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프로젝트 온라인] 빈 스토리 -8화- 그(그녀)가, 그를?

(오늘도 어김없이 시작된 케이와의 녹음.)

케이：오케이, 좋았어.
케이：이 느낌으로 한 번만 더.

(…헌데 이 인간, 뭔가 다르다.)

케이：너무 감정만 넣으려고 하니까 음정이 튀잖아.
케이：여긴 최대한 담담해야 된다니까. 가사 안 봤어? 다시.

(여전히 까칠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훨씬 태도가 좋아졌다.)
(빈의 짜증이 확실히 효과가 있긴 있었나 보네….)

 

(얼마 후….)

빈：매니저…. 나 힘이 다 빠졌어….
매니저：그래서?
빈：소…, 손가락이 안 움직여…. 노래를 못하겠다구….
매니저：노래를 손으로 하냐!
빈：바…, 발가락도 안 움직이구….
매니저：그게 그거잖아!
빈：헤헤, 그런가.
매니저：하여간 가만 보면 겉만 멀쩡하지 속은 완전 텅 비었다니까?
매니저：차라리 뇌가 안 움직인다고 해!
빈：내 뇌는 원래 안 움직이거든?
매니저：…….

- 바스락 바스락 바스락! -

(나는 가방에서 사탕과 초콜릿을 있는 대로 꺼내, 그대로 빈의 입에 몽땅 우겨넣었다.)

빈：으악…! 껍질까지 주면 어떡해!
매니저：그냥 다 먹어라, 다!

케이：둘이서 뭐 하냐?
매니저：아….
케이：어얼~, 혹시, 여언애지이일~?
케이：…누가 내 녹음실에서 연애질하랬어! 엉?!
매니저：여, 연애질은 무슨…! 그런 거 아니에요!
케이：정말? 어이, 상거지! 네가 말해 봐.
빈：뭘?
케이：…이 자식은 낄낄거리다가도 나만 보면 인상 쓰고 난리야!
케이：표정 물어. 안 풀어, 인마?!
빈：그 쪽이 먼저 재수 없게 부르니까 그렇지.
케이：뭐…, 뭐…. 재수? 너 말 다했냐?
케이：이 자식이 잠깐 쉬랬더니 녹음실에서 연애질이나 하고 있던 주제에 아주 당당하다?
빈：연애질한 적 없는데?
케이：그럼 뭐 했는데?
빈：연애.
매니저：……?!
매니저：뭐, 뭐라는 거야, 빈! 연애라니…!
케이：푸하하하…! 연애…? 연애라구?
케이：야, 입에 묻은 초콜릿이나 닦고 말해! 네 꼴이 지금 얼마나 웃긴지나 아냐? 하하하…!
케이：그 꼬라지로 무슨 연애를 한다고…. 푸하하하.

빈：미 PD도 좀 먹을래?
케이：…미 PD? 누가 미 PD야?
빈：You.
케이：나…?! 내가 왜 미 PD야! 누구 맘대로?!
빈：미친 미꾸라지 PD를 줄여서 미 PD. 어때, 맘에 들어?
케이：이게 돌다 못해 환장했나! 그 거지 같은 별명 안 집어치울래?!
빈：미꾸라지도 초콜릿 좋아하나? 이리 와 봐, 이리 와 봐. 줄 테니까.
케이：뭐야? 있는 건 다 입에 덕지덕지 발라놓은 주제에 뭘 준다고….

 

 
- 쭈욱 -

케이：……!!
빈：에잇!
케이：뭐, 뭐 하는 짓이야, 이게…! 저리 안 가?!

(빈은 연신 입술을 쭉 내밀고, 케이에게 뽀뽀라도 할 것처럼 돌진한다.)

빈：누가 미꾸라지 아니랄까 봐 자꾸 빠져나가시네. 이리 좀 와 보라니까? 더 가까이!
케이：으악…! 저리 꺼져, 얼른!!

(그런데, 케이…. 왜 얼굴까지 빨갛게 물들이면서 당황하는 거야?)

매니저：…어째 두 사람이야말로 연애질하는 거 같은데.
케이：뭐야…?! 헛소리에도 정도가…. 아, 진짜!
케이：당장 비켜! 놓으라고…! 대체 나한테 왜 이러는 거야?!
빈：아까 나더러 입에 묻은 초콜릿이나 닦으랬잖아.
빈：기왕 닦을 거, 야무지게 닦게 옷 좀 빌려 주라.
케이：넌 맨 몸이냐? 옷은 나만 있어?
빈：그치만, 미 PD 옷이 훨~씬 더 재질이 좋아 보이는데?
케이：너…! 너 내 옷 한 번만 더 건드림 가만 안 둬! 이따 녹음할 때 죽는다!!
매니저：…….

(빈이 원래 저렇게 잘 웃었던가….)
(…뭐야, 이렇게만 보면 왠지 나보다 케이랑 더 친한 것 같잖아?)

매니저：…저기요, 슬슬 녹음 다시 시작해야 할 시간 아닌가요?
케이：그만 하랬지, 내가!!
빈：그러지 말고 한 번만 닦자니까~!
매니저：아, 이 사람들이 정말…!
매니저：녹음 안 할 거냐구요!!
빈：…아.
케이：…….

(잠시 후….)

매니저：PD님, 주스 좀 드세요.
케이：어, 땡큐.
매니저：오렌지 주스예요. PD님 좋아하시잖아요.
케이：그래, 고마워.
빈：…….
매니저：……?

(녹음실 안에 있는 빈이 이 쪽을 물끄러미 쳐다보고 있다.)
(왜 저러지…?)

매니저：뭐 더 필요한 건 없으세요?
케이：응, 없어.
매니저：어머! 옷에 뭐가 묻었네요. 털어 드릴게요.
케이：뭐야? 됐으니까 저리 가. 녹음 다시 시작해야 돼.
매니저：참, 빨대를 안 가져왔다. 얼른 갖다 드릴게요.
케이：됐다니까! 내가 무슨 애야? 왜 갑자기 이러는데?

(…그러게요.)
(내가 지금 왜 이러는 거지….)

매니저：그, 그냥…. 열심히 작업해 주시는 게 감사해서요.
케이：…훗, 하긴. 당연히 감사해야지.
케이：원래 내 몸값이 얼마인진 알고 있겠지?
매니저：그야….

 

 
매니저：그럼요, 알고 말고요! 엄청 비싼 몸이시잖아요!
케이：흥…. 그렇게 비싼 내가 이런 파리 날리는 회사와 일하게 되다니.
케이：영광인 줄 알라고.

(…참으로 밟아 버리고 싶은 미꾸라지지만, 참자.)

매니저：네, 그럴게요~!
매니저：…어차피 나중엔 PD님이 우리랑 일하게 된 걸 영광으로 생각하게 되실 테니까요.
케이：…뭐?
매니저：농담이에요.
케이：매니저는 오싹한 농담을 하는 버릇이 있군 그래.
매니저：하하하, 그래야 재밌잖아요.
빈：…….

케이：…근데 저 녀석은 뭘 저렇게 심각한 눈으로 보고 있는 거야?
케이：네 욕 안 해, 임마! 녹음 시작할 준비나 해!
빈：…….
매니저：응…?

(그 순간, 빈과 눈이 마주쳤다.)
(뭔가 말하고 싶어하는 듯한 눈인데….)

(…….)

빈：매니저…. 오늘따라 유독 케이랑 친해 보이네.
빈：매니저가 원래 저렇게 잘 웃었나?
빈：혹시….
케이：혼자 무슨 말을 그렇게 하는 거야? 이제 와서 가사 외우냐?
케이：1분 있다 시작할 거니까 준비해!
매니저：주스 좀 마시면서 하세요. 목 타시겠다.
빈：…….
빈：혹시 매니저가…, 케이를 좋아하는 건가?
빈：…….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