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닌자의 유혹] 후우마 코타로 공략：10장

아침에 눈을 떠 보니, 옆에는 코타로 님이 있었다.
행복해….
 
코타로："공주."
린："안녕히 주무셨어요, 코타로 님."
코타로："……."
린："…왜 그러시죠?"
코타로："아니. 오랜만에 행복한 기분으로 일어나서."
 
코타로 님도 나와 같은 느낌이구나.
 
(코타로："네가 있는 세상에서 살고 싶어.")

나도 코타로 님과 함께 살아가고 싶다.
사랑하는 사람 곁에서 계속….

 

한조："나와 고에몬은 네고로 닌자들의 마을에 간다."
린："네고로의…?"
한조："네고로는 대장이 살해당한 후 노부나가에 대한 적개심이 커졌어."
한조："그들과 힘을 합쳐 계획을 세울 생각이다."
한조："그 사이, 공주와 코타로는 코우가에 다녀오길 바란다."
 
(코우가에…?)
 
고에몬："노부나가는 무사시 같은 검객을 모으고 있어. 그들을 상대할 무기가 필요해."
무사시…. 코타로 님의 총을 맞고, 그 후에 어떻게 되었을까….
 
(무사시："나도 잘 모르겠어…. 그냥 갑자기 널 안고 싶어졌다.")

적이지만, 가까이서 본 무사시는 나쁜 사람 같지 않았는데….

(무사시："하지만 나는 검을 버리고서는 살 수가 없어. 달리 살아가는 방법을 모르는걸.")

전쟁에 휘말린 가엾은 사람일지도….
 
코타로："무기 조달을 위해서 코우가에 가라는 말씀이십니까?"
한조："코우가는 화승총의 명산지다. 거기서 오다 군에 대응할 총을 구해 오도록."
한조："오다 군은 서양에서 들여 온 최신식 총을 가지고 있다."
한조："우리도 그들에게 맞서기 위해서는 무기가 필요하다."
코타로："화승총은 얼마나 필요합니까?"
한조："적어도 스무 개…. 총을 손에 넣으면 코우가의 닌자들을 훈련시켜 군대를 만들어라."
코타로："알겠습니다."

한조："코우가에는 사이조와 사스케가 대기하고 있을 것이다. 상호 협력해서 준비를 진행하도록."
고에몬："코타로, 그 쪽 장인들은 쉽게 일을 받지 않는다고 하더군."
한조："하지만 우리는 우수한 총이 필요하다. 어떻게든 네 힘으로 장인들을 설득해 보라고."

 

린："여기가 코우가로군요…."
 
산에 둘러싸인 아름다운 마을이다. 내가 자랐던 마을과 비슷한 느낌이다….

사스케："아, 린!"
사이조："오랜만이군, 코타로."
린："사스케 님, 사이조 님."
사스케："린, 보고 싶었다고!"
 
사스케 님이 다짜고짜 나를 끌어안았다.
 
코타로："…사스케."
사스케："윽!"
 
코타로 님이 사스케 님의 등을 후려쳤다.
 
코타로："공주에게 그런 태도는 그만 두지."
사스케："아무리 그래도 심했잖아! 정말 아팠다고."

사이조："…후, 그렇게 된 건가."

사이조 님이 잠시 생각에 잠긴 듯한 눈치였다.
 
사이조："그건 그렇고, 잘 왔다. 코우가의 원로가 기다리고 있다."

 

코우가 촌장："린 님!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이 분이 바로 코우가의 원로….
 
코우가 촌장："지금 전국의 닌자가 모여들고 있습니다."
코우가 촌장："인술의 정신을 잇고 있는 공주가 계신 덕에, 그들은 손을 잡을 수 있는 겁니
 
원로가 나를 바라보았다.
 
코우가 촌장："공주님이 없으시면 안 됩니다. 지체할 시간이 없습니다. 우리에게 힘을…."
린："…네, 닌자들의 미래를 위해서 열심히 하겠어요."
코우가 촌장："오늘 밤, 공주님의 환영회를 열겠습니다. 부디 코우가의 닌자들을 만나 주십시오."
 
원로는 내게 머리를 숙이고는 곧 자리를 떴다.

사이조："원로님의 말대로, 지체할 시간이 없다. 서둘러 무기를 조달하지 않으면…."
코타로："코우가 장인의 솜씨가 그렇게 좋은가?"
사이조："그래…. 스기타니 젠쥬보(杉谷善住坊)의 총을 만든 장인이라고 하더군."
린："스기타니 젠쥬보…?"
사스케："그게 누구야?"
사이조："너…. 그런 것도 모르냐?"
 
사이조 님이 한심하다는 듯 사스케 님을 바라보았다.

사이조："스기타니 젠쥬보는 노부나가를 저격했었던 사람이라고."
사이조："결국 암살은 실패로 끝났고, 몸이 잘렸다고 하지만."

(몸이 잘리다니….)

 

사스케："윽…. 역시 노부나가는 잔인한 놈이야."
코타로："……."
 
코타로 님은 닌자들 중에 가장 총술이 뛰어나다.
한조 님은 분명 노부나가의 암살에 코타로 님을 쓰시겠지….
만일, 코타로 님이 노부나가의 암살에 실패한다면….
 
코타로："스기타니 젠쥬보는 명사수였다는군."
사이조："그렇다, 코우가의 장인은 실력을 인정한 자에게만 총을 만들어 준다고 하지."
사이조："그래서 한조 님께서 너를 이리로 보내신 거다."
코타로："……."
사이조："너의 실력을 보이고 그들을 설득해 보도록 해."
코타로："알겠다…. 너희는 군대를 만들 닌자들을 선발하도록."
사이조："그래, 엄선된 녀석들만 모아 두지."

그 순간….
 
─푸드덕
린："꺄악?!"
 
매가 날아와 내 머리 위에 앉았다!
 
코타로："공주…! 괜찮소?"
린："네…에! 조금 놀라긴 했지만…."
사이조："이건 한조 님의 매로군. 다리에 편지가 묶여 있을 거다."

사이조 님이 편지를 읽었다.

사이조："…과연. 무네노리 님은 명석하군."

무네노리 님…?

 

코타로："뭐라고 써 있나?"
사이조："무네노리가 노부나가를 오와리에서 빼돌렸다고 하는군."
코타로："뭐? 어떻게 그럴 수가…."
사이조："그림자 야규가 하시바 히데요시의 군을 몰살시켰다고 한다."
 
코타로："하시바 히데요시…?"
사이조："히데요시는 노부나가의 밑에서 군대를 지휘하는 자다."
사이조："히데요시에게 소식을 들은 노부나가는 원군을 보내기로 결정했다고 하는군."
코타로："역시…. 무네노리는 모리 행세를 했겠군."
사이조："아, 그런 계획을 짜다니 정말 대단해."
 
그렇게 치밀한 계획을….
 
사이조："어쨌든 기회가 왔다. 우리는 노부나가를 쓰러뜨리기 위해 하루 속히 움직여야 해."
코타로："그렇군…. 내일 아침 일찍 출발하지."

 

그 날 밤, 원로님의 말대로 연회가 열렸다.

코타로："……."
닌자１："코타로 님이 노부카츠를 저격했습니까?"
닌자２："역시, 후우마의 명사수시군요!"
닌자３："코우가 최고로 자랑하는 술입니다. 많이 드시지요."
 
코타로 님은 코우가의 닌자들에게 둘러싸여 계시고….
 
사스케："린! 마셔, 마셔!"
린："죄송해요, 사스케 님. 저 술을 잘 못해서…."
사스케："그런 말 말고, 자 마시자!"
 
사스케 님이 막무가내로 술을 따랐다.
 
린："그렇게 마시면, 기절하고 말 거예요…."
사스케："걱정 마! 쓰러지면 내가 돌봐 줄 테니."
 
사스케 님이 나를 덥썩 껴안았다.
 
사스케："나, 린이랑 다시 만나게 돼서 정말 기뻐!"
린："하아…."
사스케："린이를 어찌나 만나고 싶었는지, 꿈에서까지 나왔지 뭐야."
린："그, 그랬군요…."
사스케："린이는 날 어떻게 생각해?"
 
으윽…. 사스케 님의 얼굴이 가까워진다….
 
린："사, 사스케 님…. 많이 취하셨어요?"
사스케："응! 린…!"
린："꺅!"

사스케 님이 나를 힘주어 끌어안았다.

 

사이조："사스케, 적당히 좀 하라고."
사스케："뭐야, 사이조!"
사이조："너, 확실히 말해서 지금 여러 사람 귀찮게 만들고 있어."
 
그, 그렇게까지 확실히 말할 것까진….
 
사스케："뭐? 어째서?!"
사스케 님이 벌떡 일어난 순간. 

사스케："으악, 머리가 빙글빙글…."

─쿵!

사스케 님이 큰 소리를 내며 뒤로 넘어졌다.
 
린："사스케 님?!"
사이조："어휴…. 기절했군."
닌자１："사이조 님, 사스케 님, 무슨 일이십니까?"
사이조："미안하지만 이 녀석을 방까지 좀 옮겨다 주게."
닌자２："예, 알겠습니다!"
 
닌자 세 명이 달려들어 사스케 님을 옮기기 시작했다.
 
사이조："쯧쯧, 못 말리는 녀석."
린："하지만 솔직하고 귀여운데요."
사이조："그렇게 무리해서 칭찬하지 않아도 돼."
사이조："너와 코타로를 보면 누구라도 연인이라는 걸 눈치 챌 수 있을 텐데 말이지…."
린："무슨…?!"
사이조："내 눈엔 다 보인다고."
 
사이조 님, 고에몬 님처럼 예리하시구나….
 
사이조："걱정 마라, 한조 님께는 비밀로 해 줄 테니."
린："죄송해요…. 전쟁 중에 이런 일로…."
사이조："나는 별로 그런 일에 신경 안 써. 다만 각오는 해 두는 게 좋을 거야."
 
(각오…?)
 
사이조："임무를 위해서 목숨을 버리는 게 닌자의 일이야. 우리는 어릴 때부터 그런 각오를 하고 살아 왔어."
사이조："…여차하면 코타로는 목숨을 버릴 수도 있어."
린："……."
사이조："그 사실만은 꼭 기억해 둬. 그렇지 않으면 상처 받는 건 너니까…."

 

나는 조금 일찍 연회를 빠져나와 방으로 갔다.
 
린："임무를 위해 목숨을 버리는 게 닌자…."
 
그 순간 문이 열렸다.

린："코, 코타로 님?"
 
코타로 님이 비틀거리며 방으로 들어왔다.

 

코타로："…코우가의 술은 독하군."
린："꽤 마셨나 봐요…?"
코타로："아니…. 두 병."
 
두 병…. 그 정도면 당연히 취하죠….
나는 자리에 앉아 코타로 님을 살폈다.
 
린："전혀 얼굴에 드러나지 않는데요."
코타로："…공주."
 
그가 갑자기 나를 껴안았다.

(코타로 님….)

그의 품에 안겨 있자니 깊은 애정이 느껴진다…. 문득, 그를 잃는 것이 두려워졌다.

코타로："…왜 그러지?"
린："네…?"
코타로："뭔가 말하고 싶은 게 있는 게 아니오?"
린："…아뇨, 아니에요."＊
코타로："공주 얼굴을 보면 알아요. 뭔가 걱정이 있군."
 
나는 코타로 님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린："…한조 님은 코타로 님에게 노부나가의 암살을 맡기시겠죠?"
코타로："그럴 수도 있소. 노부나가에게 접근하는 것은 불가능하니…."
린："……."
 
만약, 그가 노부나가의 암살에 실패한다면….
 
코타로："…낮의 이야기가 신경 쓰이는 건가? 내가 노부나가의 암살에 실패하면 잡혀 가지 않을까 하고."
린："코타로 님의 실력은 저도 잘 알고 있어요. 하지만…."
코타로："공주 말대로 반드시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소. 그들에게 붙잡힐 수도 있고 그렇게 되면…."
린："……."
코타로："죽임을 당하는 걸로 끝나는 게 아니라, 고문 당하겠지."
린："그런 건 싫어요…!"
 
싫다고 해도 어쩔 수 없다는 건 알지만….
하지만 코타로 님이 고문을 당하고 죽게 되는 것은 견딜 수 없어.

 

코타로："공주…."
린："약속해 주세요. 절 두고 아무 데도 가지 않겠다고…."
코타로："……."
린："무슨 일이 있어도, 반드시 살아 남겠다고…."
코타로："……."
린："코타로 님, 부탁이에요…."
 
단언할 수 없는 문제라는 걸 알지만, 그래도 그에게서 듣고 싶다. 코타로 님은 내 머리를 가만히 쓰다듬었다.
 
코타로："…알겠소. 어디에도 가지 않고, 반드시 살아 남을게."
린："……."
코타로："괜찮아."

그는 가볍게 내 등을 두드려 주었다.
 
코타로："당신을 혼자 두지는 않겠소."
린："정말인가요…?"
코타로："응, 나도 당신을 놔 두고 죽고 싶지는 않아. 겨우 행복해질 자신이 생겼는데…."
린："자신…?"
코타로："…나는 항상 두려워했소. 행복해지는 것도, 그 행복이 깨지는 것도."
코타로："시즈카를 잃은 뒤로는 지금까지 항상 나 자신을 자책하며 살아 왔지."
코타로："나 같은 사람은 행복해질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소."
린："코타로 님…."
 
나는 두 팔로 그를 껴안았다.
 
린："누가 뭐라고 해도, 코타로 님은 행복하셔야 해요."
코타로："……."
린："분명 시즈카 씨도 그걸 바라고 계실 거예요."
코타로："시즈카도…."
린："혹시 반대로 시즈카 씨가 살아남고, 코타로 님이 돌아가셨다면 어땠겠어요?"
린："시즈카 씨가 행복해지길 바라시지 않았겠어요?"
린："그녀가 자책하기를 바라지는 않으셨겠죠."
코타로："……."
 
코타로 님이 나를 바라보았다.
 
코타로："…나 때문에, 마을 사람들이 죽었소."
코타로："그 이후, 나는 다른 이의 말을 믿지 못하게 되었지."
코타로："…하지만 당신의 말이라면…. 믿을 수 있소."
코타로："당신이 솔직하고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있기 때문일 테지…."
린："고마워요."＊
코타로："고마워해야 하는 건 나요. 그대를 만나 용기를 되찾았으니까."
 
우리는 아무 말 없이 서로를 바라보았다.

린："…둘만 있을 때도 예의를 차리시는군요."
코타로："미안하오, 아직 익숙하지가 않아서…. 많이 불편한가?"
린："불편하기보다는…. 왠지 거리감이 느껴져서 슬퍼요."
코타로："그렇다면…. 좀 거리를 좁힐까요?"

코타로 님이 내게로 가까이 다가왔다.

 

코타로："역시, 취했나 보군…."
린："코타로 님…!"
 
강한 입맞춤이 이어졌다. 왠지 정신이 아득해진다.
 
코타로："공주…."
린："코타로 님…. 이대로 아침까지 있어 주세요."
 
아침이 오면 현실이 기다리고 있다….
지금은 보통의 연인이고 싶어.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