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프로젝트 온라인] 미유 스토리 -5화- 너는 내 바보

- 쏴아아아아 -

(하늘에 구멍이 뚫린 것처럼 비가 내린다.)
(야외 촬영이 있는 날인데….)

미유：여기 맞아?
미유：아무도 없는데?
매니저：어…, 분명 여기였는데….
미유：감히 날 기다리게 만들다니….
미유：방송 쪽 사람들은 여왕님에 대한 예우도 모르나?
매니저：스태프한테 전화해 볼게. 잠깐만 저기서 기다려.

- 뚜르르르르 -

매니저：안녕하세요.
매니저：오늘 야외 촬영 있다고 하지 않았나요?
스태프：아, 그거? 취소됐어.
매니저：뭐라구요? 취소요?
 
스태프：응, 일기예보에서 오늘 비 올 것 같다고 해서 다음 주로 미뤄졌어.
매니저：전 연락 못 받았는데요?
스태프：어어…? 그래? 아, 뭐…. 일거리가 많아서 전달이 안 됐나 보네.
스태프：그럼 지금 밖에 있는 거야?
매니저：네! 어쩔 거예요?
스태프：에이, 뭘 이런 걸로 화내고 그래?
스태프：알잖아. 유명한 애한테 먼저 연락이 가고, 그러다 보면 신인한테는 연락이 잘 안 갈 수도 있는 거지.

매니저：그런 게 어딨어요?
매니저：이 쪽은 신인이더라도, 그 쪽은 프로잖아요. 그럼 자기 맡은 일은 제대로 처리해야 하는 거 아니에요?
매니저：촬영 취소 연락 하나 제대로 못하면 프로라는 말이 창피하지 않겠어요?
스태프：어이, 어이. 이 바닥에서 퇴장당하고 싶어?
스태프：어디서 성질이야, 성질은?

(그 때, 미유가 내 손에서 휴대폰을 빼앗아 갔다.)

스태프：어디서 반반한 애 좀 건졌다고 세상 다 가진 것 같은 모양인데….
스태프：최고에 올라갔다가도 단번에 추락하는 게 이 바닥이야.
스태프：까불다간 촬영장에 발도 못 붙이는 수가 있어.
미유：흐응…. 그래?
스태프：어? 넌 누구야?
미유：얼굴 반반한 애.
스태프：아…, 미유 씨?
미유：아니, 얼굴 반반한 애.
 
스태프：아뇨, 미유 씨가 그렇다는 게 아니라…. 말이 그렇다는 거죠.
스태프：그 쪽 사장이 어려서 그런지, 세상 물정을 너무 모르잖아요.
미유：그러는 넌 몇 살?
스태프：서, 서른….
미유：30년 인생 불쌍하네. 나이 어려서 세상 물정 모르는 애를 보듬어서 이끌어 주지는 못할망정, 어디서 큰 소리를내?
미유：거기서 딱 기다리고 있어.
스태프：아이고야. 미유 씨가 정말 이 바닥을….
미유：응, 나 그 바닥 잘 모르겠으니까 내가 사는 바닥이 어떤지 보여줄게.
스태프：아, 미유….

- 뚝 -

(전화를 끊은 미유가 날 노려본다.)

미유：넌 왜 거기서 아무 말도 못하고 있어?
매니저：말하려고 했는데 네가 전화를 뺏어갔잖아. 하아….
매니저：아무튼 이렇게 됐으니까 오늘은 그냥 돌아가자.
미유：돌아가긴 어딜 돌아가?
미유：그 놈한테 이 미유 님을 무시하면 어떻게 되는지를 보여 줘야지!
매니저：널 무시한 게 아니라 날 무시한 거야.
매니저：내가 김연후네 소속사처럼 커다란 소속사 사장이었으면 이런 일도 없었을 텐데….
매니저：너한테 미안하게 됐어.

미유：그게 무슨 소리야, 사장!
미유：날 영입한 순간, 사장님네 회사는 최고의 회사가 된 거야.
미유：그것도 몰라?
매니저：하하. 그런가?
미유：그래! 그러니까 그런 표정 짓지 마!
매니저：나…, 걱정해 주는 거야?
미유：걱정은 무슨….
미유：그러고 있으면 못난이 얼굴이 더 못나 보여서 그래!
매니저：…아주 그냥 힘이 불끈불끈 솟아나네. 너 일루 와!
미유：꺄악! 무서워! 코뿔소가 달려든다!
매니저：이게에! 너 진짜 죽을래?
미유：꺄악! 꺄악!

- 후다다다닥 -

 

- 툭 -

매니저：어…?

(꺅꺅거리며 도망다니는 미유의 뒤를 쫓아가느라 바닥에 있는 돌멩이에 발이 걸렸다.)

매니저：아…!

- 덥썩 -

미유：영차.
매니저：!!!

(바닥에 넘어지기 직전, 미유가 날 부축해 주었다.)
(허리에 느껴지는 팔은 의외로 단단하고…. 코가 닿을 만큼 가까이에 있는 얼굴은 평소의 미유와는 다르게 남자다워….)
(내 앞에 있는 사람이 미유가 아닌 다른 사람인 것 같았다.)
(나를 도와주러 온 어떤 잘 생긴 남자….)

미유：흐응…, 우리 사장님은 너무 조심성이 없다니까.
미유：조심해야지. 아무리 못났어도 여자인데….
미유：얼굴에 상처라도 나면 어떻게 해?
미유：응? 내 얼굴에 뭐 묻었어? 뭘 그리 빤히 쳐다봐?
매니저：어? 아…, 아니. 아냐. 고마워.
미유：오호라…. 내 아름다움에 새삼 반했구나?
매니저：네, 네. 그렇다면 어쩌실 건데요?
미유：훗….

미유：다리는 어때? 안 다쳤니?
매니저：응. 괜찮은 것 같아.
미유：흐응…. 절뚝거리는데?
매니저：괜찮아, 괜찮아.
미유：업어 줄까?
매니저：정말?
미유：아니, 거짓말.
매니저：너 진짜!

미유：아하하하하. 정말 잘 속는다니까, 우리 사장님은….
매니저：순수해서 그래. 세상의 때가 묻지 않은 청초함이라고나 할까?
미유：그야, 한 번 속으면 순수함이지만….
미유：두 번 속으면 바보!
매니저：헉!
미유：그러니까 우리 사장님은 바보라는 거지.
미유：내가 어쩌자고 이런 바보 사장님을 데리고 다니게 된 건지….
매니저：그거 참 미안하게 됐네요.
미유：괜찮아. 유쾌한 바보는 싫지 않거든.
미유：사장님이랑 같이 있으면 꽤 유쾌하니까….
미유：어디 가서 바보 소리 안 듣도록 잘 보호해 줄게.
매니저：그거 참 고마우십니다.
미유：당연히 고마워해야지. 이 몸께서 보호해 주신다는데….
매니저：네, 네. 감개무량하옵니다, 마마.

미유：바보라고 너무 주눅들지 않아도 돼.
미유：누가 바보라고 놀리면 당당하게 말해.
미유：난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운 미유님의 바보다! 라고.
매니저：그게 무슨….

(바보 같은 소리를 하며, 내 머리를 쓰다듬는 미유의 손길은 몹시 따뜻했다.)

미유：너는 내가 보호해 주는 바보니까 당당해도 돼.
매니저：그 놈의 바보 소리 좀 그만 해!
미유：그래, 지금처럼.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