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프로젝트 온라인] 빈 스토리 -25화- 재회

(…케이가 잠적한 지 일주일 째.)
(케이의 소식은 없었지만, 케이와 마찬가지로 연락이 통 안 되던 작곡가님…. 과 연락이 닿았다.)

매니저：내 이 인간을 그냥…! 이제서야 전화를 받아…?! 사람을 이렇게 곤란하게 만들어도 되는 거야?!
빈：진정해, 매니저. 그래도 연락이 된 게 어디야.
빈：이번에 만나서 일이 잘 해결되면, 케이도 꼭 다시 돌아올 거야.
매니저：그래도 빈과 케이를 힘들게 한 죄는 도저히 용서 못 해…! 할 수 있어도 안 해!
매니저：아직도 사람들은 빈을 표절 가수라고 부른다고! 케이도 여전히 표절 작곡가 딱지 못 뗐고!
빈：에이~, 됐어! 그건 극소수의 안티 팬들이 하는 소리잖아?
빈：그 몇 사람들 때문에, 지금도 우릴 믿고 응원해 주는 대다수의 팬들을 실망시킬 순 없지!
빈：난 좌절하지 않을 거야! 암! 난 아무렇지도 않아!
매니저：…진짜?
빈：라고 하고 싶지만…. 왜 이렇게 단 게 땡길까….
매니저：…….

빈：헤헤, 그치만 지금 중요한 건 따로 있지. 나도 안다고.
빈：얼른 그 작곡가부터 만나러 가자.

 

(잠시 후….)

매니저：죄송합니다.
빈：…….
매니저：저희가 그 때 그렇게 행동하는 게 아니었는데…. 다 저희 잘못이에요. 죄송해요….
빈：용서 못 한다고 큰 소리 칠 땐 언제고….
빈：…아야! 왜 때려!
매니저：쓸데없는 소리 마. 이게 다 케이를 위해서라고.
매니저：…그리고 케이도 케이지만, 이번 앨범 이렇게 망하면 우린 진짜로 거지 신세 되는 거 알아? 살려면 어쩔 수 없다고!
빈：생계 앞에선 의리도 무너지는구나….
매니저：뭐?
빈：아, 아무것도 아냐. 어쨌든….
빈：사과라면 내가 할 테니까, 너는 가만히 있어.
빈：이건 케이와 내 음악 생명이 걸린 문제잖아.
매니저：뭐야. 그럼 난 이 문제랑 상관이 없다는 얘기야, 지금?
빈：아니, 그런 게 아니라….

작곡가：…피차 서로 바쁜 입장일 텐데, 용건만 빨리 처리하고 끝낼까요?
박곡가：사람들 보는 눈도 있고.
빈：아….
빈：…뭐, 네. 그러죠.

(빈은 작곡가님을 똑바로 바라보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빈：사실 저희는…. 케이에 대한 악감정을 이런 식으로 표출해 버리신 작가님의 옹졸한 태도에 화가 많이 났었어요.
매니저：빈…! 오, 옹졸하다니…!
빈：어, 어…? 내가 말이 너무 심했나?
작곡가：아닙니다. 계속 하시죠.
빈：…네.
빈：하지만…. 돌이켜서 생각해 보니, 그 때 케이의 태도에 문제가 있었던 건 분명한 사실이고….
빈：또 그 자리에 함께 있었던 저희는, 사태를 수습하지도 못했을 뿐더러 케이를 대신해서 사과드리는 것조차 못했죠.
빈：그건 엄연히 저희 쪽의 잘못이었어요. …늦었지만, 죄송합니다.
작곡가：…….

 

빈：그치만 케이는…, 원래 그렇게 나쁜 놈은 아니에요.
빈：흥분하면 마음에 없는 소리도 잘 하고, 괜히 틱틱거리는 건 아예 습관이에요. 본심이랑은 상관 없이.
빈：작가님한테도 악의는 없었을 거예요. 그냥, 그 녀석 프라이드가 워낙 세서 그런 식으로 나왔던 거겠죠.
작곡가：…….
빈：저는 갓 데뷔한 신인이고, 원래 가진 게 별로 없어서 잃을 것도 별로 없지만요. 케이는 아니에요.
빈：케이는 자부심 하나로 먹고 사는 놈이거든요.
빈：그러니까…, 화가 많이 나셨더라도, 이번 한 번만 이해해 주시고 케이를 좀 도와 주세요.
빈：제가 케이 대신 이렇게 사과 드리겠습니다. 정말…. 정말 죄송합니다….

(그 순간, 빈을 바라보는 작곡가님의 눈빛이 조금 누그러졌다.)

작곡가：대신 사과하실 필요 없어요.
빈：……?
작곡가：이미 어제…. 케이 씨가 직접 저를 찾아왔었거든요.
매니저：네…? 케이가요?

(작곡가님은 가방에서 흰 봉투 하나를 꺼내 우리에게 내밀었다.)

작곡가：일이 터진 당일엔 와서 한바탕 난리를 치고 가더니, 어제 왔을 땐 이 봉투를 주더군요. …합의금이라고.
작곡가：그러고 나서…. 본인의 미래는 아무래도 상관 없지만, 막 시작된 빈 씨의 미래는 막지 말아 달라며…. 정중하게 사과하고 갔어요.
매니저：케이가….
작곡가：애초에 합의금 받으려고 한 일이 아니니까 이 돈은 돌려 드릴게요. 그리고 저도 너무 감정적으로 대응한 점 사과 드리구요.
작곡가：그렇잖아도 기자들 불러서 뒷마무리를 한 다음 찾아뵈려던 참이었는데, 빈 씨 쪽에서 먼저 와 주셨네요.
작곡가：아무튼…. 이번 일은 이걸로 잘 해결된 것 같군요. 되도록이면 다시는 이런 일로 마주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매니저：그건 저희도 마찬가지예요. 다음 번엔 좋은 일로 뵀으면 좋겠네요.
빈：…….

 

(얼마 후….)

(작곡가님의 공식 입장 표명 이후, 케이와 빈에게 쏟아지던 비난은 순식간에 사그라들었다.)
(하지만….)

빈：미 PD 이 자식은 대체 어디서 뭘 하고 있는 거야, 진짜!

(케이는 아직도 돌아오지 않았다….)

매니저：빈…, 이 초콜릿 좀 먹고 진정해.
빈：아, 고마워.
빈：음~, 이 달콤한 냄새. 좋아 좋아~!
매니저：…효과 한 번 빠르구만.

- 툭! -

빈：헉…!
매니저：뭐야, 방금 그건 무슨 소리….
매니저：…야! 소중한 초콜릿을 떨어뜨리면 어떻게 해!
빈：하하, 걱정하지 마.
빈：이런 건 또 털어서 먹는 맛이 있다구. 알싸한 시멘트 향과 오독오독한 모래의 질감이 의외로 제법….
매니저：아, 시끄러워! 제발 바닥에 떨어진 거 좀 주워 먹지 마! 그러다가 탈도 나고 체면도 다 구긴다, 너!
빈：괜찮아, 안 죽어.
매니저：쿨해서 참 좋겠다!
빈：진짜야. 못 믿겠으면 너도 한 번 먹어 볼래? 자, 다시 떨어뜨릴 테니까.
매니저：미쳤어? 한 번 떨어뜨렸다 주운 걸 또 왜 떨어뜨려! 허튼 짓 하지 말고….

 

- 툭! -

빈：…앗, 또 떨어뜨렸다.
매니저：이 인간이 정말…!

- 바스락 바스락 -

빈：응…?
빈：방금 무슨 소리 안 들렸어?
매니저：…소리?

- 바스락 바스락 바스락…! -

- 휙! -

매니저：어, 어어어어…?!

(웬 남자가 바닥에 떨어진 초콜릿을 잽싸게 줍더니만, 반쯤 기어가는 풍으로 도망치기 시작했다…!)

빈：뭐야! 웬 거지냐!!

- 움찔 -

빈：당장 내 초콜릿을 내놓지 못해?!
？？？：…….

(가만…? 저 남자, 어쩐지 뒤통수가 낯이 익은데….)

- 휘익! -

빈：……!
빈：거지가 도망간다! 잡아라!!

- 움찔! -

매니저：…….

(거지라는 말에 자꾸만 움찔거리는 저 남자는…. 설마…?)

- 텁 -

빈：에잇, 잡았다…! 네가 감히 내 초콜릿을 훔쳤겠다…?!
？？？：훔치긴 누가 훔쳤다고 그래!
빈：……!!

 

빈：미…, 미 PD…. 너…!
케이：…젠장. 떨어진 거 주운 것도 훔친 거냐?
케이：그리고, 어따 대고 자꾸 거지래? 이런 상거지 같은 게!!
매니저：P, PD님…. 어쩌다 이렇게 되셨어요…?
케이：어쩌다? 그게 너희들 입으로 할 소리냐? 내가 누구들 때문에 이런 꼴이…! 아, 현기증…!

(…바로 그 때.)

- 퍼억!! -

케이：……?!
매니저：자, 잠깐만, 빈…! 다짜고짜 사람을 치면…!
빈：이 사악하고 교활한 자식! 일 벌여 놓고 잠수만 타면 다야? 누가 네 마음대로 말도 없이 사라지랬어?!
빈：덕분에 우리만 뼈가 빠지도록 개고생하고 머리털이 빠지도록 마음고생까지 했거든? 어?!
빈：하여튼 넌 오늘 죽었어, 미 PD…. 내가 진짜 미꾸라지로 만들어 줄 테니까 그렇게 알아!!
케이：이, 이 자식 미친 거 아니야…? 으악, 저리 가! 저리 가라고, 이 거지야!!
매니저：하….

(쌍거지의 싸움이라니…. 이거 볼 만 한데?)
(…아무튼 간에, 우리 미 PD가 돌아와서 다행이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