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닌자의 유혹] 미야모토 무사시 공략：6장

그로부터 며칠 뒤.
 
주민１："린 님, 오늘도 감사합니다!"
주민２："덕분에 마을 사람들이 힘을 되찾았습니다!"
린："아니에요!"
 
식량을 나누어 주는 동안 마을 사람들과 많이 친해졌다.
어쩐지 예전부터 쭉 이 마을에 살아 온 것 같다….

 

소년１："무사시 형, 들어 올려 줘!"
무사시："그래!"
 
무사시 씨가 두 손으로 남자 아이를 높이 들어 올렸다.
 
소년２："우와! 형, 힘 진짜 세다!"
무사시："이건 어떠냐!"
 
무사시 씨는 남자 아이의 몸을 빙빙 돌렸다.
 
소년１："와하하하!"
소년２："좋겠다! 형, 나도 해 줘요!"
무사시："순서대로 해 줄 테니까 조금만 기다려라."
소년２："네에!"

(무사시 씨, 아이들에게 인기 많으시네.)

 

무사시："휴우…."
 
무사시 씨가 상의를 벗은 채 이 쪽으로 걸어왔다.
 
무사시："아, 덥다. 아이들하고 놀았더니 땀이 다 나는군."
린："수고하셨어요. 아이들이 정말 즐거워 하던데요!"
무사시："너도 해 줄까?"
린："네? 꺄…꺄앗!"
 
무사시 씨가 두 팔로 나를 안아 들었다.

(굉장하네…. 나도 이렇게 간단히 들어 올리다니…!)

무사시："어때, 재밌지?"
린："아하하! 재미있어요…! 왠지 어렸을 때로 되돌아간 것 같아요."
무사시："자…."
 
무사시 씨는 나를 내려 놓고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무사시："그래…. 너는 그렇게 웃는 얼굴이 어울려."
린："……!"
무사시："목욕하고 오마."
린："네…에…."
 
뭘까, 무사시 씨의 미소를 보니 기분이 묘해졌다….

 

무네노리："꽤 즐거워 보이는군."
린："무네노리 님…. 아, 맞다!"
 
(빌린 손수건 돌려 드려야지…!)
 
린："손수건 감사했어요! 계속 돌려 드리지 못해서…."
무네노리："…그건 네가 가져라. 돈 없을 때 전당포에 팔아도 되고."
 
(팔아도 된다니…. 그…그렇게 고급인 거야?)
 
야에："린 언니, 뭐 하고 있어?"
닌자："이봐! 공주님께 그게 무슨 말버릇이냐!"
린："아뇨, 괜찮아요! 저 여기서는 그냥 린이니까요."
린："지금 이 아저씨하고 이야기하고 있단다."
무네노리："…정말, 누가 아저씨라는 거냐."

야에："으응, 그럼 나중에 놀아 줘!"
린："아, 그렇지… 야에!"
야에："왜애?"
린："이 손수건 야에한테 줄게."
무네노리："……?!"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줘도 되겠지?)
 
린："아버지가 마을에 나가실 때, 전당포에 가셔서 돈으로 바꾸시라고 전해 드려."
린："그걸로 약을 사서 마을의 누군가 병이 났을 때 도와 드리렴."
야에："응, 알았어!"
 
손수건을 받아 든 야에는 웃으면서 달려갔다.
 
무네노리："너…. 그 손수건의 가치를 모르는군."
린："…가치요?"
무네노리："저건 전당포에 팔면 열 냥은 충분히 받는다고."
린："열 냥이나요?!"
 
무심결에 무네노리 님을 와락 안았다.
 
무네노리："뭐…뭐야?!"
린："대단해요! 열 냥이나 있으면 약을 잔뜩 살 수 있겠네요."
무네노리："……."
 
무네노리 님이 물끄러미 나를 바라보았다….
 
무네노리："…넌, 정말 이상한 여자로군."
린："네? 어디가요…?"
무네노리："보통 누군가에게 물건을 받았으면 눈 앞에서 다른 사람에게 줘 버리진 않는데."
린："그…그건, 조금은 죄송하다고 생각하지만…."
린："하지만 손수건도 사람에게 더 도움이 되는 편이 기쁘지 않을까 해서…."
린："아얏!"
 
갑자기 뭔가 딱딱한 막대 같은 것으로 머리를 맞았다.

린："피…피리…?"
무네노리："그럼 이거라도 가져가라. 누구 주지 말고."
린："…주시는 건 감사하지만 때리실 것까지는…."
 
무네노리："이 피리에는 야규 문장이 새겨져 있다."
무네노리："언젠가 너에게 도움이 될 거다."
 
(훌륭하게 세공된 피리다…. 분명 귀한 물건일 텐데….)
 
린："왜… 제게 이런 걸 주시는 거죠?"
무네노리："글쎄다. 참견하는 병이 너에게 옮은 걸지도 모르지."
린："차, 참견하는 병이라구요?!"
 
(식량을 나누어 주는 것도 참견인 거야?!)

 

무네노리："뭐야, 또 화 난 거냐."
린："무네노리 님이 화 나는 말을 하셨잖아요."
무네노리："……."
린："실례잖아요! 아무리 신분이 높아도 그렇지, 그렇게 사람을 깔보는 태도…."
토라마루："고, 공주님!"
린："아…, 토라마루 씨. 안녕하세요?"
토라마루："지금 인사보다도…. 잠깐 이 쪽으로 와 주십시오!"
 
토라마루 씨가 내 팔을 잡아당겨 한 쪽으로 데리고 왔다.
 
린："왜 그러세요…?"
토라마루："곤란하십니다…. 야규 님께 그런 식으로 대하시면."
린："곤란하다니… 뭐가요?"
토라마루："그 분은 야규 일가의 후계자십니다."
토라마루："실례되는 언동을 해서 눈 밖에 나기라도 하면…."
린："무네노리 님이 훨씬 실례하고 계시거든요!"
토라마루："아…아니, 그렇지만…."
 
무네노리："신경 쓰지 마라, 토라마루."
토라마루："야규 님…!"
무네노리："가끔은 이렇게 기가 센 여자도, 신선해서 나쁘지 않군."
토라마루："아, 예에…."
린："신선이라니, 사람을 무슨 과일처럼…."
토라마루："공주님!!"
무네노리："꼬마 아가씨."
 
무네노리 님이 내게로 얼굴을 가까이 가져왔다.

 

무네노리："나는 과일을 싫어하지 않아."
린："……."
 
나도 모르게 움찔했다. …그는 입술이 아슬아슬하게 닿을 만큼 가까이 다가와 있었다.

무네노리："후…, 뭐야. 빨개져서는."
린："빠…빨갛지 않아요…!"
무네노리："빨갛다고. 원숭이 엉덩이처럼."
린："워, 원숭이 엉덩이?! 아무리 그래도 그런 말을…."
무네노리："하하!"
 
그는 소년처럼 천진난만하게 웃었다.
…그의 이런 웃는 얼굴은 처음 보았다.

그 때, 마을 촌장님이 우리들에게로 다가왔다.
 
촌장："지금… 잠시 시간이 괜찮으신지요?"
무네노리："시간이야 있지만, 무슨 일이지?"
 
촌장："오다 군에 대해 조용히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오다 군에 대해서…?
 
무네노리："…알았다. 네고로슈 두목은 외출 중이다. 내가 대신 듣지."

 

무사시："……."
촌장："옆에 계신 분은…?"
무네노리："걱정 마라. 내가 신용하는 자니까."
 
촌장："…그렇다면 솔직하게 말씀 드리겠습니다."
촌장："저희는 네고로슈에 무슨 일이 생기더라도 상관하지 않을 생각이었습니다."
토라마루："……."
촌장："당신들이 우리에게 한 것처럼 말입니다…."
촌장："지금껏 네고로슈의 닌자들은 우리를 구하려고 한 적이 전혀 없었습니다."
촌장："노부나가의 손에서 우리를 지켜 주지 않았습니다."
토라마루："…확실히 촌장님 말씀대로입니다."
촌장："그래서 우리도 당신들이 어떻게 되든 모른 척 하려 했습니다."
촌장："하지만 린 님께서 오신 후로 마을이 바뀌었습니다."
촌장："우리들은 마을에 생명을 불어 넣어 준 린 님의 은혜에 보답하고 싶습니다."
린："촌장님…."
 
촌장："토라마루 님, 네고로슈 안에 오다와 내통하는 자가 있습니다."
토라마루："뭐…, 뭐라고?!"
 
오다와 내통하는 자…?!
 
촌장："마을의 젊은이들이 우연히 들었다고 합니다."
촌장："네고로슈의 닌자 한 명이 오다 군에게 정보를 흘리고 있다고…."
토라마루："어떤 정보를 흘렸는지 아나?!"
촌장："네고로슈가 오다 군에게 저항하기로 결의했다고 말입니다."
촌장："정보를 제공한 대신에 자신은 오다 군으로 들어가게 해 달라고."
무네노리："그래서, 오다 군은 뭐라고 했나?"
촌장："병사들을 데리고 네고로 절을 공격한다고 했답니다."
 
오다의 병사들이 네고로 절을 공격하러…?!
 
무네노리："역시 두목은 네고로슈를 전부 파악하지 못했던 것 같군."
무네노리："토라마루, 지금 당장 배신자를 찾아 내라."
토라마루："예!"
무네노리："전략에 대해서는 나에게 맡겨 둬."
 
전략이라고 해도…. 이렇게 적은 수로 어떻게 오다 군과 싸울 생각인 거지…?

 

무네노리："…린."
무네노리："이대로 아무 것도 모르고 기습을 받았더라면, 네고로슈 뿐만 아니라 우리들도 위험했다."
 
무네노리 님이 나의 어깨를 잡았다.
 
무네노리："네 덕분이다. …고맙군."
린："무네노리 님…."
 
무네노리："무사시. 이 공주를 위해 목숨을 바칠 각오는 되어 있나?"
무사시："물론, 처음부터 그럴 생각이었다."
 
두 사람은 서로를 주시했다.

무네노리："그렇다면 내 전략을 말하지. 나와 네가 중심이 되어 오다 군을 쓰러뜨릴 수 있는 방법을."

 

무사시 씨와 다른 사람들은 밤 늦게까지 작전 회의를 하고 있다.

무사시："뭐야, 여기 있었나?"
린："무사시 씨…."
 
(무네노리："나와 네가 중심이 되어 오다 군을 쓰러뜨리는 방법을.")
 
린："……."
무사시："왜 그러지?"
 
린："무사시 씨의 임무는 저를 지키는 거죠?"
린："오다 군과 싸우는 건, 한조 님과의 계약에 들어가 있지 않았잖아요."
무사시："그건 그렇지만, 널 지키기 위해서 필요하다면 나는 어떤 적이라도 싸운다."
 
어떤 적이라도….
하지만 오다 군은 강하다. 살아 남을 수 있다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어.

 

린："무사시 씨…. 무리하지 마세요."＊
무사시："글쎄, 어떨까."
린："무리하지 않는다고 약속해 주세요!"
무사시："약속은 할 수 없어."
무사시："말했지? 강자와 실력을 겨루고 싶다고."
린："…그래서 전쟁에 나가시는 거예요?"
무사시："나는 전장에서 목숨을 건 도박을 해 보고 싶다."
린："도박이라니…. 생명의 중요성을 알고 그런 말을 하시는 거예요?!"
무사시："……."
린："생명을 소홀히 하지 마세요! 다른 사람의 목숨도 자신의 목숨도…."
무사시："무리다."
린："……!"
무사시："내게 있어 살아 있다는 것은 곧 검을 들고 싸우는 것과 같은 거다."

나는 무심결에 무사시 씨의 옷자락을 잡았다.
 
린："그건… 진심인가요?"＊
무사시："그래…. 진심이다."
 
무사시 씨는 내게서 얼굴을 돌렸다.
 
무사시："나는 검을 들지 않고는 살아 갈 수가 없어."
린："……."
무사시："그 이외의 살아가는 법을 알지 못한다."

 

다음 날.
 
(무사시："나는 검을 들지 않고는 살아갈 수 없다.")
(무사시："그 이외의 살아가는 법을 알지 못해.")
 
내가 무사시 씨의 살아가는 방식에 대해 참견할 권리는 없어. 하지만….

 

무네노리："꼬마 아가씨, 무슨 걱정거리라도?"
 
린："무네노리 님…."
 
무네노리："너한테는 이번 작전에 대해 말해 두지."
무네노리："마을 외곽에는 네고로 성이라는 닌자 성이 있다. 몇 년 동안 사용하지 않은 낡은 성이…."
무네노리："우리는 그 성을 수리해서 오다 군과 싸울 것이다."
 
린："오다 군은 언제쯤 공격해 오는 거죠?"
 
무네노리："그건 모르지. 배신자는 찾았지만 그 놈들도 정확히는 알지 못하고 있다."
린："그렇군요…."

무네노리："혹시 이 절에 있는 동안에 오다 군이 공격해 온다면, 나와 무사시가 말을 타고 적의 진형을 무너뜨릴 것이다."
무네노리："너희들은 그 틈에 뒷문을 통해 숲으로 탈출해라. 숲을 지나면 네고로 성까지 달리는 거다."
린："그 말은 무네노리 님과 무사시 씨가 미끼가 되어, 우리들을 도망가게 한다는 건가요…?"
무네노리："뭐, 그런 셈이지."
린："……."
 
(적진 사이로 두 사람만 뛰어 들겠다니….)

 

무네노리："뭐지, 그 얼굴은. 너답지 않군."
 
무네노리 님이 내 볼을 꼬집었다.
 
린："뭐… 뭐 하시는 거예요?!"
무네노리："예전의 그 기 센 꼬마 아가씨는 어디로 간 거지?"
린："……."
 
(하지만…. 불안한걸. 무사시 씨와 무네노리 님께 무슨 일이라도 생긴다면….)
 
린："…무네노리 님은, 두렵지 않으세요?"
린："그런 위험한 작전을 세워서, 만의 하나 무슨 일이라도 있으면…."
 
무네노리 님은 나를 바라보며 단호하게 말했다.
 
무네노리："나는 전쟁에서 죽을 생각은 추호도 없어."
린："……."
무네노리："내게는 야규를 책임질 의무가 있으니까."
무네노리："이런 곳에서 목숨을 버릴 생각은 없다."
 
(무사시："나는 전장에서 목숨을 건 도박을 해 보고 싶다.")

(무네노리 님과 무사시 씨, 두 사람 모두 대단한 검객이지만 살아가는 방법이 전혀 달라….)
 
무네노리："내일부터는 성의 수리를 시작하게 될 거다. 사람 손이 필요한데, 너도 도울 건가?"
린："…네, 물론이에요."
무네노리："그거 잘 됐군. 네가 있다면 마을 사람들도 적극적으로 나서서 손을 빌려 주겠지."

무네노리 님은 내 머리를 토닥였다.

무네노리："…너에게는 아무래도 사람을 끌어당기는 재주가 있는 것 같군."
린："……."
무네노리："그러니까 그런 얼굴은 하지 마라. 언제나처럼 밝게 웃도록."
 
(다정히 웃는 얼굴…. 무네노리 님, 변했다.)
(요즘 그가 웃는 일이 늘어난 것 같아….)
 
무네노리："네 그 밝은 모습이 마을 사람들과 주변의 모두를 변하게 만든 거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