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닌자의 유혹] 후우마 코타로 공략：7장

코타로："으윽…."
 
코타로 님이 괴로운 듯 몸을 뒤척였다. 나는 그의 땀을 닦기 위해 다가갔다.
 
그 순간─

린："……!"

코타로 님이 나를 끌어안았다.

 

코타로："시즈카…."
 
시즈카…?!
 
코타로："시즈카…. 미안, 나는…."
 
코타로 님의 눈에서 계속 눈물이 흘렀다.
 
코타로："시즈카…. 나는, 너를…."
 
코타로 님은 나를 안았지만,
사실은 마음 속의 시즈카 씨를 안고 계신 거야….

린："코타로 님…."
코타로："…공주."
 
코타로 님이 천천히 눈을 떴다.
 
코타로："미안하오, 내가…."
 
나에게서 떨어지려는 그를 내가 끌어당겨 그 품에 안겼다.
 
린："코타로 님의 마음 속에는 어떤 상처가 있는 건가요?"
코타로："……."
린："무엇이 코타로 님을 괴롭히고 있나요?"
코타로："내가…. 뭔가 잠꼬대라도 했나요?"
린："시즈카, 미안…. 이라고…."
코타로："……."
 
코타로 님이 벌떡 일어나, 나를 밀어냈다.

 

코타로："아무 것도 아니오…. 옛날 일입니다."
린："아무 것도 아니라뇨…. 코타로 님은 계속 괴로워하고 계시잖아요."
코타로："……."
린："부탁이에요. 이야기해 주세요. 저는 코타로 님을!"
코타로："말하지 않았습니까."
 
코타로 님이 나를 바라보았다.
 
코타로："평범한 사람은, 닌자와 무관한 게 좋아요."
린："……."
 
(코타로："당신은 닌자가 아니라, 평범한 사람이오.")
(코타로："닌자는 다른 사람과 사는 세상이 달라요.")

코타로 님께는 몇 번이나 들어 온 이야기다…. 하지만.

코타로："나는 닌자, 그리고 공주는…."
린："닌자나 평범한 사람과의 관계에는 관심 없어요. 저는 그냥 코타로 님에 대해서 알고 싶어요!"
코타로："……."
린："힘이 되고 싶어요. 나로써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을지도 모르지만…."
코타로："……."
 
나의 무력함에 무의식적으로 눈물이 나왔다.
 
린："흑…. 흑…."
 
코타로 님이 내 머리에 살짝 손을 얹었다.
 
코타로："정말…. 당신은 울보로군요."
린："……."
코타로："용감하면서도, 잘 울고…. 화내다가, 웃다가, 울다가…. 당신은 정말 알 수가 없어."
린："……."
코타로："나도 당신에게서 눈을 뗄 수가 없소…. 공주라는 것과 상관 없이."
린："코타로 님…."
 
우리는 잠시 동안 아무 말 없이 서로를 바라보았다.

 

코타로："시즈카는 나의 옛 연인이오."
린："…지금은 아닌가요?"
코타로："5년 전에 죽었어요. 나 때문에…."
 
코타로 님 때문에…?
그리고 그는 낮은 목소리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코타로："5년 전, 나는 임무를 위해 작은 마을에 잠입했죠."
코타로："어떤 장군의 정보를 얻기 위해 반 년 정도 그 곳에서 살았소."
코타로："신분을 숨겼던 나는 거기서 시즈카를 만났어요. 나에게 친절하게 대해 주었지."
코타로："나는 닌자의 규칙을 깨고, 그녀와 사랑을 했어요…."
 
코타로 님은 괴로운 눈으로 멀리 바라보았다.
 
코타로："…그 후, 적은 후우마의 닌자가 마을에 숨어 들어왔다는 사실을 알아 챘소."
코타로："적은 필사적으로 나를 찾아 다녔지만, 나는 들키지 않았죠."
코타로："결국 급해진 적은…. 우물에 독을 풀었어요…."
린："우물에 독을…?!"
코타로："그 자들은, 나 하나 때문에 마을 주민 모두를 죽일 계획이었지."
린："그런…. 그렇게 끔찍한 일을…."
 
코타로 님의 목소리가 희미하게 떨렸다.
 
코타로："그 때, 우연히도 나는 임무 때문에 마을을 잠시 떠나 있었고…."
코타로："돌아왔을 때 마을 사람들은 거의 살아 있지 못했죠."
린："……."
코타로："시즈카도 우물 물을 마시고…. 피를 토하며 죽어 있었소."
 
코타로 님께 그런 과거가 있었을 줄은….
 
코타로："…내가 마을에 숨어들지만 않았더라면, 마을 사람들도 시즈카도 죽지 않았을 거요."
린："……."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닌자이기 때문에 사랑하는 여인을 잃고, 얼마나 자신을 원망했을까.
그럼에도 닌자로서 살아 남아야만 한다니…. 얼마나 운명을 저주했을까.
 
코타로："……."
 
코타로 님의 이야기에 나는 눈물을 흘렸다.
 
코타로："나를 위해, 그런 아름다운 눈물은 흘리지 마시오."
린："코타로 님…."
코타로："나의 마음은 말라 있어요."
린："하지만…. 눈물이 나오지 않는다고 해서 마음이 아프지 않다는 건 아니잖아요."
린："코타로 님의 마음에는 슬픔이 가득 차 있잖아요."
코타로："……."

코타로 님이 나의 얼굴로 손을 가져왔다.
 
코타로："이런 이야기를 한 건 공주가 처음이오."
린："……."
코타로："부탁이니…. 내일이 되면 잊어 주길 바라오."
린："…알겠어요…."＊
코타로："그 편이 우리 둘에게 좋은 일 같소."
 
그는 내 눈을 바라보았다.
 
코타로："내 마음은, 시즈카를 잃었을 때 죽었소."
코타로："…나는 당신이 원하는 걸 줄 수가 없어요."

 

다음 날.
 
(코타로："…나는 당신이 원하는 걸 줄 수 없어요.")

고에몬："어이, 린."
린："고에몬 님…."
고에몬："눈이 빨간데."
린："……."
 
고에몬："뭐지, 코타로에게 당하기라도 했나?"
린："그런 일은 없어요. 그저 어제 잠을 잘 못 자서…."
고에몬："흠, 내가 코타로였다면 바로 덮쳤을 텐데."
린："……."
 
고에몬 님은 정말, 코타로 님과는 정반대의 성격이다.
 
고에몬："너, 그 남자를 어떻게 생각하지?"
린："…그 남자?"
고에몬："야규 무네노리. 믿을 수 있는 자인 것 같아?"
린："음…. 같은 편이라면 든든하겠지만…. 적으로 돌아서면 무서워질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고에몬："확실히, 네가 말한 대로다."

린："다만…. 무네노리 님은 신중한 것 같아요."
린："어제,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우리의 실력을 확인하려 했잖아요?"
린："그 쪽도 그만큼 진심으로 노부나가를 쓰러뜨리려고 하는 것 아닐까요?"
고에몬："헤에…."
 
고에몬 님이 위아래로 나를 훑어보았다.
 
고에몬："당신, 생각했던 것처럼 바보는 아니군."
린："바…바보?!"
고에몬："틈이 있어 보이는데, 생각보다 똑똑해."
린："제가 그렇게 틈이 많아 보이나요?"
고에몬："응, 그렇게 보여."
 
그렇게 보인다고….
 
고에몬："그래서, 놀리고 싶어지기도 하고."
 
고에몬 님이 갑자기 나를 당겨 안았다.
 
린："뭐죠…!"
고에몬："뭐라니, 좀 안으면 안 되나?"

 

한조："이봐, 고에몬!"
고에몬："아, 한조 님."
한조："공주를 다른 여자들처럼 함부로 대하지 말라고 하지 않았나?"
고에몬："글쎄, 이 녀석 공주 같지가 않아서요."
한조："공주한테 '이 녀석'이라고 부르지 마!"
 
한조 님이 얼굴까지 붉히며 화를 내시지만, 나는 고에몬 님이 나를 친근감 있게 대해 줘서 좋다.
 
(코타로："말하지 않았소. 평범한 사람들은 닌자와 연루되지 않는 게 좋다고….")
 
그런 식으로, 벽을 만들어서 거부하는 것보다….

고에몬："한조 님은 일부러 설교하러 오신 겁니까?"
한조："…아니, 그건 아니다. 오늘 아침 네고로의 닌자들로부터 편지가 왔어."
한조："그들도 우리와 동맹을 맺고 싶어하는 것 같다."
고에몬："그렇습니까? 네고로의 군사력이라면 큰 힘이 되겠죠."
 
연이어 전국의 닌자들이 모여들어 결속하고 있다….
 
한조："오늘 밤, 네고로 닌자가 올 거야. 공주도 꼭 그 쪽 대장을 만나 줬으면 좋겠어."

 

그 날 밤.
 
한조："늦군…. 약속 시간이 많이 지났는데."
코타로："…제가, 근처를 둘러 보겠습니다."
 
코타로 님이 나가시고 잠시 후….
 
─부스럭 부스럭
 
호우스케："부엉 부엉"
린："호우스케?"
호우스케："부엉 부엉"
린："따라 오라고 하는 것 같아요."

설마… 코타로 님께 무슨 일이…?!

 

코타로："……."
한조："이, 이건 네고로 닌자가 아닌가! 코타로, 무슨 일이 있었지?"
 
길가에는 다섯 명의 닌자들이 쓰러져 있었다.
 
코타로："제가 도착했을 때는, 이미 당하고 난 뒤였습니다."
코타로："게다가 모두 같은 칼로 베인 것 같습니다."
한조："그렇다면, 한 명이 네고로 닌자 5명을 상대했다는 것인가! 그것도 대장까지 함께…."
고에몬："검흔을 보니, 닌자 같지는 않고 검사 같은데. 이 솜씨는…."
한조："…설마 야규 무네노리의 솜씨라고 말하는 건 아니겠지, 고에몬?"
 
무네노리가…?
 
고에몬："하지만, 무네노리가 어떻게 우리가 만날 것을 알고…."
 
그 때였다.
 
행인："어이, 아까 비명 소리 들리지 않았나?"
코타로："…여기에 있으면 위험해요. 돌아갑시다."

 

한조："확실히 그런 수준의 검술 실력을 가진 자는 드문데…."
한조："그렇다고는 해도, 무네노리의 소행이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다."
고에몬："다만 주의해야 합니다. 무네노리는 오히려 노부나가와 손을 잡아서 닌자를 멸망시키려는 생각일 수도 있어요."
한조："그렇다, 그걸 확인해야 한다. 네고로 닌자들의 복수를 하지 못한다면 그들을 볼 면목이 없어."
코타로："…한조 님. 그 건은 제게 맡겨 주십시오."
 
코타로 님…?!
 
한조："맡겨 달라니, 무슨 생각이지?"
코타로："제가 미끼가 되어, 그들을 유인하겠습니다."
 
미끼…?!
 
코타로："매일 밤 닌자 복장으로 무사들을 공격할 겁니다."
코타로："'네고로 닌자들을 죽인 게 너희들이냐?' 라고 외치면서 소문을 퍼뜨리고요."
코타로："닌자 동지들이 네고로의 복수를 하고 있다는 것을 보이는 겁니다."
코타로："물론 무사들에게는 위협만 하겠지만…. 적이 노리는 게 닌자라면 접근해 올 겁니다."

린："하지만…. 진짜 적을 만나면 어떻게 하시려구요?"
코타로："……."
린："그 정도로 실력이 있는 상대를 혼자서 만난다면…. 그 때는 어쩌시려구요?"
코타로："그래서, 나에게 맡겨 달라고 말한 겁니다."
린："?!"
코타로："…희생은, 적은 쪽이 좋으니까."

 

린："…코타로 님…."
코타로："……."
린："임무가 중요하다는 건 알겠지만, 자신의 목숨을 가볍게 여기지는 마세요."
코타로："……."
린："처음 만났던 날, 한조 님이 말씀하시지 않았나요?"
린："우리는 살아 남기 위해서 모인 거예요."
코타로："위험한 건 잘 알고 있소. 하지만 누군가 하지 않으면…."
린："그것도 알아요. 하지만 코타로 님이 죽는 걸 바라지 않아요."
코타로："…나는 죽는 게 두렵지 않아요."
 
모든 것을 포기한 듯한 표정….
 
(코타로："나의 마음은, 시즈카를 잃었을 때 이미 죽었소.")
 
코타로 님은 죽음을 재촉하는 것처럼 보인다. 죽을 장소를 찾고 있는 것 같다….

린："코타로 님…. 왜 그렇게 죽음을 재촉하는 거죠?"＊
코타로："……!"
린："저를 위해서, 살아 남아 줄 수는 없나요?"
 
코타로 님이 고개를 저었다.
 
코타로："당신은 행복해져야 해요. 제발, 나를 잊어요."
린："잊을 거라면 처음부터 좋아하지도 않았어요…."
코타로："……."
 
코타로 님이 나를 바라본다.
하지만, 그 눈 속에 나는 비춰 있지 않았다.

린："미안해요…. 이런 이야기를 들어도 당신께는 성가실 뿐이겠죠."
코타로："……."
린："…정말 미안해요…. 다시는 이런 말 하지 않을게요."
 
좋아한다는 등의 이런 감정 이야기로 코타로 님을 곤란하게 만들 수는 없어.
 
코타로："……."
 
내게는 코타로 님의 인생에 참견할 권리가 없는걸….
 
코타로："공주…."
린："…괜찮아요. 저는 신경 쓰지 말고 떠나세요."
코타로："…공주!"

 

코타로 님이 나를 끌어안았다.
 
린："……! 코타로 님…."
 
이대로 계속 안겨 있고 싶다…. 언제까지나 그의 온기를 느끼고 싶다.
지금까지 어떤 누구에게도 이런 감정을 느껴 본 적이 없는데….

코타로："곤란해…. 당신하고 있으면, 혼란스러워요."
린："제가 코타로 님을 혼란스럽게 만드나요?"
코타로："…그래서 곤란해요. 다만…."
린："다만…?"
 
코타로："이상한 일이오. 당신과 있으면…."
코타로："혼자서만 살아 남은 나 자신을…. 용서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코타로 님이 나를 바라보더니, 부드럽게 입을 맞추어 왔다…. 


 

<계속>