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프로젝트 온라인] 빈 스토리 -23화- 질투

(오늘은 처음으로 아이들을 데리고 비싼 레스토랑에 밥을 먹으러 와 봤다.)

빈：자! 마음껏 먹어, 얘들아!
린：저기, 우리 케이 오빠는 안 불렀어요?
매니저：…응? 케이를?
빈：우리 가족끼리 밥 먹으러 온 거잖아. 그런데 케이를 왜 불러?
린：뭐 어때? 사장 언니도 우리 가족은 아니잖아.
매니저：…….

빈：야! 매니저가 왜 우리 가족이 아니야?
빈：가족이 뭐 별거야? 한 집에서 가깝게 지내면 다 가족이지!
빈：그 동안 얘가 우리한테 해 준 게 얼만데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가 있어!
린：나, 나도 알아. 나도 말하고 나서 아차 싶었어.
린：그깟 말 실수 좀 했다고 눈에 불을 켜고 승질은….
빈：그러니까 항상 말 조심하라구! 말 조심, 행동 조심!
린：그러는 오빠는 말 조심에 행동 조심을 너~무 잘해서 맨날 그렇게 사고만 치고 다녔나 보지?
빈：뭐…? 너, 너 무슨 얘길 하려고 그래…?!

 

린：언니, 그거 알아요? 우리 오빠 알바 짤린 시리즈.
매니저：알바 짤린 시리즈…? 그게 뭐야?
빈：야, 하지 마!
매니저：잠깐만, 방해하지 말아 봐. 좀 들어나 보자.
린：아하하하하! 그게 말이에요…. 오빠가 언니랑 만나기 전까진, 우리 책임 진다고 이 일 저 일 가리지 않고 했거든요?
린：근데 그러면서 얼마나 멍청한 짓을 많이 하고 다녔는지….
빈：야, 서 린! 너 말 가려서 해! 멍청한 짓이라니!
린：식당에서 알바했을 땐, 설거지 한 번 하느데 그릇을 몇십 개 씩이나 깨먹어서 바로 쫓겨났구요.
린：음식 배달 알바할 땐 음식은 두고 오토바이만 몰고 갔던 게 한두 번이 아니에요.
린：이건 진짜 심한 경운데, 짜장면 시킨 집에 단무지만 갖고 갔다가 단무지로 얻어맞고 얼굴 노래져서 돌아온 적도 있어요.
매니저：풉…! 진짜?
빈：넌 뭐 그런 얘기를…!
린：그리고 정말 압권인 게 속옷 카탈로그 모델 알바 때 에피소드인데….
매니저：응, 응. 어떤 에피소드인데?
린：글쎄, 오빠가 한 달이나 안 씻어서 정말 꾀죄죄한 상태 그대로 촬영장에 간 거 있죠?
린：벗기고 보니 땟국물은 좔좔 흐르고, 스태프는 경악하고. 그래서 그냥 속옷 바람으로 쫓겨난 적도 있다니까요!

(나는 그만 배꼽을 잡고 웃기 시작했다.)

빈：너…, 내가 언제 땟국물이 좔좔 흘렀어?! 네가 봤어? 어?!
린：지금껏 수도 없이 봤는데 새삼스레 왜 물어?
린：뭐, 요즘은 좀 씻고 다니니까 그나마 낫지만. 아무튼 사랑의 힘이라는 게 정말….
빈：아, 린아!! 밥 먹어야지, 밥! 이거 봐, 음식 나왔다!!
빈：야, 완전 진수성찬인데? 얼른 먹고 배 채우자!
매니저：진수성찬…? 아직 에피타이저밖에 안 나왔는데?
빈：세상에, 이렇게 맛있을 수가! 으하하하! 이건 정말 시대를 초월한 맛이야!
매니저：…….

린：오빠, 이런 시대를 초월한 맛을 우리만 볼 순 없잖아?
린：케이 오빠도 불러야 하는 거 아니야? 응?
빈：조용히 하고 밥이나 먹어.
매니저：부르지 그래? 린이가 이렇게나 보고 싶어하는데.
매니저：케이라면 분명 사양 않고 올 거 아냐.
빈：그치만….
린：아싸! 사장 언니도 허락했으니까 부른다? 불만 없지?!
매니저：린아, 너 언제 케이 번호까지….
린：원래 사랑은 순발력이라구요!
빈：…….

(어째 빈은 별로 내키지 않는다는 얼굴이네….)

 

(잠시 후….)

케이：와우! 옹기종기 잘들 모여 있구만!

(어디 나오는 마왕처럼 두 팔을 벌리고 등장한 케이. 그런데….)

매니저：……?!

(그 활짝 벌린 두 팔처럼 활짝 열린 케이의…, 남대문….)

케이：모처럼 이런 퍼펙트한 레스토랑에 와 놓고선 나만 빼 놓다니!
케이：리나? 루나?
린：린이에요, 오빠.
케이：그래 리니! 리니가 아니었으면 왕따 당할 뻔했잖아!
매니저：저기, 지금 그런 게 중요한 게 아닌데….

(내가 이걸 말해야 돼, 말아야 돼…?!)

케이：그럼 뭐가 중요한데? 큐티 걸.
매니저：큐티 걸…? 그건 또 뭐예요, 느끼하게!
케이：푸하하. 지난 번에 날 위로해 준 뒤부터 넌 내 눈에 들었어, 큐티 걸.
린：언니. 언니 혹시 케이 오빠한테 작업 걸었어요?
매니저：작업은 무슨! 진짜 왜 이래요?
빈：미 PD야말로 매니저한테 작업 거는 것 같은데?
빈：장난 좀 그만 치지?
린：오빠는! 케이 오빠가 눈이 삐었어? 사장 언니한테 작업을 걸게!
빈：뭐야?!

 

혁：밥상머리에서 싸운다!
현：버르장머리가 안드로메다로 솟았나 봐!
매니저：그만들 하고 식사 마저 하지? …아.

(케이가 갑자기 다리를 꼬았…, 윽! 도저히 못 봐 주겠다…!)
(이걸 어째야 돼?!)

 

매니저：저기요, PD님.

(나는 조용히 케이에게 귓속말을 했다.)

케이：뭐야? 큐티 걸.
매니저：…큐티 걸 소리 좀 그만 하시면 안 돼요? 혀 끝에 버터라도 퍼바르셨어요?
케이：뭐야? 이게 좋게 좋게 해 주려니까!
빈：…둘이서 무슨 얘기 해? 다정하게 귓속말까지 하면서.
빈：미 PD, 우리 매니저한테 작업 걸면 안 되는 거 알지? 응?
케이：저 자식까지 정말…!!
매니저：아, 내 얘기 좀 들어 봐요! 그런 게 중요한 게 아니라니깐!
케이：아, 뭔데! 너네가 날 모욕하고 있는 것보다 더 중요한 문제가 어디 있다고 그래!
매니저：PD님, 남대문….
케이：뭐? 안 들려, 크게 말해!
매니저：남대문…! 바지 지퍼 열렸다고요!!
케이：뭐, 뭐…?!

케이：이, 이런 걸 이제서야 말해 주면 어떡해…!
케이：에이, 젠장! 스타일 다 구겼네!
빈：더 구길 스타일이나 있나?
케이：…야, 상거지! 너 방금 뭐라고 했냐?
케이：너 요즘 나한테 왜 그래? 무슨 불만 있냐? 엉?!
빈：불만? 그런 거 없는데?
빈：난 단지, 미 PD가 매니저를 함부로 대하는 게 싫을 뿐이야.
빈：그러니까 앞으론 괜히 건드리지 말아 줬으면 좋겠네.
케이：내가 언제 매니저를 함부로 대했다고…! 이게 지금 키워 준 은혜도 모르나! 어따 대고 중상모략이야?!
매니저：아, 신성한 식탁 앞에서 왜들 이래요! 밥이나 먹어요, 네?

케이：에잇, 빈정 상해. 나 간다! 밥은 너희들끼리 실컷 먹어!

- 홱! -

린：어…? 어디 가요, 오빠! 케이 오빠!

- 타다다닥…. -

(린이까지 케이의 뒤를 따라서 나가 버리자, 식사 자리는 금세 휑해졌다.)

매니저：너 대체 왜 그래? 내가 봤을 때도 너, 요즘 따라 케이한테 좀 심하게 빈정거리던데?
빈：그건….
빈：아까 내가 한 말 들었잖아. 난 케이가 자꾸 너 함부로 건드리는 거 싫다고.
매니저：그냥 장난치는 거잖아. 케이를 몰라서 그래?
빈：…그냥 장난도 싫어.
매니저：뭐…?
빈：…….
빈：난…, 다른 누가 널 보면서 웃는 게 싫어.
빈：…네가 다른 누굴 보면서 웃는 것도 싫어.
빈：전부 다…, 전부 다 싫어.

(빈…?)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