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프로젝트 온라인] 빈 스토리 -11화- 바비큐 파티

(오늘은 드디어 앨범 수록곡 녹음의 마지막 날!)

케이：방금 한 소절만 다시 갈게.

(어느 새 끝이라는 게 믿기지 않는다.)

 

케이：오~케이, 좋았어.
케이：아주 훌륭해! 수고했어!

빈：…진짜? 진짜 오케이야?
케이：그럼 내가 지금 장난이라도 치고 있는 것 같냐?
케이：녹음은 이걸로 완전히 끝이야. 네가 괜히 감기 몸살이나 걸려서 앓아대는 바람에 예정보다 일주일이나 더 걸렸지만.
빈：에이, 그래도 그 덕분에 미 PD가 타이틀 곡으로 딱인 곡을 만들어 올 시간이 생긴 거잖아. 좋은 게 좋은 거지.
매니저：수고하셨어요, PD님.
케이：흥, 그래. 내가 진짜 수고했지.
케이：하여간 너흰 이 은혜, 평생 가도 못 갚을 줄 알아.
매니저：알고 있어요. 그러니까 앞으로 돈 많~이 벌어서 평~생 열심히 갚는 시늉 정도만 할게요.
케이：…너 방금 뭐라 그랬냐?

매니저：그나저나 우리, 녹음 잘 끝낸 기념으로 쫑파티라도 할까요?
빈：쫑파티? 그거 좋지! 메뉴는 뭘로 할 건데?
매니저：음….

 

(얼마 후….)

케이：…꼭 이렇게 없는 티를 내야겠어?
매니저：없는 티라뇨?
케이：파티 장소가 너네 기획사 옥상이라니! 고급 레스토랑 같은 델 놔 두고 왜 하필 여기야?!
매니저：그럴 돈이 어디 있어요? 빚 갚을 돈도 없는데.
케이：그럼 뭐 의자 같은 거라도 줘야 할 거 아냐?

빈：옥상에서 의자를 왜 찾아?
케이：그 말은, 지금 나보고 맨바닥에 앉으라고?
빈：아님 뭐 신문지라도 깔아 줄까? …아, 그것도 안 되겠다.
빈：있잖아, 미 PD. 신문지 같은 종이도 죄다 돈이야. 미 PD한테 주긴 아까우니까, 그냥 잠자코 앉아서 먹어.
케이：와, 진짜…. 내가 이런 취급 받으려고 네까짓 놈을 지금까지 프로듀싱한 줄 알아?
빈：하~, 바비큐 냄새 죽인다! 얼른 먹자, 얼른.
케이：내 말이 안 들리냐?! 쯧, 저 놈의 거지 근성 하고는…!

매니저：뭐 어때요? 남자는 잘 먹는 게 최고죠.
빈：와, 매니저 지금 내 편 들어 주는 거야? 이거 기분 최곤데?
빈：매니저, 아 해 봐. 내가 먹여 줄게.
매니저：됐어. 너 원래 먹을 거 양보하는 사람 아니잖아. 안 하던 짓 하면 병 나. 또 아프려고 그래?
빈：난 또 아파도 좋으니까 먹어. 이런 기회가 또 올 리 없잖아?
빈：…왜 너한테는 자꾸 안 하던 짓을 하고 싶어지는 건진 모르겠지만.

 

케이：쳇, 꼴값들 떨고 앉았네.
매니저：PD님처럼 깨작깨작 까탈스럽게 먹는 남자들은 여자들이 안 좋아해요.
케이：여자들한테 좋아해 달라고 한 적 없어.
매니저：어머, 그럼 남자들한테 관심 있으신가 봐요?
케이：뭐, 뭐…?!
매니저：응? 왜 그렇게 당황하세요? 진짠가?
케이：이거 왜 이래! 난 평범하게 여자 좋아하는 남자라고!
빈：이봐, 미 PD. 왜 그렇게 흥분을 해? 그럴 수록 더 의심 가는 거 몰라?
빈：어디…, 얍!

(빈이 장난 삼아 케이의 몸을 느끼하게 터치한다.)

케이：으아악…!! 소, 소름 돋게 뭐 하는 짓이야?!
빈：호들갑은.
케이：이게 진짜…! 야, 내가 증거를 직접 보여줘야 믿겠어?
빈：하하핫. 뭘 어떻게 보여 줄 건데?
케이：…매니저, 이리 와 봐.
빈：? 매니저는 왜….

- 휘익 -

 

- …쪽! -

매니저：어….
빈：……!!

(뭐…, 뭐지?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난 거지…?!)

매니저：뭐 하는 거예요?!
빈：뭐 하는 거야?!

(순간, 빈이 나를 자기 쪽으로 확 잡아당겼다.)

빈：미 PD, 이게 대체 무슨 짓이야?!
케이：아니, 이렇게 하면 내가 여자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알려줄 수 있을 것 같아서.
빈：그렇다고 매니저를 막무가내로 이용하면 어떡해?! 미친 거야?!
빈：매니저가 싫어할 거란 생각은 안 해 봤어?! 어?!
케이：뭐야? 너 답지 않게 엄청 흥분하네?
빈：그, 그건….
케이：매니저도 아니고 왜 네가 흥분을 하는지 모르겠네. 솔직히 말해서, 매니저만 괜찮으면 된 거 아니야?
케이：어때, 매니저? 최고의 작곡가 님께 기습 키스를 당한 기분이?
매니저：…….

 

 
매니저：…지금 뭐라고 하셨어요?
케이：아, 기습 키스 당한 기분이 어떠냐고!
케이：귀 안 좋아? 내가 꼭 이 고귀한 입을 두 번씩이나 움직여 가며 물어봐야 돼?
매니저：아니, 제가 잘못 들었나 해서요.
케이：잘못 듣긴 뭘 잘못 들어?
매니저：이 정도를 가지고 키스라고 하시다니…. PD님은 여자랑 키스해 본 적이 없으신가 봐요?
케이：뭐, 뭐야…?! 너 지금 날 모욕하는 거야? 응?!
빈：자, 잠깐만, 매니저. 그럼….
매니저：응?
빈：매니저는…. 키스해 본 적이 있는 거야?
매니저：…….

(…예상치 못했던 아군의 반격이다!)

매니저：나, 나야 뭐…. 흠!
매니저：저기, 이제 슬슬 고기나 먹죠? 이러다 다 타겠네.

 

- 벌떡 -

케이：하아…. 정말이지 내가 대체 왜 여기 있는 건지 모르겠군.
케이：모든 게 다 헛수고야, 헛수고…. 그냥 집에 가야겠어.
매니저：안녕히 가세요.
빈：우린 붙잡지 않아.
케이：…이 매정한 것들이 진짜! 좀 붙잡아 봐!!

 

(얼마 후….)

(파티가 끝나고, 빈과 단 둘이 남은 나는 그의 노래를 듣고 있었다.)
(언제 들어도 기막히게 달콤한 이 목소리며, 저 부드러운 표정…. 넋 놓고 보고 있으면 정말 반할 것 같다.)
(…고 생각하고 있던 무렵.)

빈：아름다운 그대 이름, 초콜릿…. 달콤한 그대 이름, 캔디…. 섹시한 그대 이름, 소시지….
매니저：…….

(설마…, 설마 내 귀에 이상이 생긴 건 아니겠지…?)

빈：방금 먹어도 또 먹고 싶은…. 아아~. 평생을 사랑하고픈 그대 이름, 바비큐….
매니저：…….

(…아무래도 그건 아닌 갑다.)

매니저：잠깐 멈춰 봐, 빈.
빈：응?
매니저：아무리 자작곡이라지만 가사가 그게 뭐야? 완전 엉터리잖아!
빈：왜? 난 내가 지은 곡 중에서 가장 명곡이라고 생각하는데.
매니저：…그러니.
매니저：어휴, 그래…. 앨범에 넣자도 안 한 것만으로도 감사해야지. 됐어, 마저 실컷 불러.
빈：하하하하.

빈：…있잖아, 매니저.
매니저：?
빈：나…, 묻고 싶은 게 있어.
매니저：뭔데?
빈：어, 그게….
빈：아까 케이가 했던 거 말인데…, 정말 괜찮았어?
매니저：케이가 했던 거라니?
빈：그, 그러니까 그…. 케이가 네 볼에 한 그거 말이야.
매니저：아, 그거?
매니저：뭐, 진짜로 별 감흥 없었는데? 외국에선 인사 대신이나 마찬가지고.
빈：그, 그래…?
매니저：그래.
매니저：…빈, 넌 내가 그렇게 걱정되니? 너 은근 보수적인가 보다?
빈：아, 아니, 뭐…. 그런 건 아닌데….
매니저：그럼 왜 그러는데?
빈：그, 그건….
매니저：아, 뭔데 그래? 답답하게. 빨리 말해 봐.
빈：아…, 아니야. 그냥…, 괜찮았다니 다행이네.
빈：맞아, 내가 은근히 보수적이거든. 하하하, 가장병이 있어서 어쩔 수가 없나 봐.
빈：그럼, 너무 어두워지기 전에 이만 내려가자. 하하하하….
매니저：어….

(빈은 어쩐지 어색한 발걸음으로 먼저 옥상을 떠났다.)

매니저：…뭐지?

(빈은 왜…, 나한테 그런 질문을 한 걸까…?)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