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프로젝트 온라인] 이안 스토리 -14화- 마음이 긁히다

(오늘은 드라마 관련으로 첫 미팅이 있는 날이라, 약속된 레스토랑에 와 있다.)

이안：…….

- 탁탁탁탁 -

(이안은 손가락으로 테이블을 사정없이 쳐 댄다.)
(왼손 약지가 떨리는 걸로 봐서, 이안도 긴장한 모양이다.)

매니저：가만 좀 있어. 정신 사납게.
이안：시끄러. 내 맘이야.
매니저：그런다고 긴장이 없어지진 않잖아?
이안：누가 긴장했다 그래?

- 또각 또각 -

 

진희연：먼저들 와 있었네.
매니저：언니!
진희연：오랜만이야. 이 쪽이 이안?
진희연：반가워. 진희연이야.

 

이안：이안입니다.
이안：듣던 대로 미인이시네요.
진희연：후후, 고마워. 그 쪽이야말로, 듣던 대로 젊은걸.
진희연：이거, 화면에 같이 잡히면 내가 늙어 보이는 거 아냐?
진희연：아무리 역할이 선생과 제자 사이라지만 말이야.
이안：동안이신데요, 뭐.
이안：얼핏 보면 매니저랑 친구라고 해도 믿겠는데요?
매니저：뭐? 그건 아니지!

진희연：말은 제법 하는데? 재미있는 애네.
매니저：…하여간 능청스럽긴 세계 1위라니까.
이안：조용히 해라.
매니저：왜? 사실이잖아. 입 발린 말도 세계 1위지.
이안：이게 진짜….
진희연：뭐야. 계약한 지 얼마 안 됐다더니 둘이 벌써 그렇게 친해진 거야?
진희연：속닥속닥, 좋아 보이네?
매니저：아, 아니야 언니. 우리 별로 안 친해.
이안：…….

 

매니저：! 

(그러자 이안이 나를 확 당기더니, 친한 척 어깨를 감쌌다.) 

이안：사이가 너무 좋아서 큰일이에요. 
이안：제가 나이가 더 많은 만큼, 늘 친동생처럼 대해 주거든요. 
이안：둘도 없는 갑을 관계죠. 
매니저：허, 웃기지도…. 
이안：배 많이 고프지? 얼른 앉자. 
이안：이만 앉을까요? 
진희연：응, 그래. 

(…희연 언니나 이안이나 둘 다 기가 세서 안 맞으면 어쩌나 했는데, 나름 분위기가 좋아 보인다.)

 

진희연：그래도 대단한데?
진희연：새 스타를 데리고 여기까지 올라오려면 한참 걸릴 줄 알았는데 말이야.
진희연：벌써 올라오다니. 무서운 속도야.
진희연：흐음…. 그런데 이건 매니저가 대단한 건가, 얘가 대단한 건가?
매니저：그야, 당연히….
이안：매니저 덕분입니다.

(…응?)

이안：어린데도 성실하고 능숙하게, 늘 자기 일에 최선을 다하거든요.

(어라….)
(이건 진심이야, 가식이야…?)

이안：…좋은 매니저예요.

 

(얼마 후….)

이유진：아우!! 미안 미안! 많이들 기다렸지?
이유진：요 앞에서 갑자기 조카 놈을 만나서 떼어 놓고 오느라고 늦었어.
이유진：아휴, 쪼끄만 게 어찌나 끈질기게 들러붙던지.
이안：안녕하세요. 이안입니다.
이유진：와우, 우리 꽃청년!! 실물로 보니 훨씬 훈훈하네! 세상에! 아주 판타스틱해!

이안：……? 지난 번 패션 쇼 때 오시지 않았던가요?
이유진：패션 쇼? 아하, 이안, 얼마 전에 패션 쇼 했구나.
이유진：글쎄, 나는 패션 쇼에서 봤던 건 아니고….
이유진：그 아까 말한 우리 조카 애가 하도 얘기를 많이 하길래, 개인적으로 알아봤지.

(조카…?)

- 탁탁탁탁 -

유리：이모!

 

이유진：!! 나 참, 이 기지배가 결국!
유리：이모, 저, 여기 앉아도 돼요?
이안：……!

(설마…! 유리가 이유진 감독님의 조카…?!)

이유진：얘가 주책맞게 왜 이래! 배우들 미팅에 네가 왜 껴. 썩 집에 안 가?
유리：흐응….

유리：아, 오빠! 사장 언니도 있네!
유리：나도 좀 끼워 주면 안 돼요? 응? 오빠 보러 왔는데!
유리：원래 소개팅 자리엔 주선자도 같이 끼는 거잖아요.
유리：내가 오빠 소개해 줬는데, 나도 같이 밥 먹으면 안 돼요? 응?
이안：…….

(…큰일이다. 어째 불길하다 했는데, 역시나 이안의 표정이 말이 아니다.)

진희연：…뭐야? 저 눈치 없는 꼬마앤.
진희연：이렇게 공적인 자리에서, 저 사람은 내가 꽂아 준 낙하산이라고 말하는 꼴이잖아?
이안：……, …….

(이런…, 이를 어쩌지?)

 

이유진：글쎄, 안 된다니까! 집에 가라구!
매니저：저, 잠시만요.
매니저：유리랑 잠깐 얘기 좀 할게요.
이유진：어? 둘이 아는 사이구나. 그래 그래! 부디 이 물건 좀 치워 줘!
매니저：자, 유리야. 나가자.
유리：어…. 언니, 왜요? 난 여기가 좋은데!
매니저：잠깐이면 돼.

(내가 막 유리를 끌고 나가려던 참이었다.)

이안：그럴 거 없어.
매니저：……?
이안：…유리야.
이안：앞으론 나한테 말도 없이 이런 짓 하지 마.
이안：네가 굳이 애쓰지 않아도, 나 이 정도 능력은 되니까.
유리：오, 오빠….

이안：죄송합니다, 감독님. 오늘 미팅은 힘들 것 같네요.
이유진：어? 그게 무슨 말이야?
이안：저는 다른 외부적 조건이 아닌, 저 하나만 보고 선택해 주신 분들과 일하고 싶습니다.
이안：드라마 출연, 다시 생각해 보겠습니다.
이안：…정말 죄송합니다. 먼저 가 보겠습니다.
이유진：아니, 저기…. 꽃청년!!
유리：오빠!

(이안은 냉정하게 나가 버렸다.)
(유리가 급하게 따라 나가고, 나는 완전히 벙찐 채 희연 언니와 감독님 옆에 남겨졌다.)

 

진희연：뭐야, 이게. 나 지금 쟤한테 차인 거야?
매니저：그런 거 아니야, 언니.
진희연：그런 거 아니면 넌 왜 여기 이러고 있어?
매니저：…어?
진희연：얼른 가서 다시 데려와야 할 거 아냐.
이유진：그래. 꽃청년이 마음이 많이 긁힌 것 같은데, 설득 좀 해 줘.
이유진：물론 유리가 추천한 건 사실이지만, 결정은 내가 맘에 들어서 한 거야!
이유진：이번 드라마는 꼭 꽃청년이어야만 한다구! 첫눈에 확 삘이 왔는데 그냥!
진희연：가서 전해. 쟤가 아직 뭘 모르는 것 같은데….
진희연：자존심보다 더 중요한 게 기회라고.
진희연：순간의 자존심과 평생의 영예 중 하날 택하라면, 넌 순간의 자존심을 택할 거냐고.
진희연：그런 멍청한 놈이라면, 이 진희연이 거부할 거라고 해.
매니저：응…. 고마워, 언니.

(나는 희연 언니의 말을 듣고, 뒤늦게 이안의 뒤를 쫓았다.)

 

(한참 후….)
(나는 입이 닳도록 설득을 하고 또 했다.)

매니저：이안, 너…. 나보고 좋은 매니저랬지? 하지만 이안은 그보다 더 좋은 스타야.
매니저：이건 다시 올 수 없는 황금 같은 기회야. 놓치지 말자, 우리.
이안：후….
매니저：희연 언니 말이나 감독님 말이나, 모두 잘 생각해 봐.
매니저：제발…, 나를 봐서라도 한 번만. 이러면 나도 입장 곤란하구, 우리한테도 손해야.
이안：하….
이안：알았어.
매니저：알았어?
이안：다시 생각해 볼 테니까 그만 가서 자. 벌써 몇 시간째야?
매니저：…정말이지? 정말 하는 거다, 이안! 다시 말 바꾸기 없기야!
이안：내가 언제 한다 그랬어? 다시 생각해 본댔지.
이안：얼른 나가.
매니저：알았어, 이안! 좋은 꿈 꿔야 돼, 굿나잇!

 

(휴…, 일단 설득은 했지만, 내심 걱정도 된다.)
(우리의 다혈질 이안은 과연…, 이 드라마를 무사히 마칠 수 있을까?)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