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프로젝트 온라인] 빈 스토리 -29화- 사랑의 노래

(오늘은 빈의 게릴라 콘서트가 있는 날.)

빈：어흥!
매니저：…꺄악! 깜짝이야…!
빈：하하하하! 놀랐지? 놀랐지?

- 두근 두근 -

매니저：아, 저리 안 가? 죽을래?
빈：콘서트도 하기 전에 죽으면 안 되지.
매니저：칫, 말은….
빈：참, 오늘 아침 기사 봤어?
빈：톱스타 진희연이 이상형으로 나를 뽑았대!
빈：이거 대단한 영광 아냐? 우리나라 최고의 여배우가 다른 수많은 남자 배우들을 놔두고 나를 이상형으로 뽑아 주다니…!
매니저：뭐, 희연 언니가 나 좀 도와 주려고 그랬겠지.

빈：…희연 언니? 뭐야, 둘이 잘 아는 사이야? 응?
매니저：왜? 언니한테 관심 있어? 혹시 언니 좋아하니?
빈：조, 좋아하긴…? 쑥스럽게시리.
매니저：엄청 좋아하나 보네.
빈：에이, 아니야.
매니저：입에서 흐르는 침부터 닦고 말해!
빈：근데, 매니저가 진희연 씨랑 친하다면…. 화보 촬영 같은 것도 같이 잡을 수 있어?
매니저：뭐어?
빈：아니, 뭐 딴 맘이 있는 건 아니고…!
빈：그렇게 하면 내 인지도도 높아질 거고, 여러 모로….
매니저：됐어! 가서 밥이나 먹어!

(…흥. 감히 내 질투심이라도 시험해 보겠다는 거야, 뭐야?)

 

(얼마 후….)

(우리는 명동 거리 한복판에서 게릴라 콘서트 홍보를 시작했다.)

팬Ａ：오빠, 너무 멋있어요! 빈 짱!!
팬Ｂ：오빠, 사랑해요!!
매니저：사랑만 하지 말고, 이따가 꼭 오세요.
매니저：시간은 9시 정각! 장소는 스프온 콘서트 홀입니다!

(게릴라 콘서트는, 당일의 거리 홍보로만 관객들을 끌어 모아야 하는 콘서트.)
(빈은 과연 관객을 몇 명이나 모을 수 있을까…?)

매니저：흐음…, 한 천 명만 와 줘도 정말 감사할 텐데.
빈：난 백 명에도 감사할 거야….
매니저：작아지지 마!!
빈：끄응. 그러게 이런 스케줄은 왜 잡은 거야?
매니저：뜨는 스타들은 다 이 프로그램 거쳐 가는 거 몰라?
매니저：하아…, 정말이지 빈 너는 담력을 좀 키울 필요가 있어. 하여간 간은 콩알만해가지고….
빈：뭐…? 누가 그래, 내 간이 콩알만하다고!
매니저：뭐야, 왜 그렇게 흥분을 해?
빈：나도 남자거든? 남자다운 면도 있다고!
빈：내 간은요, 절대로 콩알만하지 않다구요!
매니저：아, 그래…? 그럼 팥알만한가 보지?
빈：…….
빈：…잘 봐.
매니저：……?

- 휙! -

매니저：헉…?!
팬Ａ：꺄아아악! 오빠아아아아!!

 

(가, 갑자기 웃옷을 벗어 던지면 어떻게 해, 빈…!!)

매니저：빈, 뭐 하는 거야?!
빈：여러분, 제가 이 한 몸 불살라서 뜨겁게 노래하겠습니다!
빈：그러니까 9시 정각, 스프온 콘서트 홀! 주저 말고 오세요!!

- 꺄아아아악!! -

매니저：너도 참…. 이런 건 몸 좋은 짐승남들이나 하는 거야! 알아?
매니저：하얀 멸치 같아가지고.
빈：뭐…, 뭐? 매니저, 지금 뭐라고 했어…? 멸치….
매니저：몸 좀 키워! 이 백멸치!
빈：…….

 

(얼마 후….)

빈：어때…? 사람 좀 온 것 같아…?
매니저：…….

(대기실에서 빈에게 눈가리개를 씌우는 내 손은, 아까부터 괜스레 떨리고 있었다.)

빈：매니저…?
매니저：어? 어, 어…. 나, 나도 몰라. 나가 봐야 알지.

- 꼬옥 -

매니저：아….
빈：…너도 긴장했나 보네. 이렇게 손까지 떨고.
매니저：기, 긴장은 무슨? 내가 원래 수전증이 좀 있어서….
빈：하…, 따뜻하다.
빈：손이 따뜻해지니까 좀 안정이 되는데? 역시 매니저 손은 약손이라니까.
매니저：손이 시릴 땐 그냥 주머니에 넣어. 그 편이 더 따뜻해.
빈：세상에서 사람 온기보다 더 따뜻한 건 없어.
빈：그래서 우리 남매, 길바닥 떠돌면서 살 땐 넷이서 맨날 껴안고 잤어. 옹기종기.
빈：하하하하, 지금 생각하면 진짜 웃긴다. 그게 다 옛날 일이 됐다니….
빈：매번 느끼는 거지만, 널 만나서 참 다행이야.
빈：넌 우리 집안의 구세주 같은 존재거든.
매니저：구원받은 건 피차 일반이니까, 그런 닭살 돋는 멘트는 이제 그만 하시지 그러세요?
빈：쳇, 쌀쌀맞긴.
빈：오늘 같은 날은 좀 다정하게 대해 주면 안 돼? 나 무지 떨린단 말이야.
매니저：뭐…, 그래, 알았어.

(나는 아직도 내 손을 쥐고 있는 빈의 손을 꼬옥 맞잡아 주었다.)

빈：헤헤…, 좋다.
매니저：잘 해. 나도 응원 열심히 할 테니까.
빈：응! 나만 믿어, 매니저.
빈：아자아자, 파이팅!

 

(잠시 후….)

(깜깜한 무대, 그리고 깜깜한 객석. 아직은 아무것도 알 수 없다.)

사회자：총 5천 석의 객석 중, 빈 씨의 목표는 3천 석! 글쎄요, 과연 얼마나 많은 팬 분들이 자리해 주셨을까요?
사회자：자, 그럼 이제 게릴라 콘서트의 막을 열겠습니다! 빈 씨…, 안대를 벗어 주세요!
빈：…….

 

- 퍼엉! -

- 꺄아아아악!! -

(…모든 조명이 켜짐과 동시에, 5천 석을 꽉 메운 팬들이 빈을 향해 환호성을 내질렀다.)

사회자：이게 웬일입니까! 총 5천 석이 전부 매진! 자리가 없어 서 계신 분들까지 합하면 6천 명이 넘는다는, 그야말로 경이로운 소식입니다!
빈：……!
빈：…….

(빈은 감정이 북받친 건지, 한동안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빈：고맙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빈：별 볼 일 없는 신인 주제에…, 말도 많았고 탈도 많아서 여러분들께 걱정만 끼쳐 드렸는데….
빈：이렇게 많은 사랑을 주셔서 너무 죄송스럽고…, 또 감사합니다.
빈：…….

빈：저는 예전에, 길거리에서 돈을 구걸하며 노래를 하던 거지였습니다.
빈：사실, 처음에는 꿈을 위해서 노래하고 싶었지만…. 가정 형편을 생각하면 그럴 수가 없었습니다.
빈：저한테는 꿈만큼이나 소중한…, 그리고 제가 책임을 져야 할 가족들이 있었으니까요.
빈：그리고 결국 저는 돈을 위해 노래를 하게 되었고, 그대로 쭈욱 돈만 보고 살아 왔습니다.
빈：어느 새부턴가, 그렇게…. 꿈을 잊어버린 채로 살아왔습니다.

빈：그런데, 그런 저를…. 벼랑 끝에서 구해 준 사람이 있습니다.
빈：그 사람은 저에게 어떤 누군가이기도 하고, 바로 여러분이기도 합니다.

- 꺄아아아악!! -

빈：제게 이런 황홀한 순간을 안겨 준 그 사람에게 감사하며….
빈：제가 사랑하는 그 사람을 위해서…, 이 노래를 부르겠습니다.
빈：제목은…, '사랑의 노래'입니다.

(…빈은 차분히 노래를 시작했다.)
(그 어느 때보다도 아름답고 곱게 울려 퍼지는 목소리에…, 나는 그만 코 끝이 찡해지고 말았다.)

빈：잊지 않을게요. 지금 이 순간을….

 

(얼마 후….)

(콘서트를 성공리에 마치고 돌아갈 준비를 하는데, 케이가 찾아왔다.)
(어떻게 냄새를 맡았는지, 잽싸게 달려와 맨 앞줄 좌석을 차지하고 있었다고 한다. 귀신 같은 인간….)

케이：이게 다 나 덕분인 줄 알라고, 엉?
빈：무슨 소리야? 다 우리 훌륭한 매니저 덕분이지.
케이：뭐야…? 야, 너, 내가 준 곡 아니었음 이렇게 뜰 수 있었을 것 같아? 은혜를 모르는 데도 정도가 있지!
케이：너, 나 이렇게 막 대하면 안 될 거다.
빈：왜?
케이：있을 때 잘할걸, 하고 후회하게 될 테니까.
매니저：어…, PD님, 혹시 어디 가세요?

케이：…흥. 눈치가 빨라서 좋군.
빈：간다구…? 어딜?
케이：훗. 이제야 좀 섭섭한 기분이 드냐?
케이：미국으로 갈 거야. 며칠 뒤에.
빈：뭐…? 미국…?!
빈：그런 게 어디 있어? 갑자기 왜! 2집도 자기가 맡아서 할 거라고 떼쓰면서 다른 작곡가들 죄다 걷어찬 게 누군데!
케이：걱정 마, 자식아! 2집 작업 시작되기 전엔 돌아올 테니까.
매니저：왜 가시는 건데요?
케이：뭐 그냥, 정리할 것도 있고 공부도 더 할 겸.
케이：애초에 내가 가는 이유를 알아서 뭐 하려고 그래? 파고들지 마. 난 원래 신비주의라고!
빈：신비주의 좋아하시네. 거지처럼 땅에 떨어진 초콜릿 주워 먹을 땐 언제고.
케이：너 이 자식! 그 얘긴 두 번 다시 꺼내지 말랬지!

케이：…아무튼 간에, 오늘은 인사하러 온 거야. 잘들 있으라고.
빈：잘들 있으라니…. 네가 말 안 해도 잘 있을 거거든? 하여간 갑자기 와서 완전 뜬금없는 소리나 하고…!
케이：…어이, 상거지. 너 혹시…, 삐졌냐?
빈：내, 내가 삐지긴 왜 삐져! 웃기고 있네….
케이：푸하하하! 이 자식 진짜로 삐졌어! 계집애도 아니고 삐지긴 왜 삐지냐? 하하하하!
매니저：…….

(앞으론 둘이 티격태격하는 모습도, 케이가 미국에서 돌아오기 전까진 못 보겠구나….)
(케이의 빈 자리라…. 그건, 생각보다 꽤 클지도 모르겠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