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프로젝트 온라인] 윤 스토리 -14화- 어쩌면 기념할 만한 날

 

윤：어? 모처럼 휴일인데 아침부터 어디 가?

매니저：할아버지 요양원.

윤：아…, 맞다.

윤：흐음.

윤：나도 가도 돼?

매니저：?

윤：그냥, 혼자 집에서 뒹굴거리는 것도 좀 그렇고.

윤：그래도 나름 같이 살고 있는데 나도 매니저 할아버지께 얼굴 정도는 보여드려야 될 것 같고….

윤：뭐, 그래서.

윤：같이 나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놀러 가도 되잖아.

매니저：글쎄.

윤：아니면 쇼핑할까? 보니까 반찬거리 떨어져 가던데….

 

(같이 나가고 싶어 하는 눈치다.)

 

매니저：뭐…, 안 될 것도 없지. 가자.

 

 

 

(오래간만에 할아버지를 뵙고 나오니 마음이 조금 편하다.)

(역시 요양원에 모신 덕인지 점점 건강이 좋아지시는 것 같다.)

 

윤：와, 날씨 좋다.

윤：할아버지 방문도 마쳤고, 역시 그냥 집에 가긴 좀 아깝지?

윤：모처럼 나왔으니 영화나 보러 갈까?

 

- 빵빵~!! -

 

윤：어…? 웬 차가….

윤：어라?

 

(화려한 외제 차 하나가 우리 앞에 멈춰 섰다.)

(차창이 내려가자 차 안에 있었던 건…. 혹시나 싶었지만 다이아몬드의 황태자였다.)

 

황태자：지나가다 얼핏 보고 혹시나 했는데 역시 매니저 아가씨군.

윤：윽, 이 재수없는 놈은 왜 여기 있어.

 

 

 

황태자：훗. 이 몸의 사랑의 힘.

황태자：멀리서도 한 눈에 그녀를 알아보는 이 한결 같은 마음!

황태자：이젠 슬슬 나의 사랑을 받아 줄 때도 되지 않았나?

 

(……….)

 

매니저：음…. 그렇게 사랑을 외칠 정도라니 굉장하긴 한데, 옆 좌석에 앉은 아가씨는 여동생이라도 되는 건가?

황태자：헉?! 잊어버렸다!!!

황태자：아니, 그러니까…! 이봐!

황태자：우린 그러니까 어떤 사이냐면….

여자：오빠, 괜찮아요.

여자：전 오빠가 양다리가 아니라 문어다리를 넘어선 오징어, 지네, 촉수로 진화한다 하더라도 다 용서할 수 있어요.

여자：오빠만 내 곁에 있어 준다면.

 

 

 

윤：…뭔가 강한 여잔데.

황태자：어, 그래. 일단 넌 낚은 고기니까 미끼는 나중에 주고, 저 쪽부터 마저 작업하자.

윤：…방금 한 말, 다 들리거든?

황태자：헉?! 어떻게! 거짓말이지!

황태자：저 여자애한테 속삭인 건데 그걸 어떻게 들어!!!

 

(…윤과 쌍으로 바보 콘테스트에 내보내면 상을 휩쓸 게 분명하다.)

 

황태자：…흥.

황태자：능력이 안 되니까 내 이미지를 깎아 내리려고 발악하는군.

윤：누가 발악한다는 거야! 그리고 내가 어딜 봐서 능력이 안 되는데!

황태자：그럼, 지금 둘이 뭐 하는 건데?

황태자：설마….

황태자：내 앞에서 데이트라고 하진 않겠지?

 

윤：데이트야! 데이트 맞아!

윤：그러니까 너 끼어들지 마!!!

황태자：오호~ 통재라.

황태자：해도 해도 너무 한 것 아냐?

황태자：지금 네 꼴을 봐.

윤：내가 뭐!!

황태자：차도 없이 터벅터벅 걸으면서 이 복잡한 시내를 오가는 게 데이트라고?

황태자：그래도 너도 명색이 연예인이란 애가, 아직까지 차도 없이…. 역시 네게 저 아가씨를 맡길 순 없을 것 같군.

 

윤：언제는 네가 나한테 얠 맡겼다고!!

윤：그리고 차 없는 게 어때서! 걷기가 건강에 얼마나 좋은데!

윤：만병통치약에 버금간다고! 운동도 되고, 건강해지고! 좋잖아!!!

매니저：윤. 그 전에 너 무면허야.

윤：그러게?!

윤：야, 나한테 차 없는 게 당연하지!!!

윤：난 미성년자인데 지금 내 나이에 운전하면 그게 더 큰일이잖아!!!

황태자：그, 그런가…?

황태자：흐, 흥. 어려서 좋겠군.

황태자：흥. 난 이만 돌아가 줄 테니까!!!

 

(황태자는 급히 차를 몰고 시야에서 사라졌다.)

 

 

 

윤：뭐야, 저 말투는.

윤：요즘은 새침데기 컨셉을 밀고 있대?

윤：다이아몬드는 뭐였더라, 터프 컨셉이라고 하지 않았어?

매니저：몰라. 만날 수록 누군가가 떠올라서 슬슬 슬퍼져.

매니저：세상에 외모 괜찮은 남자는 다 저 모양인 것 같아서.

윤：저기, 근데 매니저.

매니저：?

윤：역시… 데이트엔 차가 있어야 좋을까?

윤：그래야… 멋있어 보여?

 

 

 

매니저：글쎄. 차보다야….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곁에 있으면 그것만으로도 만족해.

윤：어… 진심이야? 그거 정말이지?

매니저：차야 나중에 어른이 돼서 내가 직접 끌면 되고.

매니저：역시 그런 것보단 마음이 중요하지.

윤：응. 그렇지….

 

 

 

(한참 걷다 보니 조금 가파른 길이 나왔다.)

(그렇게 긴 길은 아니지만, 문제는….)

 

윤：매니저? 왜 갑자기 가만히 있어?

매니저：으음, 그게….

매니저：새 신발을 신고 나왔더니 물집이 생겼나 좀 아프네….

매니저：생각보다 많이 걸었나 봐.

윤：아…, 발….

윤：매니저!! 나한테 업혀!!

매니저：엥?

윤：다리 아프다며.

윤：난 말이지! 차는 없지만 체력 하나는 좋거든?

윤：힘도 좋고! 다리도 튼튼해!

매니저：그러니까 내가 왜 갑자기 다짜고짜 네 등에 업혀야….

윤：그러니까 차 대신! 내가 업고 올라갈게!!!

매니저：꺄아!!

 

(윤이 날 세게 끌어당기곤 그대로 업어 버렸다.)

 

윤：읏차!!

윤：자, 이제 가 볼까!!!

 

 

 

윤：후아. 이 쯤에서 쉬자.

 

(곳곳에 잔디가 깔려 앉기 편해 보이는 곳에 날 내려놓은 윤이 내 옆에 털썩 주저앉았다.)

 

윤：어때, 나 체력 좋지? 진짜로 업어서 여기까지 데려왔잖아!!!

매니저：생각보다 좋긴 하네. 중간에 포기할 줄 알았는데.

윤：포기 안 해. 나 나름 끈질겨.

 

(상기된 얼굴로 웃고 있는 윤의 모습에서 왠지 모르게 빛이 난다.)

(문득 오늘따라 윤이 멋져 보인다는 생각에 멍하니 바라보고 있을 때…. 윤과 눈이 마주쳤다.)

(그리고 서로를 빤히 바라보다가….)

 

 

 

매니저：!!!

매니저：…….

윤：어…, 어…!!

 

(갑자기 윤이 깜짝 놀라며 떨어졌다.)

(얼굴이 새빨개진 게 한 눈에 보인다.)

 

윤：이, 이건 말이지 그러니까….

윤：키스 씬. 키스 씬 연습이야. 키스 씬.

매니저：으, 응…. 키스 씬….

 

(…그런데… 윤이 출연하는 것 중에 키스 장면이 들어가는 게 있었던가?)

 

윤：…아, 몰라, 몰라.

 

 

 

(갑자기 윤이 잔디 위에 털썩 누워 버렸다.)

(그리고 은근슬쩍 내 무릎에 머리를 대고 누워선 그대로 눈을 감는다.)

 

윤：아…, 날씨 좋다. 이대로 여기서 한숨 자면 딱 좋겠네….

 

(뭐… 좋긴 하다.)

(내 무릎을 베고 누운 윤도 크게 신경 쓰이진 않고….)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