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프로젝트 온라인] 빈 스토리 -27화- 스컹크 소동

 
(표절 의혹이 걷힌 덕에, 우리는 한동안 나가지 못했던 가요 프로그램에 복귀할 수 있게 되었다.)

매니저：안녕하세요! 신인 가수 빈의 매니저입니다. 우리 빈 많이 사랑해 주세요!

(나는 열심히 대기실들을 돌며 빈을 홍보하기에 여념이 없었다.)

매니저：여기, 앨범이랑…. 이건 음료순데요, 이따가 목마르실 때 드세요.
여가수：거기 두고 가요.
매니저：아, 네. 그럼 이 가방 옆에….
여가수：잠깐만, 멋대로 내 물건 만지지 말아요! 그게 얼마짜린 줄 알아?

(…싸가지 하고는.)

매니저：안 만져요. 더러워서.
여가수：뭐라고요?
매니저：아뇨, 오늘 무대 열심히 하시라구요. 그럼 안녕히 계세요!
여가수：…뭐야, 쟨?

(잠시 후….)

빈：와…, 그 많던 걸 다 돌리고 온 거야, 지금?
매니저：어. 아주 팔이 빠지는 줄 알았어.
빈：줘 봐. 주물러 줄게.
매니저：참 나, 됐어. 넌 리허설 준비나….
빈：이리 내 보라니까?

- 휙 -

(빈은 막무가내로 내 팔을 주물러 주기 시작한다.)

매니저：어휴, 됐어. 사람들이 수군거리잖아. 괜히 이상한 소문 나면 어쩌려고….
빈：괜찮아. 소문은 그럴싸할 때나 나는 법이거든.
매니저：…그게 무슨 소리야? 설마 나랑 네가 같이 있으면, 내 쪽이 너무 후달려서 그림이 안 된단 뜻이야?
빈：하하하하. 아냐, 아냐.

(빈이 웃으며 내 머리를 쓰다듬는다.)

빈：그냥 장난이야. 후달리긴 누가 후달린다고 그래?
빈：앗, 리허설 시작하겠다. 나 가 볼게.
매니저：응, 잘 하고 와.
빈：아자아자, 파이팅!
매니저：파이팅!

(…이상하기도 하지. 빈과 함께 있으면, 괜히 웃음이 난다.)

 

 
(얼마 후….)

여가수：글쎄, 그 동안 내 대기실에 들어왔던 사람은 이 여자밖에 없다니까요!
스태프：이, 일단 진정하세요…. 리허설이 얼마 안 남으셨잖아요.
여가수：지금 리허설이 중요해요? 내 목걸이가 없어졌다는데! 저 여자가 훔쳤다고요!
매니저：무슨 헛소리예요? 난 아니라니까요!
여가수：도둑이 자기 보고 도둑이라고 하는 거 봤어? 내 목걸이 내 놔. 당장 내놓지 못해?!
매니저：이 사람이 진짜 뭐라는 거야? 예의는 어따 팔아먹고…!
여가수：예의 좋아하시네! 그럼 남의 물건 훔치는 건 예의 바른 짓이야?!

- 슥 -

(여가수가 다짜고짜 내 몸을 뒤지려 든다.)

매니저：이 여자가 진짜 보자 보자 하니까…!
여가수：보자 보자 하니까, 뭐! 뭔데 그래!
매니저：내 확신턴대, 넌 앞으로 1년도 못 가고 끝날 거야.
여가수：뭐야…?!
매니저：그런 썩어빠진 인성으로 이 바닥에서 얼마나 오래 버틸 수 있을 것 같아? 잘 모르겠음 내가 바로 증명해 줄까?
여가수：어디서 굴러들어 온 바퀴벌레 같은 게 입을 그딴 식으로…!!
매니저：여기요! 여기 PD님 좀 불러 주세요! 썩은 콩벌레 같은 여가수가 생사람 잡고 난리 친다구요!
매니저：아, PD님께서 못 오신다고 하면 기자들이라도 불러 주세요! 그리고 당장 기사를….
여가수：이게 진짜 미쳤나!

(여가수가 손을 번쩍 치켜올렸다.)

- 꽈악! -

여가수：뭐….
빈：…….

(빈…!)

 

여가수：…지, 지금 어딜 잡고 있는 거야? 당신.
빈：안녕하세요, 선배님. 전 신인 가수 빈이라고 합니다.
여가수：누가 그런 걸 물어봤어?! 갑자기 끼어든 주제에 지금 어딜 잡고 있는 거냐고!
빈：선배님 손이요.
여가수：이…, 이…. 이게…!
매니저：빈! 이제 그만 해. 난 괜찮으니까.
빈：그래?

(그 말과 동시에, 빈이 여가수의 손을 던지듯이 확 놓았다.)

여가수：아! 아프잖아!
빈：죄송합니다. 그 정도로 아파하실 줄은 몰랐네요.
여가수：흥…. 보아하니 내가 자기 매니저 좀 건드렸다고 화가 난 모양인데, 저 여자가 먼저 내 목걸이를 훔쳤다니까? 난 피해자라고!
빈：증거 있어요?
여가수：즈, 증거는 없지만…! 요 몇 분 동안 내 대기실에 들어왔던 사람은 저 여자밖에 없다고!
빈：하하, 그거 아주 훌륭한 논리네요.
빈：…그럼 선배님도 제 반지 좀 돌려 주시죠?
여가수：뭐라고…? 반지? 그게 무슨 소리야?
빈：제가 끼고 있었던 반지가 방금 없어졌는데, 오늘 저랑 손을 잡은 사람은 선배님밖에 없거든요.
빈：그러니까 범인은 선배님이시죠. 자, 얼른 제 반지 돌려 주세요.
여가수：…너 지금 날 농락하는 거야? 응?
빈：그럴 리가요. 어떻게 하늘 같은 선배님을….
빈：전 단지 선배님의 천박한 논리에 똑같이 천박한 논리로 응수한 것 뿐이에요.
빈：제가 생각했을 땐 선배님의 그 얼만지 모를 싸구려 목걸이보다, 제 매니저가 훨씬 아름답거든요.
매니저：빈….
여가수：뭐어…?! 천박한? 싸구려? 이 인간이 신인 가수 주제에 어딜…!!

 

코디네이터：언니! 언니! 목걸이 찾았어요!
여가수：…뭐? 어디서?
코디네이터：테이블 밑에 있었어요! 아, 언니 리허설 다다음이에요! 얼른 가셔야죠!
매니저：허….
빈：이로써 선배님의 논리가 정말 천박했다는 게 증명되었네요.
여가수：…너!
빈：멋모르는 후배 주제에 감히 대들어서 정말 죄송하지만요….
빈：선배님께서 그 목걸이를 소중하게 여기시는 것처럼, 저도 제 매니저를 소중하게 여기고 있어요.
빈：저도 다른 사람이 제 소중한 걸 건드리면 화가 나거든요? …그러니까 제 매니저, 함부로 건드리지 말아 주셨으면 좋겠네요.
빈：그럼, 저흰 가 보겠습니다. 리허설 수고하세요.
여가수：윽…! 너희들, 내가 가만 안 둘 거야! 명심해!
빈：가자, 매니저.
매니저：으, 응….

- 쾅 -

 

 
빈：후….
빈：미안해, 매니저.
빈：나 홍보해 주려고 돌아다니다가 괜히 몹쓸 일까지 당하고….
매니저：사과는 됐어. 난 네가 늘 내 편 들어 주는 것만으로도 고마우니까.
매니저：그나저나 그 여자, 제대로 한 방 먹은 것 같더라. 안 그래?
빈：그러게.
매니저：음…. 저기, 저 여잔 뭐 닮은 거 없어?
빈：닮은 거?
매니저：응.
빈：있어.
매니저：뭔데?
빈：풋…, 스컹크. 냄새가 고약하거든.
매니저：아하하하! 맞다, 맞아!
빈：…….
빈：네가 웃어 주니…, 좋다.
매니저：……? 빈…, 왜 갑자기 얼굴이 빨개졌어?
빈：어? 아, 아니. 그게….
빈：그냥…, 좋아서.
빈：…네가 내 말에 웃어 주는 게.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