 바라보았다.)
(어느 새 촉촉해진 그의 눈가에, 마음이 뭉클해졌다.)

매니저：…미안해. 답이 너무 늦어서.
빈：…….
매니저：실은 나도, 좋아해….
빈：……!!
매니저：나도 널, 정말 많이 좋아…,

매니저：……!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빈의 입술이 내 입술에 닿았다.)

빈：…고마워, 매니저. 정말 고마워.
빈：나 지금 심장 터질 것 같아. 만져 봐.
매니저：아냐, 됐어.
빈：하하하….

- 쪽 -

(빈이 내 볼에 가볍게 입을 맞춘다.)

빈：…언제나 너만…, 너 하나만 볼게.
빈：정말 사랑해.
매니저：…나도.

(오랜만이다, 이렇게 설레고 행복한 기분.)
(…어디선가, 달콤한 초콜릿 향기가 난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