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프로젝트 온라인] 미유 스토리 -6화- 라이벌입니까?

미유：오늘 일정은 뭐지?
매니저：CF 촬영 하나야. 아이스크림 CF인 것 같은데….
미유：그럼 일찍 끝나겠네. 끝나고 저녁 식사를 살 기회를 줄게.
매니저：어머! 정말 고맙지만 사양할게.
미유：구두쇠.
매니저：빈대.
미유：왕 구두쇠.
매니저：대왕 빈대.

(한참 후….)

미유：우리 오늘 촬영 9시부터 아니었어?
매니저：응, 그렇지.
미유：벌써 10시가 넘었는데 왜 촬영 시작을 안 하는 거지?
매니저：기다려 봐, 물어보고 올게.

(CF를 찍으러 온 스태프들이 삼삼오오 모여 떠드는 곳으로 향했다.)

매니저：저기요.
스태프Ａ：아, 매니저님.
매니저：촬영이 왜 이렇게 늦어지는 거예요? 벌써 10시인데….
매니저：무슨 문제라도 생겼어요?
스태프Ａ：아아, 오늘 메인이 아직 안 와서.
매니저：메인이 누군데요?
스태프Ａ：응? 그것도 모르고 왔어?

스태프Ａ：오늘 메인, 지희잖아. 윤지희.
매니저：으윽…. 윤지희였어요?
스태프Ａ：그래, 그래. 워낙 공주님이시니, 한두 시간 늦는 건 어쩔 수 없지.
미유：윤지희가 누군데 얼굴이 파래지는 거니? 그렇게 대단한 애야?
매니저：아, 미유…. 그게….
스태프Ｂ：어이쿠, 미유 씨! 기다리느라 힘드시죠? 자, 여기서 차라도 한 잔….
미유：넌 또 뭐니?
미유：내가 힘들어 보이면, 어디서 샀는지 모를 그런 싸구려 차 말고 약속 시간도 못 지키는 버르장머리 없는 공주나 끌고 와!
매니저：자, 자, 진정하고 밖에 나가서 바람이나 좀 쐬자.
 
 

(잠시 후….)

미유：도대체 윤지희가 뭐야?
매니저：너 TV 안 봐? 요새 TV 켜면 어느 채널로 돌리든 윤지희 나오는데…. 잡지에도 나오고.
미유：흥. 내 얼굴 볼 시간도 부족한데, TV 따위를 볼 리가 있어?
매니저：하아…. 그래, 네 말이 맞아.
미유：그것보단….

(갑자기 미유가 내 볼을 양손으로 꼬집더니, 자신의 얼굴을 내 얼굴 가까이 댄다.)

매니저：어….
미유：윤지희가 뭐길래, 이름만으로도 우리 사장님 얼굴을 이렇게 파랗게 질리게 하는 거지?
미유：난 그게 궁금한걸?

(숨결이 코 끝에 포르르 내려앉을 만큼 가까이에 미유의 얼굴이 있다.)
(미유의 긴 속눈썹에 햇빛이 보석처럼 부서져내리는 걸, 멍하니 쳐다보았다.)

미유：흐응? 사장님, 왜 대답이 없어?
매니저：아, 흠…!
매니저：그게 그러니까….
매니저：윤지희는 내 초등학교 동창이야.
매니저：어릴 적엔 친했는데 고학년으로 올라가면서부터 사이가 엄청 안 좋아졌어.
매니저：눈만 마주치면 싸워서, 선생님이 접근 금지까지 내렸다니까.
미유：싸우면 사장님이 지는구나?
매니저：무슨 소리! 당연히 내가 이기지!

매니저：근데 그 기집애가 유명해지더니, 아주 나를 물로 본다니까.
미유：내가 유명해지면 사장님이 걜 이길 수 있겠네?
매니저：무슨 소리야! 걜 이기기 위해서 널 키우는 게 아냐!
미유：그럼?
매니저：네 아름다움을 세계에 널리 알리고….
매니저：돈을 벌기 위해서지!
미유：아하하하.

미유：우리 사장님은 정말 솔직하다니까….

- 끼익 -

(번쩍번쩍 빛나는 차 한 대가 우리 앞에 멈췄다.)

- 달칵 -

(문이 열리고 도도하게 걸어나오는 윤지희가 보였다.)

 

윤지희：어? 촬영장 앞에 웬 호박이 서 있는 거야?
매니저：어? 고급차에서 된장이 굴러나왔네?
윤지희：뭐야? 야, 너 말 다했어?!
매니저：아니, 아직 덜 했는데?
매니저：으윽…! 된장 냄새.
윤지희：뭐가 어쩌고 어째?
윤지희：흥! 뭐, 좋아. 생전 가야 고급 향수 냄새를 맡아보질 못했으니….
윤지희：내가 넓은 마음으로 이해해야지.
매니저：내가 모르는 사이에 '넓은 마음'이란 말의 의미가 바뀐 건가?
윤지희：까불지 마, 너.
윤지희：우리가 지금 학교 안에서 만나는 게 아니잖아?
윤지희：내 한 마디면 네가 키우는 애, 이 바닥에 못 들어오는 수도 있어.

윤지희：거기, 그 키 큰 애가 네가 키운다는 애지?
매니저：키우긴 뭘.
매니저：얘는 이미 다 커서 내가 따로 키울 필요도 없어.
매니저：주는 것도 잘 못 받아먹는 너랑은 본질부터가 다르거든.
윤지희：너, 진짜!

(윤지희가 내 뺨을 때리려고 손을 치켜들었다.)

- 덥썩 -

매니저：……!

 

(매섭게 내려오던 손은 내 뺨에 닿지 못하고 허공에서 멈췄다.)
(미유가 내 앞을 가로막고, 윤지희의 손목을 낚아챘기 때문이다.)

윤지희：넌 뭐야!
미유：기억력이 나쁘네. 방금 네가 네 입으로 말했잖아.
미유：나, 사장님이 키우는 애야.
미유：땅딸보 못난이.
미유：우리 사장님은 이 몸께서 보호해 주고 계셔.
미유：너 같은 땅딸보가 건드릴 만한 사람이 아냐.

윤지희：따…, 땅딸보?!
윤지희：정말 기가 막혀서.
윤지희：그래, 어디 한 번 너 하고 싶은 말 다 해 봐.
윤지희：늬들 같은 건, 딱 거기까지거든. 아무리 발버둥쳐도!
윤지희：야, 가자.

(윤지희는 매니저를 데리고 촬영장 안으로 들어갔다.)

매니저：걱정이네. 쟤 성격에 그냥 넘어가진 않을 텐데….
미유：내가 잘못한 건가?

(그 때, 촬영장 속에서 스태프 한 명이 곤란하단 표정으로 다급하게 뛰어나왔다.)

 

스태프Ａ：매니저, 도대체 윤지희한테 무슨 짓을 한 거야?
매니저：왜요? 그냥 좀 말다툼을 한 것 뿐인데….
스태프Ａ：정신이 있는 거야, 없는 거야?
스태프Ａ：왜 윤지희를 건드려?
스태프Ａ：윤지희가 미유 씨랑 같이 일 못하겠다고 난리야.
매니저：그, 그래요…?

스태프Ａ：미안한데 이번 촬영에선 미유 씨가 빠져 줘야겠어.
미유：왜 내가 빠져야 되지?
미유：못 하겠다면 그 쪽에서 빠지면 되는 거 아닌가?
스태프Ａ：하아. 미유 씨, 제발 좀 봐 줘.
스태프Ａ：미유 씨가 전엔 어떻게 살았는지 모르겠지만, 여기서 중요한 건 인기랑 인지도야.
스태프Ａ：미유 씨 참 예쁘긴 한데, 인지도랑 인에선 아직 한참 밀리잖아. 신인이기도 하고.
스태프Ａ：이번엔 미유 씨가 빠져 주는 게 서로한테 좋을 거야.

 

(이런 상황은 예상 못했는지, 미유는 난감한 표정으로 아무 말도 못하고 있다.)
(이거 안 되겠는걸…!)

매니저：이봐요, 아저씨! 우리 미유가 참 예쁘다구요?
매니저：사람 잘못 봐도 한참 잘못 봤네요.
매니저：우리 미유는 예쁜 게 아니라, 눈이 부시게 아름다운 거예요.
매니저：지금은 윤지희가 좀 잘 나갈지 모르겠지만, 조금만 있어 보세요.
매니저：우리 미유, 윤지희 따위는 발끝에도 미치지 못할 존재가 될 테니까!
매니저：가자, 미유!

(내가 손을 내밀자 미유는 환하게 웃으며 내 손을 잡았다.)
(미유의 손은 부드러웠지만, 의외로 굉장히 커서 내 손이 그 안으로 쏙 들어갔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