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프로젝트 온라인] 빈 스토리 -4화- 옥상 기타

 
매니저：빈! 빈!!
빈：음…, 무슨 일이야?
매니저：지금 자고 있을 때가 아니야! 얼른 일어나!
빈：왜? 나 팬이라도 생겼어? 누가 초콜릿 상자라든가 과일 바구니라도 가지고 온 거야?
매니저：…넌 먹을 게 세상의 전부니?!

(내가 지금 연예인을 키우는 건지 식신을 키우는 건지 혼란스럽다….)

매니저：그런 게 아니라, 우리 스케줄 들어왔다고!
빈：스케줄? 진짜?
매니저：응! 요즘 한창 인기 있는 드라마 있잖아, '스타와 나'!
매니저：거기 단역인데, 좀 비중 있는 역할이래.
매니저：저번에 열심히 프로필 돌리고 다닌 보람이 있었어!
빈：와, 그래? 그럼 얼른 가야지, 얼른!

- 휙! -

매니저：?!
매니저：자, 잠깐만! 나 있는 데서 옷을 막 벗고 그러면 어떡해!
빈：미안, 미안. 맘이 급해서.
빈：나가 있어, 매니저. 얼른 갈아입고 나갈게.
매니저：후…, 내가 진짜 못 살아.

 

 
(얼마 후….)

매니저：…네?
매니저：잠시만요, 아까랑은 말씀이 다르시잖아요! 대본에도 없는 엑스트라라뇨!
감독：거 우리 드라마가 얼마나 인기 있는지 알면서 그래?
감독：이런 엑스트라 자리도 방송 한 번 타 보겠다며 목매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감독：내가 매니저 씨 생각해서 연락 준 거라고. 싫다면 됐어. 나도 아쉬울 거 없으니까.
매니저：감독님!
감독：어떡할래. 할 거야, 말 거야?
감독：할 거면 얼른 들어가서 앉아. 촬영 시작해야 돼.
매니저：하….
빈：…….
매니저：빈…, 너무 상심 마. 이런 역, 하기 싫으면 그냥 안 해도….
빈：배고프다….
매니저：으응?
빈：배고파 죽겠다…. 얼른 라면 먹을래….
매니저：…….

 

 
(그랬지, 참…. 주인공 뒤에서 라면 먹는 역할이었지….)
(빈은 군말 없이 세트 안쪽으로 향하더니, 곧 자리를 잡고 앉았다.)

감독：봐, 저 친구는 좋아하잖아. 괜히 매니저 씨만 성화라니까.
감독：자 그럼 촬영 들어갑니다! 레디, 액션!
빈：……!!

(촬영이 시작되자, 빈은 태연하게 라면을 먹기 시작했다.)
(하지만, 뭘까…. 마치 분노의 젓가락질이라 부를 수 있을 것만 같은 저 엄청난 속도와 흡입량은….)

감독：오케이! 컷!

(컷 소리와 동시에, 빈은 라면 한 그릇을 뚝딱 비워 냈다.)

감독：잘 먹네, 저 친구.
매니저：저 친구가 아니라 빈인데요.
감독：거 참, 매니저 씨 왜 이래? 예민하기도 하네.
감독：기회를 줬으면 잔말 말고 감사하게 받어.
감독：이 바닥은 원래 이런 거고, 신인들은 또 다 거기에 맞춰서 가야 하는 법이잖아. 안 그런가?
매니저：으….

(끓는다, 끓어…. 내가 이걸 참아야 해?)

감독：자, 이건 오늘 출연료야. 얼마 안 되니까 가는 길에 식사나 한 끼 해.

(…하아. 그래도 이 쪽이 참아야지, 어쩌겠어….)

감독：그런데 설마, 이렇게 쥐꼬리만큼 받고 몸값 싸지느니 차라리 안 받겠다며 자존심 같은 거 세우진 않겠지?
매니저：그럴 리가요!
빈：그럴 리가요!
매니저：어떻게 번 돈인데 그냥 날려요? 주세요, 이리.
빈：동감입니다.
매니저：다음엔 열 배는 더 주셔야 할 테니까 그렇게 아시고 준비하세요!
빈：열 배가 뭐야? 스무 배는 더 주셔야지.
빈：그럼, 라면 잘 먹었습니다, 감독님! 수고하세요!
매니저：수고하세요!
감독：…….
감독：…뭐야, 저것들? 여기가 라면집이야?

 

 
(얼마 후….)

매니저：왜 너희만 나와? 빈은?

(밥 먹자고 다들 불렀는데, 빈만 어딜 갔는지 보이지 않는다.)

린：아까 바람 좀 쐬고 온다고 나갔는데?
혁：우와! 고기다!
현：우와! 고기다!
매니저：어디로 간다곤 말 안 했어?
매니저：이거 그래도 너희 오빠가 처음으로 번 돈으로 산 건데.
린：자기 스타를 자기가 챙겨야지, 우리한테 물어보면 어떡해요?
매니저：내 스타이기 이전에 너희 오빠이기도 하잖아!
린：…여긴 뭐 옥상 같은 데 없어요?
매니저：옥상? 있긴 한데…, 왜?
린：오빠 높은 데서 노래 부르는 거 좋아해요. 한 번 가 보세요.

 

(잠시 후….)

(옥상에 도착하고 보니, 정말로 웬 기타 소리가 들린다.)

매니저：빈…?

 

 
빈：어….
빈：매니저!
매니저：뭐 해? 이런 데서.
빈：여긴 어떻게 알고 왔어?
매니저：린이가 말해 줬어. 다 같이 밥 먹을 시간에 뭐 하는 거야? 얼른 내려가자.
빈：…….

- 덥썩 -

매니저：…어?

(빈…, 왜 갑자기 내 손을 잡고 그러지?)

빈：…있잖아, 매니저.
매니저：으…, 으응?
빈：나…, 묻고 싶은 게 있어.
매니저：뭐, 뭔데…?

(뭐야, 이 애매한 분위기는…? 설마….)

빈：아까 그 감독, 산낙지 닮았지?

- 휘청 -

(뭐, 뭐시라…?! 산낙지…?!)

 

빈：닮았지? 암만 생각해도 닮은 것 같아서 말이야.
빈：하, 산낙지 먹고 싶다….
매니저：…네가 오늘 충격이 컸나 보구나. 그만 하고 얼른 정신줄 챙겨. 내려가자.

- 덥썩 -

매니저：뭐야, 또 왜?
빈：…미안해.
매니저：뭐?
빈：아까 나 때문에 많이 속상했지? 미안해.
매니저：…….
빈：나, 너무 미안해서….
빈：그러니까, 언젠간 오늘 번 돈의 열 배…. 아니, 스무 배는 더 받을 수 있는 스타가 되고 싶어.
빈：정말로…, 정말로 그렇게 되고 싶어졌어.
매니저：빈….
빈：…….

빈：…으하하하하!
매니저：응…?!
빈：으, 느끼해! 역시 이런 말 하는 건 나한테 안 어울려.
빈：아무튼 간에! 그 산낙지 따윈 나중에 벌벌 기게 해 줄 테니까 걱정하지 마, 매니저!
매니저：…….

(…누가 누굴 위로하는 거야? 바보.)

 

매니저：아, 됐으니까 내려가서 밥이나 먹어! 정말이지….
매니저：정신줄 놓고 있느라 깜빡 잊었나 본데, 우리 아까 오다가 고기 샀잖아. 애들이 벌써 다 먹어 버렸으면 어쩌게?
빈：헉…! 맞다, 내 고기!
빈：에이 씨, 괜히 청승 떠느라 그 중요한 걸 깜박했네! 어떡하지….
빈：아, 아니야. 우리 애들은 암만 없이 살았어도 콩 한 쪽까지 나눠 먹을 애들이야. 다 먹었을 리가 없어!
빈：아무렴, 그럴 리가 없….

- 솔솔…. -

빈：……!
매니저：빈…, 어디서 고기 굽는 냄새 안 나니?
빈：으악…! 얼른 가자, 얼른!

- 후다다닥 -

매니저：…….

(하여간, 나이만 먹었지 어떨 때 보면 애가 따로 없다.)
(후후…, 귀여운 빈.)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