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프로젝트 온라인] 빈 스토리 -10화- 이상한 아픔

 
(오늘은, 휴식도 취할 겸 케이와 함꼐 등산을 가기로 한 날.)
(그런데…, 아침부터 빈의 상태가 좋지 않다.)

매니저：빈, 왜 이래? 어디 아픈 거야?
린：몸살 났나 봐요. 어젯밤부터 계속 골골거리네요.
혁：형아, 어디 아픈 거야?
현：형아가 아프대요…!
매니저：빈…, 많이 아파?
빈：아니야, 난 괜찮…. 콜록
빈：콜록, 콜록!
매니저：괜찮긴 뭐가 괜찮아!
 
매니저：얘들아, 너흰 오늘 좀 나가 있을래? 아무래도 빈은 조용히 쉬게 해 주는 게 좋을 것 같아.
린：…알았어요. 오빠가 원래 아파도 티 내는 사람이 아닌데…, 진짜 많이 아픈가 보네.
린：언니가 잘 좀 봐 줘요.
매니저：그래, 알았어.
현：흐아앙, 형아! 죽지 마!
린：시끄러! 오버하지 말고 얼른 나와!

 

(잠시 후….)

매니저：…빈, 잠깐 일어나 봐. 내가 죽 끓여 왔어.
빈：으음…, 뭣하러 그랬어. 난 괜찮은데….
매니저：됐고, 자. 입맛 없어도 좀 먹어.
매니저：일부러 네가 좋아하는 소고기 잔뜩 넣고 끓였으니까, 죽 치곤 맛있을 거야.
빈：…….
매니저：찬 물에 적신 수건도 가지고 왔으니까, 다 먹고 나면 이걸로 열 좀 식히면서 자. 알았지?
빈：…….
매니저：…왜? 뭘 그렇게 봐?
빈：그냥…. 고마워, 매니저.
빈：내가 아플 때 이렇게 누가 챙겨 주는 거…, 참 오랜만이거든.

(하긴…, 빈은 지금까지 가장이라는 입장 탓에 아파도 아픈 티 한 번 못 내고 살았을 거다.)
(그렇게 생각하면, 오랜만이란 말도 이해가 간다.)

빈：그런데…, 오늘 케이랑 산에 가기로 한 건….
매니저：그건 어쩔 수 없지, 뭐. 내가 케이한테 전화해서 잘….

- 딩동 딩동 -

빈：…벌써 온 것 같은데?

(…하여간 양반은 못 된다니까.)

 

- 쾅쾅쾅! -

케이：어이! 상거지! 매니저! 얼른 문 안 열아?!
케이：지금 우리나라에서 제일 잘 나가는 작곡가를 몇 초나 문 밖에 세워 둘 참이야? 어?!

- 쾅쾅! -

케이：야! 빨리 문….

 

 
- 달칵 -

케이：…흥. 이제야 열어 주는군.
케이：근데 상거지 이 자식은 왜 나와 보지도 않아?
케이：매니저 넌 또 왜 그러고 있는 거고? 등산복이랑 도시락은 어디 있어?
케이：오늘 등산 가기로 한 거 잊었어? 김밥 싸서 소풍 가기로 한 거 잊었냐고!
케이：내가 오자마자 바로 출발할 준비를 하고 있어도 모자랄 판에 이게 뭣들 하는….
매니저：그게, 빈이가 좀 아파서요….
케이：…뭐?
매니저：요 며칠 동안 조금 무리를 했더니 감기 몸살에 걸렸나 봐요, 지금 방에서….
케이：누가, 어디가, 어떻게, 왜 아프다고?
매니저：…….
케이：저리 비켜 봐…!!

- 달칵 -

케이：어이, 상거….

(케이는 그 자리에 우뚝 선 채로 굳어 버렸다.)

 

빈：미 PD 왔어…?
케이：너….
케이：너 이게 뭐야? 누가 너한테 밀가루라도 퍼부었어? 얼굴 색이 왜 이 모양이야!
케이：거지가 아프기까지 하면 어쩌라는 거야?! 너 컨셉이 동정과 연민이냐?! 엉?!
케이：모성애를 지나치게 자극하면 오히려 팬들이 불편해 한다고!
케이：이런 컨셉 안 좋아! 당장 일어나지 못해?!
매니저：저기…. 오늘은 빈이가 많이 아프니까 그냥 두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매니저：등산은 다음 번에 가기로 하고….
케이：무슨 소리야, 매니저!
케이：이럴 때일수록 마음을 더 굳게 먹어야 하는 거 몰라, 너?
매니저：…네?
케이：이럴 때일수록 집에만 박혀서 죽이나 먹고 있을 게 아니라, 산으로 가서 맑은 공기를 마셔야 한다고!
케이：그래야 몸살도 더 빨리 낫는 거야!
매니저：PD님…, 그건 아닌 것 같은데요.
케이：아니긴 뭐가 아니야?

케이：하…, 상상을 해 봐. 산 속의 맑고 상쾌한 공기를 마시며 먹는 맛있는 간식.
케이：생각만 해도 몸이 싹 나을 것 같지 않아?
빈：…산 공기 마시러 가는 도중에 실신해서 입원하게 될 것 같은데.
케이：너는 무슨 사내 자식이 그렇게 약해 빠진 소리나 하고 앉았어?
케이：내 말이 맞다니까! 아플 때는 아픈 만큼 굳건히 일어나야 돼! 그러니까 얼른 일어나!
케이：매니저, 넌 뭐 해? 얼른 도시락 준비 안 하고!
매니저：하아…, 알았어요. 알았으니까 잠깐만 나와 보세요.
케이：진짜? 그럼 가는 거냐?
매니저：그렇다니까요. …아, 빈은 잠깐 쉬고 있어.
빈：응….

 

(잠시 후….)

매니저：뭐 하시는 거예요, 진짜!
케이：뭐 하냐니? 내가 뭘 했다고?
매니저：PD님 진짜 너무하시는 거 아니에요? 빈이 저렇게 아픈데 등산 가는 게 중요해요?
케이：이봐, 매니저. 지금 나 훈계하는 거야?
매니저：PD님이 많이 기대하셨다는 건 알겠지만, 이런 상황에서는 져 주실 줄도 알아야죠.
매니저：PD님이 너무 그러시면 빈이가 미안해 하잖아요. 자기가 아프고 싶어서 아픈 것도 아닌데.
케이：나 참, 내가 무슨 철 없는 일곱 살짜리 어린 애야? 누가 그걸 몰라서 이래?
매니저：그럼 아시는 분이 왜 이러시는데요?
케이：…짜증나니까!!
매니저：네…?
케이：나도 속상하니까 이러지…! 저 자식 아픈 게 나도 짜증나고 속상하니까 이런다고!
매니저：속상하시면 이러실 게 아니라 더 챙겨 주셔야죠.
케이：내가 그딴 걸 어떻게 해?
매니저：아니, 왜 못해요? PD님은 손이 없어요, 발이 없어요?
매니저：이왕 말 나온 김에 차나 좀 끓여 주세요. 마침 감기에 좋다는 티백도 있고 하니까.
케이：야, 잠깐만…!

(티백을 꺼내려던 나를 케이가 잽싸게 가로막았다.)

케이：너 지금 뭐 하자는 거야? 난 안 한다니까!
케이：나보고 차를 끓이라고…? 그게 말이 돼?! 차라리 집에 가겠어!
케이：상거지는 워낙 거지 근성이 강하니 알아서 잘 먹고 잘 낫겠지!!
매니저：아, 어디 가세요! 차 끓여 주고 가셔야죠!
케이：이게 어딜 잡아…?! 이거 놔! 안 놔?!

- 우당탕탕…. -

매니저：꺄악…!

- 쿵! -

(…….)

- 쿵! -

빈：!
빈：…이게 무슨 소리지?
빈：매니저 목소리가 들린 것 같았는데….

- 달칵…. -

케이：괜찮아?!
빈：어….

 

빈：매니저…, 케이…?
빈：…….
빈：왜지…?
빈：기분이…. 이상해….
빈：가슴 언저리가 답답하고…, 뜨거워….
빈：이건…, 이건 감기 때문일까…?

(…….)

매니저：뭐예요! 사람을 막 넘어뜨리고!
케이：왜 나한테 화를 내? 애초에 네가 날 잡아당긴 게 문제지!
매니저：결국엔 PD님이 너무 세게 뿌리치셔서 이렇게 된 거잖아요!
매니저：근데…, 방금 무슨 소리 안 들렸어요?
케이：…소리? 무슨 소리?

(나는 사무실 문을 돌아 보았지만, 문은 꼭 닫혀 있었다.)
(이상하네. 분명 문 열리는 소리가 들린 것 같았는데….)

매니저：아무튼, 빨리 차라도 한 잔 끓여 주세요. 그게 뭐 어려운 일이라고 자꾸 빼세요?
케이：에이, 진짜 끈질기네…! 알았어, 까짓거 하면 될 거 아냐! 쳇….

(어휴. 아무쪼록 빈이 빨리 나아야 할 텐데….)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