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프로젝트 온라인] 윤 스토리 -7화- 머리가 나빠 슬픈 소년이여

 

윤：지루해. 배고파. 심심해…, 배고파아… 공부하기 싫어….

 

(몇 시간 전부터 윤이 거실을 구르며 투덜대고 있다.)

 

윤：이상하단 말이야.

윤：내 주변에 스파이라도 심어 놓은 건가?

윤：그나마 조금 벌어 놓은 돈을 그 조폭들이 귀신같이 알아채고 빚으로 차감해 갔어.

 

(그리고는 갑자기 일어나서 진지하게 고민을 하기 시작한다.)

 

윤：뭔가 수상해.

윤：내 수중에 돈이 생긴 걸 어떻게 알았을까.

윤：그것도 딱. 받자마자 그 날 바로.

 

(한참을 고민하더니 갑자기 고개를 돌려 나를 바라본다.)

 

윤：매니저는 혹시 의심 가는 사람 없어?

매니저：어? 그게….

매니저：그, 글쎄…. 어디 도청기라도 달았나….

윤：헉! 그 아저씨들이라면 그러고도 남을 거야!

윤：매니저!! 우리 대청소해야 하는 거 아냐?!

매니저：어, 그게….

 

 

 

(누군가 찌른 것까지는 추리할 수 있어도, 설마 그게 나일 거라고는 절대 생각하지 못하는 것 같다.)

(…머리가 나빠 슬픈 짐승이 여기 있네?)

 

윤：아…, 어쨌든… 문제는 그게 아냐.

윤：내 간식. 내 간식 값…. 간식 사다 먹으려고 몰래 챙겨 뒀던 내 비상금이….

 

(간식….)

 

윤：그 아저씨들이…!! 이 원한은 잊지 않겠다!

윤：내 간식에 대한 원한, 할아버지의 이름을 걸고 꼭 복수하고야 말겠어!!

 

(…결국은 간식에 투지를 불태우는 윤이다.)

 

 

 

진희연：뭐야. 여기 분위기 왜 이래?

윤：헉! 뭐, 뭐야?!

윤：어떻게 소리도 없이 온 거야!

진희연：어떻게는. 들어오란 듯이 활짝 열려 있는 현관문을 통해 왔지.

 

(윤이 또 문단속하는 걸 잊은 모양이다.)

 

매니저：희연 언니는 무슨 일로…?

진희연：아아~, 선물을 하나 가져왔거든.

진희연：그런데 어째 분위기가 좀 가라앉은 게…, 안 좋은 타이밍에 온 것 같네.

윤：엇?! 선물?!

윤：먹을 거? 맛있는 거? 간식?!

 

 

 

진희연：…얘는 연예인이란 애가 왜 이리 먹을 걸 밝혀.

진희연：설마 저 외모로 식신 컨셉 밀려고?

윤：뭐야, 그건 또….

진희연：지금 네 이미지가 딱 그거거든?

진희연：뭐, 어쨌든 선물이라고 해 봤자 거창한 건 아니야.

진희연：가끔은 나도 뭔가 물질적으로 도움을 줘야 하잖아.

매니저：…도움?

 

진희연：드라마 촬영 중에 배우 하나한테 문제가 생겨서.

진희연：대역이 필요하다고 여기저기 수소문하기에 적당한 사람이 있다고 한 다음에 온 거야.

윤：그 얘긴…, 촬영할 배우를 구한다는 거야?

윤：펑크 난 거 대신이라지만 돈 같은 건 확실하게 주는 거지?

진희연：당연하지. 찍었다 하면 시청률 1위는 그냥 먹고 들어가는 이유진 감독의 일이야. 확실하지.

윤：돈 주면 한다!

진희연：야, 야. 나름 조건 있거든?

윤：조건이 뭔데?!

진희연：10대 후반의 소년으로 연기력은 그다지 필요 없어.

진희연：그 감독이 원래 외모만 따져서.

진희연：그러니까 다 됐고, 고등학생 정도 되고 겉보기 등급이 장난 아니게 좋은… 애로….

 

(나와 희연 언니의 시선이… 윤에게로 향했다.)

 

진희연：역시 윤, 너밖에 없는 건가.

윤：으하하! 그렇지! 내가 할 수밖에….

윤：저기, 잠깐….

 

(갑자기 윤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윤：그런데…, 갑자기 안 좋은 생각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어….

윤：난 대사 못 외워!

윤：배 째!!!

진희연：세상에.

진희연：연예인 하겠다는 애가 저리도 당당하게 대사 못 외운다는 소리나 해 대다니.

 

(어쩔 수 없다.)

(윤의 머리가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나빠서…, 대사 외우는 게 장난 아니게 힘들 테니까.)

 

 

 

진희연：하지만 그것만 빼면 나머지는 조건에 딱 맞아 떨어지는데….

진희연：할 수 없지.

 

(희연 언니가 포기했는지 웃으며 말했다.)

 

진희연：내 명예를 걸고, 이 녀석을 데려가겠어.

 

(…포기가 아니었던 것 같다.)

 

윤：잠깐!!! 그거 당신 명예에 먹칠하는 짓이야!

윤：난 아직 그런 큰 감독의 드라마에 출연할 정도는 아니라고!

윤：내 자신에 대해서는 내가 잘 알아!!! 무엇보다 대사를 못 외운다고, 대사를!!!

진희연：닥치고 외워.

진희연：못 외우면 대본을 먹어서라도 흡수해!

진희연：염소 모드 발동!

 

 

 

윤：갑자기 웬 염소! 대본을 왜 먹는데!

진희연：자, 그럼 결정된 거지?

진희연：감독에게 알리고 나서 다시 데리러 올게. 각오 단단히 해 둬.

윤：사람 말 좀 들어! 뭐가 결정됐다는 거야!

윤：안 해! 못 해!!!

진희연：닥쳐, 염소. 짐승의 울음소리 따위는 안 들려.

진희연：자, 받아!

 

(희연 언니가 내게 묵직한 종이 뭉치를 건넨다.)

 

진희연：대본이야.

진희연：빨간 줄로 표시된 부분이 저 녀석이 나갈 장면이야.

진희연：틈틈이 외우게 시켜. 정 안 되면….

 

(정 안 되면…?)

 

진희연：먹여.

매니저：…….

윤：…….

 

(그리고 희연 언니는 침묵을 남기고 바람처럼 돌아가 버렸다.)

 

윤：이게 그 대본인가?

윤：흠…, 그래도 한 번은 봐 둘까. 어떤 내용인지라도….

 

(윤이 즐거운 듯이 대본을 펼쳐 들었다.)

(말로는 싫다, 싫다 하지만 왠지 모르게 즐기고 있는 것 같다.)

 

윤：어…, 뭐야, 이게? 이 캐릭터….

 

(갑자기 윤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윤：좋은 집에서 있는 대로 사랑받으며 자란 막내… 역이네.

윤：이거 꼭….

 

(그러고 보니 윤은….)

(윤이 하기엔 좀 무리인 배역 같다.)

 

매니저：저기…, 신경 쓰이면 그냥 못하겠다고 희연 언니한테 말할까?

윤：……….

윤：어? 뭐라고 했어?

매니저：그러니까, 배역 취소….

윤：…아냐. 그냥 뭐…, 해도 괜찮을 것 같아.

윤：나쁘진 않아.

윤：…할 수 있을 것 같아.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