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프로젝트 온라인] 빈 스토리 -3화- 케이를 만나다

 
빈：아, 매니저.
빈：잘 잤어? 오늘 아침은 날씨가 정말….
매니저：…빈.
빈：왜애?
매니저：넌….
빈：응.
매니저：넌 어째서 욕실에 걷어차넣기 전까진 샤워를 안 하는 건데!!
빈：어어…?!

- 빠악!! -

- 쾅! -

빈：아야야야…! 이게 무슨 짓이야!!
매니저：잔말 말고 깨끗이 씻고 나오지 못해?! 어느 새 처음 만났을 적의 꾸질꾸질한 상태로 되돌아갔잖아!!

 

 
(얼마 후….)

매니저：휴…, 이제야 좀 다시 볼 만하네. 빨리 빨리 좀 걸어.
빈：매니저, 아무리 내가 안 씻는다고 해도, 남자 옷을 막 벗기고 그럼 안 돼!
매니저：얼씨구, 내가 언제 남자 옷을 막 벗겼어?
빈：욕실에 나 밀어넣을 때 내 옷도 막 벗기려고 그랬잖아.
매니저：이 인간이 왜 생사람을 잡아? 내가 언제! 언제!

빈：근데 여기가 어디야?
매니저：말 돌릴래? 앨범 프로듀싱해 줄 작곡가 분 만나러 온 거라고 아까 얘기했잖….

 

？？？：…….
매니저：…….

(…헉.)
(지, 지금…. 지금 내 옆으로 지나간 사람은 분명….)

매니저：저, 저기…. 빈? 저 사람 봐봐. 왜, TV에도 자주 나오는 작곡가 케이….
빈：앗, 있다! 신난다!
매니저：…….

(…넌 거기서 뭐 하고 있는 거야!!)
(어느 타이밍에 발견했는지, 빈은 구석에 버려진 피자판을 연신 뒤적거리고 있었다.)

매니저：빈!!
빈：매니저, 이거 봐! 누가 피자 먹고서 쿠폰도 안 챙겼….
케이：…뭐야, 저건?

(…헉. 케이가 이 쪽을 봤…!)

케이：이런 데 웬 거지가 돌아다녀?
빈：……!

- 퍼억! -

케이：……!!
매니저：!!

(바로 그 때, 빈이 피자가 남아 있는 피자판 하나를 케이의 등에 냅다 던져 꽂았다.)
(케이의 자존심이나 마찬가지라며 유명한 하얀 정장이, 순식간에 피자 범벅….)

 

케이：지…, 지금 나한테…. 뭘 한 거지…?
빈：죄송해요, 죄송해요. 진짜로 맞출 생각 하나도 없었는데.
케이：지금 그걸 사과라고 하는 거야?!
빈：그치만, 그게 다 그 쪽이 먼저 제 쿠폰을 가져가셔서 생긴 일이에요.
케이：뭐…? 쿠폰…?
빈：거기요. …발바닥.
케이：! 이건….
케이：뭐야?! 이까짓 쓰레기 하나 때문에 감히 나한테 피자를 던졌다는 거야?!
빈：쓰레기가 아니라 쿠폰인데요?
매니저：…….

(설마…. 빈은 거지라는 말에 화가 나서 그랬던 게 아니라….)
(그저 저 피자 쿠폰 한 개…, 때문에…?)

케이：이게 진짜 미쳤나?! 너 내가 누군지 알아?!

- 휘익! -

 

 
(케이는 쿠폰을 휙 집어 던지더니, 무서운 기세로 빈에게 다가간다.)

빈：…아. 감사합니다.

(그런데…. 빈은 쿠폰만 냉큼 집은 다음 잽싸게 계단을 올라가 버렸다.)
  
케이：…?! 야!! 너 어디 가?! 거기 안 서?!
케이：뭐 저런 상거지 같은 자식이 다 있어!!
매니저：빈…! 기다려! 같이 가!
케이：뭐야. 네가 저 거지 보호자야?
매니저：네? 아, 보호자까진 아닌데 대충 뭐 비슷한….
케이：넌 나 누군지 알지?
매니저：알죠, 그럼. 이 나라에서 제일 유명한 스타 작곡가시잖아요.
매니저：근데 우리 빈이가 아직 이 쪽 생활이 좀 서툴러서….
케이：서툴러? 쟤 뭔데? 쟤 좀 모자란 애야? 그래?
매니저：예? 어우, 아뇨. 그런 건 절대 아니구요….
케이：그럼 됐어. 뇌 고장난 거 아니면 당장 내 앞으로 데려와!! 다시 와서 사과하라고 해, 당장!!

(한 성격 한다고는 들었지만, 이 정도일 줄이야….)

매니저：저기…. 맘 같아선 그러고 싶지만, 죄송합니다. 저희가 지금 다른 작곡가 분이랑 약속이 있어서요.
매니저：그럼 이만…!
케이：뭐…? 이봐, 야!! 거기 안 서?!

 

(잠시 후….)

작곡가：아니, 케이 네가 여긴 웬일이야?
케이：여기 빌딩에 볼 일이 있어서 왔다가 잠깐.
케이：설마 저 친구가 새로 작업하는….
작곡가：아니, 그럴 리가. 그냥 부탁 받아서 들어나 보는 거야.
케이：…훗. 역시 저런 거지가 가수일 리가 없지.
매니저：…무슨 말씀이세요? 우리 빈이는 이미 가수거든요?
작곡가：거지라고? 흠…, 그렇게 보이진 않는데. 얼굴도 반반하고.
작곡가：무명인 데다 소속사 사정이 복잡하단 게 좀 걸리긴 하지만.
케이：보이는 게 다가 아니야.
작곡가：그래? 아는 사이야?
케이：그럴 리가. …나 신경 쓰지 말고, 하던 거 마저 해. 노래나 들어 보지, 뭐.
빈：…….

(빈은 신경 쓰지 않는다는 척을 하고 있지만, 기분이 썩 좋아 보이진 않는다.)

작곡가：아까 내가 들려 준 곡을 잘 소화만 한다면 같이 작업해 보겠지만, 아니라면 어쩔 수가 없어.
작곡가：그럼 노래 들어 보지.
빈：…네.

(잠시 후, 빈은 차분히 노래를 시작했다.)
(그래, 바로 이거야…! 이 아름답고도 개성 넘치는 보이스 컬러!)

작곡가：어….
케이：…….

(훗…. 두 사람 다 놀라서 표정이 굳은 게 보이는걸?)

 

 
빈：다…, 했는데요.
작곡가：어, 어어…. 그래. 잘 들었어.
케이：…….
매니저：어떠세요? 저희랑 같이 작업해 주시겠어요?
작곡가：흠….
작곡가：글쎄, 외모나 실력은 괜찮은데…. 아무래도 특별히 신선한 구석이라든가, 성공 가능성은 잘 모르겠네.
작곡가：일단 내가 좀 더 생각해 보고 따로 연락을 주는 걸로….
케이：됐어.
빈：……?
케이：보아하니 넌 이것저것 걸리는 게 많은가 본데, 그냥 내가 맡지.

(뭐, 뭐…?!)

작곡가：그게 무슨 소리야? 네가 갑자기 왜….
케이：내가 트레이닝 시키겠다고. 나한테 넘겨.
작곡가：뭐, 나야 괜찮지만 그런 건 당사자랑 얘기해야 하지 않아?
케이：얘기할 게 뭐 있어? 우리나라 최고의 작곡가가 프로듀싱해 주겠다는데.
케이：영광입니다, 하고 인사하진 못할망정 거부할 정신 나간 놈이 어디 있어?

빈：여기 있는데요.
매니저：빈…!
빈：매니저, 난 이 사람 마음에 안 들어.
케이：너…, 빈이라고 했나?
빈：그런데요.
케이：푸하하하! 그거 혹시 가난할 빈 자로 쓰는 거 아니냐?
빈：…….
매니저：어…, 저, 저기….

 

 
매니저：자, 작가님도 차암. 빛날 빈 자겠죠.
케이：빛날 빈? 그게 어울려? 쟤한테?
빈：…생각보다 유치하게 노시네요.
케이：뭐야?!
빈：빛날 빈 자 맞거든요? 다들 가난할 빈 자로 오해하긴 하지만.
케이：거 봐! 다들 오해한다는 건 네가 거지처럼 생겼다는 거잖아!

빈：그러세요? 그럼 그 쪽은 본명이 뭔데요?
케이：…?! 그, 근데 이 자식이 아까부터 그 쪽, 그 쪽…! 너 아직도 내가 누군지 몰라?! 존칭 똑바로 안 써?!
빈：하하하하. 반응 보니까 되게 웃긴 이름인가 보다, 그쵸? 그래서 예명 쓰는 거죠?
케이：이게 진짜! 야, 너네 얼른 나 따라 나와! 당장!!
매니저：따라 나오라니, 어디 가시는데요?
케이：그걸 몰라서 물어? 계약서 쓰러 가야 할 거 아니야!
빈：계약서? 글쎄, 난 싫다니까요!!
케이：입 다물고 따라 오기나 해!
케이：…넌 이제 죽었어, 상거지.

 

(얼마 후….)

매니저：근데…, 빈.
빈：?
매니저：귀 좀 대 봐. 있지….
매니저：네 이름, 진짜로 빛날 빈 자 써?
빈：훗….
빈：아니. 사실 가난할 빈 자 써.
매니저：뭐…? 진짜?!
빈：응.
빈：어릴 때, 부모님이 어딜 가든 귀한 손님이 되란 뜻으로 손님 빈 자 써서 지어 주시려다가….
빈：한자가 헷갈리셨는지, 출생 신고하실 때 실수로 가난할 빈 자를 써서 내 버리셨거든.
매니저：헉….
빈：…뭐, 괜찮아.
빈：결국 난 귀한 손님이 될 운명일 테니까.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