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프로젝트 온라인] 윤 스토리 -8화- 소년의 변신도 무죄

 

(오늘이다.)

(희연 언니가 넘기고 간 배역들을 촬영하는 날이다.)

(지각하지 않으려면 슬슬 윤을 깨워야 할 것 같다.)

 

 

 

-달칵-

 

매니저：윤, 이제 슬슬 일어나.

윤：우웅…, 조금만…. 좀만 더…. 5분만….

 

(윤은 아침잠이 많은 편이라 깨우기 힘들다.)

(역시 전처럼 이불이라도 어디다 치워 버려야 하나….)

(그러고 보니 전에도 이렇게 윤을 깨우러 왔다가 가족 사진을 봤었지.)

 

매니저：분명 침대 옆에 있는 탁자에서 봤었는데….

 

-팔랑-

 

매니저：앗, 떨어졌다.

 

(떨어진 사진을 주웠다.)

(사진인데….)

(사진은 사진인데…, 이건 윤의 가족 사진이 아니라….)

 

매니저：어, 어째서 내 사진이 윤의 방에….

매니저：게다가 이건 희연 언니가 준 옷을 입고 파티에 가던 날 사진….

매니저：대체 언제 찍은 거야.

 

윤：허, 허억!!!

윤：뭐, 뭘 보고 있는 거야! 남의 방을 왜 뒤져!!!

매니저：뒤지고 말고 간에 떡 하니 탁자 위에 있었는데?

매니저：게다가 뭐야, 이 사진은 나 아냐?

매니저：왜 남의 사진을 가지고 있는 거야? 그것도 이렇게 딱 보기에도 몰래 카메라인 게 티 나는 사진을….

윤：그, 그게….

매니저：윤, 혹시… 설마…?

윤：오해하지 마. 널 좋아한다거나, 널 좋아한다거나, 널 좋아하는 게 아니고…. 아, 내가 지금 뭐라고 하는 거야.

윤：그러니까 그 사진은 어디까지나 화장발, 옷발의 Before＆After의 샘플 자료로….

매니저：…누가 뭐래?

윤：어… 그렇지. 뭐라고 하진 않았지….

 

(그럼 그렇지. 저 윤이 설마.)

(괜히 심장만 두근거리고…, 손해 본 느낌이야.)

 

-두근 두근-

 

(……….)

(아…, 설마 나 지금 심장이 두근거렸던 건가…?)

 

매니저：어, 어서 준비하고 나서 촬영하러 가자!!

 

 

 

-잠시 후-

 

이유진：컷! 그 부분 별로네. 필이 오질 않아.

이유진：다시~~!!

 

(한창 드라마 촬영이 진행되고 있다.)

(도착한 지는 꽤 됐는데…, 아직 윤의 차례는 멀고도 멀었다.)

 

윤：지루해.

윤：오라는 시간에 맞춰서 왔는데 벌써 두 시간이나 기다렸어.

윤：대체 우리 여기 왜 온 거야?

매니저：촬영하러.

윤：아니, 내 말은 그게 아니라. 슬슬 기분 나빠지잖아.

윤：저 사람들 시간은 금이고 내 시간은 그냥 버려도 되는 거야?

윤：약속대로 왔으면 저 쪽도 지킬 건 지켜야지.

 

 

 

진희연：시끄러!!

진희연：아까부터 옆에서 투덜투덜. 가만 있으니 가관이네!!

진희연：그럴 시간에 대사나 한 줄 더 외워!!

윤：대사라고 해 봐야 꼴랑 6줄 가지고 뭘 하라고!!

진희연：그래서, 다 외웠니?

윤：아, 아니… 그게….

진희연：너, 촬영 들어가서 대사 하나 틀릴 때마다 밥 한 끼 없다.

윤：!!!!!!!!!!!!!

윤：흑흑, 매니저. 저 여자는 마녀야.

윤：세상에… 먹을 걸 가지고 사람을 협박하다니…, 피도 눈물도 없어.

매니저：목소리가 좀 크다.

매니저：희연 언니가 노려보고 있어.

윤：헙!!

윤：내 목소리 그렇게 컸어? 다 들었나?

 

 

 

코디：저기….

코디：그렇게 크진 않았지만, 자기 욕하는 소리는 귀신같이 알아채는 사람이라 다 들었을 거예요.

윤：헉! 누, 누구?

코디：안녕하세요. 전 희연 언니를 담당하고 있는 코디예요.

코디：두 분 이야기는 미리 들었어요. 윤 씨와 매니저 님, 맞죠?

코디：언니가 바빠서 신경 쓸 시간이 없을 것 같다고, 저한테 봐 달라고 하셨어요.

 

윤：저… 마녀가 날 부탁한다고 했다고?

윤：나름 배려해 주는 거야?

코디：음…, 글쎄요. 언니 성격으로 보아 아마….

코디：윤 씨를 걱정했다기보다는 윤 씨를 소개한 언니의 체면이 더 우선이라….

윤：그거 심히 공감 가는데….

코디：자, 그럼 이 쪽으로 오세요. 촬영하려면 준비해야 하니까.

코디：매니저 님은 여기서 잠깐 기다리세요.

 

 

 

진희연：오래 기다렸어?

매니저：그럭저럭.

진희연：미안, 미안. 생각보다 촬영이 길어졌네.

진희연：그래도 이 쯤에서 끝나길 다행이지.

매니저：그래도 많이 늦은 시간은 아니라 다행이지.

진희연：조금만 더 길어졌으면 내가 뒤집어 엎으려고 했을 텐데.

매니저：…….

 

(갑자기 온도가 아까보다 훨씬 낮아진 것 같은데…, 기분 탓인가…?)

 

진희연：그나저나…, 잘 하고 오려나?

진희연：나름 윤이 생긴 것 하나는 괜찮아도, 막상 이런 데 오면 애들이 빛을 잃는 경우가 많아서.

진희연：너는 걱정 안 돼?

매니저：그런 걱정이라기보다….

 

(가족의 사랑을 받은 막내 역이라….)

(윤이 과연 잘 해낼 수 있을지….)

 

진희연：왜? 뭐 다른 걱정이라도 있어?

매니저：아니, 좀….

 

-웅성웅성-

 

(갑자기 촬영장이 소란스러워졌다.)

(감탄이 여기저기서 흘러나오고 있다.)

 

진희연：어머…, 이거, 이거. 예상을 뛰어넘는걸?

 

(?)

 

 

 

진희연：의외로 대박이네?

진희연：그냥 서 있는 것만으로도 자연스럽게 시선을 끌어당기는데? 저절로 눈길이 가잖아.

진희연：느낌 좋은데?

이유진：자자, 모두 원 위치로~! 촬영 다시 들어갑니다~!

이유진：어머, 미소년! 맘에 드네.

이유진：그럼 잘 해 보자고~!!

진희연：자, 그럼 이제….

진희연：6줄 밖에 안 되는 대사를 얼마나 틀리게 쳐낼지 그걸 걱정해 볼까.

 

(……….)

(그렇군. 대사라는 복병이 남아 있구나.)

 

코디：촬영 어때요?

매니저：나름 잘 진행되고 있어요.

코디：윤 씨, 귀공자 느낌에 잘 어울리죠?

 

(…솔직히 의외다.)

(윤에게서 저런 느낌이 나오다니.)

(정말 곱게 자란 귀공자 느낌에… 왠지 모르게 눈길이 가는 소년.)

 

코디：어쩜 이리 배역에 딱 맞는….

코디：악역과 어렸을 때부터 친구이자, 함께 자라며 늘 마음의 위안이 되어 주었던 단 한 사람.

코디：그러나 그 소년을 잃고 무너진 마음이 지금의 그를 만들게 되는 거지….

코디：아…, 저런 친구를 잃었다면 나라도 삐뚤어질 거야. 이해해, 이해하고 말고!

진희연：정리하자면 엑스트라의 엑스트라 급인 아역 하나인데….

진희연：윤의 외모만으로도 비중이 커질 것 같단 예감이 들어.

 

(볼 수록 빠져들 것 같은 느낌이 들긴 한다.)

 

진희연：역시 이러면 인정할 수밖에 없나.

매니저：?

진희연：넌 어릴 때부터 스타 될 자질을 알아 볼 정도로 안목이 좋았잖아.

진희연：그 재능은 여전하구나. 꽤 괜찮은 애를 찾아 냈어.

매니저：어, 그게….

 

(괜찮은 애… 인가.)

 

 

 

(집에 돌아오는 내내 계속 실실 웃어대던 윤이 집에 도착하자마자 환한 얼굴로 돌아본다.)

 

윤：매니저, 매니저. 나 어땠어?

윤：다들 막 괜찮다고 칭찬하던데….

윤：네가 보기에도 나 멋졌어?

 

매니저：뭐…, 연기인 것 같지 않게 자연스러웠고, 잘 했어.

매니저：윤을 새삼 다시 볼 정도였어.

윤：하하하! 이 쯤이야!

윤：내가 좀…, 외우는 건 약해도 연기는 잘하는 것 같지 않아?

윤：이 길이 내 길 같아! 그러니까 앞으로도 잘 부탁해!!

매니저：…대사가 길면 바로 끝장날 것 같은데.

윤：윽…, 그, 그거야 그렇지만….

 

매니저：그래도 다행이네.

윤：응? 뭐가?

매니저：오늘 네가 맡은 역.

매니저：어떻게 될지 조마조마했는데…, 자연스럽게 잘 했어.

매니저：원래부터 윤이 좋은 집에서 곱게 자란 막내 도련님인 것 같단 생각이 들 정도로.

윤：어…, 어?!

매니저：진짜 자연스럽더라. 원래 윤이 이렇게 연기를 잘 했나 싶었어.

윤：그, 그게….

윤：응, 그렇지. 연기 맞아. 연기.

윤：그 소린 그러니까… 나 연기 정말 잘 했다고 칭찬한 거지?

 

(어쨌든 잘 한 건 잘 한 거니 고개를 끄덕여 줬다.)

 

윤：하, 하, 하. 고아인 내가 그렇게 자연스러운 막내 역을 연기했다니 연기 잘 한 거지.

윤：하, 하, 하, 하, 하!!!

 

(……….)

(어쩐지 좀… 어색하게 웃는 것 같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