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닌자의 유혹] 미야모토 무사시 공략：7장

며칠 뒤…. 
네고로슈 성의 수리는 마을 사람들의 도움으로 빨리 진행되었다. 
  
토라마루："성 벽을 수리할 텐데, 일 없는 자들은 좀 와 주겠나?" 
주민１："예, 알겠습니다!" 
주민２："모두, 토라마루 님께로 모여라!"

무네노리："이 정도면 생각보다 빨리 끝날 것 같군."
린："정말 다행이에요!"
무네노리："마을 사람들이 모두 널 위해서라며 의욕에 넘쳐 있다."
 
네고로슈와 마을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있어. 이런 모습을 보게 되어 정말 기쁘다….

소년１："무사시 형, 무등 태워 줘!"
무사시："그래!"
소년２："너만…, 치사해! 무사시 형, 나도 해 줘!"
 
무사시 씨는 또 아이들에게 둘러싸여 있다.
즐거워 보인다….
 
린："무사시 씨, 인기 많네요!"
 
무네노리："왜 저 녀석은 형이고 나는 아저씨인 거지?"
린："아하하…! 무네노리 님, 늙으셨네요!"
무네노리："……."
린："무네노리 님한테는 아저씨 분위기가…. 읍!"
 
무네노리 님이 내 입을 틀어 막았다.

 

  
무네노리："그런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다니."
린："읍… 무네노리 님이 훨씬 입이 거칠거든요!"
무네노리："정말이지…, 잔소리 많은 꼬마 아가씨군."
 
다정한 미소….
역시 무네노리 님의 웃는 얼굴이 늘었다….

???："너희들! 무사시 님은 바쁘시니까 방해하면 안 돼!"
무네노리："호오…. 이 마을에도 저렇게 아름다운 여자가 있었나."
린："오리쿠 씨라고, 요즘 식사 준비를 도와 주고 계세요."
무네노리："저 여자도 농가의 딸인가?"
린："아뇨…. 소문에 의하면 오리쿠 씨는 오이란 출신이었다가 도망쳐 나왔다고 해요."
린："복잡한 과거를 가지고 계신 것 같아요…."
무네노리："역시 그래서 그런지, 색기가 있군."
 
(무네노리 님은 오리쿠 씨를 가만히 주시했다.)
(역시 남자들은 저렇게 요염한 여자를 좋아하는구나….)

 

린："그럼, 이제 모두에게 차를 나누어 드리러 가야겠다…!"
 
아…? 무사시 씨와 오리쿠 씨가 단 둘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오리쿠："아이들이 정말 잘 따르는군요."
무사시："그런가?"
오리쿠："그래요…. 분명 마음이 순수하셔서 그럴 거예요. 아이들은 상대의 마음을 알아 보거든요."
무사시："글쎄, 어떨까. 단순히 멍청이인 건 아니고?"
 
오리쿠："아뇨. 저는 남자들을 두려워하기만 했어요. 지금까지 여러 상처를 받으며 살아 와서…."
오리쿠："하지만, 무사시 씨는 무섭지 않아요."
 
무사시："……."
오리쿠："무사시 씨라면 믿을 수 있어요…."
 
오리쿠 씨가 무사시 씨를 지긋이 바라보았다….

무사시："어깨에 나뭇잎이 떨어졌군."
 
무사시 씨가 손을 뻗자, 오리쿠 씨가 피했다.
 
오리쿠："…제 몸은 더러워요."
무사시："어디가 더럽다는 거지?"
오리쿠："……."
무사시："너의 몸은 아름답지 않나."
무사시："더럽다면 내 쪽이 훨씬 더럽다고. 목욕도 싫어하고…."
오리쿠："무사시 씨…!"
 
오리쿠 씨가 무사시 씨의 품에 뛰어 들어 안겼다.
 
무사시："어이…! 그러니까 목욕도 잘 안 한다니까…."
오리쿠："잠시만, 이렇게 있어 주시겠어요?"
 
(뭐, 뭐지… 저건…?)

당황하여 돌아서는 나의 귀에 오리쿠 씨의 목소리가 들려 왔다.
 
오리쿠："손이 크시군요. 그 큰 손으로 만져지니 안심이 돼요…."

 

린："…왠지 가슴이 아려…."
 
무사시 씨는 따뜻하고 다정한 사람이니까….
오리쿠 씨가 좋아하시는 것도 무리는 아니지.
 
(오리쿠："그 큰 손으로 만져지니 안심이 되는군요….")
 
(저렇게 예쁘고 요염한 여자가 좋아해 준다면, 무사시 씨도….)
 
린："안 돼…!"
 
지금은 그런 생각을 할 때가 아니야. 나는 닌자의 공주잖아?
제대로 내 입장을 생각해야만 해…!

무사시："뭘 그렇게 혼자서 중얼거리고 있는 거지?" 
  
(……!) 

 

 
린："아, 아무 것도 아니에요…!"
무사시："왜 화 내는 거야?"
 
린："…왜 그렇게 생각하시는 거죠?"＊
무사시："왜 그러냐니…. 얼굴을 보면 알지."
 
나는 무사시 씨로부터 휙 하고 얼굴을 돌렸다.
 
무사시："어이…. 확실히 말해 주지 않으면, 나도 모른다고."
린："…저… 저 이외의…."

(나 이외의 여자는 만지지 말아요.)
 
(무심결에 그렇게 말할 뻔 했다….)
(하지만 나와 무사시 씨는 연인 사이도 아무 것도 아닌데….)
 
무사시："……? 뭐라고?"
린："…아무 것도 아니에요!"
무사시："정말이지, 여자는 알 수가 없군."
 
무사시 씨가 몸을 구부려 내 얼굴을 가까이 바라보았다.
 
무사시："혹시 배라도 고픈 건가?"
린："…고프지 않아요!"
 
나조차도 내 마음을 잘 모르겠어…. 왜 이렇게 기분이 복잡한 걸까.
나…, 혹시 무사시 씨를….

 

며칠 뒤….
 
토라마루："공주님! 성의 수리는 문제 없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린："정말 다행이네요!"
토라마루："모두 공주님 덕분입니다."
토라마루："공주님이 안 계셨더라면 네고로슈와 마을 사람들이 이렇게 협력하는 일도…."

오리쿠："무사시 씨!"
 
오리쿠 씨는 또 무사시 씨에게 말을 걸고 있다….

오리쿠："피곤하시죠? 오늘은 많이 덥네요."
 
덥다면서 그렇게 딱 붙어서 이야기하지 않아도 되잖아.
 
오리쿠："땀, 닦아 드릴게요."
무사시："아, 고마워."
 
저렇게 얼굴을 가까이 들이대지 않아도…!
 
토라마루："…공주님?"
린："아…네! 무슨…?"
토라마루："괜찮으십니까?"
린："…별로 괜찮지 않을지도…."
토라마루："예?"
린："…아뇨! 아무 것도 아니에요."

두 사람을 볼 때마다 가슴이 먹먹해진다.
나, 점점 최악이 되어 가고 있는 것 같다….
오리쿠 씨도 나쁜 마음으로 저러는 게 아닐 텐데….

 

그 날 밤, 네고로슈 닌자들이 총 집합한 가운데 검술 연습이 있었다.
 
무네노리："알겠나? 사무라이들은 이런 식으로 공격해 올 것이다."
무네노리："상대를 유인하고 간격을 좁혀서 상대의 팔을 베어라!"
닌자１："어, 어떻게 저렇게 빠를 수가…!"
닌자２："역시 야규 무네노리 님이다!"
 
모두 무네노리 님의 검술에 넋을 잃었다.

무네노리："무사시, 시범을 보여 주겠나?"
무사시："좋다."
 
무사시 씨도 목검을 들었다.
 
닌자３："대, 대단해…!"
닌자４："저렇게 강한 검은 본 적이 없어!"
닌자５："저…. 야규 님, 미야모토 님!"
무네노리："뭐지?"
닌자５："부디 두 분의 검술 대련을 보여 주시지 않겠습니까?"
무네노리："흠…. 어떡할까, 무사시."
무사시："물론, 받아 들이지."
 
두 사람은 서로 마두 본 채 목검을 겨누었다….

 

닌자들："오오…!"
 
두 사람의 거친 공방에 여기저기서 감탄이 끊이지 않는다.
 
닌자１："눈길을 뗄 수가 없군!"
닌자２："역시, 검술무쌍의 야규 님과 절대무적의 미야모토 님의 대결…!"
린："……."
 
모두 환호성을 지르며 감탄했지만, 나는 왠지 불안해졌다.
두 사람 모두, 어느 새 얼굴이 진지해져 있어….
 
닌자３："두 사람 모두 엄청난 실력이지만, 검의 성격은 전혀 다르군!"
닌자４："응, 미야모토 님은 강하고 야규 님은 흐르는 듯 유연한 움직임이야."

무사시："큭…!"
무네노리："……!"
 
무사시 씨와 무네노리 님이 서로 필사적으로 검을 부딪히고 있었다.
거친 무사시 씨의 검을 무네노리 님이 반동을 주며 빠르게 피하자, 무사시 씨가 균형을 잃고 쓰러지고 말았다.
그 때를 놓치지 않은 무네노리 님이 위로 뛰어 오르며 목검을 내리치려 했다.
 
린："위험해…!"
 
나는 무심결에 앞으로 뛰어 나가, 두 사람 사이를 막아 섰다.

 

무사시："……!"
무네노리："……?!"

무네노리 님이 아슬아슬하게 검을 멈추었다.
 
무네노리："너…!"
린："…아무리 연습이라지만, 너무 위험하잖아요!"
 
나는 무네노리 님을 노려 보았다.
 
무네노리："바보 같으니!"
무네노리 님이 내 팔을 붙잡았다.

무네노리："제대로 맞았다면 너는 죽었다고!"

린："제가 막지 않았다면 무사시 씨가 죽었겠군요?!"
무사시："야규…. 그 손 치워."

무사시 씨가 무네노리 님의 팔을 잡자 그제야 무네노리 님은 나를 놓아 주었다.
 
닌자１："확실히…. 아무리 미야모토 님이라고 해도 그 일격을 그대로 받았다면 무사하지 못하셨을 거야."
닌자２："머리에 직격했다면 정말 죽었을지도 모르겠군…."
 
무네노리："…그렇게까지 해서 이 자를 지키고 싶었나?"
린："……."
무사시："…린, 가자."
 
무사시 씨가 나의 팔을 잡았다.

린："…아야…!"
 
서둘러서 달려가 멈추면서 발목을 삐었나 보다….
 
무사시："……."
 
무사시 씨는 말 없이 나를 안아 들었다.
 
무네노리："너…. 다리를 다친 건가?"
무사시："만지지 마!"
무네노리："……."
무사시："…내가 방에 데려가서 치료하지."

 

무사시："하룻밤 차게 하면 붓기는 가라앉을 거다."
 
무사시 씨가 내 발목에 차가운 물로 적신 수건을 감아 주었다.
 
린："왜…, 연습인데 그렇게까지 하는 거죠?"
무사시："……."
린："하마터면 머리를 맞고 죽었을지도 몰라요!"
무사시："야규는 강한 남자니까."
린："……."
 
…….

이전에 무사시 씨와 나누었던 이야기가 문득 떠올랐다.

(무사시："높은 산이 있으니까 오른다…. 뭐 그런 거 아닐까.")
(린："그 산의 정상에는 무엇이 있나요?")
(무사시："모른다.")
(린："…….")
(무사시："모르니까 오르는 것이다.")
 
어째서지…? 왜 목숨이 위험해지면서까지 산에 오르려 하는 걸까….
 
무사시："…이제 두 번 다시 그러지 마라."
린："네…?"
무사시："내가 다치는 건 괜찮지만 네가 다치는 건 싫다."
린："……."
무사시："그런 건 견딜 수 없어."
 
그는 큰 몸을 숙인 채 풀이 죽어 있다…. 그런 그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왠지 참을 수가 없었다.
 
린："…무사시 씨!"
 
나도 모르게 그의 품으로 뛰어 들었다….
 
린："저도 무사시 씨가 다치시는 건 싫어요!"
무사시："…왜지?"
린："왜냐면…."
린："……?!"
 
갑자기 그가 두 손으로 내 얼굴을 감싸 잡았다.

린："…이러지 마세요!"＊
무사시："…싫어."
무사시："…널 만지고 싶어졌다."
린："……."
 
(크고 따뜻한 손…. 그냥 아무 생각 없이 그 손에 의지하고 싶다.)
 
린："…그럼, 다른 여자는 만지지 마세요."
무사시："다른 여자라니?"
린："그러니까…, 오리쿠 씨라든지…."
무사시："오리쿠?"
 
나는 무사시 씨를 노려보았다.

 

린："기억 안 나요?"
무사시："오리쿠… 오리쿠?"
린："오리쿠 씨요! 성에서 일 도와 주는 예쁜 여자!"
무사시："아아…. 그러고 보니 오리쿠라고 있었던가."
 
저, 정말 기억 못 하네….
 
린："훗…. 아하하…!"
무사시："또 왜 그래."
린："무사시 씨…. 정말, 바보도 아니고…. 하하하!"

무사시 씨가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무사시："아까 머리라도 부딪힌 건가."
린："아하하하…!"
무사시："아니면 맞은 데가 안 좋은 건가…."
린："괜찮아요…!"

나는 그의 손을 꼭 잡았다.
 
린："이제 아무 데도 안 아파요. 아픈 게 다 날아갔어요."
 
가슴이 욱신거리며 아팠던 느낌도 말끔히 사라졌다.
동시에 내 마음을 깨달았다. 내게 무사시 씨는 특별한 사람이 되었다는 것을….
 
토라마루："…크, 큰일 났습니다!"
 
토라마루 씨가 갑자기 방 안으로 뛰어 들어왔다.
 
토라마루："보초들에게 연락이 왔습니다! 오다 군이 이 곳으로 진군하고 있다고…!"
 
……?!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