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프로젝트 온라인] 빈 스토리 -7화- 괜찮은 조합

 
매니저：빈! 준비 다 됐어?
빈：응, 지금 나가!

- 달칵 -

빈：자, 가자.
매니저：…….
빈：왜 그래?
매니저：너…, 옷이 그게 뭐야? 어디 장례식장 가?
빈：어…, 왜? 이상해?
매니저：…하아. 연예인 시키려면 패션 센스부터 기르게 해야지 안 되겠네.
매니저：젓가락질도 가르쳐야 하는 마당에 패션 센스까지…. 가르칠 것 투성이야, 하여간.
빈：난 이 차림 괜찮은 것 같은데….
매니저：까만 정장만 입는다고 해서 다 괜찮은 게 아니야!
매니저：어차피 가면 다른 의상 입겠지만, 그래도 일단 저번에 샀던 옷으로 갈아입고 나와.
빈：알았어. 하긴, 그래도 첫 CF니까 더 신경 써서 가는 게 좋겠지?
빈：잠깐만 기다려, 매니저.

(잠시 후….)

빈：…어때? 이제 괜찮아?
매니저：겨우 좀 볼 만하네.
빈：아니, 볼 만하단 거 말고. 괜찮냐니까?
매니저：안 괜찮으면 어쩌게?
빈：흠….
매니저：뭐야, 그 표정은?
빈：매니저는 칭찬에 좀 짠 것 같다.
매니저：너…, 설마 멋있다는 말 한 번 듣겠답시고 계속 물어보는 거야?
빈：윽…!
매니저：굳이 지금 그런 말을 들어서 뭐 하게? 어차피 사람들이 평소에 많이 해 주는 말이잖아.
매니저：이번에 라면남으로 뜨고 나서 생긴 네 팬카페 있지? 거기 글만 몇 개 읽어봐도 멋있단 말이 넘치더구만, 뭘.
빈：…다른 사람 말고, 너한테 듣고 싶으니까 그렇지.
매니저：뭐…?
빈：멋있다는 말은…, 너한테 듣고 싶다고.

- 두근…! -

매니저：하, 하여간 너도 참…! 갑자기 웬 헛소릴 하고…!
매니저：…에라, 모르겠다. 그래! 너 멋있다! 됐어?
빈：응. 엎드려 절 받기긴 하지만.

- 따르르르릉 -

매니저：아, 전화 왔네…. 잠시만 사무실에 들렀다 가자.

 

- 딸칵 -

매니저：여보세요? 네.
매니저：…네?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빈：……?
매니저：다, 다른 배우요…? 아니, 아무리 그래도 이렇게 갑자기 취소하시는 게 어디 있어요?!
매니저：…저기요, 여보세요? 여보세요! 야!!
매니저：뭐야, 끊었어…? 이 사람이 정말…!!
빈：매니저…, 무슨 소리야? 다른 배우라니?
매니저：그게…, 갑자기 다른 배우를 캐스팅하게 됐다면서 안 나와도 된다고 하잖아. 나 참, 세상에 이런 경우가 어디 있어?

- 뚜르르르르…. 뚜르르르르…. -

(…다시 전화를 걸어 봤지만, 감독님은 전화를 받지 않는다.)

매니저：하…, 내가 기가 막혀서 진짜….
빈：…….

- 쾅쾅쾅! -

매니저：…응?

(누구지? 하필 이럴 때….)

- 달칵 -

매니저：어…?

 

 
매니저：!!

(케…, 케이…?!)
(아니, 그런데 안색이 왜 이 모양이야…?)

케이：…자, 받아.
매니저：네…? 이게 뭐예요?
케이：뭐긴 뭐야, 곡이지!!
케이：그나저나, 넌 기껏 찾아온 사람을 계속 문 밖에 세워 둘 작정이냐? 어?
매니저：아…, 드, 들어오세요!

 

빈：여긴 웬일이야?
케이：…이 자식이 아직도 정신줄을 못 챙겼네. 내가 네 친구냐? 존대 안 할래?
매니저：저기…, 이게 다 곡이라구요? 양이 꽤 되는 것 같은데…, 언제 이렇게 만드신 거예요?
케이：요 며칠 밤을 새면서 만든 천금 같은 곡들이다, 왜.
케이：저번에 저 상거지가 그렇게 난리를 치고 간 후로 도통 가만히 있을 수가 있어야지.
케이：하여튼, 총 20곡 만들어 왔으니까 이 중에 마음에 드는 거 10개만 골라서 앨범에 쑤셔넣어.
매니저：이…, 20곡이요? 이걸 진짜 요 며칠 새 만들었다구요?
케이：…훗, 이제야 내 진가를 알겠어?
케이：알겠으면, 나 피곤하니까 잔말 말고 오렌지 주스 좀 가져와.
매니저：…….

(이 미꾸라지를 언제 한 번 잡아서 고아 먹든가 해야지….)

케이：그런데, 상거지. 넌 내가 곡을 20개나 만들어 바쳤는데 감사 인사도 없냐?
빈：그 곡들, 사과하는 의미에서 만들어 온 거 아냐?
빈：사과하러 온 사람한테 고맙다고 하는 사람도 있어?
케이：야! 사과는 무슨 사과? 누가 사과를 하러 왔다고 그래?!
빈：……. 됐으니까 그만 해. 오늘은 그 쪽이랑 오래 이야기하고 싶은 기분 아냐.
케이：뭐? 내가 뭐 며칠 밤을 새고 와서 너희들 기분을 파악하고 맞춰 줘야 하는 입장이야? 그런 거야?
빈：…….
케이：젠장! 뭔데? 기분이고 분위기고 죄다 왜 이런 건데? 무슨 일인지 말이라도 해야 이해를 할 거 아냐!
매니저：오렌지 주스 가져왔어요.
케이：이리 줘…!

- 벌컥 벌컥 -

케이：후….
케이：야, 상거지. 끝까지 말 안 할 거냐?
빈：…….
케이：나 참, 답답해 미치겠구만.
케이：어이, 상거지 매니저. 뭐가 어떻게 된 거야? 너라도 말해 봐.
매니저：그게요….

 

 
(잠시 후….)

케이：내 이 미친 자식들을!!
케이：아니, 뭐 이런 상도덕도 없는 놈들이 다 있어? 당장 그 쪽 전화번호 내놔 봐!
매니저：뭘 어쩌시게요?
케이：어쩌긴 뭘 어째? 전화해서 따져야지!
매니저：그런다고 뭐가 해결될까요? 이미 캐스팅도 다 됐다는데….
케이：잔말 말고 전화 걸라니까!!
빈：…괜히 일 더 크게 만들지 말고 관두지?
케이：시끄러, 임마! 네가 노상 그렇게 멍청하게 구니까 이런 일을 당하는 거잖아!
케이：어디 감히 내가 맡은 놈을 건드려? 가만 두나 봐라, 이 자식들.

- 뚜르르르르…. 뚜르르르르…. -

케이：…여보세요? 당신, 방금 신인 빈 캐스팅했다가 취소한 감독 맞죠?
케이：작곡가 케이입니다. 네. 그럼 정말이지 가짜게요?
케이：내 가수한테 이런 식으로 부당한 처사를 내리다니 상당히 불쾌하네요.
케이：무슨 말은 무슨 말? 빈, 지금 내가 프로듀싱하고 있는 가수거든요?
케이：괜히 외부 압력으로 기사 나가서 이미지 망치고 싶지 않으면, 캐스팅 원상 복귀 시키세요. 지금 당장.
케이：…네. 그럼 그렇게 알고 그 쪽으로 보내겠습니다. 네, 나중에 기회 되면 뵙죠.

- 뚝 -

매니저：…감독님이 뭐래요? 빈 다시 써 주신대요?
케이：뭣들 하고 있어? 얼른 나가 봐.
매니저：……! 감사합니다!!
빈：…….
케이：…이봐. 넌 이래도 감사하다고 안 할 거냐?
빈：뭐…, 이건 어느 정도 고맙네.
케이：어느 정도? 거만함이 아주 그냥 하늘을 찌르는구만.
케이：라면 좀 먹더니 많이 컸다?
빈：내가 그 쪽한테 그런 말 들을 만한 이유는 없다고 생각하는데.
케이：…흥. 너 말이야, 나한테 잘 하는 게 좋을걸?
케이：지금 열 곡 분량의 무시무시한 녹음이 널 기다리고 있거든. 상거지.
빈：……!
빈：가, 갑자기 단 게 땡기네…. 매니저, 뭐 먹을 거 없….
매니저：없어. 대신, 가서 라면이나 실컷 먹어.
빈：매니저, 너까지…!

(흐음…, 마냥 재수 없는 줄만 알았더니, 케이도 의외로 쓸모가 있네.)
(빈과 케이…, 어쩐지 괜찮은 조합이 될 것 같은 예감이 드는데?)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