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프로젝트 온라인] 빈 스토리 -12화- 심장 소리

(빈의 1집 앨범이 발매된 지 일주일 째. 생각보다 반응이 좋아 다행이다.)
(그리고 오늘은 드디어 빈의 라면 CF가 방송되는 날…!)

린：인터넷에서 찾아 보면 되지, 1분도 안 되는 걸 뭘 촌스럽게 TV 시간 기다려서 봐요?
매니저：인터넷에서 보는 거랑은 달라. 게다가 이건 아주 역사적인 일이라고!
매니저：빈! 다 끝났어?! 아니, 왜 평소엔 하지도 않던 목욕을 하필 지금 하는 거야?
혁：우와! TV에 형아 나와요?
현：그래, 바보야! 1분 있다가 나온대! 형아가 라면 먹는 거!
혁：형아, 얼른 나와!

 

- 달칵 -

빈：시작했어?
매니저：…….

(…빈의 샤워 후 모습을 보고 또 넋을 놓을 뻔했다.)
(아냐, 난 변태가 아니라고! 저 인간이 샤워하고 나면 유독 멋져지는 것 뿐이야!)

린：이제 할 거야. 뭐 하다 이제 와? 얼른 앉어!
빈：에이, 부끄럽게 무슨 CF 하나에 이렇게 옹기종기 모여들 있어.
빈：…어? 시작한다! 다들 집중!

(부끄럽다는 본인이 제일 신났잖아!)

(그리고 잠시 후…, 화면에서 빈의 라면 CF가 흘러나왔다.)

혁：우와! 라면 짱 맛있겠다!
현：진짜 맛있겠다…. 우리도 오늘 저녁에 저거 먹어요, 네?
매니저：얘들아, 이럴 땐 라면이 아니라 형을 봐 줘야지….

(이런 말을 해 봤자 내 말은 귀에도 안 들리는 것 같지만.)

매니저：흠…, 빈은 어떻게 생각해? 마음에 들어?
빈：매니저가 보기엔 어떤데?
매니저：글쎄, 괜찮게 나온 것 같은데? 화면도 잘 받는 것 같고.
빈：흐음…, 그래? 그럼 됐어.
매니저：어?
빈：난 너만 좋게 봐 주면 되니까.

(빈…, 가끔 아무렇지도 않게 의미심장한 말을 툭툭 던진단 말이야?)

 

매니저：아무튼, 앨범에 CF까지 나왔으니까 이제부터 인기가 많이 오를 거야.
매니저：마음의 준비 단단히 하고 있어.
린：지금부터 한다고 될까…?
매니저：응?
린：아니, 언니나 오빠나 아직 실제 인기를 체감 못한 것 같아서요.
매니저：……?
혁：형! 나 라면 먹고 싶어! 방금 TV에 나온 저거!
현：형아, 나도! 우리 저거 먹자, 응?
빈：으음….
빈：매니저, 집에 라면 있어?
매니저：아니? 아마 사 와야 할 것 같아.

(사실 너희들이 오고 나서부턴 남아나는 음식 자체가 없다고….)

빈：그래? 그럼 내가 나가서 사 와야겠다.

- 슥 -

빈：금방 사 올 테니까 기다리고 있어.
매니저：혼자 가게?
빈：요 앞인데 뭐. 금방 갔다 올게.

(빈은 얼른 겉옷을 챙겨 입고 사무실을 나갔다.)

린：…혼자 보내면 안 되는데.
매니저：뭐어?
린：언니도 같이 가셔야 도리 걸요? 왜인지 모르시겠으면 밖을 좀 보세요.
매니저：밖…?

- 달칵 -

매니저：헉…!

(창문을 열어 본 나는 식겁하지 않을 수 없었다.)

 

 
매니저：저, 저게 다 뭐야?! 빈! 서빈…!!

(잠시 후….)

팬Ａ：꺄악~!!
매니저：…….

(최대한 빨리 쫓아오기는 했지만…, 이미 늦은 모양이다.)

팬Ｂ：오빠~! 빈이 오빠! 꺄악~!
팬Ｃ：오빠, 여기 한 번만 봐 주세요! 네?!
팬Ｄ：전 옛날에 오빠 놀이터에서 노래하실 때부터 봤어요! 그러니까 저부터!!
빈：저기…. 잠깐, 잠깐만요…! 전….

(…저 멍청이. 어느 새 팬들 사이에 끼어 옴짝달싹도 못하고 있네.)

매니저：빈…!
빈：…매니저?
매니저：여기야, 여기! 나 여기 있…, 꺅!

(나는 팬들 틈을 헤집고 가려다가, 인파에 떠밀려 넘어지고 말았다.)

빈：매니저! 어디야? 어디 있는 거야?
매니저：나, 난 괜찮으니까 일단 다시 회사로 들어가! 라면은 내가 사 갈 테니까!
빈：뭐라는 거야, 이 바보…!
빈：잠시만요, 여러분, 여러분!
빈：잠깐만 주목해 주세요!

- 술렁 술렁 -

 

빈：지금 제 매니저가 여기 어디 깔려 있는 것 같은데, 잠깐 길 좀 내 주시겠어요?
빈：매니저가 있어야 저도 있을 수 있다는 건 다들 아시죠?
빈：그러니까 한 번만, 딱 한 번만 부탁드릴게요!

- 우르르르 -

매니저：앗….

(사람들 사이의 간격이 느슨해지자, 나는 그 틈을 타서 몸을 일으켰다.)

팬Ａ：저기요, 오빠 매니저 여자죠? 남자로 바꿔요, 얼른!
팬Ｂ：여자는 안 돼요! 절대 안 돼!
빈：죄송합니다. 잠시만 지나갈게요.
빈：매니저! 어디 있어?
매니저：여기야, 빈…!

(나는 팬들을 뚫고서 빈에게로 향했다.)

빈：매니저…, 꼴이 이게 뭐야? 그러게 여기까지 따라 나오면 어떡해?
매니저：당연하잖아. 난 네 매니저니까.
매니저：그리고 애초에 위험에 처했던 건 내가 아니라 너라고. 내 걱정 할 때가 아니라니까?
빈：그러는 너야말로.
매니저：…뭐라고?
빈：그러는 너야말로 네 걱정 좀 하라고.
매니저：어….
빈：앞으론 매니저고 뭐고, 이런 식으로 무모하게 뛰어들면 화낼 거야. 알았어?
매니저：빈….
빈：…이리 와.
매니저：응…?

 

빈：더 바짝 붙어.
매니저：…….

(빈은 팬들의 시선도 아랑곳하지 않고서, 나를 한 쪽 팔로 꼭 감싸고 걷는다.)

매니저：빈, 이러면 팬들이 속상해 할 텐데….
빈：지금은 남 걱정하지 말고 네 걱정이나 해. 방금 전에도 말했잖아.
빈：아까 넘어졌지? 어디 까지거나 다친 덴 없어?
매니저：괜찮아, 멀쩡해. 것보다 애들 라면을 사러 가야 하는데…. 빈, 너 먼저….
빈：그만.
빈：나한텐 라면보다 네가 먼저라니까!
빈：…그렇다고 라면이 중요하지 않은 건 절대 아니지만.
매니저：…….
빈：하여튼, 지금은 아무 데도 가지 말고 내 옆에만 딱 붙어 있어.
매니저：아, 알았어…. 그럴게.
매니저：근데, 빈…. 혹시 화났어?
빈：…화난 건 아니야. 그냥…, 이렇게 해야 내 맘이 편할 것 같아서 그래.
빈：놀라게 했다면 미안해.
매니저：아니야. 도와준답시고 나왔다가 피해만 준 내가 더 미안하지.
매니저：미안해, 빈.
빈：…됐어.
빈：사과는 됐으니까…. 자, 더 딱 붙어서 걸어.
빈：이렇게…. 심장 소리가 들릴 정도로, 가까이서 말야.

- 두근 두근…. -

(그 때 들린 심장 소리가, 누구의 것이었는지….)
(그것조차 알 수 없을 정도로, 우리는 가까이서 걸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