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프로젝트 온라인] 원영 스토리 -9화- 진청의 방문

 

- 달칵 -

 

(기획사 사무실 문이 열렸다.)

 

매니저：아, 원영… 왔어?

매니저：…어라…?

 

 

 

진청：안녕.

매니저：아, 안녕하세요….

 

(진청 씨가 손에는 커다란 꽃바구니를 들고, 꽃보다 더 환한 웃음을 지으며 날 바라보고 있다.)

 

진청：아, 말은 놔. 편하게 대해.

진청：나랑 원영이랑 동갑인걸.

진청：나한테만 그렇게 경어를 쓰니까 좀… 느낌이 이상해.

매니저：그런가요…? 아니, 그런가…?

매니저：그럼 무슨 일로 찾아왔는데?

진청：어? 아…, 음… 저기 그러니까… 내가 찾아온 이유는….

매니저：?

 

 

 

진청：이, 이거 주려고.

 

(갑자기 진청이 자기가 들고 있던 꽃바구니를 내 앞에 내밀었다.)

 

매니저：꽃? 이걸 나한테 준다고?

진청：그냥 지나가다가 이 꽃을 보게 됐는데 문득 매니저가 생각나더라고.

진청：그냥… 이 꽃바구니가 너에게 안겨 있으면 참 어울릴 것 같아서….

매니저：이걸 왜 나한테?

진청：아, 그냥 주는 거야. 진짜 그냥. 아무런 의미 없어.

진청：난 진짜 너에게 주면 괜찮을 것 같아서….

매니저：…….

 

(얼떨결에 꽃바구니를 받아 들었다.)

 

매니저：정말… 아무 생각 없이 꽃만 주는 거야?

진청：어, 그게….

진청：…….

매니저：응??

 

(진청이 뭐라고 말하고 있는 것 같은데 목소리가 작아서 잘 들리질 않는다.)

 

 

 

진청：아니, 그냥… 매니저에게 뭔가 해 주고 싶어서….

진청：절대 그러려고 한 게 아닌데, 자꾸 널 생각하다 보니 점점 만나고 싶어져서….

진청：그런데 뭔가… 빈 손으로 오기는 싫고….

매니저：왜?

진청：그게… 나 정말 매니저에게 반한 걸지도 몰라.

매니저：엑???

 

진청：어머니랑 닮아서 관심이 가는 김에 이것 저것 알아보기도 하고 했는데….

진청：힘든 환경에서도 열심히 사는 매니저를 보니까 정말….

진청：어머니를 닮은 것 이전에, 본인 자체한테 반해 버렸어.

매니저：…….

 

진청：아…, 이런. 결국 말해 버렸네.

진청：고백은 좀 더 괜찮은 분위기에서 하려고 했는데.

매니저：고백…이라니.

진청：뭔가 상황이 좀 마무리되고 여유가 생기면 그 때 하고 싶었거든.

매니저：?

 

진청：그게….

진청：요즘 누가 계속 우리 기획사를 노리고 있어서.

진청：혹시나 했는데… 원영이가 귀국한 시점하고 딱 맞아.

매니저：!!!

진청：역시 원영이는… 날 용서할 수 없는 걸까….

 

 

 

(용서?)

 

진청：그래서… 우리 어머니를 닮은 너한테까지 접근하고….

매니저：잠깐, 진청!!

매니저：대체 원영이랑 무슨 사이야? 뭔데 그렇게 원영이….

진청：…….

 

(진청이 갑자기 입을 다물어 버린다.)

 

진청：…나와 원영이는….

원영：절대 같은 하늘 아래서 숨쉴 수 없는 사이.

매니저：아…!

진청：!!

 

 

 

원영：이젠 대놓고 찾아오는군.

원영：게다가 고백이라.

진청：…….

 

원영：의도했던 것과는 다른 것 같지만….

원영：그래도 이 녀석의 존재가 꽤 잘 먹혀 들었나 보네.

원영：하긴 그래서…. 나도 이용할 가치가 있다고 여겨서 여기 있던 거였지.

매니저：원영!!

 

원영：왜? 너도 알던 거잖아.

원영：네가 그 여자를 닮아서, 그 이유 때문에 내가 여기 있는 거란 거.

원영：덕분에 진청의 관심을 돌렸으니 계획은 성공적으로 진행된 것 같군.

매니저：그게 아니잖아!!

매니저：넌 내가 어머니 유품을 인질로 잡아서 여기 있는 거잖아!

매니저：왜 그렇게 너 혼자만 나쁜 놈인 것처럼 구는 건데!

원영：유품? 아… 그거?

진청：유품……?

 

 

 

진청：원영이한테 그런 게 있었어? 유산이면 몰라도 유품이라니….

원영：그게 유품인가? 뭐… 유품일 수도 있겠군.

매니저：소, 소중한 거라며….

원영：…….

 

진청：매니저… 그건 아닐 거야.

진청：원영이에겐… 소중한 무언가가 없거든.

매니저：뭐라고??

진청：없어, 아무것도. 원영이가 소중하게 여기는 건….

원영：…….

 

 

 

매니저：소중한 게 하나도 없다니…, 그건… 그건 너무….

원영：사치야.

매니저：…….

 

원영：그 날 이후로… 더 이상 소중한 존재를 만들지 않겠다고 다짐했으니까.

진청：하지만… 그건 네 의지대로…, 마음대로 되는 게 아닌데….

원영：닥쳐.

원영：언제까지 여기 있을 거야.

원영：내가 널 노리고 매니저에게 접근했다지만, 뻔히 다 알면서도 이렇게 쉽게 넘어와 버리는 넌 시시해.

진청：…….

 

원영：그런데 어쩌지? 매니저는 이미 나와 얽힌 사이인데.

원영：설마 또 내 걸 훔쳐 가려는 건 아니겠지?

진청：…….

 

원영：아니…, 아니지.

원영：도둑고양이처럼 남의 걸 훔쳐 가는 건 천성이니까. 그렇지 않나?

매니저：원영, 그만 해!

 

진청：아…, 매니저, 미안해.

진청：이만 가 볼게.

매니저：진청….

 

(원영의 가시 돋힌 말을 듣고 있던 진청이 쓸쓸한 표정을 지으며 등을 돌렸다.)

 

 

 

- 달칵 -

 

(진청이 나가고, 문이 닫힘과 동시에 눈에 힘을 주고 원영을 노려봤다.)

 

매니저：원영, 너 정말 너무한 거 아냐?!

원영：네가 상관할 일이 아냐.

매니저：상관할 일이 아니라니.

매니저：넌 날 이용해서 진청을 괴롭히려고 하고 있잖아!

원영：그래서?

매니저：어…?

 

원영：어차피 우린 처음부터 이런 관계였잖아?

원영：넌 날 연예인으로 데뷔시켰고, 난 그 조건으로 펜던트를 돌려받는 것과 널 내가 이용한단 것에 동의를 얻었지.

원영：우린 어디까지나 조건으로 얽힌 계약 관계 아니었던가?

매니저：…그런….

원영：그러니까 넌 진청에 대해 신경 쓸 필요 없어.

원영：내 일에 상관하지 말고, 넌 내 스케줄이나 짜고 가끔 내가 필요할 때 진청 앞에 모습만 드러내 주면 돼.

원영：그게 너와 내가 맺은 계약에 따르는 조건이야. 잊지 마.

매니저：…….

 

 

 

원영：난 소중한 존재를 두 번 다시 만들지 않을 생각이고, 또 아무도 내게 가까이 두지 않을 거야.

원영：절대… 두 번 다시…, 또 그런 일을 당할 순 없으니까.

 

(원영이 혼잣말을 중얼거린다.)

(하지만 얼굴은 너무나도 괴로워 보인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