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프로젝트 온라인] 이안 스토리 -17화- 진짜 미소

(드디어 희연 언니의 콘서트 날.)
(이안은 대기실에서 내내 왼손 약지를 떨고 있다.)

매니저：많이 긴장했나 보네?
이안：긴장은 무슨. 난 여유로워.
매니저：…내가 이럴 줄 알았지.
이안：글쎄, 아니라니까.
매니저：여유로운 사람이 이렇게 경직돼 있니?
이안：시끄러. 연습해야 되니까.
이안：아아아. 흠흠. 아아아.
이안：목이 왜 이렇게 안 좋지? 나 오늘 목 상태 좀 별로인 것 같지, 어?
매니저：평소랑 똑같은데.
이안：아닌데. 뭔가 좀 막혔잖아. 텁텁하고. 흠흠. 아아.
매니저：자, 물.

- 벌컥 벌컥 -

이안：후우…. 한결 낫네.
이안：고마워, 꼬마 사장.
매니저：이안이 이렇게 긴장한 거 처음 봐.
이안：아니라니까. 너 나가. 방해 돼.
매니저：까칠하시긴.

(나는 목에 걸려 있던 반지를 빼서, 이안에게 내밀었다.)

이안：뭐야, 이게?
매니저：반지 처음 봐? 이렇게 끼는 거잖아.

(그리고 이안의 왼손 약지에 직접 끼워 주었다.)

매니저：다른 의미는 아니니까, 오해하지 말고.
이안：……?
매니저：이게 나 어렸을 때 우리 할머니가 주셨던 건데….
매니저：하고 다니면 항상 행운이 따를 거라고 하시면서 말이야.
매니저：늘 가짜라고만 생각했었는데, 이안을 만나고 나서부턴 진짜인가 싶어졌어.
매니저：그래서…, 이안에게도 행운을 좀 나눠 주려고.
이안：그래서, 나 주는 거라고?
매니저：응. 하고 있으면 좀 긴장이 풀릴까 해서.
매니저：물론 나랑 같이 일하는 동안만이지만.
매니저：그리고…, 원래 나쁜 기억은 좋은 기억으로 극복하는 거라잖아?
이안：넌 너 자신이 좋은 기억이 될 거라고 확신하나 보지?
매니저：그럼! 당연하지! 왜냐하면….
매니저：이안, 지금 행복해 보이거든.
이안：지나친 자신감은…, 뭐랬더라?
매니저：글쎄. 난 사실만을 말했는데?

스태프：공연 시작 10분 전입니다!
스태프：오프닝 무대 준비 들어갈게요!
매니저：시작하나 보다. 대기하러 가야지.
이안：…….

- 덥썩 -

매니저：…응?

 

(먼저 나가려는데…, 이안이 갑자기 내 손을 잡았다.)
(손목도 아닌…, 손을?)

이안：꼬마 사장.
매니저：……?
이안：고마워.
매니저：…….
이안：이건 나 어렸을 때 우리 할머니가 해 준 말인데….
이안：떨릴 땐, 누군가의 체온을 느끼라고.
이안：…뭐, 나름 효과 있는 것도 같네.
이안：가자.

 

(그러더니 이안은 내 손을 잡은 채로 나를 끌고 갔다.)
(체온을 느끼면…, 진정이 된다고…?)

- 두근 두근 -

(근데 왜 난 그 반대인 느낌이지…?)

매니저：저기, 잠깐만. 아무리 그래도 이 손은…!
이안：잔말 말고 따라 와.
이안：넌 매니저로서 날 치료해 줄 의무가 있으니까.

 

(잠시 후….)

(이안의 노래는 훌륭했고, 사람들의 환호 소리는 대단했다.)
(모두가 갑자기 등장한 이 신인 스타에게 열광하는 소리가 무대 밑까지 들렸다.)

(얼마 후….)

이안：어때? 나 잘 했지? 어?
매니저：응, 잘 했어. 오늘 진짜 최고였어.
이안：웬일이냐? 네가 칭찬도 해 주고.
매니저：웬일은? 난 당근과 채찍을 고루 사용하는 현명한 매니저라구.
이안：난 두 개 다 받아 본 적이 없는 것 같은데.
매니저：쳇, 앞으로 많이 받게 될 거야.
이안：기대할게. 근데, 이거.

(이안이 왼손을 슥 들어 보이며 말한다.)

이안：꽤 믿을 만한 것 같아.
이안：나, 한 번도 안 떨었거든.
매니저：역시 내 말이 맞지? 그게 어떤 건대. 너, 평생 고마워해야 돼.
이안：평생?
이안：평생 주려고? 그럼, 이거 나 평생 해도 된단 소리야?
매니저：아니, 그런 뜻은 아니고…. 내 연예인 하는 동안만이라니까.
이안：왜 말이 달라. 방금은 평생이라며.
매니저：아니, 그게 아니라!
이안：멍청이.

(이안은 또 내 머리를 헝클어뜨린다.)

매니저：또, 또. 한 번만 더 머리 만지면 가만 안 있어!
이안：가만 안 있음, 어쩔 건데?
이안：너도 해 보게? 자, 해 봐.
매니저：…키 커서 좋겠다.
이안：어, 좋아. 한 번 해 보라니까?
매니저：에이, 진짜!

- 껑충 껑충 -

이안：하하하. 백 날 해 봐야 안 될 거다.
매니저：두고 보라니까? 내가 꼭….

- 멈칫 -

이안：…….
매니저：…? 왜 갑자기….
유리：후훗.
유리：안녕, 오빠.
매니저：!

 

(유리가 보고 있었구나. 언제부터…?)

유리：두 사람 언제 이렇게 친해졌어? 하하. 되게 다정해 보인다.
이안：오랜만이다.
유리：응. 저번에 찾아가긴 했는데….
이안：알아. 매니저가 전해 줬어. 사과 잘 먹었어.
유리：아니야, 별 것도 아닌데 뭐.

유리：지난 번엔…, 내가 미안했어. 하지만 오해하지 말아 줬음 좋겠어.
유리：난 절대 나쁜 의도가 아니라, 오빠를 도와 주려고….
이안：무대, 본 거야?
유리：어? 아, 응…! 나야 당연히 VIP석에서 봤지!
유리：오빤 역시 짱이야. 완전 멋졌어!
이안：고마워. 근데 알다시피, 대기실은 아무나 들어올 수 있는 데가 아니라서….
이안：다음에 봤으면 좋겠는데…, 미안.
유리：아…, 맞다. 그렇지.
유리：괜찮아. 내가 또 눈치 없이 막 쫓아왔네.
유리：그래두 다음에 또 보러 올 거니까, 그 땐 꼭 만나 줘야 돼!
이안：그래, 잘 가.

(이상하게 싸늘한 이안을 보면서, 처음으로 가짜 미소가 무섭게 느껴졌다.)
(늘 부러웠던 그 미소가, 이젠 부럽지 않다. 왜냐하면….)

매니저：왜 그렇게 쌀쌀맞아? 사과도 했는데.
이안：내가 뒤끝이 좀 길어서.
이안：…는 핑계고, 나 방해 받는 거 질색인 사람이잖아.
매니저：방해?
이안：응.
이안：나, 지금 너랑 얘기하고 있었잖아.

(나는 이제…, 이안의 진짜 미소를 알았으니까.)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