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향 게임] Office Lover 공략 chapter.12 - 해피 엔드

 

chapter.12 - 해피 엔드

 

 

 

그 날 이후로 많은 세월이 흘렀다.

 

오우미와 나는 지금 그의 아파트에 함께 살고 있다.

그와 나는 그 일이 있은 후로 별 시련을 겪지 않고 행복하게 살아 왔고,

드디어 내일이 약속된 날이다. 우리가 영원히 함께 할 것을 맹세하는 날─

 

 

 

"오우미, 당신 잠옷은 여기 놓을게요, 알았죠?"

"그래, 고맙군."

 

샤워 소리가 그치고 그는 욕실에서 문을 열었다.

 

 

 

"꺅! 지금 뭐 하는 거예요?!"

"뭘 그리 법석이야? 서로 벗은 몸을 보는 게 처음도 아니고."

 

그는 어쩐지 음흉한 미소를 띄우며 그렇게 말했다.

 

'물론 그 말이 맞아, 하지만…. 그 상황과 지금 상황은 다르지!'

 

나는 애써 외면하면서도 흠뻑 젖은 그의 몸을 바라보았다.

디자이너로서 하루 종일 책상에만 앉아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완벽하게 각이 잡힌 근육이 탄탄한 몸을 가지고 있었다.

그의 팔이 나를 향해 다가왔다.

 

"왜 그러지? 아까부터 빤히 나를 다 쳐다보고."

 

그는 씩 웃었다.

 

"그래, 뭘 생각하는지 알 것 같은데…."

"뭐…뭘요! 아니거든요…!"

 

그는 내 당황한 목소리에 웃음을 터뜨렸다.

 

"우리가 몇 년 째 함께 지냈다고 생각해? 네 마음 같은 건 바로 꿰뚫어 볼 수 있다고."

 

그는 말을 마치고 수건으로 몸을 닦았다.

 

"네 옷도 벗겨 줄까?"

"사, 사양할게요!"

 

나는 얼른 뒤로 물러섰고 그는 다시 한 번 웃음을 터뜨렸다.

 

"하…. 아무리 오랫동안 함께 있어도 넌 항상 처음처럼 행동하는군."

"그, 그건…."

"그래서 귀엽다고."

 

나는 그의 말에 깜짝 놀랐고, 달리 할 말을 잃었다.

 

"어쨌든, 기다리고 있을게."

 

그는 그 말을 남기고는 내게 대답할 틈도 주지 않은 채 다시 욕실로 사라졌다.

그는 생각보다 짓궂은 면이 많았다. 나는 혼자 덩그러니 남겨진 채 생각에 빠졌다.

 

아무튼 내일은 가장 특별한 날이다…. 피곤한 안색을 내보여서는 안 돼.

나는 변명이라도 하듯 천천히 옷을 벗어 내렸다.

 

 

 

내가 욕조에 들어서자 그는 벽에 기댄 채 나를 바라보았다.

 

"드디어 들어왔군…. 날 이렇게까지 애태우다니."

"미안해요…."

"그런데 이건 뭐 하자는 거지?"

 

그는 내 알몸을 가린 타올을 가리켰다.

 

"이건…."

"신경 쓰지 말고 빨리 씻고 욕조로 들어와."

 

그는 팔꿈치를 욕조에 괴고는 장난스럽게 웃었다.

 

"아니면 씻겨 줄까?"

"…정중히 사양할게요."

 

나는 비누를 집어들었다. …하지만, 물론 수건으로 몸을 두른 채 씻을 수는 없는 일이었다.

아…, 어쩌지….

 

"뭐 하고 있어? 정말 그 상태로 씻을 수 있을 것 같아?"

"그…그치만…."

 

…….

 

"아…. 응…."

"힘 빼고."

"그만…."

 

그는 바디워시를 묻힌 채 미끈거리는 큰 손으로 내 몸을 문질렀다.

 

 

 

미끈거리고 이상한 느낌….

차츰 그의 손이 내 다리 사이를 향해 미끄러져 내려왔다.

 

"아…!"

 

그러나 그는 억지로 나를 건드리지는 않았다.

그는 세심하게 내 온 몸을 씻어 주었고, 내 귀에 입술을 가까이 가져다 대며 놀리듯 속삭였다.

 

"뭔가 잘못됐어?"

"아…아뇨…!"

 

그렇게 온 몸을 씻고 난 뒤….

 

 

 

"자, 이제 그만 들어가서 자요."

"아, 벌써 잘 준비하는 거야?"

 

그는 나를 번쩍 들어 안아 침대로 옮겼다.

우리는 침대에 몸을 눕힌 채 서로를 바라보았고, 그는 내게 부드럽게 키스했다.

 

"으음…. 오우미…."

 

키스는 점점 더 깊어졌고 우리의 혀가 교차했다.

숨쉬기가 힘들어질 정도였지만그는 내 허리를 감싸안은 채 몇 번이고 입을 맞추었다.

 

 

 

"이제 드디어 내일 네가 온전히 내 것이 되는군."

"네…, 그래요."

 

내일 드디어 모든 사람들 앞에서 우리는 평생의 서약을 맺을 것이다.

 

"이걸 그 동안 얼마나 기다려 왔는지…."

 

그는 나를 바라보며 타오르는 듯한 눈빛을 내뿜었다. 어쩐지 불길한 느낌이 들었다.

지금이 저항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일지도 몰라.

 

"네, 그러니까 내일 일찍 일어나야죠…. 이제 자요 우리."

"린, 네가 정말로 내 것이 될 거라는 걸 확인하고 싶어."

"오우미!"

 

나는 결국 그 마지막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우음…."

 

나는 아침 불빛과 새 지저귀는 소리에 잠에서 깨어났다.

오우미의 팔은 내 머리를 끌어안고 있었고, 그의 맨가슴은 나를 가두고 있었다.

나는 멍하니 그를 바라보았다. 문득 그가 눈을 떴다.

 

'결혼식…! 오늘 오후 1시로 되어 있었는데!'

 

현재 시각은 오전 11시였다.

알람이 울리기는 했는지 확인해 보았더니, 이미 꺼져 있었다.

잠결에 알람을 꺼 버렸던가….

 

"오우미, 빨리! 서둘러요!"

 

어젯밤 그가 나를 새벽까지 재우지 않았기 때문에, 둘 다 늦잠을 자 버렸다.

 

"그렇게 당황할 것 없어. 우리 없이 식이 시작되진 않아."

"그러니까 문제죠!"

 

아직 잠이 덜 깬 그를 위해 커피를 올렸고, 나는 욕실에 들어가 옷을 입을 준비를 했다.

거울 속에서 나는 어젯밤 그가 내 목과 가슴에 수없이 남긴 키스 자국을 발견했다.

 

"오… 오우미! 이게 다 뭐예요!"

 

내 다급한 부름에 그는 벌떡 일어나 욕실에 들어섰고,

내가 당황한 이유를 알아차리고는 웃음을 터뜨리느라 거의 커피를 쏟을 뻔했다.

 

 

 

"먹음직스러워 보이는 목걸이인데?"

 

'믿, 믿을 수 없어….'

 

"오늘 찍을 결혼 사진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기념 사진이라구요!"

"그래서 내가 일부러 널 위해서 가장 훌륭한 장식을 해 줬잖아."

 

그가 내 귀에 대고 부드럽게 속삭이며 키스를 퍼붓자, 나는 그를 용서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나는 결혼식에서 그가 디자인한 웨딩 드레스를 차려 입었다. 결혼식은 대단히 성공적으로 거행되었다.

그 후, 우리는 신혼여행을 떠났다.

 

"다들 즐거워 보였죠…. 오우미, 당신 디자인도 크게 성공했구요."

"그래, 그 키스 마크도 잘 어울렸고 말야."

 

그는 그렇게 말하며 훤히 드러난 내 어깨에 키스를 하기 위해 몸을 돌렸다.

 

"제발요, 오우미…. 여긴 차 안이잖아요."

 

그는 내 애원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손을 천천히 아래쪽으로 미끄러뜨렸다.

 

"오…오우미!"

"음?"

 

나는 책망하듯 그를 불렀지만 그는 악마의 유혹과도 같은 눈빛을 하고 있었다.

 

 

 

"린, 이 이야기 알아?"

"남자가 여자에게 웨딩 드레스를 선물하면 언제든 마음대로 그 드레스를 벗길 수 있다는 걸."

 

"…들은 적 있어요…."

 

"그렇다면, 내가 널 위해서 직접 디자인한 이 드레스는 어떻지?"

 

나는 그 말의 의미를 이해했고, 조금은 화가 났다.

 

"하, 하지만… 기사님도 운전 중이시고…."

 

내 말이 무슨 신호라도 된 것처럼, 운전사는 웃으며 즉시 운전석에 커튼을 쳤다.

 

"어때, 여보. 공항에 도착할 때까지 한 시간 정도 남았는데…. 그 때까지 즐길 시간은 충분하지 않겠어?"

 

그렇게 말하며, 그는 나를 꼭 끌어안았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