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프로젝트 온라인] 원영 스토리 -10화- 원영의 뒷모습

 

(촬영이 끝나고 원영과 함께 기획사로 돌아갈 채비를 했다.)

 

원영：…….

 

(얼마 전에 진청이 기획사에 찾아왔던 날부터 부쩍 말수가 줄어들었다.)

 

매니저：아….

원영：?

 

매니저：…아니, 저기…. …원영, 우리 전시회나 갈까?

매니저：오늘 일도 끝났고, 마침 전시회 티켓을 받은 게 있거든.

매니저：이 근처인 것 같던데, 갈래?

원영：전시회?

 

매니저：그게… 연기 같은 걸 하려면 아무래도 보고 듣는 경험도 많아야 할 것 같아서.

매니저：전시회나 공연을 많이 접하면 좋다고 전에 채경욱 선생님이 그러시던데….

원영：호스트의 조언이라.

매니저：…싫으면 그냥 말고.

원영：오래간만에 가 보는 것도 나쁘진 않겠지.

매니저：어…, 가는 거야?

 

 

 

(원영이 순순히 따라오겠다며 예상 외의 반응을 보이다니….)

(뭐, 이 때가 기회지.)

 

매니저：그래, 가자.

 

 

 

(잠시 후….)

 

원영：큭. 큭큭. 크크크큭…, 큭큭.

 

(……생각을 잘못 한 것 같다.)

(원영과 함께 전시회에 다 오다니… 관람하는 내내 후회가 태풍 몰아치듯 몰려든다.)

 

원영：살다 살다 루이 14세가 영국 왕이었다는 소리는 처음 듣는군.

매니저：……….

 

원영：상식의 수준이 그 정도라면 전시회가 아니라 교과서부터 펴들고 먼저 공부를 해야 할 텐데?

매니저：모를 수도 있지!! 어차피 옛날 사람! 죽은 지 오래라고!!

매니저：그런 걸 알아서 어디에다 써!!!

 

 

 

원영：후후… 하하하하.

매니저：…….

매니저：너 너무 좋아한다…?

원영：아니, 정말…. 너는 보면 볼 수록 웃겨.

매니저：아, 그래? 그래도 화내는 건 아니니 다행이라고 해야 하려나?

 

(뭐… 이제 원영의 기분도 어느 정도 풀린 것 같으니….)

 

원영：하하하하하하.

매니저：아, 몰라!! 그런 거 좀 모르면 어때!!

 

 

 

(눈 앞에 분수가 보인다.)

(그대로 신발을 벗고 분수에 들어가 첨벙거리기 시작했다.)

 

매니저：와! 시원해!!

원영：그런 데 혹하다니, 아직 애군.

매니저：뭐가 어때서!

 

- 찰칵 -

 

(응? 사진 찍는 소리?)

(고개를 돌려보자 웬 남자가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우릴 보고 있다.)

 

 

 

기자：이거 엄청난 특종인걸. 원영의 공원 데이트라….

기자：전시회에서 보고 설마 하면서 따라왔는데 진짜 원영이라니.

기자：이거 제대로 먹히겠어!!!

매니저：헉?!

기자：이크~, 카메라 뺏기기 전에 일단 도망부터….

 

(기자가 허겁지겁 달아난다…!)

(스캔들은 안 돼. 이제 막 뜨기 시작한 신인인데…, 스캔들만은 안 돼!!)

 

 

 

매니저：어딜 도망가!!!

 

(그대로 몸을 날린 다음 슬라이딩 태클 스킬을 시전했다.)

 

- 휘이이이이익! 턱!!! -

 

- 첨벙!! -

 

기자：으, 으아아아아! 어푸! 어푸!!!

매니저：어디서 멋대로 사진만 찍고 내빼려고!!

기자：그렇다고 이렇게 무자비한 짓을…!!

기자：허억…, 잠깐. 내 카메라? 내 카메라!!!!!!

 

(얼굴이 사색이 되어서는 물에 흠뻑 젖은 카메라를 들고 처절하게 외친다.)

 

기자：이게 얼마짜린 줄 알아?!

기자：기물 파손으로 고소하겠어!!!

매니저：웃기시네! 남의 사진을 멋대로 찍어 놓고 뭐가 어째?

매니저：비싼 카메라가 방수 기능도 없냐!!

기자：망가진 건 망가진 거야! 물어내지 않으면 그 쪽 기획사를….

원영：기획사가 뭐?

기자：어라…?

 

(떨어져서 구경만 하던 원영이 입을 열자 대번에 분위기가 싸늘해진다.)

 

 

 

원영：계속 말해 보시지. 기획사를 뭐 어쩌겠다고?

기자：기, 기획사를 뭐…? 설마 협박이라도 하려고?

기자：기자한테 미운 털 박혀서 잘 될 것 같아?

기자：기사 한 번 잘못 나가면 바로 매장이야!

원영：해 봐.

기자：어……?

원영：기사 하나로 내가 매장되는 게 빠른지, 내 배경에 댁이 매장당하는 게 빠른지.

원영：시험해 보는 편이 더 낫겠군.

원영：어디 한 번 해 봐.

기자：그…….

 

(기자의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다.)

 

기자：뭐, 뭐야… 저 태도는?

기자：이 뼛속부터 건방…, 아니, 백그라운드 빵빵한 집안의 자제나 취할 법한 리액션은 대체 뭐냐고?!

기자：두, 두고 봐! 이번엔 그냥 넘어가지만 다음 번엔 어림 없어!!

 

(기자는 악역이 퇴장할 때나 쓰는 흔해 빠진 대사를 날리곤 씩씩대며 돌아가 버렸다.)

 

매니저：아…, 다 젖어 버렸다.

 

(스캔들 문제는 어떻게든 해결했지만…, 옷이 흠뻑 젖어 난감한 상황에 처해 버렸다.)

(젖은 옷이 몸에 들러붙어 속살이 훤히 들여다 보인다.)

 

매니저：…집에 어떻게 돌아가지?

원영：그러게 왜 분수에서 뛰어 놀아서는.

매니저：뭐가 어때서. 이왕 젖은 거 실컷 놀다 갈까!

 

(다시 분수에 뛰어들어 첨벙거리며 놀았다.)

 

원영：애 같기는.

매니저：몰라, 난 이렇게 노는 게 더 좋아.

매니저：너도 들어올 거 아니면 거기서 조용히 기다려.

원영：…….

 

 

 

원영：……….

매니저：어? 왜 말이 없어? 갑자기 왜….

원영：아…, 아니. 잠깐….

원영：어머니 생각이 나서….

매니저：뭐…?

 

 

 

원영 어머니：꺄아~ 어때 원영아! 시원하지?!

어린 원영：아, 정말! 엄마가 애도 아니고 그러다 감기 걸려도 난 몰라요.

원영 어머니：괜찮아, 괜찮아~!!

원영 어머니：애랑 바보는 감기에도 안 걸린다잖아~.

어린 원영：지금 자기가 자기한테 바보라고 한 거예요?

원영 어머니：무슨 소리를!!

원영 어머니：난 정신연령이 어리니까 아직 애야! 그러니까 감기에 안 걸린단다~!!

어린 원영：그건 좀 아닌 것 같은데….

원영 어머니：아하하하하!

원영 어머니：뭐가 어때서~. 난 이러고 노는 게 좋더라~!!

 

 

 

매니저：어머니… 생각?

원영：정말이지, 넌… 내가 계속… 잊고 있던 기억을 자꾸만 떠올리게 하는군.

매니저：응…?

원영：그래, 이게 좋아.

원영：너는 계속 그렇게 좋아하는 것만 하면서 웃어.

매니저：…응?

 

(원영이 부드러운 눈빛으로 날 바라보고 있다.)

 

원영：아무것도 몰라도 돼.

원영：그냥 그렇게, 늘 그 자리에서 너답게 있어 주는 것만으로 충분해.

원영：그거면 돼. 그거면….

 

(원영이… 웃고 있다. 그것도 날 보면서.)

 

매니저：어…? 그… 그나저나 옷이 다 마를 때까지 기다려야 하나.

원영：…….

 

(갑자기 원영이 웃옷을 벗는다.)

 

매니저：어…?

원영：자.

 

(원영은 자기가 벗은 옷을 내게 내밀었다.)

 

매니저：어… 고, 고마워….

원영：돌아가자.

매니저：그래….

 

(얼떨결에 원영의 옷을 뒤집어 쓰고 얌전히 원영의 뒤를 따랐다.)

 

 

 

(눈 앞에 원영의 등이 보인다.)

(살결이 뽀얀 데다가 고운 게 역시 곱게 자란 놈 티를 내는….)

 

매니저：어라?

원영：?

매니저：어? 아니, 아무것도 아냐.

 

(…원영의 등 여기저기에 작은 흉터들이 있다.)

(저게 뭐지??? 왜 원영한테 저런 흉터가?)

 

원영：빨리 안 따라오고 뭐해?

매니저：가, 가고 있어.

 

(…곱게 자란 도련님 아니었어?)

(배경 좋고…, 한 가닥 하는 집안에서 금지옥엽처럼 자란 도련님 아니었냐고…?)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