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닌자의 유혹] 후우마 코타로 공략：8장

코타로："……."
 
코타로 님…?
 
코타로："…미안하오."
린："왜 사과하는 거죠…?"
코타로："……."
린："사과할 거라면, 왜 입맞춤을 한 거예요?"
 
코타로 님이 눈을 피하며 내게서 떨어졌다.
 
코타로："잠깐…. 내 정신이 아니었나 봐요."
린："거짓말이에요!"＊
코타로："아니, 거짓말이 아니오."
린："그렇다면, 제 눈을 보고 말해 봐요."
코타로："……."

린："부탁이에요…. 그런 식으로 마음을 닫지 말아요."
코타로："…오늘 밤부터는, 고에몬이 공주를 지켜 줄 거요."

 

며칠 뒤.
 
그 후, 코타로 님과는 한 마디도 나누지 않았다.
그 입맞춤은, 도대체 뭐였던 거지….

고에몬："코타로는 오늘 밤도 밖에 있군."
린："……."
 
고에몬："마을에 소문이 나고 있어. 동료를 잃은 닌자가 복수를 하려 한다고."
고에몬："이런 상황이라면 적이 나타나는 건 시간 문제겠지."
고에몬："…이봐, 듣고 있어?"
린："…아얏!"
 
고에몬 님이 내 볼을 꼬집었다.

 

린："드, 듣고 있어요."
고에몬："정말, 정신 좀 바짝 차리라고. 오늘 밤은 한조 님도 일이 있어서 나가셨으니."
린："일…?"
고에몬："다른 종파의 닌자들과 이야기를 한다더군. 전국의 닌자들이 타도 노부나가를 부르짖으며 모이고 있어."
 
그렇다…. 지금은 전쟁 중이다. 멍하니 있을 때가 아니야….
 
고에몬："타도 노부나가의 상징이 이런 색기도 없는 어린 여자애라니."
린："색기…는 그다지 필요 없잖아요."
고에몬："뭐, 좋아. 우리도 나가 볼까? 주점에."
린："네? 어딜 간다구요?!"
고에몬："정보 수집. 닌자의 임무라고."

 

이런 때에 주점 같은 곳에 와도 정말 괜찮은 걸까…?

고에몬："어이, 너도 좀 마시지."
린："저, 술 못 마셔요…."
고에몬："그거 안타깝군, 취하게 해서 덮칠까 했더니."
린："……."
고에몬："그나저나, 너 정말 평범하구나."
린："죄송하네요, 평범해서…. 노부카츠의 부하한테도 들었어요. 색기 없는 어린 애라고."
고에몬："하하! 그 녀석 보는 눈은 정확하군."
린："……."
고에몬："뭐, 평범한 건 나쁘지 않아. 자, 먹지."
린："에?!"
 
고에몬 님이 내 입에 음식을 넣어 주었다.
 
린："그렇게 갑자기 먹이면…. 에잇."
 
나도 복수로 그의 입에 음식을 넣었다.
 
고에몬："야! 너무 뜨겁다고."
린："아하하!"
고에몬："겨우, 평상시의 웃는 얼굴이 나오는군."
 
설마, 고에몬 님….
내 기분을 풀어 주려고 일부러 나오자고 하신 건가…?

 

고에몬："어린 여자애가 생기가 없으면 재미 없잖아."

고에몬 님과 같이 있으면 밝아지는 것 같다.
나를 특별한 사람 취급하지도 않고….

고에몬："너도 코타로가 아니라, 나한테 반했더라면 좋았을 텐데."
린："…왜, 왜 그런…."
고에몬："그야, 난 이가 최고로 잘난 남자니까."
린："……."
고에몬："네 얼굴을 보면 코타로에게 반해 있는 게 다 보인단 말이야."
 
그, 그렇게 들킬 정도였어…?!
 
고에몬："뭐, 한조 님은 눈치 못 채셨지만. 그 분은 이가 최고로 둔한 남자거든."
 
둔한 남자…. 자기 대장을 그런 식으로 말하다니….
 
고에몬："게다가, 코타로도 너에게 반한 것 같던데."
린："네…?"
고에몬："적을 찾는 데 전념할 테니, 공주를 대신 지켜 주시겠습니까? 라고 내게 말했어."
고에몬："거짓말 참 서툴지."
린："……."
고에몬："분명히 네 옆에 있으면 진정이 되지 않는 거야."
린："그게 정말이에요?"＊
고에몬："아마도, 내가 보기에는!"
고에몬："다만…, 녀석은 너에게 상처 주는 게 두려운 거야."
린："……."

고에몬："과거가 어떻든 간에…. 누군가를 행복하게 해 주는 일에 자신이 없는 거야."
고에몬："그리고, 자신도 행복해질 자격이 없다고 생각하고 있는 거지."
린："고에몬 님은 대단하시네요…."
고에몬："뭐야, 그걸 이제 알았어?"
린："…게다가, 생각한 것보다 좋은 분이세요."
고에몬："생각한 것보다라니, 여태까지 나를 어떻게 생각했길래."
 
고에몬 님이 웃으면서 내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고에몬："너의 그 밝은 미소로 코타로를 행복하게 해 줘. 그 녀석의 마음을 구해 주라고."
 
코타로 님의 마음….

 

린："완전히 어두워졌네요…."
 
나는 고에몬 님과 밤 길을 걸었다.
 
린："…강물 소리가 들려요."
 
강을 보자, 지금까지의 일이 떠오른다….
강에 빠져 열이 났을 때, 코타로 님이 간호를 해 주셨지….
 
(코타로："…물론, 곁에 있어 주겠소.")
(코타로："내가 공주에게 화를 낼 이유는 없지요….")
 
강 위에서 하룻밤을 보냈을 때는, 코타로 님과 마음이 통한 것 같았다….
 
(코타로："당신은, 용기 있는 여자요.")
(코타로："…무사히 아침을 맞게 된 건 공주 덕분이오.")
 
나는 처음부터 코타로 님께 빠져 있었던 거야….

 

고에몬："이봐, 그러고 있으면 넘어진다고."
 
고에몬 님이 내 손을 꽉 잡았다.
 
고에몬："덮치고 싶지만 참을 테니 걱정 마. 널 건드리면 한조 님과 코타로에게 살아남지 못할 테니까."
린："아하하…!"
고에몬："그래…. 그렇게 웃어."
 
부드러운 웃음…. 마음이 따뜻해진다.
 
린："고에몬 님, 오늘 감사했어요. 오랜만에 실컷 웃을 수 있었어요."
 
고에몬 님이 나를 바라보았다.

고에몬："정말…. 코타로는 죄가 많군. 나라면 널 항상 웃게 할 텐데."
 
정말…. 고에몬 님이 좋아졌다면, 이렇게 고민하지 않아도 될 텐데….
 
고에몬："지금, '고에몬 님한테 반했더라면 좋았을 텐데….' 라고 생각했지?"
린："아, 아뇨! 무슨 말씀이세요."
 
고에몬 님이 얼굴을 가까이 가져왔다.
 
고에몬："입맞춤 정도라면, 괜찮겠지?"
린："당연히 안 되죠!"
고에몬："허락은 필요 없어."
린："자… 잠깐만요…!"
 
고에몬 님이 순간 행동을 딱 멈추었다.
 
고에몬："이크…. 죽을 뻔했군."

 

코타로："……."
코타로 님…?!
코타로："고에몬…. 지금 뭐 하는 거요?"
고에몬："린이를 힘으로 뺏으려고 했지."
코타로："……."
 
코타로 님이 고에몬 님의 멱살을 잡았다…!
 
코타로："공주에게 그런 짓을 하다니…."
고에몬："글쎄, 나한테 화 낼 자격이 있어? 넌 린이를 울게 했잖아."
코타로："……."
고에몬："난 한 잔 더 하고 들어가련다. 그 쪽이 린이를 데려다 줘."
코타로："……."
고에몬："힘으로 해 보려는 것도 무리인 것 같고…. 공주 마음 속에는 누구 밖에 없어서."
코타로："……."
고에몬："알겠어? 코타로. 행복해지는 것도 용기가 필요한 일이라고…."
 
고에몬 님이 뒤돌아 가려고 생각했던 순간….
 
린："─?!"
 
코타로 님과 고에몬 님이 내 앞을 막아 섰다.
 
코타로："…피 냄새가 나는군."
고에몬："이 쪽에서 다가오고 있어. 코타로, 당신은 린이를 데리고 숨어."
 
코타로 님은 나를 안고 나무 위로 올라갔다.

 

？？？："……."
 
어두운 길, 무사처럼 보이는 남자가 걸어오고 있었다….
 
코타로："대단한 살기다…. 저 녀석은 대체 뭐지?"
 
고에몬："저기! 당신, 목욕 안 했나 보지?"
？？？："……."
고에몬："…꽤, 냄새를 풍기고 있다고."
？？？："무슨 냄새?"
고에몬："…피 냄새다!"
 
고에몬 님이 큰 수리검을 뽑아 그 남자에게 던진 순간,
남자는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빠르게 검을 뽑았다.
 
─챙!
 
검에 부딪힌 고에몬 님의 수리검이 땅에 떨어졌다.

고에몬："그 솜씨…. 네가 네고로 닌자들을…."
？？？："그렇다면 어쩔 테냐."

저 남자가, 노부나가가 보낸 자객….
남자는 고에몬 님을 향해 덤벼 들었다.
 
─챙!
 
고에몬 님의 검과 남자의 검이 맞부딪혔다.
 
？？？："재미있군."
고에몬："…뭐라고?"
？？？："닌자들 중에 이렇게 강한 놈이 있던가?"
 
남자의 검이 허공을 가르며 고에몬 님을 공격했다.
 
고에몬："큭…!" 

고에몬 님은 칼을 피하면서 공격할 틈을 찾았지만, 쉬운 일이 아니었다.

코타로："그 고에몬이, 이렇게까지 고전하다니…."
 
보다 못한 코타로 님이 화승총을 꺼내 들었다.
 
코타로："안 되겠군…. 이 거리라면 고에몬이 맞게 돼."
 
그 순간….
 
？？？："어이, 거기 너!"
 
남자가 코타로 님을 향해 검을 겨누었다.
 
？？？："나무에서 내려와! 나와 겨뤄 보지 않겠나?"

 

코타로："……."

코타로 님이 나무에서 뛰어 내렸다.
 
코타로："…정체가 뭐냐?"
？？？："나? 미야모토 무사시."
 
미야모토 무사시…?
 
무사시："……."
코타로："……."
고에몬："……."
 
세 사람은 거리를 둔 채 서로를 노려보았다.

무사시："그 총을 보니…. 오다 노부카츠를 암살한 건 자네인가?"
고에몬："역시 오다의 부하였나."
무사시："아, 그렇다. 하지만 난 전쟁에는 관심이 없어…. 다만 강한 자와 겨루고 싶을 뿐."
 
강한 자와 겨루고 싶다고…?
 
무사시："핫─!"

무사시는 재빠른 속도로 코타로 님을 향해 검을 휘둘렀다.
 
코타로："……."

코타로 님이 화승총을 겨누려던 순간, 무사시의 검이 화승총을 두 동강 냈다.
 
고에몬："……!"

그 순간, 고에몬 님이 무사시의 팔을 공격했다.
 
무사시："윽…!"

칼로 베인 무사시의 옷 소매에 피가 번졌다.
 
무사시："……."

무사시는 아무 말 없이 검을 위로 던졌다.
 
린："꺅!?"
 
무사시의 검이 내가 있던 나뭇가지를 베어 떨어뜨렸다.

 

코타로："공주!"
고에몬："린!"
무사시："멈춰! 이 여자를 죽이겠다."

나무에서 떨어진 나를 받은 그가 내게 칼을 겨누었다.
 
코타로："……."
고에몬："……."

무사시："이 여자가 바로 그 닌자 공주인 모양이로군. 한 발자국이라도 움직이면 이 여자는 죽는다."
코타로："네 이 놈, 공주에게 손톱 만큼이라도 상처를 입히면…."
무사시："닥쳐라!"
무사시가 코타로 님을 노려보았다.

무사시："여자를 살리고 싶으면, 내일 와라."
 
그 말을 남기고, 무사시는 나를 안은 채 뒤돌아서 강에 뛰어들었다.
멀리서 코타로 님의 목소리가 들려 왔다….
 
코타로："공주! 반드시 구해 주겠소!"
린："아, 코타로 님…!"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