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프로젝트 온라인] 빈 스토리 -22화- 사랑병

매니저：……?

(오랜만의 휴일인데, 빈은 아침부터 방에 꼭 박혀서 나오지 않는다.)

린：언니.
매니저：어, 린아.
매니저：저기…, 빈 왜 저러는 거야? 어디 아프대?
린：네, 아프고 말고요. 지난 번 감기 몸살보다 백 배는 더 아플 걸요?
매니저：진짜? 어디, 어디가 아프대?
린：여기요.

(린이가 자기 가슴을 가리킨다.)

매니저：가슴? 가슴이 아프다고? 왜…?
매니저：…헉! 혹시 심장? 심장이 문제야? 당장 병원 가 봐야 하는 거 아니야?
린：쯧쯧…. 하여간 언니나 오빠나 둘 다 문제라니까.
매니저：무슨 소리야?
린：상사병이라고요, 상사병! 심장병이 아니라!
매니저：뭐어…?!
매니저：빈이가…, 상사병에 걸렸다고?!
린：정말이지, 어떨 때는 눈치 백단인 것 같더니 이런 쪽으론 왜 이리 둔해 빠졌담?
매니저：…너 그거 지금 나한테 하는 소리니?
린：몰라요! 어쨌든, 전 오늘 애들 데리고 나갔다 올 테니까 언니가 오빠 좀 잘 챙겨 줘요.
매니저：아…, 잠깐만!
린：왜요?

매니저：오빠가 상사병에 걸렸다면, 걔가 누군가를 좋아하고 있단 거잖아. 그치?
린：당연한 걸 왜 물어요?
매니저：…그 누군가가 누군데?
린：뭐라구요?
매니저：그러니까…, 너네 오빠가 좋아하는 사람이 누구냐고.
매니저：그걸 알아야 치료를 하는 데 도움이….
린：어휴, 진짜 답답하네.
린：그걸 왜 나한테 물어봐요? 그렇게 궁금하면 오빠한테 직접 물어봐요!
매니저：린아!

(뒤도 안 돌아보고 가 버리다니…, 이 매정한 것.)

 

(잠시 후….)

- 똑똑 -

매니저：빈…, 나 들어간다?

- 달칵 -

매니저：빈…?

 

(빈은 침대 위에 멍하니 누워 있었다.)

매니저：빈…, 많이 아픈 거야?
매니저：그래도 밥은 먹어야지. 죽 가져왔는데….
빈：…….
매니저：…말하는 것도 힘든가 보네. 그럼 이건 여기 놓고 갈게.
매니저：이따 좀 괜찮아지면 먹어. 웬만하면 식기 전에 먹고….
매니저：난 이만….
빈：…매니저.
매니저：…응?
빈：가지 말고 여기 있어.
매니저：뭐야, 그 정도 말할 기운이 있으면 밥부터 먹지. 얼른 이거….
빈：입맛이 없어서.
매니저：세상에, 이게 무슨 일이야? 네가 입맛이 없다고?

빈：…너 아니야.
매니저：음?
빈：내가 너보다 몇 살이나 많은데? '너'가 아니라 '오빠'라구.
매니저：…나 참, 하는 짓은 꼭 애기면서 새삼스럽게 뭘….
빈：케이한테는 꼬박꼬박 존댓말하고 잘 해 주면서, 왜 나는 막 대해?
빈：케이랑 나랑 몇 살 차이 안 나는데.
매니저：내가 언제 케이한테 그렇게 잘 해 줬다고 그래?
빈：솔직히 말해 봐.
빈：너…, 케이 좋아하지?
매니저：뭐어…?
매니저：너 진짜! 저번부터 자꾸 말도 안 되는 소리 할 거야?
빈：말도 안 되는 소리…? 정말?
 
매니저：어휴, 됐어! 알아서 생각해!
매니저：자기는 상사병이나 걸려 끙끙 앓는 주제에 왜 쓸데없이 남한테 잔소리야? 진짜.
빈：뭐? 주제에…?
매니저：그래! 상사병이 무슨 자랑이냐?
매니저：대체 누가 그렇게 좋아서 이리 병이 난 건데? 예전에 같이 CF 찍었던 여배우? 아님 같이 쇼 프로 했던 여가수?
빈：그런 여자들한텐 관심 없다니까!
매니저：…거 봐. 빈 너도 내가 멋대로 오해하니까 화 내잖아.
매니저：나도 똑같아. 그러니까 멋대로 넘겨짚지 말라고.
빈：난….
매니저：……?

 

 
빈：…그래. 나 상사병 맞아.
빈：누가 너무 좋아서…, 이렇게 돼 버렸어.
매니저：…….
빈：하하…. 나 이제 어떡해?
빈：이래 가지고 일이나 제대로 할 수 있으려나…?
매니저：빈….

매니저：…지금 그걸 말이라고 해? 톱스타가 연애 감정 하나 때문에 빌빌거리는 게 말이나 돼?!
빈：풋…! 그치? 웃기지? 이거 분명 웃긴 일이지?
빈：…그런데 난 너무 힘들어.
매니저：응…?
빈：그 사람이 너무 좋은데…. 그 사람은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을 좋아하는 것 같아서….
빈：그래서…. 힘이 들어.

(빈….)
(진심이다. 진심으로, 누군가를….)

매니저：그 사람이…, 누군데? 나한텐 알려 줄 수 없는 사람이야?
빈：…….
매니저：에이, 진짜! 다른 사람을 좋아하는지 어떤지 아직 확실한 것도 아닌 모양인데 뭘 그렇게 힘들어 해?
매니저：혹시 그 사람도 빈을 좋아하고 있을지도 모르잖아!
빈：그럴까…?
매니저：그래! 뭐든 확실해지기 전까지는 절망적으로 생각하지 마.
매니저：사람 마음을 함부로 판단하는 것처럼 어리석은 일은 없다잖아.
매니저：뭐, 내가 할 말은 아니지만…. 아무튼 기운 내라는 소리야!
빈：…고마워.
빈：네가 그렇게 말해 주니까 위로가 된다.
빈：하아…, 정말이지 난 너무 서툴러서….
매니저：아유, 이 바보야! 그만 징징대고 일어나서 죽이나 먹어!

- 간질간질…! -

매니저：자, 안 일어나? 이래도 안 일어날래?
빈：으하하하, 간지러워…! 알았어, 일어날게! 일어나면 될 거 아냐!

-휘익…! -

매니저：꺄악…?!

- 풀썩 -

매니저：아….
빈：어….

(빈이 갑자기 몸을 일으키는 바람에…. 나는 중심을 잃고 침대 위에 넘어져 눕게 되고 말았다.)

매니저：뭐, 뭐야, 이게…. 나 일어날래!

 

- 덥썩 -

매니저：!
빈：…안 돼.
매니저：…….

(일어나려던 내 손을 붙잡은 빈이, 나를 도로 자기 옆에 눕힌다.)

- 두근…. -

빈：잠깐만 이렇게 있자.
매니저：빈….
빈：…아주, 잠깐만.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