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프로젝트 온라인] 이안 스토리 -13화- 둘만의 파티

(지난 번 패션 쇼 이후로 여기저기서 러브 콜이 마구 들어왔다.)
(…하지만, 마냥 기뻐할 수만도 없는 노릇이다.)

매니저：러브 콜만 쏟아져 봐. 뭔들 못 해 주나.
이안：진짜? 뭐든 다 해 줄 수 있다고?
이안：좋아. 준비하고 있어.
이안：노예처럼 실컷 부려먹어 주지.

(나는 진정 이안의 노예가 되는 건가….)
 
 

이안：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
이안：신나서 불러 놓고, 갑자기 뭐 씹은 표정으로.
이안：뭐 할 얘기 있었던 거 아니었어?
매니저：아, 응. 그냥 이번에 러브 콜이 좀 들어왔는데….
이안：좀?
이안：미친 듯이 아니고?
매니저：그건 무슨 자신감이야? 그 정도까진 아니고….
이안：솔직히 말해.
이안：너 지난 번에 나랑 했던 내기 때문에 거짓말하는 거지?

(뜨끔!)

이안：속일 생각 따윈 하지 마.
이안：나도 느끼는 게 있으니까.
이안：요즘 내 인기와 몸값이 점점 치솟고 있는 것 같은데….
이안：내가 그걸 모를까 봐?
매니저：뭐…, 아무튼 좋은 작품들이 많이 들어왔어!
이안：이게 말 돌리네?
매니저：얘기나 들어 봐. 중요한 일이라구!

매니저：그 중에 대박감이 하나 있는데, 바로 이유진 감독님의 드라마야!
이안：이유진? 그…, 꽃보다 꽃미남 찍었던 감독?
매니저：역시 아는구나. 대박이지?
매니저：이안도 들어서 알겠지만, 이유진 감독님 드라마에 나가는 순간….
매니저：꽃미남 스타 반열에 오르는 건 식은 죽 먹기야.
매니저：몸값도 지금보다 몇 배는 더 오를 거고!
이안：뭐, 괜찮긴 한데….
이안：그 감독 드라마는 좀 유치하지 않나?
매니저：이안이 지금 그런 거 가릴 때야?
매니저：이런 대박 기회가 오면 두 말 않고 넙죽 넙죽 받는 게 순리지.

이안：이봐 이봐.
이안：네가 자꾸 그러니까 내 레벨이 팍팍 안 오르는 거야.
이안：몸값은 그 사람이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거라고.
이안：우린 좀 거만할 필요가 있어.
이안：틈만 나면 스케줄이나 구걸하고 다니고 말이야.
매니저：그야, 초반에 너 띄우려고 그랬지.
매니저：이제 가만 있어도 물밀듯이 들어오니까 그럴 필요도 없거든?
이안：…아하. 그래?
이안：아깐 그냥 좀 들어오는 정도라더니, 말이 바뀌었네?

 

(이런…, 걸렸다.)

매니저：그, 그러니까 그게….
이안：변명 따위 하지 마.
이안：약속은 약속이지.
이안：이제부터 넌, 내 노예가 되는 거야.

(이안은 여유만만한 표정으로 휘파람까지 불어댄다.)

이안：어이, 노예 사장. 뭐 해?
이안：나 목이 좀 마른데. 물 좀 떠 오지.
매니저：사장인 노예도 있어? 좀 모순된다고 생각 안 해?
이안：지금 말대답하는 거야?
이안：내가 해 달라는 건 다 해 주기로 하지 않았나?

(뭐 이런 싸가지가….)

이안：응? 나 목 마르다니까.

(하지만, 거역할 방법이 없다….)

매니저：…알았어, 기다려.

 

 
(얼마 후….)

이안：야, 그게 아니잖아. 약간 어긋났어.
매니저：그럼…, 이렇게?
이안：아니. 것보다 좀 대각선으로.
매니저：대각선…?
이안：아, 왜 이렇게 말귀를 못 알아먹어? 오른쪽 아래로 좀 내려 보라고!

(나는 이안이 시키는 대로 글자를 붙이기에 여념이 없다.)
(이안의 방은 이미 풍선과 갖가지 파티용품으로 잔뜩 꾸며진 상태.)
(마지막 방법으로, 지금 '축 이안 첫 드라마 주연'이라는 글씨의 '주' 자를 붙이는 중이다.)

이안：그렇지! 됐어. 이제 빨리 마지막 글자 붙이고 내려와.
매니저：알았어, 알았어. 너무 채근하지 마.

(하필 이안이 글자를 제법 높은 곳에 달고 싶어해서, 이렇게 의자 위에 올라가 열심히 팔을 뻗고 있는데….)

- 흔들 흔들 -

(…이거 꽤나 불안하네.)

매니저：다 됐다.
이안：됐어? 빨리 내려와. 촛불 불게.

(이상하네. 이런 아기자기한 파티엔 질색을 할 것 같은 이안인데….)
(분명 나를 곯려 먹으려고 이런 짓을 하는 거겠지.)

매니저：잠깐만…. 이안, 흔들리니까 좀 잡아 줘.
이안：아, 귀찮게.
매니저：내가 지금 누구 때문에 이러는데! 이거 하나 못 잡아 줘?
이안：알았어. 성질은….
매니저：꽉 잡아.
이안：알았다고.

(하지만, 역시…. 이안이 얌전히 나를 도와 줄 리가 없었다.)

- 흔들 흔들 -

매니저：꺄악!! 엄마!

(요즘 들어 부쩍 사악한 장난이 늘어난 이안이, 일부러 의자를 흔들어 버렸다.)
(그 바람에 나는 괴성을 지르며 의자에서 떨어지….)

- 덥썩 -

매니저：…응?

(엉덩이에 찾아와야 할 강한 충격이 느껴지지 않는다.)
(대신, 웬 포근하고 따뜻한 느낌이 온 몸으로 전해졌다.)
(의아하게 여기며, 질끈 감았던 눈을 떠 보니….)

 

매니저：…!!
매니저：으…, 으악! 이게 뭐야! 내려! 내려 줘!
이안：가만 있어. 안 그래도 무거운 게 발버둥치니까 팔 빠지겠잖아.
매니저：그러니까 내려 달라니까!
이안：그래? 그럼 내려 줄까?
매니저：어…? 그렇다고 여기 내던지려고?! 안 돼! 여긴 맨바닥이잖아!
이안：그럼 어디 침대에라도 내려 달라는 소리냐?
이안：이거 완전 음흉한 노예 아니야?
매니저：내가 무슨…, 왜 혼자 그런 상상을 해!

(이안은 나를 확 들었다 내렸다 하면서 연신 가지고 논다.)

매니저：으으…, 그만 해!
이안：알았어, 변태 사장.
이안：봐 줬다.

(이안은 그대로 걸어가, 소파 위에 나를 내려 주었다.)

매니저：휴…. 깜짝 놀랐잖아!
이안：은근히 심장이 쥐방울이네, 변태 사장.
매니저：변태는 누가 변태야! 죽을래?
이안：어이구, 무서워라.
이안：됐고, 이거나 먹어.

(이안은 내가 무슨 말을 못 하도록 케이크를 크게 떠서 입에 넣어 주었다.)
(성질이 나 웅얼대는 나를 보며, 이안은 큰 소리로 웃었고….)

매니저：에잇…!
이안：……!!

(나는 그게 괘씸해서, 이안의 얼굴에 크림을 확 묻혀 버렸다.)

이안：이게…. 가만 안 둔다, 너!

(…….)
(나는 그 때, 이안이 소리 내어 웃는 모습을 처음 보았다.)
(이안은…, 나를 보며 웃고 있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