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프로젝트 온라인] 이안 스토리 -19화- 기다림

(오늘은 첫 대본 리딩 날.)

매니저：오늘 대선배님들도 다 오시니까, 잘 해야 돼.
이안：알아서 잘 할 거니까 걱정 마.
매니저：긴장되거나 그러진 않고? 마실 거라도 갖다 줄까?
이안：…됐어.
매니저：오늘 이상하네. 컨디션 안 좋아?
이안：됐으니까 신경 꺼.
매니저：이안, 중요한 날 이렇게 까칠하게 굴 거야?
이안：내가 뭐? 외투 줘.

 

이안：…흥.

(이안은 외투를 휙 낚아채 입은 뒤 나가 버린다.)

매니저：으음….
매니저：오늘따라 유독 싸-하네. 왜 저러지?

(…….)

이안：까칠? 쳇.
이안：외간 남자한테 업혀 들어온 게 누군데.
이안：매니저가 일은 안 하고 연애질이나 하고 다니고 말이야.
이안：이러니까 내 인기가 팍팍 오르질 못하지.
이안：목도리? 자기 스타한테도 한 번 사 준 적이 없는 걸 어디 그런 애송이한테….
매니저：이안! 같이 가!
이안：!
이안：깜짝이야.
이안：불쑥불쑥 나타나지 마. 놀랬잖아.
이안：설마 들은 건 아니겠지….
매니저：들어? 뭘? 내 욕 했구나?
이안：…시끄러. 내가 넌 줄 아냐.
매니저：암튼 이상하다니까.

 

(얼마 후….)

이유진：오오, 우리 이안. 연기가 판타스틱한데?
이안：과찬이세요.
이유진：지난 번엔 좀 오해가 있었던 것 같아서 내내 맘에 걸렸는데…, 미안하게 됐어.
이유진：그치만 절대 유리 고거 땜에 이안을 캐스팅한 건 아냐, 알지?
이유진：난 철저하게 외모 지상주의라구.
이유진：내가 우리 꽃청년한테 홀딱 반해서 캐스팅한 건데….
이유진：연기까지 잘 해 줄 줄은 몰랐어. 으하하! 아주 심봤다 이거!
이안：아닙니다. 지난 번엔 제가 실례가 많았죠.
이안：좋게 봐 주셔서 감사드려요.
매니저：저희 이안, 정말 괜찮은 스타예요.
매니저：잘 좀 부탁드려요.

이유진：어휴, 무슨 소리! 나야말로 잘 좀 부탁해!
이유진：유리 그게 좋은 걸 주체를 못하고 막 쫓아다녀도 귀엽게 봐 주고.
이유진：오늘도 그렇게 쫓아온다는 걸 내가 막느라….

- 똑똑똑 -

 

유리：오빠, 사장 언니, 이모 안녕! 하하….
이유진：아유, 이 화상이 진짜! 양반은 못 되지. 왜 또 왔어? 얼른 안 가?!
이안：전 괜찮아요. 너무 그러지 마세요.
유리：꺄, 좋다! 오빠가 내 편 들어 주는 거 맞지?
이안：오늘은 또 어쩐 일이야?
유리：어쩐 일은! 저번에 내가 또 보러 온댔잖아. 오늘은 만나 줄 거지?
유리：오늘까지 거절한다면 난 정말 마음에 큰 상처를 입고….
유리：엉엉 울어버릴지도 몰라. 흑흑.
이유진：쇼를 한다, 쇼를 해.
이유진：너도 이 참에 연기나 해 보지 그래?
유리：이모한테 한 말 아니야.
유리：우리 오빠한테 한 말이라구!

유리：오빠! 어때? 리딩도 끝났으니까 우리 맛있는 점심 먹으러 가자! 응?
이안：음…, 그럴까?

(어라, 이안이 어쩐 일로 이렇게 흔쾌히 승낙을 하지?)

이안：매니저님, 우리 다음 스케줄 없지?
이안：그럼 먼저 들어가 있을래?
이안：난 유리랑 점심도 먹고 하다가 들어갈게.
매니저：아, 뭐….
매니저：딱히 다른 스케줄은 없지만, 괜찮을까?
매니저：그래도 이제 어느 정도 인지도도 생겼고, 알아보는 사람도 많을 텐데. 단 둘이….
이안：뭐, 어때. 친한 동생일 뿐인데.
이안：그치, 유리야?
유리：응? 아, 응….
이안：갔다 와도 되지?
매니저：어…?

 

유리：그래도 되죠, 사장 언니?
매니저：뭐, 안 될 건 없지만….
이안：그럼 먼저 갈게.
매니저：…저기, 잠깐만!
이안：……?
매니저：저녁 먹기 전까진 들어올 거지?
매니저：아무래도 연예인이 매니저 없이 막 오래 돌아다니면 위험하기도 하고….
이안：걱정 마. 누구처럼 말도 없이 늦진 않을 테니까.
매니저：뭐?
이안：갔다 올게.
매니저：…알았어. 일찍 와.

(이안은 뒤도 안 돌아 보고 가 버렸다.)
(오늘은 왜 또 저렇게 유리한테 자상하게 굴지?)

 

이유진：어우, 꽃청년 저 꽃미소 좀 봐.
이유진：저러니 우리 유리가 안 넘어가고 배기나.
이유진：아주 그냥 여심을 녹이네, 녹여!
매니저：그러게요. 진짜 잘 웃네요.
이유진：그치? 얼굴만 보면 여자 여럿 울릴 상이야.
매니저：이젠 모르겠어요. 저 웃음이 진짠지 가짠지….
이유진：…으응?

(도저히 속을 모르겠다니까….)

 

(한참 후….)

매니저：벌써 여섯 시가 훌쩍 넘었는데….
매니저：코코야. 네 주인 왜 이렇게 안 오니?
코코：…….
매니저：지난 번에 내가, 저녁 먹기 전에 오겠다고 해 놓고 약속 안 지켜서 복수하는 건가?
코코：…….
매니저：…그래, 내가 널 데리고 무슨 말을 하겠니.
매니저：하여간 나 무시하는 것도 지 주인하고 똑 닮았다니까.

- 팔락 팔락 -

매니저：말은 또 다 알아 들어요.

(그나저나 이안은 어디서 뭘 하느라 이렇게 늦는 거야?)

 

- 달칵 -

매니저：아…, 왔어?
이안：배 고파. 밥 줘.
매니저：저녁 안 먹고 왔어?
이안：넌 먹었어?
매니저：아니, 나야 이안 기다렸지.
이안：그럼 됐네. 빨리 차려.
 
매니저：실컷 놀다 왔으면서 왜 이렇게 피곤해 보여?
이안：놀았으니까 피곤하지.
매니저：재밌었나 보네?
이안：왜. 질투 나냐?
매니저：참 나, 질투는 무슨? 내가 왜? 내가 앤가?
이안：…그럼 난 앤가.
매니저：뭐?
이안：아냐. 됐고 빨리 밥이나 해 와.
매니저：내가 무슨 밥순이야? 말을 해도 꼭….

(나는 투덜대며 일어서서, 부엌 쪽으로 향했다.)

이안：어이, 꼬마 사장.
매니저：왜, 또!
이안：나…, 많이 기다렸냐?
매니저：그럼 조금 기다렸게? 간 지가 언젠데. 아~까 오전에 가 놓고는.
이안：아무렴 나보다 더 하겠냐.
매니저：뭐?

이안：재미없는 건 똑같더라. 나가 노는 거나 집에서 기다리는 거나.
매니저：뭐라는 거야? 안 들려!
이안：됐어. 배 고프니까 밥이나 빨리 달라고!
매니저：알았어! 거 참, 진짜 애처럼 보채기는.
이안：…멍청이.
이안：나도 널, 그렇게 기다렸다고.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